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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10월 7일 두산과의 서스펜디드 경기를 포함해 하루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당당한 중위권 경쟁팀으로 들어섰다. 롯데는 6월 27일 경기 도중 폭우로 중단된 경기가 속행된 서스펜디드 경기를 7 : 6으로 승리한데 이어 양팀간 15차전 경기에서도 7 : 2로 승리했다. 2연승에 성공한 롯데는 5위 키움에 1.5경기 차로 다가섰다. 승차 없는 6위 SSG와 7위 NC와는 0.5경기 차에 불과하다. 이제 중위권 경쟁은 매 경기 승패에 따라 순위가 뒤바뀌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런 혼전의 중심은 단연 롯데다. 롯데는 후반기 높은 승률을 유지하며 중위권 추격을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전반기 많은 패배가 부담이었다. 승패 마진을 줄이는데 필요한 폭발적인 연승이 나오지 않았다. 팀의 장점이었던 타선의 폭발력이 떨어졌고 무엇보다 기대했던 선발 마운드가 부진했다. 불펜진의 활약이 롯데는 지탱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과부하 현상을 보였다. 어느새 롯데는 승패 마진의 마이너스 숫자가 늘어났고 중위권과 다시 멀어졌다. 내년 시즌을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 서서히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롯데는 포기하지 않았다. 9월 30일 KT전 승리를 시작으로 롯데는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롯데는 더블헤더가 포함된 KT와의 3경기를 모두 승리했다. 여유 있는 선두를 달렸던 KT에게는 치명적인 3연패였고 롯데에게는 10월 급반등의 시작이었다. 롯데는 10월 들어 5승 1무 2패의 호성적으로 중위권과의 격차를 좁혔다. 서스펜디드 경기 승리를 포함하면 6승 1무 2패다. 

두산과의 10월 7일 2경기는 최근 롯데의 긍정적 흐름을 그대로 보여줬다. 롯데는 6월 27일 경기가 폭우로 중단된 시점인 7회 초 1사 2, 3루 공격 상황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당시 롯데는 0 : 2 뒤지던 경기를 3 : 2로 역전한 이후 추가 득점 기회를 잡은 상황이었다. 롯데 타석에서 2개의 스트라이크와 2개의 볼넷을 안고 정훈이 들어섰다. 추가 득점이 더 이루어진다면 구승민, 최준용, 김원중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진이 무난히 승리를 지킬 수 있는 흐름이었다. 

 


이에 두산은 강속구 불펜 투수 홍건희를 마운드에 올려 실점을 막기 위한 마운드 운영을 했다. 그의 탈삼진 능력을 기대한 두산이었다. 두산의 계획대로 홍건희는 정훈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무실점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다음 타자 안치홍의 적시 안타가 양 팀의 희비를 엇갈리게 했다. 안치홍은 홍건희의 빠른 공에 밀렸지만, 힘으로 내야 키를 넘기는 안타를 때려냈다. 롯데는 중단전 3득점에 더해 2득점을 추가하며 7회 초 5득점의 빅이닝을 만들었다. 롯데의 순조로운 승리가 예상됐다. 

롯데는 5: 2 리드와 함께 후반기 불펜 필승 카드인 구승민, 최준용, 김원중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렸다. 3점 차는 롯데가 편안히 남은 이닝을 맞이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두산은 그대로 물러나지 않았다. 두산은 롯데 필승 불펜진을 상대로 7, 8, 9회 매 이닝 득점하며 롯데를 압박했다.

롯데 투수들은 매우 이례적인 서스펜디드 경기 상황이 낯설어 보였다. 경기가 한창 진행되는 상황이 아닌 탓에 경기 감각을 찾지 못했다. 여기에 1루수 김민수의 흔들리는 수비까지 겹치며 힘겹게 이닝을 이어갔다. 롯데는 두산과의 경기를 위해 지난 KIA 전에서 필승 불펜 투수들을 아끼는 마운드 운영을 했다. 그 효과를 찾을 수 없는 투구 내용이었다.

하지만 롯데 불펜진은 두산의 추격을 가까스로 뿌리치며 팀의 7 : 6 승리를 지켰다. 8회 말 두산 페르난데스의 2루타가 될 수 있는 타구가 3루수 한동희의 호수비에 걸리는 행운이 결정적이었다. 여기에 9회 초 두산이 마무리 김강률을 마운드에 올린 승부수에 2득점으로 화합하며 추가 득점한 것이 승리의 요인이 됐다. 두산은 9회 말 2점을 추격했지만, 더 이상의 반전은 없었다. 롯데는 승리하긴 했지만, 두산의 추격을 막아내는 과정에서 필승 불펜진의 투구 수가 늘었다. 곧바로 이어질 다음 경기 불펜 운영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롯데였다. 

롯데의 고민은 선발 투수 이인복의 호투로 해결됐다. 프로 데뷔 8년 차에 후반기 롯데 선발 로테이션에 자리 잡은 이인복은 리그 최고 선발 투수 중 한 명인 두산 선발 투수 미란다와의 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롯데로서는 선발 투수의 매치업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경기였다. 미란다는 후반기 무시무시한 구위를 과시하는 무적의 선발 투수였고 이인복은 선발 투수로 첫 발을 내딛는 투수였기 때문이었다. 

