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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잠시 주춤했던 롯데의 상승세가 다시 힘을 받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롯데는 9월 4일 NC전에서 선발 투수 박세웅의 호투와 타선의 지원이 조화를 이루며 8 : 2로 승리했다. 전날 한화와의 더블헤더를 모두 승리한 롯데는 3연승에 성공했다. 롯데는 이 승리로 두산과 공동 7위로 올라섰고 5위권과의 추격 가능성도 유지했다. 

선발 투수 박세웅의 호투가 돋보인 경기였다. 박세웅은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전날 더블헤더로 소진된 불펜진의 부담을 덜어줬다. 내용도 훌륭했다. 박세웅은 7이닝 2실점으로 NC 타선을 막아냈다. 자책점은 1점과 불과했다. 동안 84개의 투구수로 매우 경제적인 투구를 했다. 박세웅은 5개의 안타를 허용했지만, 집중타를 허용하기 않았다. 사사구는 1개 뿐이었다. 나성범에 허용한 솔로 홈런이 옥의 티였지만, 전반적으로 NC 타자들을 압도하는 투구였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매우 높았고 제구도 잘 이루어졌다. 후반기 위력을 더하고 있는 직구와 고속 슬라이더, 각도큰 커브, 포크볼이 잘 조화를 이뤘다.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후반기 0점대 방어율을 유지하며 사실상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박세웅의 진가가 그대로 드러났다.

박세웅의 호투는 타선의 지원과 함께 더 빛났다. 원정팀 롯데는 1회 초 공격에서 NC 선발 투수 이재학을 공략해 2점을 먼저 선취했다. 손아섭, 전준우, 정훈까지 중심 타자들의 안타가 집중됐다. 4회초에는 한동희의 2루타가 이후 NC 내야진의 실책으로 득점과 연결되며 3 : 0 리드를 잡았다. 4회 말 NC가 나성범의 솔로 홈런으로 1점을 추격했지만, 롯데는 6회 초 3득점으로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박세웅



6회 초 롯데는 1사 후 정훈의 2루타 이후 안중열의 1타점 적시안타, 마차도의 2타점 2루타가 연달아 나왔다. 롯데는 6회 말 3루수 한동희의 실책 2개로 1실점했지만, 7회 초 전준우의 적시 안타 등을 묶어 추가 2득점하며 NC의 추격 의지를 꺽었다. 타선의 지원속에 박세웅의 호투를 더 탄력을 받았다. 박세웅은 8 : 2 리드 상황에서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 여유있는 리드에 롯데는 박세웅의 투구 수를 조절하며 그의 다음 등판을 대비하도록 배려할 수 있었다. 또한, 정성종, 박진형까지 추격조 불펜 투수들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불펜 소모도 막았다. 롯데는 여러가지로 긍정적 요소가 가득한 승리였다.

팀 승리와 함께 시즌 7승에 성공한 박세웅은 올 시즌 그가 풀지 못했던 중요한 과제를 하나 해결할 수 있었다. 이 경기전까지 박세웅은 NC전에 어려움이 있었다. 전반기 3번의 NC전 선발 등판에서 박세웅은 승리가 없었고 패전만 2번 기록했다. 경기 내용도 실점이 많고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박세웅은 NC전에서 더 강한 공을 던지려 애썼고 강한 투지를 보였지만, 그동안 결과가 좋지 않았다. 특히, 나성범, 양의지, 알테어, 강진성 등 상대 중심 타자들과의 승부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는 NC전 결과와 연결됐다.

박세웅은 유독 NC 중심 타자들에 약점을 보였다. NC 중심 타자들을 박세웅의 투구 패턴을 읽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는 많은 피홈런으로 이어졌다. 박세웅이 컨디션이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었다. 박세웅으로서는 한화전의 부진과 함께 극복해야 할 문제였다. 

후반기 박세웅은 NC전도 문제가 없었다. 박세웅은 이전까지 힘으로 상대 타자들을 제압하려 했지만, 9월 4일 경기는 공의 강약을 조절하는 모습이었다. 과감한 몸쪽 승부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기도 했다. 몸쪽 승부구가 나성범의 솔로 홈런으로 연결되는 장면도 있었지만, 나성범의 타격이 워낙 뛰어났다. 박세웅은 NC 중심 타자들을 3안타로 묶었다. 이는 호투의 중요한 발판이 됐다.

