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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거품론이 강하게 나오고 있지만, FA 시장의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트레이드가 여전히 활성화되지 않은 리그 현실에서 외부로부터 전력을 보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는 매 시즌 거취가 불투명하고 다년 계약을 하기에는 부담이 큰 탓에 리그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레벨에 있는 선수의 가치는 매우 높다. 해마다 구단들은 오버페이를 경계한다고 한결같이 말하지만, 막상 시장이 열리면 돈 보따리를 풀어놓곤 했다. 몇 번의 예외적인 시즌을 제외하면 시장가는 치솟았다. 이제는 100억원이라는 금액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이런 FA 시장 흐름 속에 들어가지 못한 팀들과 그 팀의 팬들은 강한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올해는 그 안에 2021 시즌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동반 우승 팀 KT 위즈도 포함된다. KT는 올 시즌 리그  최강의 선발 마운드와 다양한 옵션이 갖춰진 불펜진의 조화가 있었다. 타선은 강타선의 이미지는 아니었지만, 간판타자 강백호를 중심으로 짜임새가 있었다. 여기에 이강철 감독의 지도력과 요소요소 필요한 전력을 보강해진 프런트의 역량이 더해지며 단단한 전력을 만들었고 시즌 내내 선두권을 유지했고 우승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프로 제10구단에서 최강팀으로 거듭난 KT는 챔피언의 자리를 지켜야 하는 위치가 됐다. 이전과 전혀 다른 분위기 속에서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챔피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여타 팀들이 움직임의 보이는 가운데 KT 역시 전력 보강을 할 필요가 있었다. 그 첫 무대는 FA 시장이었다. KT는 내부 FA 선수인 내야수 황재균과 포수 장성우와 허도환 외에 외부 FA 선수 영입 의지를 보였다.

KT는 주전 포수인 장성우와 4년간 최대 42억원에 계약을 하며 급한 불을 껐지만, 올 시즌 팀 주장으로 선수단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내야수 황재균과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백업 포수인 허도환 역시 보상 선수가 없는 C등급이긴 하지만, 30대 후반의 나이와 그동안의 커리어를 고려하면 타 팀으로 이적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허도환과의 계약 소식도 들리지 않고 있다. 

 

 


내부 FA 선수와의 계약 지연은 외부로 시선을 돌리기 어렵게 했다. 여기에 과열된 시장 분위기는 KT가 영입을 고려했던 선수들에 책정한 수준 이상의 금액을 요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100억원 이상의 금액이 쉽게 나오는 상황에 KT는 편승하지 않았다. KT는 그다음 레벨의 선수들에 관심을 보였을 가능성이 있지만, 성과는 없었다. 

KT는 공격력 보강이 필요하다. 팀 최고참이었던 외야수 유한준이 은퇴를 하면서 생긴 공백을 메워야 했다. 지난 시즌 KT의 고민이있던 외국인 타자 문제는 새로운 선수 영입으로 새롭게 자리를 채웠지만, 그의 활약 여부는 확신하기 어렵다.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유한준은 파워는 다소 떨어졌지만, 3할대 타율과 득점권에서 해결 능력을 보여줬다. 팀 최고 베테랑으로 선수들의 하나로 묶어주는 리더십도 있었다. 그의 공백은 분명 큰 부담이다. 마침 FA 시장에는 다수의 외야 자원들이 있었다. 하지만 KT에는 그림의 떡이었다. 최근 NC와 계약한 손아섭과 연결되어 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머니 게임에서 밀렸다. 

이제 KT가 전력 보강을 위해 영입할 수 있는 자원은 매우 한정적이다. 외야를 보강할 선수는 롯데 정훈이 있다. 그는 1루수가 주 포지션이지만, 외야 수비도 가능하다. 연봉 수준도 낮고 C등급으로 보상 선수도 없다. KT가 관심을 가질만하지만, 정훈의 주 포지션이 1루에는 팀 간판타자 강백호가 있다. 외야에는 외국인 선수와 함께 올 시즌 주전으로 활약했던 배정대, 조용호가 있다. 정훈이 훌륭한 선수지만, 이들 이상의 기량이라 하기에는 애매함이 있다. 더군다나 정훈은 30대 후반의 나이로 접어든다. 확실한 주전 자원이 아닌 정훈에게 다년 계약의 오퍼를 넣기는 어려움이 있다. 

정훈이 아니라면 키움의 거포 박병호도 KT가 고려할 수 있다. 박병호는 전성기를 지났지만, 여전히 시즌 20홈런 이상의 가능한 타자다. 키움의 홈구장이 고척돔보다 타자들에 유리한 KT 수원 홈구장에서 홈런 생산성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 풍부한 경험이 있는 박병호는 유한준을 대신해 베테랑의 리더십을 발휘해 줄 수도 있다. C등급으로 보상 선수도 없다.

하지만 상당한 연봉을 지급해야 하고 22억 5천만원에 이르는 막대한 보상금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20홈런 이상이 가능한  타지이긴 하지만 삼진 비율이 매우 높고 내림세가 분명한 베테랑 타자에 주 포지션이 간판선수 강백호가 겹치는 1루수에 지명타자로 한정된 박병호의 FA 영입은 망설임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런 KT의 고민은 내부 FA 선수들의 잔류를 그 전제로 하고 있다. 특히, 황재균과의 협상이 어렵게 전개되고 있다. 황재균은 이미 4년 전 4년간 88억원의 대형 계약을 KT와 체결했다. 황재균은 안정된 3루수 수비와 장타력으로 중심 타선에 무게감을 더해준 선수였다. 프랜차이즈 선수는 아니지만, 팀 우승 시 주장으로 KT 구단 역사에 남을 커리어도 있다. 무엇보다 3루수 자리에 황재균을 대신할 내부 자원이 없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오윤석, 신본기 등이 있지만, 공격력에서 비교 불가다. 이들은 당장 30대 후반으로 은퇴가 임박한 2루수 박경수의 짐을 덜어주는 역할이 우선이다. 

