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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중위권 순위 판도의 변수가 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가 의미 있는 승리를 더했다. 롯데는 9월 7일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접전 끝에 4 : 2로 승리했다. 삼성의 가장 강한 선발투수이자 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 뷰캐넌을 상대로 4득점하며 잡은 리드를 마운드가 지켜냈다.

선발 2루수 겸 7번 타자로 경기에 나선 안치홍은 6회 초 결승 타점이 된 1타점 2루타와 함께 2안타 2타점으로 타선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최근 타격에서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던 안치홍으로서는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수 있는 경기였다. 후반기 롯데 불펜진에서 전천후 투수로 궂은일을 도맡고 있는 신예 투수 김도규는 5회 말 위기를 극복한데 이어 6회 말까지 무실점 투구를 하며 마운드를 안정시켰다. 그 결과는 프로 데뷔 첫 승이었다. 김도규의 호투에 이어 롯데는 구승민, 최준용, 마무리 김원중까지 필승 불펜진이 무실점으로 삼성의 강타선을 막아냈다. 후반기 들어 8경기 연속 무실점 세이브에 성공한 김원중은 안타와 볼넷, 폭투를 더하며 2사 2, 3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시즌 21세이브에 성공했다. 

이런 승리의 결과 외에 롯데는 더 큰 수확이 있는 경기였다. 선발 투수 이승헌과 그와 짝을 이룬 포수 손성빈의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이승헌은 1실점하긴 했지만, 긴 부상 재활과 조정기를 거친 후 선발 등판에서 호투하며 남은 등판을 기대하게 했다. 올 시즌 입단한 신인 포수 손성빈은 안정된 리드와 수비 능력 외에 타격에서도 삼성 에이스 뷰캐넌으로부터 안타 2개를 때려내며 타격에서도 능력을 보였다. 

롯데는 과감한 결정이었다. 롯데는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유지하고 있지만, 롯데가 목표로 하는 4, 5위권과 여전히 격차가 있다. 한 경기 한 경기 결과가 중요한 롯데의 상황이다. 이런 롯데가 선두권 경쟁을 하고 있는 삼성과의 경기에서 시험 등판을 하는 선발 투수와 그의 짝으로 올 시즌 1군에서 처음 선발 출전하는 포수를 선택하는 건 위험 부담이 큰일이었다. 상대 에이스를 상대로 다소 힘을 뺀 경기를 한다는 것도 매 경기가 중요한 롯데에게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들이 좋은 결과는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그냥 한 경기를 내주는 격이 될 수 있었다.

 

이승헌



하지만 롯데가 기용한 젊은 배터리는 좋은 호흡을 보이며 삼성 타자들과 침착한 승부를 했다. 올 시즌 큰 기대 속에 선발투수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제구 난조와 부상 등이 겹치며 전력 외 선수가 됐던 이승헌은 자신의 진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시험 등판의 성격으로 투구 수를 조절한 탓에 4이닝 투구에 머물렀지만, 3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승헌은 큰 키에서 내리꽂는 느낌을 주는 투구의 장점을 잘 활용했다. 타점 높은 그의 투구는 타자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제구도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140킬로 후반의 직구를 던질 수 있는 이승헌은 구속을 줄인 대신 공끝의 변화를 더 가져오는 투구로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공 끝이 뱀처럼 휘어 들어가는 직구는 우타자 몸 쪽과 좌타자 먼 쪽을 공략했고 급격히 휘어나가는 슬라이더의 위력을 더했다. 삼성 타자들은 그와의 승부에서 연신 고개를 흔들며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상대 선발 투수가 삼성 에이스 뷰캐넌이었지만, 전혀 밀리는 않는 이승헌의 투구 내용이었다. 

승리 투수에 이르지 못했지만, 이승헌의 호투는 롯데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다른 팀들과 마찬가지지만 9월의 일정은 잔여 경기 소화를 위해 숨 가쁘다. 다수의 더블헤더가 예정되고 있기도 하다. 우천순연 경기가 있다면 더블헤더 경기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경기 소화를 위해 마운드 부담이 한층 더 가중될 수 있다. 원활한 선발 투수진 운영이 각 팀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롯데 역시 마찬가지다. 롯데 선발 마운드는 후반기 에이스 박세웅이 있지만, 외국이 투수 스트레일리와 프랑코가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탈삼진왕이었던 스트레일리는 그때의 위용을 잃었다. 구위는 떨어지지 않았지만, 그를 철저한 분석한 상대 팀 타자들은 스트레일리에게 큰 위압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고질적인 손가락 물집과 지난 시즌 많은 이닝 소화의 후유증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올 시즌 스트레일리는 집중타를 허용하며 쉽게 무너지는 경기가 늘었고 이닝 소화능력도 떨어졌다.

이미 시즌 10패를 기록한 스트레일리에게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와 원투 펀치를 구성하는 외국인 투수 프랑코 역시 에이스 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하다. 전반기 보다 후반기 훨씬 나은 투구 내용이지만, 여전히 기복이 있는 투구를 하고 있다. 상대 에이스를 이겨낼 이닝 이터를 기대하기 어렵다. 여기에 박세웅을 제외하면 국내 선발 투수들도 안정감과 거리가 있다.

후반기 로테이션에 포함된 최영환은 분명 가능성을 보이고 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힘에 부치는 모습니다. 후반기 치열한 순위 경쟁에서 매 경기 호투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 다른 선발 투수 서준원은 후반기 더 발전된 투구 내용이지만, 기복이 심하다는 단점을 극복했을지 여부는 확신할 수 없다. 베테랑 노경은은 최근 1군에 코업 돼 롱맨 역할을 하고 있지만, 투구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2군에서 선발 투수로서의 경험을 쌓은 이인복 역시 확신을 주는 선발투수가 아니다. 