후반기 NC는 주력 선수들의 다수 불미스러운 일과 부상으로 빠졌지만, 중심 타선의 위력을 여전하다. NC의 중심 타자들은  NC가 큰 전력 누수에도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하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바꿔말하면 NC의 중심 타선을 잘 막아내면 NC에 대한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NC의 중심 타선은 힘과 기술을 겸비한 타자들이다. 누구 하나를 집중 견제할수도 없다. 박세웅은 그 NC 중심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전반기 박세웅에게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전반기와 확 달라진 박세웅을 상징하는 투구였다. 

박세웅은 후반기 좀처럼 실점하지 않는 완벽투를 이어가고 있다. 피 홈런이 실점과 연결되는 아쉬움이 있지만, 실점 후 급격히 무너지는 모습이 사라졌고 경기 중 나타났던 제구의 기복도 없다. 올림픽 이후 자신의 공에 대한 확신이 커지면서 과감한 승부를 하고 있다. 이는 그의 투구 수를 줄이고 이닝 소화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박세웅은 후반기 4경기 등판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많은 탈삼진을 잡아내는 폭발적인 투구는 아니지만, 범타 유도를 위주라한 경제적인 투구를 하고 있다.

후반기 박세웅은 경기 플랜을 만들고 경기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과거 힘을 위주로한 투구에 관록이 더해진 모습이다. 상무에서 제대 후 롯데 주전 포수로 활약하고 있는 안중열과의 호흡도 매끄럽다. 안중열과의 만남이 박세웅에게는 큰 전환점이 됐다. 안중열을 경기 중 상황에 따라 급해지는 투구를 하는 박세웅의 마음을 잘 조절하며 그의 페이스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리드를 해주고 있다. 높은 도루 저저능력으로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서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박세웅 역시 안중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현 시점에서 박세웅은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선발 카드다. 후반기 박세웅은 시즌 12승을 달성했던 2017 시즌 박세웅을 능가하고 있다. 당시 박세웅은 포크볼을 주무기로 사용하면서 힘보다는 기술이 앞서는 기교파적인 투구 내용이었다. 이후 박세웅은 부상으로 상당 기간 재활을 거쳤고 투구 감각 회복에 시간이 필요했다. 2021 시즌 부상을 완전히 털쳐낸 박세웅은 파워피쳐의 면모를 보였다. 박새웅 역시 의욕적이었다.

하지만 힘만으로는 부족함이 있었다. 강한 의욕은 긍정적이었지만, 강약 조절을 부재는 안정감을 잃게 했다. 상대 수준급 타자들에게 결정적 홈런을 허용하거나 하면서 허망한 실점으로 페이스를 잃는 일도 있었다. 후반기 박세웅은 스스로 더 나은 투구에 대한 해법을 찾았다. 프로입단 8년차에 야구에 눈을 뜬 느낌이다. 이제는 상황 변화가 따른 감정기복도 없고 마운드에서 여유가 있다. 9월 4일 NC전에서 아픈 기억이 많았던 타자들과의 승부도 잘 이겨냈다.

롯데는 박세웅이 선발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후반기 희망을 지속하는 데 있어 큰 힘이 될 수 있다. 에이스 스트레일리가 부진에서 벗어나고 또 다른 외국이 투수 프랑코가 기복을 줄인다면 선발 마운드의 경쟁력은 한층 올라간다. 불펜진은 부상 선수들의 복귀와 좌완 투수들의 보강으로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후반기 다소 긴 예열기간을 거쳤던 팀 타선도 뜨거워지고 있다.

박세웅은 이런 롯데의 긍정적인 흐름을 대표하는 선수다. 개인적으로도 지금의 페이스라면 박세웅은 2017 시즌 이후 다시 두자릿 수 승수는 무난해 보인다. 그 외에 각종 지표에서도 최고 시즌을 만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후반기만 놓고 본다면 박세웅은 리그 최강의 선발 투수다. 이제 박세웅의 미완의 투구가 아닌 완성된 투구로 자리하고 있다. 롯데 팬들이 그에게 기대했던 안경 에이스라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박세웅의 후반기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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