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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위 롯데가 KT의 독주로 싱겁게 끝날 것 같았던 프로야구 선두 경쟁에 파문을 일으켰다. 롯데는 9월 30일부터 10월 1일까지 더블헤더가 포함된 KT와의 3경기를 모두 승리했다. 3연승에 성공한 롯데는 꺼져가던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의 불씨를 다시 살렸다. 2위권과 5경기 이상의 차이를 보이며 여유 있는 선두를 달리던 KT는 롯데에 3경기를 모두 패하면서 선두 유지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KT는 2위 삼성이 10월 1일 경기에서 패하지 않았다면 2위와의 승차가 2경기로 좁혀질 수 있었다. 최근 삼성이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한동안 침체기에 있었던 3위 LG도 기력을 회복했다. 최근 KT는 페이스가 떨어졌다. KT는 하위권 팀 롯데를 상대로 최소 2승 1패를 기대했지만, 도리어 3연패를 당하며 내림세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다시 선두 경쟁은 3팀이 함께 달리는 모습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생겼다. 

이런 변화를 이끌어낸 롯데의 KT전 3연승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롯데는 후반기를 시작하며 급상승세로 5위 경쟁 군에 포함될 가능성이 보였지만, 부실한 선발 마운드와 타선의 기복이 겹치며 상승세의 동력을 잃었다. 다시 승패 마진은 후반기를 시작하는 시점으로 늘었고 5위권과의 승차는 다시 후반기를 시작하는 시점으로 돌았다. 서서히 올 시즌 순위 경쟁을 지속할지는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빠진 롯데였다. 잔여 경기를 2승 1패 페이스로 끝까지 유지해야 하는 조건을 맞추기가 현실적으로 힘든 롯데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포기하지 않았다. 마운드 개편을 통해 반전 가능성을 모색했다. 롯데는 시즌 초반부터 선발 투수 로테이션에 포함됐던 외국인 투구 프랑코를 불펜으로 전환했다. 선발 투수진은 스트레일리, 박세웅의 원투펀치에 이승헌, 서준원, 이인복 등으로 구성했다. 두 원투 펀치를 제외하면 나머지 투수들은 젊고 아직 선발 투수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우려가 컸다. 이들은 기복이 있을 수밖에 없었고 긴 이닝을 소화하기 어려운 투수들이었다. 

 

가장 믿을 수 있는 롯데 불펜 투수 최준용



이런 선발 마운드의 문제를 롯데는 불펜진을 더 강하게 하는 방법으로 보완했다. 롯데는 후반기 구승민, 최준용, 마무리 김원중까지 철벽 필승 불펜진을 구성했다. 이들은 후반기 대부분 경기에서 실점이 없었다. 리드한 상황에서 롯데 필승 불펜진은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불펜진의 힘은 롯데가 후반기 순위 상승의 희망을 유지하게 하는 큰 힘이었다.

문제는 롯데가 승리하는 경기가 늘어나면서 이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점이었다. 선발 투수들이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불펜진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다. 과부하 문제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팀 타선도 전반기만큼의 파괴력을 보이지 못하면서 롯데는 승리하는 경기에서 큰 점수 차 리드를 잡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 필승 불펜진은 승리에 비례해 많은 홀드와 세이브를 쌓았지만, 지쳐가고 있었다. 최근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었다. 

롯데는 그들의 강점인 불펜진에 힘을 더 싣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마운드 운영의 기조를 바꿨다. 프랑코의 불펜 전환도 그 일환이다.  프랑코는 150킬로를 넘기는 속구를 가볍게 던질 수 있다. 롯데는 파이어 볼러 선발투수 프랑코를 기대 했지만, 그는 한 타순이 돈 이후 공략당하는 빈도가 높았고 체력적인 한계점을 노출했다. 선발 투수에 필요한 이닝 소화와 꾸준함이 부족했다. 롯데는 프랑코의 강속구를 보다 효율적인 방법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프랑코는 KT와의 경기에서부터 불펜으로 나섰다. 

첫 불펜 등판이었던 9월 30일 경기에서 1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150킬로 후반에 이르는 직구는 위력적이었지만, 경기 운영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실점 과정에서 불운도 겹쳐있었지만, 프랑코의 불펜 전환이 과연 옳은 결정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프랑코는 10월 1일 더블헤더 2차전 8회 초 마운드에 올라 삼진 2개와 외야 플라이로 가볍게 3타자를 잡아내며 이닝을 정리했다. 8회 초 호투로 프랑코는 KBO 리그 첫 홀드를 기록했다.

프랑코는 제구 불안에 대한 걱정 대신 강력한 직구를 살리는 투구를 했다. 낮게 제구 하려는 생각보다는 높은 코스를 공략하면서 뛰어난 구위를 과시했다. 프랑코의 직구는 1,2이닝 정도는 충분히 타자를 압도할 수 있음을 보였다. 또한, 이틀 연속 연투에도 문제가 없을 보여줬다. 롯데는 그에게 필승 불펜조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과 함께 롯데 선발 투수들이 힘들어하는 이닝인 5회와 6회 마운드에 올라 경기 흐름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코의 불펜 전환으로 대표되는 마운드 개편은 10월 1일 KT와의 더블헤더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불펜진에 무게감이 더해진 롯데는 더 적극적으로 불펜진을 활용했다. 더블헤더 1차전에서 롯데는 선발 투수 박세웅의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에 이어 7회부터 한발 빠르게 셋업맨 최준용을 마운드에 올렸다. 3 : 3 동점 상황에서 리스크가 있는 불펜 운영이었지만, 최준용은 7회와 8회 멀티 이닝을 소화하면서 무실점 투구를 했다. 그의 호투는 8회 말 한동희의 결승 적시타가 터지며 롯데의 4 : 3 승리로 이어졌다. 

