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는 고조선 시기 재단을 쌓고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고 전해는 마니산 참성단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 하는 곳입니다. 이미 구석기시대를 포함해 선사시대 역사를 품고 있는 강화도는 각 시대를 대표하는 유적과 유물들이 곳곳에 있는 역사의 고장이기도 합니다. 이는 강화도를 특징하는 말입니다.
이런 강화도의 역사를 시대별도 체계적으로 정리한 곳이 강화역사박물관입니다. 인근 고인돌 유적지에 터를 잡은 강화역사박물관은 바로 옆 강화자연사박물관과 함께 강화도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어느 지역에 가면 그 지역을 알 수 있는 박물관을 즐겨 찾는 저에게는 가끔 강화도를 하면서 꼭 들러보고 싶은 곳이었다. 코로나 사태로 방문할 기회를 잡지 못했는데 최근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자연사 박물관에 이어 강화역사박물관을 함께 찾았습니다.
박물관 로비 강화도 하면 떠오르는 인물 철종을 주제로 한 특별 전시
몰락한 왕족의 자손으로 백성들과 함께 평범한 삶을 살았던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왕위에 오르게 됩니다. 그는 세도정치가 절정이 이른 시기 그들의 필요에 의해 옹립된 왕이었습니다. 그 역시 왕위로 오를 의사도 준비도 없었습니다.
철종은 그를 둘러싼 정치세력의 감시 속에 왕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할 수 없었습니다. 왕이 된 직후에는 섭정을 받아들여야 했고 친정을 한 이후에도 그의 뜻대로 정치를 펼칠 수 없었습니다. 철종 집권기 조선은 지배층의 부정부패가 극심했고 백성들의 삶은 나날이 피폐해졌습니다. 곳곳에서 민란이 일어났고 기존 사회 질서에 반기를 든 동학과 서양에서 들어온 천주교가 민중들 사이에 급속히 퍼졌습니다. 서구 열강들의 동양에 대한 침략도 본격화됐습니다.
역사 전환기 속에 왕이 된 철종은 그 변화에 대응할 힘이 없었습니다. 부패한 권력층도 그들의 이익만 추구할 뿐이었습니다. 백성의 삶은 살았던 철종은 분명 그들의 아픔을 알고 있었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함과 궁에 갇혀 지내야 하는 현실 속에 철종은 몸과 마음이 지쳤고 30대 젊은 나이에 병에 시달리다 요절하게 됩니다. 어쩌면 철종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깊은 상실감에 무너졌을지도 모릅니다. 비운의 왕 철종을 다시 기억하며 본격적인 박물관 탐방에 나섰습니다.
몽골 침략기 고려의 임시수도 강화도의 역사 흔적
구석기와 신석기, 청동기까지 선사시대 강화도의 삶을 유추할 수 있는 유적들
구석기 대표적 유물 뗀석기와 신석기를 대표하는 빗살무늬 토기, 실을 뽑아내던 가락바퀴, 반달 돌칼 등 교과서에서 배웠던 유물들을 실제 볼 수 있었습니다.
선사시대 생활상과 청동기를 대표하는 유적 고인돌 축조 과정을 재현한 미니어처
강화도의 역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파노라마식 전시관
고려시대 대표적 청자 등의 도자기 유물
근대 역사 속 강화도
강화도는 한강을 통해 도성을 공격하는 적을 막아내는 군사요충지이자 왕실의 기록물 등을 보관하는 특별한 장소였습니다.
외세의 침략 그 최전선에 있었던 강화도 병인양요, 신미양요, 강화도조약까지
고인돌 유적지가 있는 넓은 잔디밭과 함께 하는 야외 공원으로
산책로를 따라가다 만난 고인돌
푸른 하늘 아래 등나무 덩굴의 보라색 꽃
시들어 가는 꽃이 아쉬워서
세찬 바람에 휘어진 나무, 수많은 외침을 견디고 또 견뎌 오늘에 이른 강화도를 상징하고 있었습니다.
한 편의 대 서사시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각 시대별로 강화도의 역사를 잘 정리한 곳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우리 역사의 장면 장면들도 살필 수 있었습니다. 강화도의 역사적 의미와 그 중요성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고인돌 유적지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더 많은 고인돌과 선사 유적들을 탐방할 수 있다고 하니 다음에 다시 한번 오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음을 기약하며 앞으로 이 박물관에 강화도의 밝은 역사 기록들만 채워지길 기대해 봅니다.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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