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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프로야구는 이제 팀 당 10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순위 경쟁도 서서히 그 결말을 예측할 수 있는 흐름이 만들어졌다. 선두 경쟁은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KT가 우승의 가장 높은 확률을 점하고 있고 최근 10경기 7승 3패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이 2위 자리에서 KT를 추격하고 있다. 선두 경쟁 군에 포함된 LG는 기세가 다소 꺾인 모습이지만, 선두 경쟁팀 중 가장 많은 잔여 경기가 남아있다는 점을 긍정 변수로 삼으려 하고 있다. 

선두 경쟁 못지않게 치열한 4, 5위 중위권 경쟁은 두산, SSG, 키움, NC가 1~2경기 차이에서 혼전을 지속하고 있다. 이들 4팀 모두 전력에 부족함을 가지고 있는 탓에 어느 팀이 치고 나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4위 두산이 가장 유리하다 할 수 있지만, 5위 SSG와 1경기 차로 언제든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남아있다. 5위는 와일드카드전을 치를 수 있지만, 1승을 선점하고 와일드카드전에 나서는 4위 팀과는 그 위치가 크게 다르다. 4, 5위 경쟁 군에 포함된 팀들은 5위권 진입과 함께 보다 유리한 자리인 4위를 위해서 시즌 마지막까지 온 힘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경쟁도 지속 중이지만, 경쟁에서 멀어진 팀들도 있다. 최하위 일찌감치 순위 경쟁과 무관한 팀이 됐다. 한때 힘을 내며 9위 KIA를 위협하기도 했지만, 5경기 차가 되면서 팬들이 기대했던 탈꼴찌 경쟁의 치열함이 사라졌다. 각종 악재가 겹쳤던 KIA 역시 포스트시즌 경쟁은 남 예기가 된지 오래다.

얼마 전까지 중위권 경쟁의 변수로 자리했던 8위 롯데도 사실상 경쟁에서 탈락했다. 지난주를 시작하면서 롯데는 잔여 14경기를 최소 10승 4패로 마무리고 하고 중위권 경쟁의 변수를 기다려 본다는 전략이 있었다. 계획대로라면 롯데는 5할 승률을 맞출 수 있고 어느 누구로 중위권에서 절대 우위를 점하는 못하는 혼전에 희망을 걸어볼 수 있다는 롯데의 판단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최대한을 승수를 챙기는 게 우선이었다.

 



하지만 지난주 롯데는 6경기에서 2승을 추가하는 그쳤다. 롯데는 2승 1무 3패를 기록한 롯데는 5할 승률을 위한 승패 마진이 -6이 되면서 경쟁의 대열에서 이탈했다. 10월 19일 현재 7경기를 남긴 롯데는 그 경기를 모두 승리한다 해도 5할 승률에서 겨우 1승을 더할 수 있다. 그런 기적을 만든다 해도 롯데는 그들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 남은 경기 상대도 롯데가 상대 전적에서 밀리는 LG, KIA, 한화다. LG는 선두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있고 2위라는 차선의 목표도 남아있다. 끝까지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순위 경쟁은 의미가 없지만, KIA와 한화는 올 시즌 롯데전에서는 투. 타에서 모두 타 팀과 다른 집중력을 보였다. 롯데가 전승에 가까운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건 극히 낮은 확률이다. 

롯데로서는 지난주 아쉬운 패배들이 자꾸만 떠오를 수밖에 없다. 롯데는 지난주 6경기를 모두 홈에서 치렀다. 홈 관중들의 열띤 응원과 이동이 없다는 장점도 있었다. 그 6경기를 앞두고 3일간의 휴식 일도 있었다. 유리한 조건이었지만,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롯데는 주중 LG와의 3연전 1승 1무 1패의 과정에서 첫 경기 4 : 4 무승부가 아쉬웠다. 그 경기에서 롯데는 선발 투수 스트레일리가 5이닝 4실점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불펜진이 이후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타선이 0 : 4의 불리함을 4 : 4의 동점으로 반전시키며 역전을 기대하기 충분한 흐름을 만들었다. 롯데는 그 기세를 이어 경기 후반 역전까지 갈 수 있는 득점 기회가 수차례 있었지만, 승리에 필요한 1점이 끝내 나오지 않았다. 이후 경기에서 롯데와 LG는 1승 1패를 주고받았다. 롯데는 2승 1패의 우세 시리즈를 가져오지 못했다. 

롯데에게 더 아프게 다가오는 경기는 SSG와의 주말 3연전이었다. 더블헤더가 포함된 그 3경기는 순위 경쟁의 접점에 있는 상대와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승리가 의미가 매우 컸다. 유통 라이벌이라는 상징성에 올 시즌 SSG 약세의 흐름도 반전시킬 수 있는 경기였다. 

롯데는 이 3연전을 위해 불펜을 전환했던 외국인 투수 프랑코를 토요일 선발 투수로 내세웠고 에이스 스트레일리를 올 시즌 처음으로 3일 휴식 후 선바 등판토록 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롯데는 이 3경기에서 최소 2승 1패를 하며 승차를 조금이라도 줄이려 했다. 

