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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선수 트레이드는 팀 전력을 단기간에 강화하고 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다. 프로야구 초기 과거에는 팀과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선수에 대한 보복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했지만, 선수들에 선순환과 기회 제공이라는 순기능이 더 크다.

하지만 단일 리그제로 운영되는 우리 프로야구 현실에서 트레이드는 그 부메랑이 되어 팀에 타격을 줄 수 있고 실패에 따른 후유증이 매우 크다. 당장은 전력의 플러스 요인보다 마이너스 요인이 더 크게 부각되는 현실에서 구단들이 트레이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기도 하다. 선수들 역시 트레이드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이 자신의 가치 하락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에 프로야구 트레이드는 활성화되지 못했다. 최근 그 분위기가 크게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트레이드는 조심스럽고 시즌 중 단행되는 건 더 어려운 일이 됐다. 

이런 리그 분위기에도 롯데와 KT는 상호 선수 이동이 많았다. 롯데와 KT는 꾸준히 트레이드 파트너로 자리했다. 당장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는 백업 내야수 신본기와 불펜 투수 박시영을 KT로 보내고 KT는 유망주 투수 최건과 신인 지명권을 롯데에 내주는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리빌딩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롯데는 미래 자원을 더 확보했고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의 창단 후 최고 성적을 기록한 KT는 올 시즌 상위권 유지를 위한 전력 보강에 중점을 둔 결정이었다. 

 

롯데 박세웅



이 트레이드로 KT에 영입된 신본기는 KT 내야진의 부상 공백을 젤 메워주며 전천후 내야수로 소금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마차도와 FA 내야수 안치홍이 입단하면서 롯데에서 그 입지가 크게 줄었던 그로서는 KT가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 아직 군 복무 중인 신예 투수 최건과 신인 지명권을 받은 롯데는 그 손익을 따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와 KT가 가장 주목받았던 트레이드는 2015 시즌 박세웅과 장성우가 포함된 무려 9명의 선수가 팀을 옮긴 트레이드였다. 이 트레이드의 중심은 KT 1차 지명 신인 투수였던 박세웅과 롯데가 프랜차이즈 스타 강민호를 이어갈 미래 주전 포수로 육성 중인 장성우였다.

당시 KT는 신생팀으로 선수 부족으로 라인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특히, 타선의 부진이 큰 문제였다. KT는 야수진 확보가 시급했다. 롯데는 마운드 불안으로 보강이 필요했다. 이들의 이해관계는 대형 트레이드로 이어졌다. 롯데는 장성우와 함께 파이어볼러 투수였지만,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하고 있었던 우완 투수 최대성, 유망주 포수인 윤여운, 내야수 자원이었던 이창진, 외야수 하준호를 KT로 보냈다. KT는 미래 에이스로 기대했던 박세웅에 좌완 투수 조현우, 우완 불펜 투수 이성민, 백업 포수 안중열을 롯데로 보냈다.

이 트레이드는 당시 양 팀 팬들은 물론이고 야구팬들에게 큰 화제가 됐다. 상당수 의견은 귀한 투수 자원을 내준 KT가 손해라는 의견이 더 컸다. 여기에 KT에 옮긴 장성우가 부상과 사생활 문제 등으로 전력에서 자주 이탈하면서 KT의 트레이드 득실 표를 마이너스로 만들었다. 이와 반대로 박세웅은 롯데에서 선발 투수로 성장하며 2017 시즌 선발 12승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2021 시즌 현재 이 트레이드는 그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KT 장성우는 지난 시즌부터 공수에서 큰 활약을 하며 주전 포수로 자리를 잡았다. 올 시즌 FA 자격을 얻는 장성우는 귀한 포수 자원으로 성적에 따라 큰 규모의 계약이 예상된다. 장성우 외에 트레이드로 영입했던 선수 중 하준호는 야수에서 다시 투수로 전환해 좌완 불펜 투수로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로 보냈던 좌완 투수 조현우는 롯데에서 활약은 크지 않았지만,  2차 드래프트로 KT로 돌아온 이후 필승 불펜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시즌 54경기 마운드에 올랐던 조현우는 올 시즌 19경기 마운드에 올라 0점대 방어율로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을 제외하고 강속구 투수였던 최대성은 고질적인 제구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이후 두산에서 재기를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은퇴의 길을 걸었다. 포수였던 윤여운과 이창진은 2차 드래프트와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다. 이창진은 KIA로 팀을 옮긴 이후 타격에서 잠재력을 발휘하며 주전 외야수로 발돋움했다. KT와 롯데 모두 아쉬운 부분이다. 

