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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일정 소화가 바쁜 프로야구 후반기 가을장마라는 또 다른 변수가 등장했다.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바뀌는 시기 형성되는 정체전선은 올해 8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빡빡한 일정 소화를 위해 연장전을 없애는 등 나름의 대책을 세웠지만, 경기를 시작조차 할 수 없는 우천 상황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잔여 일정이 더 쌓이고 있다. 더블헤더 경기가 훨씬 늘었고 휴식일 또한 크게 줄었다. 그렇게 해도 11월까지 정규 시즌 경기를 해야 야 할 수도 있다. 포스트시즌이 가을야구가 아는 겨울 야구로 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은 선수들에게 큰 부담이지만, 팀의 진짜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조건이기도 하다. 이미 10개 구단은 한 달여의 여름 브레이크 기간을 보냈다. 시즌 중 캠프가 차려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전력에 필요한 부분을 보강하고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기에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후반기 일정이 그 어느 때보다 빡빡함을 모두 알고 있었다. 모드 같은 조건이고 핑계를 대기 어렵다. 이런 변수에서 대처할 수 있는 선수층과 선수들의 역량이 중요하다. 즉, 강한 팀이 포스트시즌으로 갈 수 있다.

당장은 계속되는 우천 취소와 예상치 못한 수중전이 극복해야 할 변수다. 어떤 경기에서든 큰 비가 내릴 수 있다. 경기 중에도 폭우로 경기가 중단되고 강우 콜드승이 선언될 수 있다. 이에 각 팀은 경기에서 초반 득점에 무척이나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이에 보내기 번트 등 작전도 자주 구사되고 있다. 한 점을 빼낼 수 있는 스몰볼이 후반기 중요한 흐름이 되고 있다. 리드를 잡고 가는 게 우천 변수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 수 있다. 이에 마운드의 힘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실점을 하지 않는 경기를 해야 보다 높은 승률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투수들에게는 무척이나 힘든 8월이다. 습도가 높은 날은 투수들에게 유리하다는 게 정설이지만, 비가 내리는 날씨는 그렇지 않다. 공을 던질 때 시야 확보가 어려울 수 있고 미끄러워진 공은 제구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여기에 등판 일정이 자꾸만 변경되면서 컨디션 유지가 훨씬 더 어렵다. 이 또한 각 팀이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이번 주 롯데는 투수들의 난조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8월 25일과 26일 열린 KIA와의 경기는 생각하기도 싫은 내용이었다. 두 팀은 하위권에 있지만, 중위권 팀들의 전력 약화로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두 팀은 최근 승차가 없다. KIA는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릴 수 있고 롯데는 자신들보다 낮은 순위의 팀 경기를 통해 중위권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기회였다. 승리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경기였다.

이런 의지의 충돌은 접전으로 이어졌지만, 그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특히, 롯데 마운드의 사사구 남발이 아쉬웠다. 롯데는 6 : 10으로 패한 8월 25일 경기에서 무려 11개의 사사구를 내줬다. 선발 투수 최영환이 제구가 흔들리며 3개의 사사구를 내줬고 3회를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이에 나온 불펜 투수들도 제구가 흔들리는 마찬가지였다. 볼넷이 문제가 되면서 실점이 이어졌다. 롯데는 베테랑 이대호의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모처럼 타선이 힘을 내면서 초반 실점을 극복했다.

롯데는 7회 초 한 점차까지 그 격차를 줄였다. 경기 중 폭우로 한 시간 정도 경기가 지연되는 상황이 롯데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듯했다. 최준용, 김원중이라는 확실한 불펜 필승 카드가 있는 롯데로서는 7회 말 수비만 잘 넘긴다면 경기 후반 흐름을 바꿀 가능성이 있었다. 실점을 막아야 하는 상황에 마운드에 오른 베테랑 투수 김대우는 기대와 달리 극심한 제구 난조를 보였고 볼넷 4개로 안타 없이 1실점 후 마운드를 물러났다. 부사 회복 후 오랜만에 군 마운드에 오른 김대우는 경기 감각이 떨어져 보였다. 비가 내리는 날씨는 그를 더 힘들게 했다. 롯데는 이후 추가 2실점하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내줬고 더는 상황을 변화시키지 못하고 패했다. 패배의 결정적 원인이 사사구 남발이었다. 

