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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프로야구는 1위부터 최하위까지 간격이 그 어느 때보다 좁은 치열한 순위 경쟁을 하고 있다. 1위 삼성이 정규리그 1위의 높은 가능성을 보장하는 20승을 선점하며 앞서가고 있지만, 5월 13일 현재 2위 SSG와는 1.5 경기 차, 그 뒤에 선 3위 그룹에는 불과 2.5 경기 차다. 3위 그룹은 4개 팀이 혼전이다. 상위권 판도는 아직 그 결과를 속단하긴 이르다. 

지난 시즌 프로야구는 상. 하위 팀의 차이가 시즌 초반부터 크게 벌어지며 양극화가 극심했다. 1위 NC가 압도적 선두를 달렸고 상위권 팀들의 치열한 순위 경쟁을 하위권 팀들은 먼발치에서 지켜봤다. 특히, SSG의 전신 SK와 한화의 극심한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두 팀은 시즌 초반부터 연패를 거듭했고 순위 양극화의 원인을 제공했다. 한화는 시즌 초반 감독 교체가 단행되고 리빌딩 모두가 일찌감치 가동됐다.

하지만 2021 시즌 두 팀의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깜짝 구단 인수와 추신수의 전격 영입으로 시즌 시작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SSG는 불안정한 전력에도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오랜 기간 쌓인 강팀 DNA가 되살아났고 그 어느 구단보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지원을 하고 있는 모기업의 관심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 요소가 되고 있다. 또 한 팀 한화는 외국인 감독을 포함해 중요 코치진을 외국인으로 구성하는 과감한 변화와 함께 적극적인 리빌딩을 추진하면서도 기대 이상의 경기력이다. 지난 시즌 최하권 팀들의 분전은 올 시즌 순위 경쟁의 혼전을 이끌고 있다. 

이 중 한화는 패배에 익숙했던 팀 분위기를 버리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팀 전체를 채운 느낌이다. 리빌딩이라는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만큼 순위에 대한 부담을 덜었고 과감히 기용하고 있는 젊은 선수들의 기량 발전이 눈에 보인다. 수베로 감독이 주도하는 과감한 수비 시프트는 한화의 중용한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한화 불펜 에이스 강재민



한화의 젊은 선수 중 정은원은 4할을 훨씬 넘기는 출루율과 함께 확실한 1번 타자로 자리했고 노시환은 4월 뜨거웠던 방망이고 5월 들어 다소 식었지만, 거포 내야수의 잠재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들은 한화 세대교체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그밖에 라인업의 중심을 이룬 젊은 선수들의 완벽히 자리를 잡았다 할 수 없지만, 어느 팀에서도 얻기 힘든 출전 기회와 메이저리그 출신 코치진의 코칭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긴 부상의 터널을 벗어난 하주석은 3할 타율의 유격수로 공. 수에서 팀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베테랑 포수 최재훈도 팀에 부족한 관록을 채워주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화는 리그 득점권 타율에서 상위권을 유지할 정도로 지난 시즌보다 높아진 타선의 집중력을 보이고 있다. 노시환 외에 거포 타자가 부족한 탓에 리그 최하위권의 팀 홈런은 아쉬운 부분이다. 한화에 큰 기대를 가지고 영입한 외국인 타자 힐리의 부진이 큰 원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한화 타선은 지난 시즌 약체 이미지를 벗어난 건 분명하다. 

마운드에서는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외국인 원투 펀치 카펜터와 킹험은 뛰어난 가성비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펜터는 승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1승에 머물러 있지만, 1점대 방어율의 선발 투수다. 킹험은 그에 대한 부상 우려를 불식하고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영건들의 성장은 아직 더딘 편이다. 3선발 역할을 하고 있는 김민우는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고 있지만, 5점대 방어율이다. 베테랑 선발 투수 장시환은 아직 지난 시즌만큼의 모습이 아니다. 5선발 투수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시험하고 있지만, 만족스럽지 않다. 그래도 한화는 4점대 팀 방어율을 유지하며 지난 시즌 마운드 붕괴 상황은 아니다. 

