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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게만 보였던 7위 자리가 눈앞에 다가왔다. 8위 롯데가 후반기 3연속 위닝 시리즈에 성공하며 순위 상승의 가능성을 더 높였다. 롯데는 8월 18일 키움과의 홈경기에서 선발 투수 최영환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불펜진의 무실점 이어던지기를 더해 3 : 0으로 승리했다. 롯데는 전날 1 : 0 팀 완봉승에 이어 다시 한번 팀 완봉승을 했고 3연전 시리즈 2경기 승리를 먼저 선점했다. 이 승리로 롯데는 7위 두산과의 승차를 2경기로 줄였다. 

키움은 선발 투수로 등판한 신예 김동혁이 6이닝 3실점의 퀄리티 스타트로 제 역할을 했지만, 전날에 이어 타선이 침묵했다. 키움은 타순과 라인업에 변화를 주는 등 나름의 타선 부진을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롯데의 선발과 필승 불펜진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번 타자 김해성이 2개의 안타와 3번의 출루로 분전했지만, 2번 타자로 전진 배치된 박동원이 득점권에서 부진하면서 공격 흐름이 끊어졌다. 여기에 송성문, 크레익, 박병호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이 단 1안타에 그치며 역시 부진했다. 키움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중심 타자 이정후의 공백을 이틀 연속 느낄 수밖에 없었다. 키움은 지난주 5승 1패의 호조를 보였지만,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후반기 들어 한층 높아진 마운드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롯데는 키움과의 주중 3연전에서도 그 흐름을 이어갔다. 이틀 연속 선발 투수들이 무실점 투구를 했고 그들의 뒤를 이어간 불펜 투수들도 안정적이었다. 마무리 김원중은 8월 18일 키움전 세이브와 함께 후반기 롯데가 승리한 6경기에서 모두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했다.

그 6경기에서 김원중은 대부분 큰 위기 없이 완벽한 투구를 했다. 전반기 5개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기복 있는 투구를 했던 김원중은 완전히 달라졌다. 후반기 들어 대부분 팀들이 마무리 투수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김원중이 모습이다. 롯데는 마운드의 안정과 함께 적극적인 수비 시프트로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 등 지키는 야구도 의도대로 되고 있다. 8월 18일 키움전에서도 롯데는 시프트가 적중하며 위기를 넘기는 모습을 수차례 보였다. 

 

데뷔 7년, 첫 선발 승 최영환



롯데는 후반기 들어 폭발적이던 타선이 다소 부진하지만, 마운드와 수비의 조화를 통한 지키는 야구가 자리를 잡으면서 힘을 내고 있다. 전반기 롯데는 한 점을 실점하며 2점을 득점하는 식의 공격야구로 팀을 지탱했다. 마운드가 불안한 롯데는 타선의 힘을 바탕으로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야구는 보는 이들에게는 흥미롭게 다가오지만, 그에 비례해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소모가 크고 그 지속력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타선이 흐름이 내림세로 돌아서면 팀 성적도 영향을 받을 수 있었다. 후반기 롯데는 타선이 부진해도 이길 수 있는 팀으로 변모했다. 후반기 롯데 상승세의 바탕에는 마운드가 있고 3연속 위닝 시리즈를 통해 그 힘을 보여줬다.

8월 18일 키움전 승리가 더 큰 의미가 있었던 건 서튼 감독 부임 이후 롯데가 추구하는 토털 야구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주전 선수 등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엔트리에 있는 선수들의 고루 활용하는 야구는 두꺼운 선수층과 함께 당장의 승리와 패배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의지가 필요한 일이다. 롯데는 후반기 최하위로 쳐진 상황에서 과감히 토털 야구를 전개했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이를 통해 롯데는 새로운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주전 선수들의 부담도 덜어냈다. 팀 성적도 점점 상승세로 돌아섰다. 여름 브레이크 기간 롯데는 그들의 야구를 더 견고하게 만들었다. 후반기에도 롯데는 선수들의 고루 활용하고 있다. 

8월 18일 경기에서 롯데는 선발 라인업에서 주전 이대호, 전준우, 한동희를 제외했다. 롯데는 김재유, 추재현으로 테이블 세터진을 구성했고 주로 2번 타자로 활약하던 손아섭을 3번 타순으로 이동시켰다. 4번 지명타자는 정훈이 자리했다. 1번 타순에 고정됐던 마차도는 9번으로 타순을 조정했다. 3루수는 신인 나승엽이 1루수는 최근 2군에서 콜업된 이호연을 깜짝 선발로 기용했다. 롯데는 선발 라인업에 5명의 좌타자를 배치하며 사이드암 투수인 키움 선발 투수 김동혁에 대비했다.  롯데는 최근 경기에서 타격감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는 주전들이 숨을 고를 시간을 주는 한편 백업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선택을 했다. 

