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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내내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국립공원 1호 지리산을 배경으로 그 안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사건이 대조를 이루는 드라마 지리산이 후반기의 절정을 향하고 있다. 이이 10회까지 주인공 서이강과 강현조는 지리산에서 발생하는 각종 조난 사고에 의문을 가졌고 그 사건들 중 상당수가 누군가에 의한 살인 사건임을 인지했다. 

국립공원의 레인저 서이강과 강현조는 그 범인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추적했지만, 그 누구보다 지리산을 잘 알고 주도 면밀한 범인은 범행의 흔적을 남기지 않았고 그 실체를 드러내지 않았다. 심지어 마을 주민 중 한 명을 범행에 끌어들여 그를 대신해 연쇄살인을 저지르도록 사주하며 자신을 감추는 주도 면밀함을 보였다. 서이강과 강현조가 사건의 실마리를 찾으면 찾을수록 더 범인의 실체는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범인은 자신을 추적하는 서이강과 강현조의 존재를 인지하고 그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들을 비웃듯 살인사건을 멈추지 않았다. 범인은 서이강과 강현조를 범행의 타깃으로 삼아 위기에 빠뜨리기도 했다. 서이강과 강현조는 이에 굴하지 않고 범인의 계획을 무산시키는 등 보이지 않은 악의 존재와 싸웠다. 하지만 서이강과 강현조는 범인의 함정에 빠져 큰 생사의 갈림길에 빠져들었다. 서이강은 하반신이 마비되는 중상을 입었고 강현조는 긴 혼수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큰 장애물이 사라진 범인은 그 범행을 지속했다. 

서이강과 강현조는 포기하지 않았다. 서이강이 휠체어에 의지해 자신의 근무지로 복귀했고 사건을 추적했다. 강현조는 육신에서 빠져나온 영혼이 지리산을 헤매며 범인을 추적했다. 그는 서이강만 함께 알고 있는 방식으로 지리산 곳곳에 메시지를 남겼다. 누구도 그 메시지를 알지 못했지만, 돌아온 서이강은 이를 인지했다. 서이강은 알 수 없는 존재가 지리산에서 그를 부르고 있음을 느꼈고 그 존재가 강현조임을 직감했다.

그는 그의 조력자가 된 신입 레인저 이다원의 도움으로 강현조가 남긴 흔적들과 메시지를 찾는 한편 그와의 소통을 시도했다. 서이강의 영혼으로 지리산에 남은 강현조의 존재를 확인했다. 하지만 이런 서이강의 움직임을 범인은 알고 있었다. 범인은 서이강의 발이 되어 주던 이다원을 산중에서 살해했다. 범인 또한 초자연적 존재인 강현조에 대한 인지하고 있었고 서이강과의 소통을 막았다. 범인은 귀신이 활동할 수 없는 날을 이용해 이다원을 추적했고 강현조는 범행을 예측했지만, 이다원을 도울 수 없었다. 서이강과 강현조의 노력은 또 한 번의 좌절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 사건을 계기로 용의자가 등장하며 드라마의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이다원이 사망하기 전 산중에서 만났던 레인저 대장 조대진이 용의선상에 올랐고 그 시각 산에 있었던 정구영도 함께 용의 선상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그들의 행적은 그들에 대한 의심을 지우게 했다. 조대진은 서이강과 같이 의심스러운 조난 사고에 대해 남몰래 조사를 하고 있었다. 비가 비번이었던 날과 살인 사건이 일치하는 이유였다. 조대진은 이다원과 만난 날 산중에서 범인의 흔적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사망한 이다원이 조대진의 장갑을 가지고 있었고 이다원이 그와의 대화를 녹음한 파일이 등장하면서 조대진의 살이 사건의 용의자가 되어 체포됐다. 서이강 역시 조대진을 의심하고 있었다. 조대진은 살인 사건 당시 조난을 유도하는 표식을 수거해 가지고 있었고 서이강의 움직임에 대해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대진은 국립공원의 직원으로 오랜 세월 레인저로 일하고 있어 지역의 지리와 사람들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기도 했다. 이는 범인의 고도의 계략일 가능성이 커졌다. 범인은 조대진을 유력한 용의자로 만들어 범행 추적에 혼선을 불러왔다. 서이강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조대진을 면회하며 그의 진심을 알게 됐다. 조대진과 서이강의 처음으로 연쇄살인 사건에 대해 서로의 정보를 공유했다.

