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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 야구가 복잡한 토너먼트를 거치며 4강 팀이 가려졌다. 6개 참가국 중 멕시코와 이스라엘이 차례로 탈락했고 한국과 미국, 일본, 도미니카가 생존했다. 이제 대진은 한국과 일본의 승자 준결승, 미국과 도미니카의 패자 부활전으로 압축됐다. 이해하기 힘들었던 토너먼트의 일정은 한국 대 일본전 승자는 결승 직행, 패자는 미국, 도미니카전 승자와 또 한 번의 준결승을 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대표팀에 대입하면 8월 4일 열리는 한일전에서 승리하면 결승전을 준비하면 되고 패한다면 미국 대 도미니카전 승자와 또 한 번의 준결승, 이후 승패에 따라 일본과의 결승전 또는 3, 4위전을 해야 한다.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라 할 수 있다.

대표팀의 분위기는 경기를 치를수록 상승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첫 경기 이스라엘전 힘겨웠던 승부치기 승, 이어진 미국전 2 : 4 패배로 불안했던 대표팀의 경기력이었다. 하지만 도미니카전 극적인 끝내기 승으로 패자부활전의 늪을 벗어난 대표팀은 이스라엘과의 두 번째 토너먼트에서 11 : 1 콜드게임 승을 하면서 이번 대회 처음으로 편안한 승리를 했다. 이 승리로 대표팀은 마운드 소모를 줄이고 체력도 비축했다. 

무엇보다 답답했던 타선이 완전히 되살아났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올림픽 초반 기대와 달리 타격 부진에 빠졌던 강백호와 오재일이 이스라엘전 콜드승 경기에서 멀티 안타로 타격감을 되찾았다는 점이 다음 경기를 기대하게 했다. 강백호는 이번 올림픽에서 4번 타자의 중책을 맡았고 타격에 보다 전념시키기 위해 지명타자로 나섰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타격에서 힘 있는 스윙을 하긴 했지만, 공을 때려내지 못했다.

 



이에 그에 대한 야구팬들의 비난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강백호를 선발 라인업에 포함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했다. 김경문 감독은 그를 선발 라인업에 포함했고 타순을 부담이 덜한 2번 타순으로 조정했다. 그 변화는 강백호와 팀 타선에도 긍정 효과로 나타났다. 중심 타선에 이은 6번 타순에 배치된 오재일도 그의 첫 국제 경기 출전에 부담을 가지는 모습이었지만, 한층 나는 타격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되살아난 대표팀 타선의 모습은 매우 중요하다. 마운드가 잘 버티고 있지만,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여러 투수들을 이어 던지게 하면서 실점을 최소화하는 중이지만, 상대 홈런포에 쉽게 실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선발 투수들은 한 타순이 돈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면서 불펜진에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 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 고우석, 조상우, 오승환으로 구성된 필승 불펜조는 리그에서 드물었던 멀티 이닝 투구를 하고 있다. 경기 수가 많지 않은 단기전이라는 특성이 있지만, 분명 큰 부담이다. 조상우와 오승환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 당장 우리보다 앞선 전력의 일본과 우리와 이미 상대하며 우리를 분석한 미국, 도미니카전 마운드 운영이 쉽지 않다. 

당장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대표팀은 고영표를 선발 투수로 예정했지만, 그가 5이닝 이상을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본은 미국과 도미니카와 달리 언더핸드 사이드암 투수에 대한 생소함이 덜하다. 힘 있는 좌타자들도 다수 라인업에 포진되어 있다. 초반부터 고영표가 고전할 수 있다. 또한, 고영표는 리그보다 휴식 일이 부족했다. 애초 일본과의 경기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자주 만들었던 좌완 선발 투수, 이의리의 등판도 고려할 수 있었지만,  이의리는 휴식일이 부족했고 이제 프로에 입단한 신인이다. 중압감이 극대화된 일본전 등판은 부담이 크다. 고영표 선발 카드는 부득이한 선택으로 보인다. 대표팀은 고영표가 3이닝 정도면 실점을 억제한다면 성공적이다. 이어진 마운드 운영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 상황을 이기는 방향으로 이끄는 건 타선의 몫이다. 일본의 선발 투수로 예정된 야마모토를 얼마나 공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그는 일본 리그에서 150킬로는 쉽게 넘기는 강속구에 140킬로를 넘는 포크볼을 던진다. 이는 국내 리그에서 볼 수 없는 위력적인 투수다. 리그 정상급 타자들로 구성된 대표팀에 큰 부담이다. 하지만 승리를 원한다면 일본 선발투수를 공략해야 한다. 