롯데는 아쉽게도 박세웅 외에 전력에 큰 보탬이 되는 선수가 없었다. 롯데가 영입한 이후 성장하지 못했던 조현우는 KT로 돌아가 롯데가 가장 아쉬운 좌완 필승 불펜으로 자리를 잡았다. 불펜진의 한 축을 담당했던 이성민은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되 실형을 선고받고 불명예스럽게 리그를 떠났다. 포수 안중열은 강민호를 대신할 포수로 기대받기도 했지만, 정체된 기량으로 포수진에 자리를 잡지 못했고 현재 상무 소속이다. 

그나마 박세웅은 2017 시즌 12승 달성 이후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다 2020 시즌 회복세를 보였고 2021 시즌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박세웅은 구위가 회복되면서 위력적인 공을 던지고 있지만, 롯데가 기대하는 에이스로 하기에는 몇 프로 부족한 모습이다. 

 

KT 배제성



이 트레이드 이후 롯데와 KT는 또 한 번의 의미 있는 트레이를 했다. 2017 시즌 롯데는 유망주 야수 오태곤과 투수 배제성을 KT로 보내고 KT의 불펜 투수 장시환과 김건국을 영입했다. 이 트레이드는 KT의 야수 보강과 롯데의 불펜진 강화를 위한 결정이었다. 오태곤은 롯데에서 대형 내야수로 기대했던 유망주였지만, 롯데는 흔들리는 불펜 보강이 시급했다. 장시환은 기복이 있었지만, 2017 시즌 불펜진에 힘을 보태며 롯데의 정규리그 3위에 일정 역할을 했다. 2019 시즌에는 선발 투수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주축 투수로 자리했다. 그와 함께 영입한 김건국 역시 지난 시즌 1군에서 불펜 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올 시즌도 1, 2군을 오가고 있지만, 필요한 불펜 자원이다.

하지만 장시환은 2020 시즌을 앞두고 롯데가 포수 지시완을 트레이드 영입하는 과정에서 그 반대급부로 내주면서 롯데에서 인연을 더 이어가지 못했다. KT는 기대했던 오태곤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트레이드로 SSG로 떠나면서 트레이드의 본래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대신 오태곤과 함께 영입했던 우완 투수 배제성이 2019, 2020 시즌 연속 10승을 기록하며 믿음직한 선발 투수가 됐고 올 시즌도 선발 투수로 로테이션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리그에서 귀한 10승 이상이 가능한 20대 우완 선발 투수로 성장한 배제성은 마운드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롯데의 마음을 무겁게 할 수 있다. 대신 롯데는 장시환 카드로 영입한 20대 포수 지시완이 올 시즌 우여곡절 끝에 공수를 겸비한 포수로 잠재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렇게 롯데와 KT의 거듭된 트레이드는 그 득실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까지는 KT가 더 득을 봤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KT는 롯데에서 영입한 장성우가 주전 포수로 배제성이 10승 투수로 성장했다. 트레이드 대상 선수였던 조현우, 하준호는 좌완 불펜진에 속해 있다. 분명한 트레이드 효과다. 다만 KT가 애초 계획했던 야수진 보강이라는 목표와는 어긋한 효과라는 점에서 완벽한 성공이라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롯데는 박세웅 외에 현재 1군에 포함된 선수가 없다. 이 점에서 롯데는 KT와의 거래가 성공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트레이드 대상 선수였던 장시환을 카드로 활용해 영입한 지시완이 주전 포수로 자리하면서 고질적인 포수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아직은 트레이드의 득실을 논하기에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를 종합하면 트레이드의 성과와 득실을 평가하는데 있어 1, 2년의 성적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KT 위즈,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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