선발 투수가 후반기 들어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된 최영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험적인 선발 라인업이었다. 상승세를 지속해야 하는 롯데에게는 위험이 부담이 큰 결정일 수 있었다. 만약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비판이 나올 수도 있었다. 서튼 감독은 백업 선수들의 경쟁력을 믿었다. 사실상 프랜 B로 나선 경기였다. 

하지만 롯데는 초반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승리했다. 승리의 바탕에는 선발 투수 최영환이 있었다. 최영환은 단 2개의 안타만 허용했다. 사사구는 2개였고 탈삼진은 3개였다. 힘으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투구는 아니었지만, 안정된 제구와 적절한 볼 배합으로 키움 타선을 상대했다. 특유의 높은 타점에서 던지는 그의 투구를 키움 타자들은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최영환은 주자가 출루한 상화에서도 침착했고 공격적인 투구로 빠르게 이닝을 정리했다. 6회까지 그의 투구 수는 69개에 불과했다. 6이닝 투구는 그의 프로 데뷔 가장 많은 이닝이었다.

이 호투는 그에게 프로 데뷔 7년 만의 첫 선발승의 결과를 만들었다. 2014 시즌 한화에서 프로에 데뷔한 최영환은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지만, 부상과 재활이 반복되며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부상 재활 중 신고선수로 전환하며 로스터에서 그를 제외한 한화를 떠나 그는 정식 선수로 등록하기로 한 롯데로 팀을 옮겼다. 롯데에서 최영환은 긴 재활의 과정을 거쳤고 군 복무도 했다. 롯데는 그의 재기를 기다렸고 지난 시즌부터 2군에서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올 시즌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그는 전반기 막바지 콜업돼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군 마운드에서 그 존재감을 높였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최영환은 1군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다. 시즌 전 선발 자원이었던 김진욱의 불펜 전환, 이승헌의 거듭된 부상 등으로 비어있는 선발 투수 자리에 최영환이 기회를 잡았다. 후반기 첫 등판에서 최영환은 5이닝 1실점의 호투를 했지만, 불펜진의 난조로 아쉽게 승리 기회를 날렸다. 하지만 두 번째 등판에서 최영환은 더 안정된 투구로 승리 투수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투구 내용이 발전하고 있는 최영환에게 이번 승리는 자신감을 더해주며 앞으로 등판에 대해서도 기대하고 하고 있다. 승리투수 최영환 역시 플랜 B의 성공이라 할 수 있다. 

최영환의 선발 호투와 함께 롯데는 필요할 때 득점이 이루어지면서 승리로 가는 길을 열었다. 타선은 여전히 부진했지만, 득점권에서 집중력을 보였다. 롯데는 3회 말 1사 2루에서 추재현의 적시 2루타로 1득점, 4회 말 무사 만루에서 땅볼로 1득점, 6회 말 2사 3루에서 지시완의 적시 안타로 1득점하며 득점을 쌓아갔다. 처음 상대하는 상대 선발 투수의 낯섦에 고전하며 빅이닝을 만들지 못했지만, 팽팽한 투수전에서 경기 주도권을 유지하는 득점을 했다.

올 시즌 1군에서 처음 선발 출전한 내야수 이호연은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2안타를 때려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우투 좌타인 이호연은 2회 말 빠른 발로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고 4회 말 득점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 안타를 때려냈다. 8회 말에는 끈질긴 승부로 볼넷을 골라나갔다. 1군 선수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을 스스로 높였다. 이 밖에 타점을 기록한 추재현과 지시완은 모두 시즌 초반 1군 구상에서 멀어진 선수들이었지만, 점점 서튼 감독 체제 이후 역할 비중이 커진 선수들이다. 

롯데는 과감한 라인업 변화를 통해 승리를 가져왔다. 누가 경기에 나서도 제 몫을 다할 수 있고 승리할 수 있다는 사례를 남긴 건 의미가 크다. 선수들 간 신뢰가 더 공고해질 수 있고 앞으로 선수 기용의 폭을 더 넓힐 수 있다.  보다 건강한 내부 경쟁구도도 형성될 수 있고 주전들의 컨디션 조절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이번 승리는 후반기 남은 레이스에서 롯데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8월 18일 키움전은 승리와 함께 그 상징성이 큰 경기였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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