이스라엘전 대승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표팀 타선에서 주목할 선수는 1번 타자 박해민과 하위타선의 뇌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오지환이다. 박해민은 애초 김현수, 이정후, 박건우의 외야 라인업에 백업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조 예선부터 선발 중견수 겸 1번 타자로 나서고 있는 박해민은 리드오프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우선 투수들과 끈질길 승부를 통해 많은 공을 던지게 하고 내야 안타와 볼넷 등 다양한 출루 옵션으로 누상에 자주 나가고 있다. 도루왕 출신 다운 빠른 발은 상대팀에 큰 압박이 되고 있다. 실제 박해민의 출루는 높은 득점률로 연결되고 있다.

하위 타선의 오지환은 필요할 때 홈런으로 팀 득점의 물꼬를 터주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의 조 예선 첫 경기와 본선 라운드 경기에서 오지환의 홈런포는 답답한 대표팀의 분위기를 바퀴 놓았다. 여기에 오지환은 안정된 유격수 수비로 공격력 이상의 역할도 하고 있다. 함께 유격수로 선발된 김혜성이 수비 불안의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오지환의 유격수 자리는 대체불가의 포지션이다. 그가 이스라엘과의 본선 라운드 경기에서 손등에 몸 맞는 공을 맞았을 때 큰 걱정을 했던 건 분명 이유가 있었다. 

박해민과 오지환은 2018년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선발과 관련해 특혜 시비의 주인공이었다. 그와 관련해 이들은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고 마음에 큰 부담이 있었다. 이번 대표팀 선발에서도 이들의 발탁을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박해민과 오지환은 그 누구보다 뛰어난 경기력으로 대표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들을 향한 논란도 스스로 잠재우고 있다. 

이들과 함께 이정후와 김현수는 신. 구 좌타 중심타자로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이정후는 대표팀의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이번 올림픽에서도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가는 중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대표팀에서 가장 막내였던 김현수는 이제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의 주장으로 팀을 훌륭히 이끌어가고 있다. 김현수는 도미니카전 승리를 가져오는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앞서 언급한 박해민과 오지환과 함께 이정후, 김현수까지 좌타자들은 대표팀 타선의 주축이다. 이들과 함께 대표팀의 새로운 중심 타자 강백호와 1루수 오재일도 좌타자다. 이는 우리 리그에서 심화되는 우타자 품귀 현상의 반영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그들의 역량이 뛰어나기도 하다. 다만, 상대 수준급 좌투수에 대한 대응에 어려움이 생기는 건 사실이다. 이미 대표팀은 이스라엘과 도미니카전에서 구위가 뛰어나지 않은 좌투수들에 크게 고전했다. 앞으로 경기에서도 상대 팀들은 선발 또는 경기 중 승부처에서 좌투수들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이에 포수 겸 4번 타자 양의지와 황재균, 허경민 등 우타선의 활약이 필요하다. 특히, 리그에서와 달리 카리스마 넘치는 타격을 하지 못하고 있는 양의지의 활약이 필요하다. 

좌우 투수의 상생 관계와 함께 이전 경기와 달리 한 차원 높아진 상대 투수들에 대한 공략이 가능해야 한다. 이미 미국전에서 대표팀은 일본 리그에서 상위 레벨에 있는 투수들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 결과는 패배였다. 일본과의 준결승과 다시 대결할 수 있는 미국 또는 도미니카전도 다르지 않다. 이스라엘전 콜드게임승은 타격감 회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착시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이제 남은 경기는 얼마 없다. 대표팀은 구성 당시 부터 전력이 약하다는 우려가 많았고 실제 조예선부터 어려움이 있었다. 그 과정을 버티고 견디며 메달권에 도달한 대표팀이다. 진짜 강한 상대와의 대결만 남았다. 그 과정에서 마운드는 소모됐다. 남은 경기는 타선이 힘을 더 내야 한다. 메달 색깔을 금빛으로 만들려 한다면 타선의 분전이 더 필수적이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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