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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다를 줄 알았다. 1회 말 삼성의 공격 때만 그 말은 현실이 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삼성은 그 우세를 승리로 연결하지 못했다. 삼성은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3전 2선승제의 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로 벼랑 끝에 몰리는 처지가 됐다. 정규리그 공동 1위, 이어진 우승 결정전 패배로 KT에 아쉽게 우승을 내준 삼성으로서는 그 설욕을 위한 한국시리즈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대로 두산은 와일드카드전 키움, 준플레이오프 LG에 이어 삼성까지 포스트시즌 가장 밑 대진에서 한국시리즈까지 단 1승만 남겨두게 됐다. 누구도 하지 못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 눈앞에 다가온 두산이다. 포스트시즌이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삼성으로서는 여러 가지로 유리한 경기였다. 홈구장에서 수많은 홈 팬들의 응원을 받았고 정규리그 우승 결정전 이후 충분한 휴식도 있었다. 두산은 정규리그 마지막까지 이어진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 과정에서 이미 상당한 전력 손실과 함께 피로가 누적되어 있었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와일드카드전, 준플레이오접전으로 그 피로가 가중됐다. 특히, 마운드 상황은 가지고 있는 자원을 쥐어짜낸다는 말이 맞을 정도로 열악했다. 준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투수로 나서는 최원준은 삼성전에 매우 강점이 있었지만, 무리한 등판 일정을 소화하면서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마치 툭 하면 쓰러질 수 있는 두산이었다.

하지만 두산은 예상을 깨고 1차전을 6 : 4로 승리했다. 초반 2실점을 먼저 하며 어렵게 경기를 했지만, 마운드 운영이 기가 막히게 들어맞았고 포스트시즌 내내 유지되고 있는 타자들이 집중력도 승부처에서 빛을 발했다. 삼성의 힘 있는 구위를 가진 투수들도 두산 타자들의 집중력을 당해내지 못했다. 여기에 단단한 내야 수비 역시 삼성보다 우위였고 수차례 위기를 넘기는 원동력이 됐다.

 

 


몇 차례 승부처에서의 대처 능력이 승패를 엇갈리게 했다. 두산은 선발 투수 최원준이 흔들리는 1회 말 2실점으로 경기 주도권을 내줬다. 삼성은 1회 말 구자욱과 피렐라의 연속 적시 2루타로 2득점했다. 삼성은 정규리그에서 그들에게 강했던 두산 선발 투수 최원준을 상대하기 위한 맞춤형 타순을 구성했다. 2번 타자로 주로 나섰던 구자욱을 3번 타순에 배치하면서 클린업 트리오 구성을 구자욱, 강민호, 오재일 순으로 했다. 중심 타선에 있었던 외국인 타자 피렐라는 6번 배치했다.

피렐라가 시즌 후반기 페이스가 크게 떨어진 점을 고려했고 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힘이 떨어지는 하위 타선에 무게감을 더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여기의 선발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던 베테랑 내야수 김상수가 선발 2루수로 출전하면서 정규리그 삼성의 유격수, 2루수 구성인 김지찬, 김상수 센터라인을 구성했다. 그동안 김상수의 출전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건 일종의 연막작전이었다. 이로써 삼성은 정규리그 최상의 라인업으로 1차전에 나섰다. 여기에 정규리그 최원준에 강했던 타자인 김지찬을 2번 타순에 배치에 최원준을 압박하고 1번 타자 박해민과 함께 빠른 테이블 세터로 기동력 야구를 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1회 말 삼성은 1사 후 김지찬의 볼넷 출루로 시작된 기회에서 타순 변경을 했던 구자욱, 피렐라가 적시 안타를 때려내며 변화의 긍정 효과를 체감했다. 하지만 타선의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1회 말 2득점 후 삼성의 공격은 원활하지 않았다. 삼성 타자들의 대응법을 파악한 두산 베테리는 이에 맞는 투구를 했고 구위 저하가 보였던 최원준은 거짓말같이 직구 구위를 회복하며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최원준이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다시 두산은 2회 초 만루 기회를 확실히 살려내며 3 : 2 역전에 성공했다. 두산은 2사 만루 기회에서 9번 타자 강승호의 2타점 적시 안타에 이어 정수빈의 3루 땅볼이 실책과 연결되는 사이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삼성 선발 뷰캐넌은 1회 초 세타자로 이닝을 끝내면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지만, 2회 초 잠시 흔들림이 있었고 두산 타자들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변화구에 약점이 있는 타자인 강승호는 삼성 베터리의 거듭된 변화구를 노려쳐 안타를 만들었고 정수빈 역시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었다. 정수빈의 타구는 삼성 3루수 이원석의 정면으로 향해 처리가 가능해 보였지만, 이원석은 그 타구를 흘려보내고 말았다. 이번 시리즈에서 삼성의 고민 중 하나였던 3루수와 유격수 수비 문제가 중요한 순간 나왔다. 