롯데로서는 선발 투수가 전반기보다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연승 분위기를 만들기에는 힘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후반기 크게 달라진 불펜진의 힘으로 버텨가고 있지만, 과부하 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선발 투수진에 새로운 얼굴이 필요한 시점에 이승헌이 돌아왔다. 이승헌 역시 부상 여파와 아직 부족한 경험이 문제지만, 선발 투수 자원이 한 명 더 늘어났다는 점은 후반기 일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삼성전에서 80개를 투구를 하고도 큰 이상이 없다면 앞으로 경기에서 계속 선발 등판의 기회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 

포수 손성빈은 1군 첫 선발 출전에서 1차 지명 선수의 가치를 보여줬다. 올 시즌 전 신인 1차 지명에서 롯데는 하위권 팀들이 가지는 전국 단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었다. 2차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롯데는 이미 좌완 유망주 김진욱의 지명이 확실했다. 롯데는 그전 1차 지명에서 부산 지역 유망주보다 타지역 유망주들에 관심을 보였다. 1순위는 뛰어난 타격 재능이 있는 좌타자 나승엽이었다.

하지만 나승엽은 해외 진출을 추진 중으로 지명을 해도 계약에 이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롯데의 선택은 포수 유망주 1순위였던 손성빈이었다. 손성빈은 고교시절에도 안정된 수비와 타격 재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수 자원 확보가 필요했던 롯데에 손성빈은 맞춤형 선수였다. 이후 롯데는 신인 2차 지명 2라운드에서 나승엽을 과감히 지명했고 그와 협상을 통해 계약까지 성공했다. 이에 롯데는 최고 유망주 군에 속했던 김진욱, 나승엽, 손성빈을 확보하는 큰 성과가 있었다. 

이렇게 주목받는 신인이었지만, 손성빈은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았다. 야구 팬들과 언론은 김진욱과 나승엽을 먼저 조명했다. 이들의 1군 데뷔 역시 빨랐다. 손성빈은 2군에서 조용히 기량을 갈고닦았다. 경험이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는 포수 포지션에서 손성빈이 1군 경기네 나서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 기다림의 시간은 계속 길어졌다. 롯데는 올 시즌 양적으로 많은 포수 자원을 확보한 채 시즌을 시작했다. 김준태, 강태율의 1군 포수진 체제는 이후 지시완, 강태율 체제에서 지시완, 정보근 체재로 변화했다. 후반기에는 군에서 돌아온 안중열이 1번 포수로 올라섰다. 한때 1번 포수였던 김준태는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되며 KT로 떠났다.

 

손성빈



그럼에도 손성빈의 1군에서의 자리는 업었다. 롯데는 백신 접종 등 일시 대체 엔트리가 필요할 때 손성빈을 콜 업하며 1군에서의 경험을 쌓게 하는 등 배려했지만, 경기 출전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 손성빈은 시즌 중 군 입대를 선택하며 변화를 모색했다. 보다 빨리 병역의무를 다하고 야구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입대 시기가 늦춰지면서 손성빈은 또 다른 기다림을 해야 했다. 

이 시점에 롯데는 9월 확대 엔트리에 손성빈을 포함했다. 단순히 경험을 쌓게 하는 차원이 아닌 경기 출전을 위하 콜업이었다. 손성빈은 8월 31일 LG 전에 출전해 한 타석을 소화했고 9월 5월  NC 전에서 출전해 2타석에 나섰다. 모두 승패가 어느 정도 결정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9월 7일 삼성전에서 손성빈은 선발 포수로 경기에 나섰다. 포수로서 경기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자리였다. 상대팀은 베테랑 타자들이 다수인 강타선의 삼성이었다. 삼성에는 포수에 부담이 되는 박해민과 김지찬과 같은 빠른 선수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신인 포수에게는 여러 가지로 부담이 되는 경기였지만, 손성빈은 침착했다. 이승헌과 배터리로서 잘 조화를 이뤘다. 타격에서 손성빈은 긴장하지 않고 상대 에이스 부캐넌과 볼 카운트 승부를 했고 안타 2개를 때려냈다. 그중 하나는 내야 안타로 포수로서는 보기 드물게 빠른 주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승헌이 마운드를 물러나면서 그 역시 4이닝으로 1군 주전 포수의 경험을 했지만, 팀 승리에 일정 기여를 하는 1군 데뷔전이었다. 

손성빈이 1차 지명 선수로서의 가치를 스스로 입증하면서 롯데 포수진은 선택이 폭이 한층 더 넓어졌다. 현재 공. 수에서 모두 좋은 모습을 보이며 주전으로 올라선 안중열과 2번 포수 지시완 체제에 패기의 손성빈이 더해지며 다양성을 더할 수 있게 됐다. 2군에는 강태율, 정보근이라는 또 다른 포수 자원도 있다. 후반기 레이스에서 포수진에 대한 걱정을 크게 덜 수 있는 롯데다.

이렇게 9월 7일 삼성전은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후반기 상대적으로 많은 승리가 필요한 롯데로서는 그 승리를 위한 또 다른 무기가 더해진 느낌이다. 이 점에서 롯데의 과감한 배터리 선택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리빌딩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롯데의 구상에도 더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이승헌, 손성빈 배터리를 후반기 경기에서 더 볼 가능성도 크다. 이 실험이 새로운 롯데의 필승 카드가 될지도 모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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