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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SSG 랜더스는 미스터리한 팀이다. 스프링캠프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구단 주인이 바뀌고 메이저리거 추신수가 영입되는 극적인 상황이 이어졌던 SSG였다. 구단주의 프로야구 구단을 위한 적극적인 모습도 화제였다. 이런 변화에도 SSG의 성적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SSG는 이전 SK와이번스 시절 강팀의 전통을 이어받긴 했지만, 지난 시즌 SK와이번스는 투. 타에 걸쳐 총체적인 난맥상을 노출하며 9위로 추락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좌완 에이스 김광현은 빈자리가 컸고 불펜진 역시 불안정했다. 한때 홈런 공장이라고 불리던 팀 타선도 그 명성이 퇴색됐다. 시즌 후 SSG는 보다 젊고 역동적인 팀으로의 변화를 모색했다. 전력 보강을 위한 FA 영입으로 두산의 내야수 최주환을 영입했다. 뚝 떨어진 공격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일이었다. 마운드는 베테랑 불펜 투수 김상수는 키움에서 FA 계약 후 싸인 앤 트레이드 형식으로 영입했다. 스프링 캠프 기간 추신수 영입은 구단에 대한 관심을 한층 끌어올리는 사건이었다.

이런 전력 보강에서 SSG의 올 시즌 전망은 엇갈림이 있었다. 우승 도전이 가능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부정적 평가도 공전했다. 2019 시즌의 심각한 부진이 영향을 주었다. 전력 보강은 있었지만, 극적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었다.

시즌 개막 후 SSG는 뭔가 불안하면서 부지런히 승수를 쌓았고 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며 순위 경쟁에서 밀이지 않았다. 불안정한 전력에 부상 악재가 연이어 발생했다.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며 성공적인 FA  첫 시즌을 보내던 최주환이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했다. 여기에 외국인 투수 2명이 부상으로 시즌 초반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다. 개막전 선발 투수 르위키는 아직 재활 중이다. 마무리 투수 김상수는 불의의 부상으로 공백기를 겪었다. 추신수 역시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다. SSG는 베스트 전력으로 시즌을 치를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세부 성적 지표가 좋을 없었다. SSG는 마운드와 팀 타선, 수비 등 각 지표가 대부분 하위권이다. 팀 방어율은 5점대로 최하위권인 KIA와 롯데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다. 불펜 방어율은 최하위 롯데와 큰 차이가 없다. 이는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블론세이브로 연결됐다. 

팀 타선도 주전 선수들의 명성을 고려하면 부족함이 있다. 큰 기대를 모았던 추신수는 메이저리거의 위력을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 로맥도 기대를 충족시키는 타격이 아니다. 이에 SSG의 팀 타율은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득점권 타율 역시 성적과 반비례하고 있다. 공격력에서 수비 역시 수비율 최하위를 기록할 정도로 안정적이라 할 수 없다. 세부 지표만 본다면 상위권 유지가 어려운 SSG다. 

하지만 SSG는 5월 들어서는 승률을 더 끌어올리며 치열한 순위 경쟁의 가장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다소 부침이 있지만, SSG는 5월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선두권이다. 각종 성적 지표로는 설명이 안된다. 긍정적인 지표가 몇 가지 있기는 하다. SSG는 마운드에서 10개 팀 중 두 번째로 많은 18개의 퀄리티스타트를 쌓았다. 불안한 마운드 사정에도 국내 선발 투수 박종훈, 문승원이 분전하고 부상에도 돌아온 외국인 투수 폰트의 호투가 더해진 결과다. 이는 불펜 불안의 문제를 조금 덜어주고 있다. 

여기에 SSG는 과거 홈런 공장의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다. SSG는 55개의 팀 홈런으로 NC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늘어난 홈런 수에 SSG는 중요 상황 OPS가 0.918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득점권 타율은 높이 않지만, 많은 출루와 장타로 필요할 때 득점을 하고 있다 할 수 있다. 또한, SSG는 팀 도루 38개로 삼성에 이어 2위다. 팀 타율의 부족함을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상쇄한다고 볼 수 있다. 즉, SSG는 승부의 흐름을 잘 읽고 득점이 필요할 때 득점을 하고 승리할 수 있는 경기를 잘 챙기고 있다. 