조대진은 건강 이상으로 본사로 근무지를 옮긴 박일해와 공조를 하고 있었다. 본사에 있는 박일해는 범인의 시선 밖의 인물이었다. 조대진은 박일해를 통해 음밀히 범행의 증거물을 조사토록 했다. 서이강은 박일해와 공조했다. 서이강은 이다원의 사망 당시 지리산에 있었던 정구영을 강하게 의심했다. 서이강은 박일해와 함께 정구영의 범행을 입증하려 했다. 정구영은 서이강이 지리산으로 돌아온 이후 불편한 관계에 있었다. 그 역시 오랜 경험으로 지리산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동기를 찾기는 어려웠다. 서이강은 박일해와 함께 폐허가 된 마을에서 사건의 단서를 찾는다는 이유로 동행을 요청했다. 그 곳에서 서이강은 정구영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하지만 과거 지리산에서 함께 했던 레인저 3인의 과거를 추억하는 장면에서 정구영의 범행 가능성도 사라졌다.

그 시각 2019년과 1995년 여름 지리산의 수해 사건이 등장했다. 특히, 1995년 지리산 도원계곡에서 발생했던 수해사건과 연쇄살인 사건이 강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암시하는 장면들이 나왔다. 당시 사건은 지리산 계곡의 폭우로 고립된 마을 주민과 국립공원관리사무소 직원, 지역의 의용 구조대와 대학생들을 산장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계곡의 수위를 빠르게 상승했고 산장마저 집어삼킬 기세였다. 여기에 함께 있던 이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대부분은 독자적인 탈출을 주장했고 몇몇은 구조를 기다리길 주장했다. 다수는 탈출을 하기로 했다. 그 중심에는 레인저 대장인 조대진이 있었다.

결국, 국립공원관리소 직원과 부상을 입은 노년의 부부, 서이강의 부모가 산장에 남았다. 이들은 갈수록 상황이 어려워지고 죽음에 대한 공포에 엄습하는 순간에도 의연하게 대처했다. 희망의 불씨가 사라져가는 시점에 이들은 관리소 직원의 업무 일지에 그들의 유언을 남겼다. 하지만 서이강의 부모는 이를 거부하고 마지막까지 삶의 의지를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 바람과 달리 산장에 있었던 이들은 모드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들은 그들에 대한 구조의 손길이 오기를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판단이 비극으로 이어졌다.

강현조는 당시 사건을 기록한 업무일지를 살피다 최근 살인 사건 피해자들의 이름을 다수 발견했다. 그들은 수해 당시 의용 구조대 일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당시 그들은 탈출을 시도해 목숨을 건졌지만,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됐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당시 업무일지는 마지막까지 작성하며 함께했던 국립공원관리소 직원의 아들이 살인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 아들은 강현조가 군 장교로 복무하던 시절 지리산에서 작전 중 사망한 부하였다. 이후 강현조는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살인 사건에 대한 예지력을 가지게 됐다. 

과거 원통한 죽음은 이미 전반부에서 나온 케이블카 설치 등 지역개발과 관련한 갈등과 그 속에서 발생한 의문의 죽음, 이해하기 힘든 현상 등이 겹치며 검은다리골 마을이 폐쇄된 과거의 또 다른 사건과 연결되어 있었다. 과거 마을을 둘러 싼 사건 사고가 연쇄살인범의 살해 동기에 큰 영향을 주고 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강현조는 그 부분을 주목했다. 이는 연쇄 살인범이 원통한 죽음을 당한 이와 관계가 있고 그로 인해 마을 주민들과 국립공원관리 공단 등에 큰 원한을 가진 인물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그 피해자 중 한 명은 1995년 수해당시 마지막까지 산장을 지키다 사망한 직원의 아들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원망과 원한만이 아닌 또 다른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게 한다. 

과거의  사건들을 추적하는 과정에 국립공원 전북지사의 직원 김솔이 점점 용의자로 부각되고 있다. 그는 이미 살인사건과 조난 사고가 발생하는 현장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지리산이 가지는 신령한 기운과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믿음도 보였다. 그는 이미 사라진 마을에서 유년기를 보낸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 마을을 마지막까지 지키다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이장과 그 배우자의 아들이라는 암시가 곳곳에서 나왔다. 그는 서이강과 과거 큰 아픔에 대해 교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가 범인이라면 그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게 한 세상에 대한 강한 증오심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지리산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 뒀다면 부모님이 그런 죽음을 맞이할 이유가 없었다 느낄 수도 있다. 또한, 그가 속한 부서가 자원보존과라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여기에 그는 어린 시절 지리산에 자라 누구보다 산을 잘 알고 마을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친근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비극적 가정사를 가지고 있는 그의 과거에 사람들은 그를 동정할 수밖에 없고 범죄와의 연관성을 상상하기 어렵다. 지리산 현장에 거리가 있는 곳에서 근무하는 탓에 동선에 대한 의심이 덜하고 각종 사건에서 물리적 거리가 멀다. 의심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 

여기에 김솔은 서이강의 조력자였던 신입 레인저 이다원의 죽음과 관련하여 서이강에게 강력한 용의자로 몰린 조대진을 변호하는 듯하면서 레인저 간 불신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를 했다. 그의 추측에 서이강은 함께 일했던 정구영을 강하게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는 그를 추적할 수 있는 서이강과 레인저들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그들의 결속력을 떨어뜨리는 일이 될 수 있다.

