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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후반기 순위 경쟁의 변수로 예상됐던 롯데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롯데는 8월 14일 LG전에서 팽팽한 접전 끝에 4 : 3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롯데는 금요일 승리에 승리를 더해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확정했다. NC와의 주중 3연전 위닝 시리즈에 이어 2연속 위닝 시리즈다. 무엇보다 선두 경쟁팀이고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열세를 보였던 LG를 상대로 또 한 번의 위닝 시리즈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롯데 승리의 주역은 손아섭이었다. 우익수 겸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손아섭은 1회 초 3득점의 결정적 계기가 된 기습 번트 안타에 이어 7회 초 2사 1루에서 결승 타점이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팀의 4득점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손아섭은 수차례 호수비까지 선보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3 : 3 동점인 6회 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 투구를 한 롯데 신인 좌완 투수 김진욱은 팀 시즌 3승을 기록했다. 마무리 김원중은 후반기 4경기 연속 세이브에 성공하며 16세이브를 기록했다.

롯데는 선발 투수 서준원에 이어 5회 말 수비부터 불펜진을 조기 가동했고 6명의 불펜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5회 말 3 : 2 리드를 지키기 못하고 동점을 허용했지만, 남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5회 말 실점은 내야 실책이 원인이었다. 그만큼 롯데 불펜진은 리그 최강 불펜진을 자랑하는 LG에 밀리지 않았다. 특히, LG의 강력한 좌타선을 막아내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김진욱, 강윤구 두 좌완 투수들이 모드 안정감 있는 투구를 했다. 전반기 경기 후반 상대 좌타선을 막아낼 좌투수에 대한 갈증이 컸던 롯데였다.

이런 롯데에 두 좌투수의 호투는 경기 결과를 떠나 반가운 일이었다. 김진욱의 불펜 투수 전환, 강윤구의 트레이드 영입이 모두 성공작이 될 가능성을 높였다. 롯데는 NC전에서 한차례 무너지긴 했지만, 불펜진이 후반기 접전의 경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실점을 최소화하는 경기를 거듭하고 있다. 롯데는 2번의 위닝 시리즈를 확정하는 동안 폭발적인 공격력을 모두 보여주지 못했지만, 마운드가 버티면서 승리를 가져왔다. 롯데의 계속되는 위닝 시리즈는 그들이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일이기도 하다. 

 

 


달라진 롯데는 상징하는 모습에는 승리의 주역 손아섭도 있다. 손아섭은 롯데는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선수고 리그에서 꾸준함이 대명사다. 손아섭은 2007 시즌 롯데에서 프로 데뷔 이후 올 시즌까지 활약했고 통산 타율은 3할을 훌쩍 넘어서는 대표적인 교타자였고 여전히 그의 활약은 진행형이다. 손아섭과 함께 LG의 김현수, 키움의 이정후까지 리그를 대표하는 3명의 좌타자들은 그들에 대한 걱정이 부질없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타격에서만큼은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손아섭은 좀처럼 타격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부진의 기간은 4월을 넘어 5월까지 계속됐다. 이를 두고 1988년 생인 그에게 에이징 커브가 일찍 찾아온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커졌다. 손아섭 역시 예상외로 길어지는 타격 부진에 고심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부담은 타격 부진을 더 길어지게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올 시즌 후 두 번째 FA 자격을 얻게 되는 손아섭으로서는 가치 하락의 위험도 있었다. 그가 부진한 시점에 롯데에서는 지난 시즌 영입했던 유망주 외야수 추재현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주전 외야수로 도약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침 롯데는 감독 교체 이후 주전들에 대한 절대적인 의존도를 줄이는 토털 야구로 팀 운영 기조를 변화시켰다. 변할 것 같지 않았던 4번 타자 이대호 타순 역시 조정됐다. 절대적이었던 손아섭의 입지도 흔들릴 수도 있었다. 

큰 위기가 될 수 있는 시점에 손아섭은 자신의 타격 페이스를 되찾았다. 오히려 그에게 휴식을 줄 수 있는 두꺼워진 선수층이 더 도움이 됐다. 가끔 벤치에서 경기를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게 체력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손아섭은 6월 한 달 4할이 넘는 월간 타율을 기록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보였다. 2할대 중반의 타율도 3할을 넘어섰다. 정체된 안타 생산도 크게 늘었다.