그 양상은 다음 경기에도 이어졌다. 롯데는 8월 26일 경기에서 에이스 스트레일리를 마운드에 올렸다. 최근 경기에서 기복이 심한 투구를 했던 스트레일리로서는 자신의 건재함을 보여줘야 하는 경기였다. 스트레일리는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했지만, 제구의 정교함이 떨어졌다. 그는 7번의 사사구로 수많은 공짜 출루를 허용했다. 스트라이크 볼 차이가 뚜렷했고  공이 마음먹은 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스트레일리는 5이닝 1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하지만 크게 늘어간 투구 수는 긴 이닝 마운드를 지키기 어렵게 했다. 에이스 투수로서는 다소 부족함이 있는 투구였다. 스트레일리의 볼넷 남발은 KIA 선발 이의리로 함께 했다. 이의리는 4이닝 투구를 하면서 6개의 사사구를 기록했다. 후반기 KIA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이의리로서는 근래 보기 드문 제구 난조였다. 4이닝 동안 2실점만 한 것이 다행인 투구 내용이었다. 에이스 맞대결로 주목을 받았던 경기는 선발 투수들의 제구 난조 속에 난전이 되고 말았다. 그들의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난 건지 상대 타자들이 집중력이 부족했던 건지 헷갈리는 내용이었다. 

 

야구 이미지 - 픽사베이



이런 혼전 속에 롯데는 3 : 1 리드를 후반까지 유지하며 승리 가능성을 높였지만, 7회 말 롯데는 3명의 불펜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2실점 하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실점의 과정에 역시 볼넷이 있었다. 이후 양 팀은 필승 불펜진을 모두 소진했지만, 3 : 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순위 상승을 위해 승리가 절실한 두 팀이었지만, 무승부만 쌓고 말았다. 두 팀 모두 아쉬움이 큰 경기였다. 내용은 3 : 3의 접전이었지만, 롯데 11개 KIA 9개의 사사구를 주고받은 졸전이었다. 

특히, 롯데는 전날 8명, 다음 날 7명의 불펜 투수를 소모하고도 1무 1패의 실망스러운 결과를 받아들었다. 후반기 크게 좋아진 마운드로 호평을 받았던 롯데였지만, KIA와의 2경기에서 롯데 마운드는 각각 11사사구를 기록하며 크게 부진했다. 2경기 연속 11사사구를 허용한 경기를 모두 패하지 않았다는 게 다행일 수도 있는 롯데였다. 프로의 경기라 할 수 없는 경기였다. KIA 타선이 롯데 마운드의 난조를 제대로 응징하지 못한 면도 있었다. 

중요한 건 이런 마운드라면 롯데가 기대하는 후반기 순위 반전의 가능성이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 유독 가을장마로 이한 우천 경기가 많다는 걸 고려할 수  있지만, 이는 같은 어려움이다. 프로야구 선수라면 이런 악조건도 이겨내야 승리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우천이라는 변수 이상으로 점검이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 

롯데는 여전히 승패 마진이 -10이고 9위 KIA가 승차 없이 롯데는 추격하고 있다. 순위 상승이 아닌 하락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매 경기가 그만큼 더 소중하다. 한층 강해진 마운드의 힘으로 후반기 높을 승률을 유지했지만, 그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 타선이 살아나는 시점에 마운드에 적신호가 켜졌다. 롯데의 전반기 큰 문제점이었던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마운드의 투수들이 보다 집중하고 자신의 공을 던질 필요가 있다. 사사구 남발로 경기를 그르치는 건 팀 사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빠른 시간 내 사사구의 늪에서 벗어나야 하는 롯데 마운드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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