아직 단언할 수는 없다. 어쩌면 김솔도 범인을 추적하는 입장일 수도 있고 혐의가 풀린 이들에게 반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김솔에 대한 의심이 커지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용의자가 압축되는 시점에 과거의 비극적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그 해 겨울, 서이강과 강현조가 피습을 당했던 2019년도 여름, 지리산 계곡 일대에 큰 수해가 발생했다. 1995년 수해사건과 비슷한 환경이었다. 다수의 조난자가 발생했다. 

지리산의 레인저들은 사력을 다해 조난자를 구출했다. 정구영은 시종 일관 구조 현장에 있었다. 그의 범죄 가능성은 사라졌다. 대신 그 현장에 범인이 있었다. 항상 검은 장갑을 착용하고 나타나는 그는 정구영과 연인 관계였던 레인저 이양선이 조난자 구조 현상에 있었다. 그의 존재가 나타나는 순간 이양선과 조난자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뭔가 문제가 발생했음을 직감하게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검은 장갑은 다음 회에서 마을 주민들이 탄 버스를 물이 불어난 계곡으로 안내하는 손짓을 했다. 그 버스에는 서이강의 할머니가 타고 있었다. 또 다른 비극이 기억 속에서 등장할 조짐이다. 그 사건들과 함께 범인의 윤곽이 분명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사건들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연결되고 있다. 그 사건들이 모두 중요한 한 줄기로 모일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연쇄살인사건과의 연관성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연쇄 살인사건의 시작이 과거 사건 들과 연결되어 오랜 세월 이어진 일이라는 느낌도 있다. 이는 범인이 한 명이 아닌 공범이 있을 수 있다는 의심도 가능하게 한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신출귀몰한 범인은 계속해서 살인사건을 지속하고 있다. 그 대상은 마을 주민과 레인저까지 확대됐다. 지리산에 살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방문자들을 모두 살해하려는 듯 폭주하고 있다.

범인은 지리산과 함께 하며 숨이었고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거대한 산 지리산은 범행의 장소이자 범행을 숨겨주는 장소가 되고 있다. 지리산을 방패 삼아 범인은 증거를 인멸하고 흔적을 남기지 않고 있다. 한편으로 자신을 추적하는 이들은 누구든 제거하고 있다. 서이강과 강현조도 그의 검은 손길을 피하지  못했다. 현재 그들은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니다. 그들의 말을 믿어줄 이들도 많지 않다. 또한, 누구도 믿을 수 없다. 모든 상황이 서이강과 강현조에게 불리하다. 다만, 그들과 함께했던 레인저들이 힘을 합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제 드라마는 4회를 남기고 있다. 지금까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많은 사건들이 일어났지만, 그 관계가 연결성은 아직 확실치 않고 명확한 결론 없이 사건들이 나열되는 느낌이다. 이러한 나열식 전개와 함께 초자연적 존재와 같은 범인을 상대하는 현재의 서이강과 강현조는 무기력하기만 하다. 이는 빠른 전개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는 답답함으로 다가오고 있기도 하다. 그 범인이 레인저 중에 있는 탓에 정체가 밝혀지면 극의 긴장감이 떨어지는 탓도 있고 뭔가 나올 것 같은 기대감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붙들어 놓을 수도 있겠지만, 이런 불친절함에 시청자들이 계속 인내심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걱정되는 부분이다. 

이유가 어찌 되었건 무고한 인명을 앗아가는 범인은 악의 존재다. 어떤 이유도 변명이 될 수 없다. 어쩌면 범인은 자연을 파괴하는 존재로 인간을 인식할 수도 있지만, 그 스스로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일을 하고 있다. 자신은 지리산을 지키는 일이라는 신념을 가질 수 있지만, 인명에 대한 경시는 자연을 파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과거 사건들의 원혼들을 위한 일이라 할수도 있지만, 또 다른 원혼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이제는 그 악에 대한 응징이 이루어질 시점이다. 과연 지리산의 답답함을 벗어던지고 사이다 같은 맛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프로그램,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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