이렇게 2회 초 큰 흔들림이 있었지만, 삼성 선발 뷰캐넌은 이후 완벽한 투구를 했다. 3실점 했지만, 추가 실점은 없었고 7회까지 그 완벽함이 이어졌다. 시즌 16승의 다승 1위 투수다운 투구였다. 중압감이 큰 포스트시즌에서 7이닝 3실점(2자책)의 투구는 빛나는 투구 내용이었다. 

하지만 삼성 타자들은 이런 에이스 역투에 응답하지 못했다. 두산은 5회 말 수비에서 마운드를 일찍 가동하며 삼성 타선의 흐름을 다시 끊었고 그 중심에는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홍건희가 있었다. 홍건희는 다소 이른 5회 말 1아웃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가 맞이한 상황은 만루 위기였다. 마침 그가 상대할 타자는 삼성의 중심 타자 오재일이었다. 좌타자 오재일을 상대하기 위해 팀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좌완 불펜 이현승이나 또 다른 좌완 불펜 투수를 원 포인트로 등판시키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었지만, 두산은 불펜에서 가장 구위가 뛰어난 홍건희를 선택했다. 

과감한 승부수였고 이는 적중했다. 홍건희는 오재일을 병살 처리하며 위기를 무실점을 막아냈다. 삼성이 그 상황에서 최소 동점 이상을 만들었다면 경기 양상은 크게 달라질 수 있었다. 반대로 두산은 그 상황은 넘기며 경기 주도권을 지켜낼 수 있었다. 삼성은 6회 말에서 상대 실책이 겹치며 1사 만루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박해민, 김지찬이 모두 범타로 물러나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삼성으로서는 경기가 꼬인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었다. 

상대의 거듭된 기회 상실은 두산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는 반작용으로 이어졌다. 특히, 마운드의 홍건희는 위기에서 과감한 직구 승부로 이를 벗어났고 3이닝을 책임지며 불펜 운영의 여유를 가져다줬다. 필승 불펜진은 구성하는 이영하가 준플레이오프 3차전 많은 투구로 1차전 등판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남아있는 필승 불펜 이현승, 김강률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홍건희의 멀티 이닝 투구는 불가피한 일이었다. 홍건희가 버티지 못한다면 두산의 경기 후반은 크게 불안할 수 있었다. 분명 부담이 되는 투구였지만, 홍건희는 50개가 넘는 투구 수를 소화했다. 마치 이영하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4이닝 투구를 연상하게 했다. 

결과적은 홍건희가 만들어놓은 승리의 징검다리는 실제 승리와 연결됐다. 이와 달리 삼성은 경기 후반 불펜 운영에 실패하며 역전의 희망을 완전히 잃고 말았다. 삼성은 7회까지 호투한 선발 투수 뷰캐넌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외국인 투수인 좌완 몽고메리를 선택했다. 시즌 후반기 선발에서 불펜으로 전환한 이후 호투를 거듭했던 또 다른 좌완 최채흥의 등판도 유력했지만, 삼성은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투구 경험이 있고 구위면에서 더 뛰어난 몽고메리 카드가 보다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다.

하지만 몽고메리는 그가 막아내야 할 두산의 좌타자 테이블 세터 정수빈과 페르난데스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다. 몽고메리의 폭투로 무사 1, 3루가 된 위기는 두산 박건우의 병살타 때 두산의 득점과 연결됐다. 2 : 3의 차이가 2 : 4가 되는 건 삼성에 큰 부담이었다. 그래도 2점 차는 여전히 사정권이었다. 두산의 마무리 김강률은 포스트시즌에서 컨디션이 좋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삼성은 8회 말 1점을 만회하며 9회 말 공격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9회 초 수비만 무실점으로 한다면 극적인 승부를 기대할 만한 분위기였다. 