이런 우려를 이인복은 호투로 날려버렸다. 이인복은 그의 장기인 투심 패스트볼에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을 조합하며 5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롯데는 두산 선발 미란다에 경기 초반 타자들이 완벽하게 눌렸지만, 이인복의 호투로 대등한 경기 흐름을 유지할 수 있었다. 도리어 롯데는 한 타순이 돈 이후 꾸준히 출루에 성공하며 득점 기회를 잡았다. 롯데는 미란다의 투구 수를 늘리며 가능한 빨리 그를 마운드에서 내리도록 하는 게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었다. 롯데의 의도대로 경기 흐름이 이어졌다.

6회 초 롯데는 2사후 10월 롯데 타선의 해결사 한동희의 2루타와 상대 실책을 틈타 선취 1득점에 성공했다. 6회 초 1실점과 함께 미란다의 투구 수는 100개를 넘어섰다. 롯데는 선취 득점과 함께 그를 마운드에서 내리는데 성공했다. 미란다는 8개의 안타를 허용했지만, 무려 1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호투했지만, 패전의 위기에서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롯데의 우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두산은 6회 말 롯데 선발 이인복 공략에 성공하며 1 : 1 동점에 성공했다. 두산은 연속 3안타로 1득점 후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이인복은 투구 수 80개 전후 공략당하는 패턴을 벗어나지 못했다. 아직 필승 불펜진을 마운드에 올리기 부담되는 상황에서 롯데는 김도규로 마운드를 이어갔다. 두산으로서는 6회 말에 경기 흐름을 완전히 가져올 수 있었다.

여기서 두산의 아쉬운 주루 플레이가 나왔다. 무사 1, 2루에서 김재환의 타구는 중견수 방면으로 향했고 2루 주자는 3루로 무난히 진출했다. 문제는 1루 주자 박건우의 2루 시도가 아웃되면서 두산의 공격 흐름이 끊어지고 말았다. 1사 1, 3루가 될 상황이 2사 3루루 돌변했다. 결국, 두산의 추가 득점은 없었고 두산은 이 흐름을 반전시키지 못했다.

위기를 넘긴 롯데는 7회부터 가동된 두산 불펜진을 상대로 득점을 이어가며 승리를 향해 달렸다. 7회 초 이대호는 팀의 2 : 1 리드를 가져오는 결정적인 솔로 홈런으로 경기 흐름을 롯데 쪽으로 다시 돌려놓았고 8회 초에는 두산 3루수 허경민의 실책으로 시작된 기회에서 대타 안중열의 적시 안타를 시작으로 마차도, 손아섭의 연속 적시타 등을 묶어 4득점하며 6 : 1의 확실한 리드를 잡았다. 롯데는 최준용, 마무리 김원중을 아끼며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롯데는 7회 말 구승민에 이어 프랑코가 8회와 9회를 책임지며 7 : 2로 승리했다. 이로 인해 롯데는 금요일과 토요일 필승 불펜진을 총 가동할 수 있는 힘을 비축하게 됐다. 

롯데는 두산과의 2경기 연속 승리 과정에서 롯데는 되든 집안의 모습을 보였다. 롯데가 고대하던 타선의 집중력이 되살아났고 기존 롯데에 볼 수 없었던 팀 배팅과 작전 수행도 원활하게 이루어졌다. 여기에 도루와 주루 플레이 등 기동력 야구가 더해지며 득점 루트가 다변화 됐다. 롯데 타선의 부족한 2%였던 홈런포가 결정적인 순간 그것도 팀의 정신적 지주라 할 수 있는 이대호로부터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런 타선의 활약이 상. 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나오고 있다. 

 

야구 이미지 - 픽사베이



마운드에서는 롯데의 강점이 불펜진이 여전히 위력적이고 선발 마운드에서는 에이스 스트레일리가 본래 모습을 되찾아 가면서 계산이 서는 경기가 늘었다. 선발 투수 이인복의 등장은 롯데의 큰 힘이 되고 있다. 이인복은 강타선의 두산을 상대로도 호투하며 그의 후반기 호투가 결코 우연이 아님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롯데는 10월 들어 한 번 해보자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선수단 분위기에 활력이 넘치고 있다. 공수에서 플레이 하나하나에 투지가 엿보이고 집중력이 극대화된 모습이다. 타석에서는 끈질긴 면모가 보이고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고 있다.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유지하고 있다. 승리하는 경기가 늘어나면서 선수 간 신뢰가 쌓이고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분위기가 크게 좌우되는 팀 컬러의 롯데가 지속력 있는 상승세를 스스로 만들었다.

롯데는 금요일 두산, 토요일 SSG 전까지 두 번의 원정 경기를 마치면 화요일까지 휴식 일이 주어진다. 거의 매주 더블헤더를 하며 숨 가쁘게 이어지던 일정에 여유가 생긴다. 이는 불펜진의 강점을 더 극대화할 수 있게 한다. 금요일과 토요일 연패만 당하지 않는다면 잔여 경기 일정에서 승부를 걸어볼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이제는 10월 7일 두산전 2번의 승리가 롯데에게 작은 여유를 가져다준 셈이다.

설마설마했던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도 현실이 됐다. 현재로서는 롯데와 상대하는 팀은 매우 큰 부담을 안고 경기를 해야 할 정도로 롯데의 경기력을 올라와 있다. 승운마저 따르는 느낌이다. 반대로 롯데 위 순위를 점하고 있는 팀들은 모두 최근 주춤하는 모습이다. 물론, 여전히 롯데가 가장 불리한 자리에 있는 건 분명하지만, 지 금의 자리까지 온 것도 큰 반전이라 할 수 있다. 롯데가 남은 10월 일정에서 그 반전의 결과를 어떻게 만들어 갈지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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