하지만 그 시작인 토요일 경기 역전패가 롯데에게는 큰 아픔으로 다가왔다. 그 경기에서 초반 밀리는 흐름을 중반 이후 역전시켰다. 선발 투수 프랑코는 5회를 넘기지 못하고 3실점했지만, 김유영과 김진욱 두 좌완 불펜 투수들이 추가 실점을 막고 필승 불펜진에 마운드를 넘겼다. 그 시점에 역전에 성공한 롯데는 7회 구승민, 8회 최준용의 필승 불펜 카드를 순서대로 마운드에 올려 승리를 확정하려 했다. 구승민, 최준용, 마무리 김원중까지 롯데 필승 불펜진은 후반기 리드를 지켜냈다. 7회까지 리드하면 승리한다는 결과는 롯데의 승리를 공식과도 같았다. 롯데의 승리는 분명해 보였다. 

이 상황에서 8회 초 마운드에 오른 최준용이 난조를 보였다. 후반기 첫 경기를 제외하면 모든 경기에서 비자책점 행진을 이어가던 최준용은 8회 초 3개의 안타와 사사구 2개를 내주며 3실점했다. 모두 그의 자책점이었다. 최준용의 비자책점 경기가 종료되면서 롯데는 치명적인 패배를 피할 수 없었다. 8회 초 4 : 3 리드로 시작한 롯데는 8회 초 3실점에 이어 9회 초 추가 2실점으로 불펜진이 무너졌다. 롯데는 그 경기를 4 : 8로 패했다. 눈앞에 다가온 승리를 놓친 충격파는 다음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롯데는 일요일 더블헤더 1차전에서 선발 투수 이승헌의 부진에서 시작된 마운드의 붕괴로 4 : 14로 대패했다. 최소 2승 1패를 기대했던 시리즈에서 롯데는 2승을 먼저 내주고 말았다. 중위권 경쟁 상대로 대한 연패는 롯데를 순위 경쟁에서 많이 멀어지게 했다. 롯데는 더블헤더 2차전에서 3일 휴식 후 선발 등판한 에이스 스트레일리가 6이닝 동안 10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단 한 명의 주자도 출루시키지 않은 괴력투를 했지만, 이전 2번의 패배로 그 의미가 퇴색하고 말았다.

이렇게 SSG와의 3연전 1승 2패로 롯데는 마지막 남은 희망의 불씨도 사리지고 말았다. 순위 경쟁에서 멀어진 것도 있지만, 롯데는 시즌 내내 이어진 SSG와의 맞대결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점이 더 아쉬웠다. 롯데는 올 시즌 SSG와의 전전에서 5승 1무 10패로 크게 밀렸다. 모기업의 라이벌 관계를 떠나 SSG가 올 시즌 선발 마운드의 문제로 고심하고 있었다는 점과 후반기 롯데가 전력을 추스르고 경쟁력을 회복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리한 상생관계가 굳어진 건 분석이 필요한 부분이다.

 

야구 이미지 - 픽사베이



이런 관계는 얼마 전까지 롯데는 고심하게 했던 NC전 절대 열세를 연상하게 한다. 롯데와 NC는 롯데의 오랜 연고지였던 창원, 경남을 연고로 NC가 창단하면서 지역적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창단 직후 NC는 신생팀으로 롯데의 상대가 아니었지만, NC는 단기간에 팀을 강하게 만들었고 꾸준히 상위권 전력을 유지하는 강팀이 됐다. 2020시즌에는 창단 첫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롯데가 1982년 창단 후 단 한 번도 정규리그 우승을 하지 못했고 1992 시즌을 끝으로 한국시리즈 우승 기억이 없다는 점과 크게 비교되는 일이었다. 대조적인 성적과 함께 롯데와 NC의 관계 역시 천적과도 같이 롯데가 절대 열세에 있었다. 최근 그런 관계가 사라졌지만, 이번에는 SSG가 롯데의 천적으로 등장했다. 

양 팀 경기를 살피면 롯데 마운드가 유독 SSG 타자들에 고전하는 양상이었다. 올 시즌 롯데 마운드가 불안했다는 점을 고려해도 SSG 타자들을 롯데 투수들에 강점이 있었다. 이는 타자들에 유리한 홈구장을 사용하는 롯데와 SSG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었다. 롯데는 SSG와의 경기에서 결정적인 순간 홈런으로 무너지는 경기가 많았다. 노림수가 강점이 있는 SSG 타자들의 타격에 롯데 투수들을 수를 읽히는 듯 보였다. 

이 점과 관련해 롯데 투수들이 플라이볼 투수들이 많다는 점과 장타력 향상을 위해 발사각을 높이는 타자들이 많은 SSG 타자들과의 관련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힘과 스피드가 더해진 SSG의 타자들을 상대한 수준급 좌투수가 부족한 롯데의 마운드 상황도 영양을 주었을 수 있다. SSG와 함께 롯데와 상대 전적에서 큰 우위를 보이고 있는 LG 역시 좌타자들이 타선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마운드와 상대 타자들과의 관계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는 또 다른 이유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천적 관계가 고착화되면서 SSG  선수들이 롯데전에 한층 더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대로 롯데 선수들의 SSG전은 한층 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천적 관계를 결코 롯데에 반가운 일은 아니다. 당장 올 시즌 롯데는 SSG전 절대 열세가 그들의 후반기 반전 시도에 큰 장애물이 되고 말았다. 시즌 막바지 승리가 절실한 시점에 당한 SSG전 패배는 그 충격이 훨씬 더했다.

특히, 10월 16일과 17일 더블헤더 포함 3연전의 결과는 롯데에 치명적이었다. 그 어느 경기보다 아쉬움이 큰 결과였다. 롯데로서는 그 경기들이 올 시즌을 되돌아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 수밖에 없어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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