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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시즌 초반 허문회 감독을 전격 교체하면서 변화를 택했다. 롯데는 서튼 신임 감독 부임 후 첫 3연전에서 지난 시즌과 올 시즌과는 크게 다른 경기 운영방식을 보였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롯데는 서튼 감독 체제로 처음 치러진 SSG와의 주중 3연전에서 1승 2패를 기록했다. 

그 세 경기에서 롯데는 2군에서 콜업한 선수들을 주전으로 기용하고 주전 선수들에 과감히 휴식을 줬다. 최하위로 쳐진 팀 상황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었지만, 롯데는 2군 선수들에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하려는 정책 기조를 적용했다. 최근 1군에 콜업된 외야수 장두성이 선발 출전의 기회를 잡았고 1군과 2군을 오가던 내. 외야 유틸리티 플레이어 신용수가 3경기 선발 출전했다. 롯데가 기대하는 대형 신인 나승엽도 콜업되어 선발 출전의 기회를 잡았다. 단장과 감독 간 갈등설이 나올 때마다 언급되던 포수 지시완도 1군에 콜업되어 선발 출전했다. 

마운드에서는 생소한 이름인 정우준, 송재영이 2군에서 콜업되어 등판 기회를 잡았다. 부상 중인 필승 불펜 최준용의 빈자리는 2군에서 콜업한 베테랑 진명호로 채웠다. 포수에서 투수로 전환한 나균안도 등판 기회가 늘었고 주말 3연전에서는 선발 등판을 대기 중이다. 롯데는 2군에서 콜업한 선수들에게 확실한 출전 기회를 보장했고 한동희, 정훈, 이대호, 전준우 등 주력 선수들이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볼 수 있도록 했다.

 

롯데 라인업에 부족한 스피트 채워주는 장두성



팀 타순도 신성불가침과 같았던 4번 타자 이대호의 타순을 3번으로 조정하고 4번 타순에는 안치홍, 전준우, 정훈이 3연전 기간 차례로 타석에 섰다. 타격 부진에 빠져있는 주력 타자 손아섭의 타순도 테이블 세터에서 중심 타선으로 매 경기 조정하며 반전을 모색하기도 했다. 이 밖에 롯데는 1군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들에게 고루 기회를 제공하고 타순을 조정하면서 최적의 조합을 찾으려는 노력을 지속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는 전력의 문제점과 새로운 가능성을 함께 발견했다. 마운드는 여전히 불안했다. 화요일 선발 등판한 에이스 스트레일리는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긴 했지만, 지난 시즌 극강의 모습은 아니었다. 스트레일리는 아직 지난 시즌만큼의 위력적인 구위가 아니다. 더 압도적인 투구가 필요해 보인다. 

선발 원투펀치를 구성하고 있는 외국인 투수 프랑코는 기복 심한 투구가 반복됐다. 5월 12일 선발 등판한 프랑코는 홈런 3방을 허용하며 4이닝 4실점의 아쉬운 투구 내용이었다. 선발투수의 부진은 롯데의 2 : 9 완패로 연결됐다.

150킬로는 넘는 강속구를 가지고 있는 프랑코지만, 그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제구 불안이 반복되고 있고 제구에 보다 중점을 두면 구위가 떨어지고 있다. 이를 보완할 변화구 제구도 완벽하지 않다. SSG 타자들은 그의 직구를 노리고 타석에 섰고 프랑코는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정면 승부를 하다 안타와 홈런을 허용했다. 그의 장점인 강력한 직구도 한 타순이 돌면 공끝의 힘이 떨어지는 모습이 확연하다. 이닝을 소화하는 능력도 부족함이 있다. 앞으로 불안한 투구 내용이 이어진다면 롯데의 고심이 커질 수 있다. 

국내 선발 투수 중 가장 뛰어는 구위를 자랑하는 박세웅은 자신의 구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5월 13일 선발 등판한 박세웅은 상대 장타를 의식한 탓인지 매 이닝당 투구 수가 많았다. 많은 투구 수는 필연적으로 실투 확률을 높인다. 이는 장타 허용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실제 박세웅은 2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5이닝 4실점으로 고전했다. 패전을 면하긴 했지만, 에이스급 투구는 아니었다. 롯데는 박세웅이 외국인 투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투수가 되길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은 이를 위해 박세웅이 채워야 한 부분이 보인다. 

롯데의 더 큰 고민은 불펜에서 보였다. 사실상 필승 불펜진이 붕괴된 롯데는 새로운 조합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고 이에 맞는 불펜 운영전략이 필요하다. 롯데는 5월 11일 SK 전에서 마무리 김원중을 4 : 2 리드 상황에서 8회 초 마운드에 올렸다. 롯데는 8회 초 투구 수에 따라 김원중에게 2이닝 마무리를 맡기거나 당시 타격감이 올라와 있는 SSG 상위 타선을 우선 막아내고자 하는 과감한 불펜 운영이었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볼 수 있는 전략으로 실험적인 시도였다. 하지만 김원중은 그에게 낯선 상황을 극복하지 못했다.