분명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황재균이지만, 2021 시즌 황재균이 내림세를 보였다는 점이 그에 대한 큰 오퍼를 넣기 어렵게 하고 있다. 이는 타 팀 역시 다르지 않아 보인다. 황재균은 유일한 내야 FA 선수라는 희소가치가 있지만, 영입 경쟁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1987년생으로 이미 3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는 지속적인 기량 하락 우려를 가지게 한다. 황재균은 부상 여파가 있었지만, 그의 장점인 장타력에서 그 지표가 크게 떨어졌다. 3루 수비도 아쉬운 장면이 늘었다. 세월의 흐름 속에 운동능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과열한 FA 시장의 분위기는 황재균의 눈높이를 끌어올렸다. 시장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손아섭이 원 소속 팀인 롯데와의 협상에만 집중하지 않고 여러 오퍼를 기다린 끝에 4년간 64억원이라는 최상의 결과를 얻어낸 걸 황재균도 알고 있다. 황재균 역시 버티기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손아섭은 외야 FA 선수들의 연쇄 이동이 불러온 나비효과가 있었다. 황재균은 유일한 내야 FA라는 점이 장점이지만, 외부적 요인에 영향을 받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현재 황재균에게 관심을 가질만한 구단은 내야 공격력 보강이 필요한 LG 정도로 보인다. FA 시장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KIA도 내야진에 힘을 실어주는 영입을 할 수 있지만, 이미 300억 가까운 지출을 했다. 황재균이 원하는 금액을 투자하기는 부담이다. FA 시장을 뜨겁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한 NC는 선수 영입 한도를 모두 채웠다. 그 밖에는 FA 선수 영입에 큰 금액을 투자할 만한 팀이 보이지 않는다.

결국, 황재균의 최종 목적지는 KT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다만, 협상 조건 조율은 쉽지 않아 보인다. 황재균으로서는 더 나은 조건에 대한 미련이 있다. 깜짝 계약이 수시로 등장하는 이번 FA 시장이라면 황재균이 다른 팀 유니폼을 입지 말라는 법은 없다. 허도환 역시 백업 포수진이 급한 LG와 연결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이런 FA 시장의 상황은 KT에게는 답답함으로 다가온다. 상위권 팀들이 충실히 전력을 보강했고 2020 시즌 챔피언 NC는 거액을 베팅하며 나성범의 이탈에 따른 외야 공백을 충실히 메웠다. 나성범을 영입한 KIA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돌아온 에이스 양현종과 FA 계약을 하면서 투. 타의 기둥을 다시 세웠다. 그동안 외부 FA에 관심을 크게 두지 않았던 LG마저 도루왕 출신의 리고 최고 수비력을 갖춘 중견수 박해민을 영입했다.

LG는 황재균을 두고 영입 경쟁을 할 가능성도 있다. 올 시즌까지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던 두산도 주전 외야수 박건우를 NC로 떠나보냈지만, 4년간 115억원의 파격적인 조건으로 4번 타자 김재환의 잔류에 성공했다. 박건우의 보상 선수로 주전급 선수인 강진성을 영입하는 행운을 얻었다. 삼성은 내부 FA인 포수 강민호와 좌완 선발 투수 백정현을 잔류시킨 데 이어 트레이드와 보상 선수로 주전급 포수 김태군과 백업 포수 김재성을 영입해 리그 최강의 포수진을 구축했다. 박해민의 빈자리가 아쉽지만, 두꺼워진 선수층으로 충분히 메울 수 있다. 

이렇게 올 시즌 우승 경쟁을 했던 삼성과 LG, 한국시리즈에 상대했던 두산 모두 전력에 플러스 요인이 있다. KT는 마운드에서는 올 시즌 전력을 유지할 수 있지만, 공격력에서는 의문부호가 있다. 기존의 베테랑들은 나이를 더 먹었고 유망주들의 이들을 밀어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KT는 아직 우승을 위한 윈나우가 필요하고 신예 선수들의 과감히 주전으로 발탁하기가 부담스럽다. 전력에 보탬이 되는 추가 요소가 필요하다. 

하지만 FA 시장에서 KT는 내부 FA 선수 지키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KT가 효율적인 선수 구성과 운영으로 엔트리에 있는 모든 선수가 활약을 하는 야구로 정상에 섰다는 점에서 이런 상황이 비관적 전망으로 이어지기는 어렵지만, 라이벌 팀들의 전력 강화는 분명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KT로서는 내년 시즌에 대비한 전력 보강에 있어 새로운 전략 수립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한 KT의 선택이 FA 시장에서의 신규 영입이 될지 트레이드 일지는 지켜봐야 한다. 분명한 건 현재 시장에 남아있는 선수들로는 눈에 보이는 전력 상승이 어렵다는 점이다. 디팬딩 챔피언 KT의 스토브리그 시작이 순조롭게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사진 : KT 위즈,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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