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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131회] 포항의 멋진 바다 풍경, 멋진 사람들의 이야기

문화/미디어

by 지후니74 지후니74 2021. 8.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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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과 코로나 상황 악화로 2주 이상 결방됐던 도시 기행 프로그램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가 다시 그 여정을 시작했다. 여전히 코로나 상황이 심각한 가운데 조심스럽게 재개한 여정은 동해바다와 맞닿아 있는 철의 도시 포항을 그 도시로 했다. 포항은 이미 이 프로그램에서 찾았던 곳이었지만, 이번에는 멋진 여름 바다 풍경과 함께 하며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동해바다의  풍경과 함께 시작한 여정은 바다 산책로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뜨거운 태양빛이 내리쬐고 있었지만, 화창한 하늘과 함께 하는 풍경이 산책로와 함께 했다. 그 길에 동영상 촬영에 열중인 이들이 보였다. 이들은 지역의 명소와 여행지를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 중인 공무원들이었다. 이를 주도하는 27년 차 여성 공무원은 이미 유튜브 등에서 포항지역을 알리는 동영상에 출연했다.

물론 보수는 없지만, 지역을 알리는 일에 사명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출연한 동영상은 세련되지 않았지만, 독특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영상으로 지역을 알리는데 손색이 없었다 이날도 무더운 날씨였지만, 열심히 동영상을 제작 중이었다. 최근 홍보와 마케팅이 중요해진 시대, 지자체의 노력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뜨거운 열정의 시간을 지나 한적한 원도심으로 향했다. 오래된 마을 골목을 걷다 화살을 만드는 명인의 집을 만났다. 그는 지역의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전통 화살의 장인이었다. 그는 전통 화살은 사용자의 특성에 따라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고 일일이 수작업을 해야 하는 섬세함이 필요했다. 장인의 손길은 기계가 담을 수 없는 정성스러운 마음을 담아 세상 어디에서도 만나기 힘든 화살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지금은 이 기술이 인정받고 있지만, 전통화살 제조 기술을 지켜가기 위해 그는 힘든 시간을 견디고 또 견뎌야 했다. 이 시간을 견디게 해준 건 지금은 함께 일을 하고 있는 아내의 배려가 있었다. 이런 부부의 마음이 모여 전통화살은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었다. 

 



전통이 지켜지고 있는 소중한 장소를 떠나 한적한 골목길에 이르렀다. 과거 시장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이곳은 드문드문 오래된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곳곳이 비어있었다. 과거 흔적만이 이곳이 시장이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조금은 쓸쓸해 보이는 풍경 속에서 파란색으로 외관이 칠해진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그 카페 안으로 들어가니 레트로 감성 가득한 인테리어가 방문자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 카페에서 젊은 사장을 만났다. 그는 과거 서울에서 미디어 방송 관련 일을 했었다고 했다.

그 분야에서 점점 성공의 가능성을 찾던 중 그는 집안의 사정으로 그 꿈을 접고 귀향을 했다. 꿈을 접어야 하는 상황이 그에게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사업을 시작하며 새로운 희망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사업은 여의치 않았고 실패를 경험하고 말았다. 그는 좌절하지 않고 지금의 자리에 카페를 열었다. 기존의 카페와 차별화를 했고 커피에 손님들의 원하는 그림이나 모양을 나타나게 해주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접목했다. 3D 프린터 기술을 활용한 그의 이 방법은 사진과 문구도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었다. 이렇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카페지만, 코로나 상황은 그를 다시 어렵게 하고 있었다. 그는 이런 어려움에도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다. 이 청년의 꿈과 함께 그 골목도 생기를 얻어 가고 있었다. 

원도심의 골목을 다시 걸었다. 마을 신문사 문구가 있는 한 부동산 중개사 사무소가 보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신문사는 아니었지만, 신문사의 구성원들은 일반 뉴스에서 접하기 힘든 마을 곳곳의 이야기들을 취재하고 4면의 신문에 담아내고 있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마을 신문은 지역민들의 소통과 상호 이해의 수단이 되고 있었다. 무엇보다 자극적인 소재인 각종 사건 사고들로 채워진 일반 신문과 달리 미담을 위주로 지면을 채워간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 신문사를 통해 한 인물을 만날 수 있었다. 6.25 한국전쟁 당시 포항지역 전투에서 학도병으로 참전했던 마을 어르신이 그 주인공이었다. 10대 학생으로 당시 전투에 참전했던 학도병은 이제 90살이 넘은 노인이 됐다. 그는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당시 전쟁의 장면 장면들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중고등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학도병들은 제대로 된 군사훈련도 받지 못하고 전쟁에 나섰다.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그들에게는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강한 의지와 애국심으로 가득했다. 학도병들은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 전투에서 큰 활약을 했다. 