이런 삼성의 기대는 허무하게 사라졌다. 삼성은 9회 초 2타자를 가볍게 잡아내며 호투한 불펜 투수 우규민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마무리 투수 오승환에게 남은 아웃 카운트 하나를 맡겼다. 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역전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오랜만에 마운드에 오르는 오승환의 경기 감각을 되살리에 하는 의도도 있었다. 삼성의 시나리오는 오승환의 두산의 하위 타자인 박세혁을 가볍게 잡아내고 이닝을 끝내는 것이었지만, 오승환은 박세혁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경기 흐름이 변했다. 

오승환은 그의 첫 타자에게 예상치 못한 홈런을 허용한 이후 급격히 흔들렸다. 오승환은 두산의 하위 타자인 김재호, 강승호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데 이어 정수빈에 1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추가 1실점했다. 삼성은 오승환을 최채흥으로 급히 교체해야 했다. 삼성으로서는 최고의 불펜 투수가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하고 마운드를 물러나는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이하고 말았다. 이것으로 승부는 결정되고 말았다. 

삼성은 9호 말 구자욱이 두산의 마무리 투수 김강률에 추격의 솔로 홈런을 떼려냈지만, 더 이상의 변화는 가져오지 못했다. 두산은 LG와의 준플레이오프 때처럼 1차전을 승리로 가져오면서 시리즈 전체 분위기를 가져오게 됐다. 2차전에서는 상황에 따라 힘을 아끼고 3차전에 승부를 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삼성은 믿었던 불펜 카드고 모두 실패하면서 패배 이상의 충격을 받았다. 몽고메리는 좌타자 승부에서 실패했고 오승환은 두산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대로라면 남은 시리즈에게 경기 후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삼성이다. 

 

 


2차전 승부는 두산의 홈인 잠실에서 열린다. 크게 추워진 날씨는 투수들에게 더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는 타격의 힘으로 포스트시즌을 이어가고 있는 두산에게 보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두산은 3전 2선승제의 시리즈에서 1승의 여유가 있다. 삼성은 큰 부담은 안고 벼랑 끝 승부를 해야 한다. 두산은 2차전에서 이영하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삼성은 선발 백정현의 호투에 기대야 한다. 백정현은 올 시즌 프로 데뷔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부담이 큰 등판이다. 삼성은 또 다른 선발 투수 원태인까지 불펜 대기할 가능성이 크다. 불펜진의 불안감을 확인한 이상 백정현, 원태인에 최채흥까지 선발 투수들이 두산 타선을 막아내야 승산이 있다. 여기에 득점권에서 집중력에 문제를 보였던 타선도 힘을 내야 하는 삼성이다. 2차전 두산의 선발 투수는 김민규다. 김민규는 와일드카드전 호투를 했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부진했다. 타이트한 등판 일정에 대한 부담을 가지는 모습이었다. 삼성으로서는 초반 김민규를 공략해 리드를 잡을 필요가 있다. 만약, 초반 밀리는 경기를 한다면 1차전과 같은 경기 양상을 2차전에도 재현할 수 있다. 삼성으로서는 여러 가지로 복잡한 마음을 안고 2차전에 나서게 됐다. 

두산은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며 가을 두산의 저력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매년 거듭된 전력 약화와 올 시즌에서 기존의 전력마저 약화된 상황을 극복하고 있다. 일반적인 상식을 파괴하는 두산의 저력은 누구도 말릴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 두산은 가지고 있는 전력을 극대화하면서 승부처에서 놀라온 집중력으로 승리를 가져오고 있는 벤치의 노련한 경기 운영은 두산의 저력을 더 빛나게 하고 있다. 벤치의 역량 차이는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도 마운드 운영에서 삼성을 압도하며 승리를 할 수 있었다. 

삼성은 우세하다는 전망이 부담감이 된 모습이고 경기 감각을 완전히 되찾지 못했다. 리그 중단 여파로 3전 2선승제 시리즈가 거듭되는 상황도 상위팀의 이점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두산은 힘을 쓸 때 쓰고 뺄 때 빼면서 3차전 시리즈를 효율적은 대응하고 있다. LG에 이어 삼성도 두산이 그 전략에 말려들었다. 삼성이 두산의 가을 저력을 극복하지 못하고 한국시리즈 진출의 꿈을 접게 될지 다시 어떤 상항이 벌어지던 가을 두산의 힘은 이제는 과학이라 할 수 있을 정확하게 발현되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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