물론, 이것만 가지고 SSG의 선두권 유지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눈에 보이지 않는 승리 DNA가 있다. 그 중심에는 베테랑 들의 분전이 있다. 2할대 초반의 부진한 타격이지만, 추신수는 끈질긴 투수와의 승부로 상대 투수들을 괴롭히고 적극적인 도루 시도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 추신수는 4할에 가까운 출루율과 함께 10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40살 베테랑의 이런 모습은 선수들에게 큰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이 밖에 SSG는 추신수와 동갑인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이 공수에서 온 힘을 다하는 플레이로 선수단에 긍정 에너지를 전해주고 있다. 간판타자 최정은 필요할 때 장타와 타점을 생산하며 타선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트레이드로 영입된 베테랑 불펜 투수 김상수는 불의의 부상으로 공백기를 겪기도 했지만, 불안한 SSG 불펜진에서 마무리 투수로 승리를 거듭 지켜냈다. 김상수의 마무리 투수 역할은 SSG 불펜진의 붕괴를 막았다. 이런 베테랑들의 분전에 마운드에서는 박종훈, 문승원이 선발 원투 펀치 역할을 하며 선발 로테이션을 유지토록 했다. 

베테랑들이 흔들리는 팀을 잡아주는 과정에서 SSG는 타선에서는 외야수 최지훈이 초반 타격 부진에서 벗어나 5월 맹타로 정상급 테이블 세터 역할을 하고 있고 신예 좌완 오원석이 선발 마운드의 한줄기 빛으로 등장했다. 이에 더해 SSG는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서 완전체 전력으로 구축하고 있다.

시즌 초반의 큰 고비를 넘긴 만큼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SSG지만, 또 다른 부상 악재가 발생했다. 5월 28일 KIA전에 선발 등판한 박종훈이 경기 도중 팔꿈치 통증으로 마운드를 물러났기 때문이다. 박종훈은 SSG 선발 마운드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다.

극단적인 언더핸드 투구폼을 가지고 있는 박종훈은 제구 불안이 항상 문제였지만, 올 시즌 그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은 모습이었다. 박종훈은 9번의 선발 등판에서 6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2점 방어율을 유지 중이었다. 그의 큰 약점이었던 볼넷과 피홈런이 크게 줄었고 좌타자 상대로도 큰 약점을 보이지 않았다. 시즌 초반 선발 마운드가 붕괴될 위기에서 박종훈은 그 중심을 잡아주었다.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박종훈으로서는 최고의 시즌으로 자신의 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는 분위기였다. 또한, 도쿄 올림픽에서도 언더핸드 투수에 약한 중남미 팀들을 상대로 필승 카드로 기대되는 박종훈이었다. 

하지만 그의 부상 소식은 SSG는 물론이고 국가대표팀에서 걱정되는 일이다. 이미 박종훈은 부상 위험으로 한차례 선발 로테이션을 거른 경험이 있다.  만약 박종훈이 장기간 마운드에 설 수 없다면 이전 부상 악재보다 그 파급력이 크다. 이전 부상 악재하고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박종훈은 몸 상태는 리그 순위 경쟁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SSG는 올 시즌 전력의 누수가 반복되는 과정에도 잘 버텨왔다. 부상 악재가 반복되면서 전력을 쥐어짜내는 경기 운영이 지속되는 건 시즌 후반기 팀 페이스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SSG는 이제 비상상황을 극복하고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는 시점이었다. 하지만 박종훈의 부상 악재가 터졌다. SSG로사는 그의 몸 상태에 초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박종훈이 아무렇지 않게 복귀하는 게 최선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에 대한 해법이 필요한 SSG다. SSG가 다시 한번 알 수 없는 힘을 발휘하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SSG 랜더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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