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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8위에 머물렀지만, 롯데는 후반기가 기대되는 팀 중 하나다. 중위권 팀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전력 누수가 발생했고 팀 분위기도 온전히 시즌을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대로 롯데는 전반기 막바지 반등의 가능성을 찾았고 흔들리던 팀 분위기도 바로잡았다. 이전에 롯데가 하지 않았던 야구를 하면서 선수 기용의 폭이 넓어지고 신. 구의 조화가 이루어지면서 야수진에서는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췄다. 

이런 변화는 새로운 선수들의 주전으로 도약하면서 가능했다. 내야에는 김민수가 멀티 수비 능력과 업그레이드된 타격 능력을 주전급으로 성장했다. 그는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 유격수 마차도, 2루수 안치홍, 3루수 한동희가 부상이 중간중간 있었지만, 김민수는 그 공백을 잘 메웠다. 1군과 2군을 오가는 처지였던 김민수는 이제 1군의 필수 자원이 있다. 김민수와 함께 점점 경기 출전이 늘어가고 있는 배성근 역시 안정된 수비 능력으로 백어 자원으로 손색이 없는 모습이다. 이들의 존재는 지난 시즌 부상이 없다면 거의 전 경기를 소화해야 했던 주전 내야진들의 체력 안배를 가능하게 했다. 

외야진에서는 추재현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추재현은 지난 시즌 전병우, 차재용 두 명의 선수를 내주고 키움에서 영입했다. 추재현은 높은 순번의 신인 지명을 받았고 타격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키움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롯데는 주전 외야수 손아섭, 전준우, 민병헌의 나이가 30대 중반에 이르는 상황에서 외야의 세대교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부 자원으로는 부족함이 있었고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렇게 영입된 추재현은 지난 시즌 부진했지만, 올 시즌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추재현은 민병헌의 건강 문제로 비어있던 중견수 주전으로 도약했다. 경기 출전이 늘어나면서 자신감도 커지고 타격에서 크게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추재현은 롯데에 부족한 장타력을 갖춘 좌타자로 팀 타선에 주는 긍정 효과가 매우 컸다. 수비에서도 넓은 수비 폭으로 큰 역할을 했다.

추재현은 최근 부상으로 공백기가 생겼지만, 리그 중단과 함께 부상 회복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가지게 됐다. 시즌전까지 롯데의 대체 외야 1순위는 상대적으로 1군 경기 경험이 많은 김재유 등이 고려됐지만, 추재현이 1순위다. 민병헌 건강을 완벽히 회복한다 해도 추재현의 올 시즌 경기력은 선발 라인업에서 그의 이름을 먼저 고려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 

추재현과 함께 또 한 명의 외야수가 눈길을 끌었다. 우타 외야수 신용수가 그 주인공이다. 신영수는 1군과 2군을 오가는 1.5군 선수지만, 확실한 특기가 있다. 신용수는 올 시즌 좌투수를 상대로 5할의 타율을 기록하며 좌완 투수 상대 플래툰 자원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신용수는 1군에서 23경기 출전에 불과하고 타석 수도 많지 않다. 그의 기록을 실력이라 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신용수는 좌투수 상대 18타수에 9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정된 기회에서 신용수는 확실한 결과를 만들어내며 자신의 장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신용수는 우타자들이 타선의 주력이지만, 상대 좌완 투수에 고전하는 경기는 많았던 롯데의 약점을 상쇄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신용수 본인에게도 1군에서 보다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신용수는 2019 시즌 신인 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지명을 받고 롯데에 입단했다. 매우 후 순위 지명으로 그에 대한 기대치가 크다 할 수 없었다. 신용수는 고교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고 대학에서 4년을 보낸 탓에 상대적으로 프로 데뷔도 늦었다. 출발점도 늦었고 그저 그런 내야수로 프로선수 생활이 시작됐다.

신용수는 2군 퓨처스 리그에서 뛰어난 타격감을 보이며 서서히 존재감을 과시했다. 2019 시즌 중간 1군 콜업의 기회를 잡는 신용수는 프로 데뷔 첫 타석에서 홈런을 때려내며 화제의 선수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계를 넘지 못했고 얼마 안가 2군으로 내려갔다. 공수에서 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었다. 

2020 시즌부터 신용수는 내야와 외야를 병행하는 유틸리티 선수로 변화를 모색했다. 주 포지션인 유격수 자리는 외국인 선수 마차도의 입지가 워낙 강했고 수비에 강점이 있는 경쟁자들이 많았다. 마침 롯데는 외야의 새 얼굴이 필요해다. 신용수는 큰 키는 아니지만, 장타력을 갖춘 타격을 했다. 그의 타격 재능을 살리기 위해 외야수로의 전환은 도움이 될 수 있었다.

2020 시즌 신용수는 퓨처스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했지만, 1군 콜업의 기회는 한정적이었다. 5경기에서 8번의 타석에 섰을 뿐이었다. 2군 선수의 콜업에 소극적이었던 허문회 전 감독의 성향도 영향을 주었고 좌타자 김재유, 강로한 등 경쟁자들과의 경쟁에서 밀린 탓도 있었다.

올 시즌 신용수는 전문 외야수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2군에서는 여전히 뛰어난 타격감을 유지했다. 팀 운영 기조가 변화하면서 1군 출전 기회도 늘어났다. 그와 2군에서 2시즌을 함께 한 서튼 감독은 신용수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신용수는 주어진 기회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 못했다. 다시 1군과 2군을 오가는 생활이 이어졌다. 그 시점에 신용수는 좌투수에 대한 강점을 보이며 1군에서 경쟁력을 보였다.

좌투수에 대한 강점은 그의 쓰임새를 분명히 했다. 후반기에도 신용수는 좌투수 상대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어색함이 있었던 외야 수비도 안정적이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는 팀 사기를 끌어올릴 수도 있다.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최근 팀 분위기도 그에게는 긍정적이다. 물론, 1군에서의 생존을 위해서는 주전급 외야수로 도약한 추재현과 기존의 김재유, 베테랑 민병헌과의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상대적으로 적은 기회에서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그를 짓누를 수 있다.

이전에 신용수는 1군 진입을 위해 2군에서 경쟁했다면 지금의 신용수는 1군에서 생존하기 위한 또 다른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용수가 자신의 장점을 잘 살려낸다면 롯데는 라인업 구성을 한결 더 유동적으로 할 수 있다. 특정 유형의 투수에 대한 약점도 지워낼 수 있다. 신용수가 어렵게 찾은 자신의 존재감을 후반기 더 확실히 할 수 있을지 그의 경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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