김원중은 순식간에 홈런 2개를 허용하며 4실점하며 무너졌다. 김원중은 빠른 승부 호흡에 SSG 타자들은 쉽게 대응했다. 8회 초 4실점은 롯데의 6 : 7 패배로 이어졌다. 마무리 투수의 8회 초 등판은 결과적으로 패착이 됐다. 그 전략으로 승리했다면 과감한 마운드 운영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지만, 그 반대의 결과가 나오며 서튼 야구에 대한 의구심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5월 13일 경기 롯데 불펜진은 달랐다. 롯데는 많은 투구수로 5이닝만 투구한 선발 투수 박세웅에 이어 진명호, 구승민, 김유영, 김대우를 차례로 마운드에 올렸다. 이들은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불펜진의 호투는 롯데가 초반 열세를 뒤집고 5 : 4 역전승을 하는 발판이 됐다. 5월 11일 경기에서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마무리 김원중은 한 점차 리드를 지키며 그때의 아쉬움을 만회했다. 최근 경기에서 보기 힘든 롯데 불펜진의 긍정적 모습이었다. 

이를 통해 롯데는 베테랑 김대우를 마무리 투수 앞을 책임지는 셋업맨으로 활용하고 좌완 김유영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보였다. 2군에서 콜업한 진명호는 고질적인 제구 불안을 어느 정도 벗어난 투수를 했다. 필승 불펜 구승민은 역할 비중을 다소 줄이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여전히 불안감을 남기고 했지만, 불펜진의 혼선을 주중 3연전을 통해 정리하는 느낌의 롯데였다. 

무엇보다 롯데는 라인업의 다양성을 가져갈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2군에서 콜업된 선수들이 그 가능성을 높여주었다. 외야수 장두성은 2군에서도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었지만, 엄청난 스피드를 선보였다. 그는 좀처럼 도루를 허용하지 않는 삼성 에이스 뷰캐넌을 상대로도 도루를 성공했다. 롯데는 상대 내야진을 뒤흔들 선수가 부족하다. 장두성은 롯데 선수들에게서 볼 수 없는 번트 안타가 가능하고 폭발적인 스피드가 있다. 타격과 수비에서 부족함이 있지만, 주루에서 스페셜리스트로 자리할 수 있다. 

내야와 외야가 모두 가능한 신용수는 기존에 그 역할을 하고 있는 정훈의 부담을 덜어줄 선수로서 가능성을 높였다. 신용수는 내야에서 대부분 포지션이 가능하고 외야도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타격에서는 아직 인상적인 모습은 아니지만, 신용수는 2군에서 타격에서 강점을 보였다. 출전 기회가 늘어나면 타격에서도 보다 나은 모습이 기대된다. 

논란의 선수 중 한 명인 지시완은 5월 13일 경기 선발 출전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지시완은 그를 1군 엔트리에 배제하게 했던 수비에서 안정감을 보였다. 도루 저지를 위한 송구 능력도 수준급이었다. 블로킹 능력도 주전 김준태에 크게 뒤지지 않았다. 그의 장점으로 여겨진 타격에서는 아직 아쉬움이 있었지만, 8회 말 역전의 발판이 된 안타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수비에서 의구심을 상당 부분 지운 만큼 보다 더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

주중 3연전에서 큰 주목을 받은 선수는 신인 나승엽이었다. 그는 대형 신인으로 1군 스프링캠프에서 경쟁했고 1군 엔트리에서 중용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그의 주 포지션인 3루에는 롯데의 중심 타자로 성장하고 있는 한동희가 있어 확실한 포지션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 외야 전환도 모색했지만, 아직 몸에 익지 않았다. 나승엽은 시즌 개막 후 2군에 머물러야 했다. 

서튼 감독 체제가 들어선 후 5월 12일 콜업된 나승엽은 데뷔 첫 안타를 첫 출전 경기에서 기록했고 5월 13일 경기에서는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그의 타점은 롯데가 역전승을 하는 데 큰 보탬이 됐다. 나승엽은 프로데뷔 첫 경기라는 중압감이 있음에도 타석에서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유인구에 대한 대응도 유연하게 했고 공을 맞히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실책도 있었지만, 1루수 수비도 무난했다. 나승엽은 롯데 팬들이 기대하는 3루수 한동희, 1루수 나승엽의 조합을 현실로 만들 가능성이 보였다. 

 

또 한명의 유틸리티 플레이어 신용수



이렇게 롯데의 주중 3연전은 유통 더비라는 상징성과 함께 감독 교체 후 첫 3연전이라는 의미까지 더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시즌 중 단행된 감독 교체 탓에 아직 어수선한 분위기가 남아있고 새로운 감독과 선수들의 조화가 이루어지기 힘든 여건이었다.

롯데는 5월 13일 접전의 경기를 역전승으로 만들어내며 연패를 끊었고 그동안의 혼선을 정리할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서튼 감독 체제는 이제 시작이고 새로운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기존에 하지 않았던 선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경기 운영에는 적응이 필요하다. 

긍정과 부정평가가 공존할 수 있지만, 2군 선수들의 과감히 콜업해 그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고 기존 선수들에게 자극을 주는 시도는 팀의 선순환을 촉진하는 일이 될 수 있다. 롯데는 그동안 뭔가 정체된 느낌이었다. 내부 육성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경직된 분위기를 깨뜨리는 일이 우선이다. 이제 그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제대로 된 판이 깔린 만큼 단장과 감독이 상호 소통하며 최적의 선수 조합을 만들고 운영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롯데는 이를 통해 성적과 리빌딩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를 시도하고 있다. 일단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다만, 이런 분위기가 지난 시즌부터 만들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시행착오의 시간이 길었다. 과연 롯데가 그들 앞에 놓인 가능성의 조각들을 모아 의미 있는 변화에 성적이라는 결과까지 얻을 수 있을지, 당분간은 그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구단과 팬들의 인내심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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