더블헤더 2차전도 불펜진의 역할을 돋보였다. 롯데는 6회부터 불펜진을 가동했고 3 : 2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마무리 김원중은 KT와의 3경기에서 모두 마운드에 올라 세이브를 기록하며 30세이브를 달성했다. 정상급 마무리 투수의 기준을 넘어선 김원중이었다. 김원중은 더블헤더 2차전에서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삼진과 범타 유도로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하며 팀의 3연승을 지켜냈다. 

롯데는 KT와의 3연전 내내 상대적으로 열세라 할 수 있는 마운드에서 우세를 보이며 승리를 가져왔다. 9월 30일 경기에서는 에이스 스트레일리가 에이스 다운 투구를 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에이스의 호투와 함께 타선은 롯데에 천적과도 같은 존재인 KT 선발 투수 배제성을 초반부터 공략하며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롯데의 기세에 KT  내야진이 실책이 실점과 연결되는 등 매끄럽지 못한 경기를 했다 

다음날 더블헤더에도 롯데 마운드가 빛났다. 1차전에서는 롯데 박세웅, KT 고영표의 에이스 대결을 이겨냈다. 박세웅은 3점 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6이닝 3실점의 퀄리티 스타트로 마운드를 지키며 최근 2경기 부진에서 벗어났다. 타선은 올 시즌 리그 최고 선발 투수 중 한 명인 고영표를 공략에 성공하며 3득점하며 대등한 경기 흐름을 이끌었다. 롯데는 경기 후반 불펜 대결에서 최준용, 김원중이 KT 필승 불펜조에 우세를 보이며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최준용은 2이닝 무실점 투구로 시즌 3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30세이브 넘어선 롯데 마무리 투수 김원중



더블헤더 2차전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롯데는 선발 투수 이인복이 특유의 싱커성 구질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투구로 5회까지 2실점으로 마운드에서 버티며 초반 경기 우세한 경기 흐름을 유지하도록 했다. 타선은 롯데에게 까다로운 사이드암 투수 엄상백에 3득점하며 팀에 3 : 2 리드를 안겼다. 남은 이닝은 불펜진이 책임졌다. 6회부터 롯데는 김도규, 김진욱, 구승민, 프랑코, 김원중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1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더블헤더 1차전 2이닝 투구를 한 필승 불펜 최준용이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지만, 그의 자리를 프랑코가 잘 메웠다.

KT는 마무리 김재윤을 7회 말 만루 위기에 등판시키고 그에게 8회까지 마운드를 맡기며 연패 탈출 의지를 보였지만, 타선이 롯데 불펜진을 넘지 못했다. 롯데는 KT와의 3경기 동안 그들의 구상한 대로 마운드 운영이 이루어졌고 최상의 결과를 만들었다. 이런 마운드에 타선에서는 최근 주춤했던 한동희가 더블헤더 2경기에서 모두 결승타를 때려내는 등 맹활약했다. 기량이 정체되고 있다는 우려가 컸던 한동희는 우려를 떨쳐내는 활약으로 팀의 희망도 되살려냈다. 

이렇게 롯데는 선두 KT에 치명상을 안기며 고춧가루 부대 이상의 역할을 했다. 롯데는 이를 통해 아직 그들의 시즌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렸다. 롯데는 희망의 불씨가 살아있는 한 마지막까지 팀 역량을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런 롯데의 노력이 될 듯 될 듯 이루어지지 않는 희망 찾기, 희망고문이 될지 기적과 같은 반전을 이룰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지난 시즌 롯데는 후반기 반전 가능성을 보였지만, 초반 많은 패배가 끝내 부담이 됐다. 하지만 2017 시즌에서 후반기 놀라운 승률을 기록하며 하위권에서 정규리그 3위로 치고 올라오기도 했다. 롯데는 이 두 가지 결과가 공존하고 있다.

롯데의 올 시즌 결과가 전자가 될지 후자가 될지는 알 수 없다. 냉정히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매우 낮다. 상대적으로 훨씬 더 많은 승수를 기록해야 하고 이를 이끌 선발 마운드가 허약하다. 불펜진이 선전하고 있지만, 불펜 투수들이 매 경기 나설 수 없다. 하지만 롯데는 세밀함이나 치밀함과는 거리가 있는 바람의 팀이다. 그만큼 분위기에 민감하다. KT와의 3경기 승리는 긍정의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롯데로서는 다시 찾은 상승세를 가능한 오랫동안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그 기간은 시즌 종료 때까지 이어져야 한다. 롯데의 KT전 3연승이 그들의 올 시즌 향방에 어떻게 작용할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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