안타 생산력은 손아섭을 상징한다. 그는 볼넷보다는 안타를 때려내며 출루하는 타자다. 손아섭은 4할대 출루율을 기록하는 타자지만 볼넷은 동일 출루율의 타자들에 비해 적다. 손아섭은 적극적인 타격으로 투수들을 상대하고 안타를 만들어내는 유형이다. 최근에는 나쁜 볼을 골라내는 능력까지 더하며 정말 상대하기 힘든 타자로 자리했다. 상대 투수의 공을 부술듯한 매서운 시선과 강한 투지, 빠른 스윙 스피드, 빠른 발까지 손아섭은 안타 생산에 특화된 선수라 할 수 있다. 

손아섭은 시즌 초반 그답지 않게 타격 밸런스를 잃는 타격폼을 자주 보였고 정타를 많이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땅볼 타구만 양산했다. 손아섭은 좌.우중간을 뚫어내는 타격이 특징이었지만,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6월을 기점으로 손아섭은 특유의 타격을 되찾았다. 타격 각종 지표도 급격한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러면서 안타 생산도 급격히 늘었다.

이에 손아섭은 역대 최연소, 최단경기 2,000안타 기록에 빠르게 근접했다. 2,000안타는 그 선수의 꾸준함과 뛰어난 타격 능력을 상징하는 결과물이다. 프로야구 레전드 타자들이 가지고 있는 기록으로 손아섭에게는 의미가 큰 기록이라 할 수 있었다. 시즌 초반 부진은 2,000안타 달성 시기를 늦출 수 있었지만, 6월 이후 몰아치기로 빠르게 안타를 쌓았다.

손아섭은 8월 14일 LG전에서 1회 초 기습번트 안타로 2,000안타에 도달했다. 1999안타로 후반기를 시작한 손아섭은 안타를 때려내지 못하면서 아홉수에 걸린 듯 보였다. 타격폼도 전반기 좋았을 때와 차이가 있었다. 손아섭의 2,000안타는 은 최단 경기, 최 연소 2,000안타라는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사실 손아섭의 2,000안타는 이미 달성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의 안타 기록은 6월 27일 잠실에서 했던 두산과의 서스펜디드 경기의 안타를 합산하지 않은 결과였다. 그 경기는 10월 7일 중단 당시 중단된 상황에서 부터 재개될 예정이다. 그 경기의 기록은 6월 27일 경기 기록이다. 손아섭이 2,000안타 달성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 그 탓에 손아섭은 전반기 막바지 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난 공을 계속 수집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느 공이 2,000안타 공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공식 기록은 1,999안타로 남아있었다. 불안정한 2,000안타보다는 빠르게 그 숫자를 채우고 싶은 마음이 강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불안정한 상황이 그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었다. 손아섭은 이런 부담을 스스로 해법을 찾으며 극복했다. 1회 초 그의 기습번트 안타는 그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일이었다.

이렇게 2,000안타의 고비를 넘긴 손아섭은 7회 초 팀에 승리를 가져오는 적시 2루타로 그의 타격감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는 손아섭의 타격감 회복이라는 또 하나의 호재와 함께 의미 있는 승리를 할 수 있었다. 2,000안타의 달성의 벽을 넘은 손아섭으로서는 한결 홀가분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게 됐다. 이는 롯데 타선에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후반기 반전을 기대하는 롯데는 한결 안정된 마운드와 함께 리그 최강의 타선이 그 폭발력을 유지해야 기대를 현실로 바꿀 수 있다. 팀 간판타자의 가치 있는 기록은 큰 의미가 있다. 

손아섭 개인으로도 2,000안타를 넘어 3,000안타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뛸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점점 기량이 내림세로 접어드는 시점이지만, 매 시즌 150개 이상의 안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최근 그는 홈런 등 장타에 대한 욕심을 줄이고 안타와 출루에 더 주력하고 있다. 자신의 몸 상태 등을 고려해 그에 맞는 타격을 하고 있다. 큰 부상 없이 매 시즌을 치르는 꾸준함도 있다. 본래 가지고 있는 그의 뛰어난 콘택트 능력 등을 고려하면 허황된 꿈은 아니다. 무엇보다 더 큰 꿈을 꿀 수 있다는 건 큰 동기부여 요소다.

당장은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는 롯데의 꿈과 함께 해야 하는 손아섭이다. 손아섭의 2,000안타 달성이 그의 방망이 뜨겁게 한다면 그 꿈 역시 허황된 기대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손아섭의 남은 시즌 활약이 기대된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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