포항 지역은 동해안을 따라 남진하려는 인민군에 맞서 치열한 전투를 했다. 포항 지역이 뚫리며 최후의 방어선인 낙동강 전선 전체가 위험할 수 있었다. 그만큼 포항 지역은 중요했다. 결국, 포항 전투는 유엔군과 국군이 승리했고 낙동강 전선을 지켜낼 수 있었다. 또한, 인천 상륙작전에 앞서 적을 교란하고 보급선을 차단하기 위해 감행된 영덕지역의 장사 상륙작전에서도 학도병들은 주력으로 활약했고 막대한 희생이 있었지만, 장사 상륙작전은 인천상륙작전 성공에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그만큼 포항지역은 6.25 한국전쟁 당시 중요한 전장이었다. 그때의 기억을 가지고 후세에 전할 수 있는 노병과의 시간은 더없이 소중했다. 그와 함께 포항전투를 기념하는 전시관에서의 시간도 의미가 있었다. 

역사의 순간을 지나 다시 포항의 바다를 향했다. 멋진 동해바다의 풍경과 함께 어선들로 채워진 한 작은 항구를 찾았다. 그 속에서 분주히 일을 하고 있는 어선의 부부를 만났다. 그 부부는 작은 어선에 의지해 포항 인근 바다에서 조업을 하고 있었는데 지역의 명물인 검은 돌장어가 주 어종이라 했다. 이 부부가 잡은 돌장어는 인근 식당에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져다 식재료로 사용할 정도로 강한 신뢰를 얻고 있었다. 이 부부는 자신들의 잡은 어류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다. 

이 부부에게는 남다른 사연이 있었다. 부부의 남편은 과거 조업 중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었다. 큰 시련이었고 다시 바다로 나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지만, 남편은 그에게 큰 시련을 안겨준 바다로 다시 나갔다. 그에게는 바다가 삶의 터전이었고 삶 자체였다. 대신 그에게는 그의 곁을 항상 지키는 아내가 함께 했다. 아내는 힘든 바다 조업을 마다하지 않고 남편과 함께 하고 있었다. 바다는 이들 부부에 큰 아픔을 주었지만, 부부는 더 강해진 서로를 위한 마음으로 단단히 결속됐다. 이 부부는 오늘도 거친 파도와 싸우며 바다에서 그들의 시간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포항 바다 풍경 이미지 - 픽사베이



포구를 지나 길을 걸었다. 멋진 방풍림으로 이루어진 숲길을  따라가니 또 다른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그 풍경과 함께 포항지역의 새로운 명물 이가리 닻 전망대가 보였다. 바다와 접한 지역의 특색을 잘 살린 이 전망되는 위에서 보면 배의 닻 모양을 형상화하고 있었다. 닻은 끝은 우리 동해바다 끝을 지키는 섬 독도를 향한다고 했다. 나라 사랑의 마음이 담긴 곳이었다. 그 전망대에서 바라본 동해바다는 더 특별했다.

멋진 바다 풍경을 더 실감 나게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곤륜산에 자리한 활공장은 바다와 바로 접하고 있는 패러글라이딩 포이트였다. 패러글라이딩을 즐기지 않더라도 바위를 떠있는 듯한 사진을 담을 수 있어 젊은 층에게는 새로운 사진 명소이기도 했다. 실제 많은 이들이 바다를 배경으로 나만의 사진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진정한 동해바다의 멋은 패러글라이딩을 타야 느낄 수 있었다. 두려움만 이겨내면 세상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비행을 할 수 있는 곳이 이곳이었다. 지역 패러글라이딩 협회 회장님과 함께 비행에 나섰다. 회장님은 과거 야구선수로 장래가 기대되는 유망주였지만, 여러 사정으로 그 꿈을 접어야 하는 아픔이 있었다. 이런저런 일을 하던 중 그는 패러글라이딩을 통해 삶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하늘을 자유롭게 비행하면서 그는 삶의 활력을 얻고 또 다른 인생을 열어갈 수 있었다. 그의 안내와 함께 바다 위로 향한 패러글라이딩은 동해바다와 포항의 모습들을 한눈에 살필 수 있었다. 

이렇게 포항은 과거 제철소로 대표되는 철의 도시 이미지를 벗어나 역사, 문화, 색다른 여행지의 이미지를 더해가고 있었다. 포항에는 우리 근현대사의 장면을 담은 여행지는 물론이고 멋진 바다 풍경도 만날 수 있었다. 그 안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이 사연도 함께 하고 있었다. 그런 이야기들이 모여 포항은 그들만의 스토리를 채워가고 있었다. 


사진 : 프로그램,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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