이 지점에서 한화 불펜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화 불펜진은 리그 최상급 마무리 정우람이 버티고 있다. 정우람을 빠른 공은 아니지만, 여전히 위력적인 체인지업과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으로 한화의 뒷문을 확실히 책임지고 있다. 정우람은 10경기 11이닝을 투구하면서 자책점은 2점뿐으로 1점대 방어율을 유지하고 있다. 세이브 실패도 없다.

정우람의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면 그의 앞을 지키는 투수 강재민은 한화의 새로운 필승 불펜으로 그 입지를 확실하고 있다. 강재민은 지난 시즌 신인 2차 지명 4라운드 지명을 받고 한화에 입단했다. 지명 순위는 빠르지 않았지만, 강재민은 시즌 한화 불펜에서 가장 주목받는 투수였다. 사이드암으로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장점에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가 매우 위력적이었다. 무엇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대범함이 있었다. 신인 투수들이 위기 상황에서 스스로 제구가 흔들리며 무너지는 장면이 그에게는 없었다. 

구위와 과감함이 더해진 강재민은 지난 시즌 50경기 마운드에 올랐고 49이닝을 투구했다. 신인으로는 다소 많은 투구 이닝이었지만, 부상 없이 시즌을 완주했다. 성적도 2점대 방어율로 14홀드를 기록하며 준수했다. 한화로서는 기대하지 않았던 수확이었다. 

2021 시즌 강재민은 여전히 강력한 구위를 유지하고 있다. 입단 2년 차 징크스도 없다. 올 시즌 그는 5월 12일 기준 벌써 15경기에 등판했다. 한화는 중요한 승부처에서 그를 중용하고 있다.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강재민은 17이닝을 투구하면서 1점대 방어율을 유지하고 있다. 자책점은 2점뿐이고 이닝당 출루 허용률은 1을 넘지 않는다. 이닝 당 1개 이상의 18개의 탈삼진에 볼넷은 6개로 제구도 안정적이다. 피홈런은 아직 없다. 득점권에서 피타율은 0.125로 위기관리 능력도 뛰어나다. 사이드암에 가까운 그에게 약점이 될 수 있는 좌타자 상대 피타율도 0.143으로 0.129의 우타자와 큰 차이가 없다. 이런 강재민이 필승 불펜의 핵심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더 긍정적인 건 강재민이 지난 시즌보다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2년 차 투수로 그에 대한 타 팀의 분석이 이루어진 시즌이지만, 그는 흔들림이 없다. 직구의 구위는 여전하고 슬라이더는 좌우타자 상관없이 위력적이다. 지금의 투구 내용이라면 국가대표로도 경쟁력이 있다. 한화는 강재민과 함께 긴 부상에서 벗어난 윤호솔, 좌완 파이어볼러 김범수 등으로 필승 불펜조를 구성했다. 그중에서 강재민은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다. 

강재민이 불펜 에이스로 자리하면서 한화는 리드를 잡은 경기 후반이 든든하다. 마무리 정우람까지 가는 길이 한결 수월해졌고 역전패도 줄었다. 접전의 경기에서 한층 더 자신감도 가질 수 있다. 강해진 불펜진은 한화가 올 시즌 선전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이처럼 한화에서 그 비중이 커진 강재민이지만,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 투구 이닝이 많이 누적되고 있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신인급 투수들이 입단 후 과부하로 부상을 경험하는 일을 자주 목격했다. 어느 시점에는 관리가 필요하다. 강재민은 아직 더 성장해야 하는 투수고 한화의 미래 마무리 투수 후보이기도 하다. 올 시즌 성적이 그의 모든 것이 아니다. 한화가 올 시즌 확실히 리빌딩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한화는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하위권 전력이라는 현실은 피할 수 없다. 이 시점에 한화는 한화를 앞으로 이끌어갈 선수들을 찾고 그들이 자리를 잡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 타선은 그 흐름이 성과를 내고 있지만, 마운드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현재 발견된 미래 자원을 잘 관리하고 오랜 기간 팀을 이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강재민은 수많은 유망주 중에 가장 빠르게 발견된 보물이다. 그 보물이 한화에서 앞으로 얼마나 더 빛을 낼 수 있을지 그렇게 되도록 한화에서 어떻게 그를 다치지 않고 더 큰 선수로 성장시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한화 이글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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