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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원이 넘은 FA 계약이 쉽게 등장하는 프로야구지만, 10개 구단의 중요한 운영 흐름은 내부 육성 강화다. 모두가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강화하고 인트라 구축에 투자를 하고 있다. 과거 선수 육성에서 강점을 보였던 두산과 히어로즈에 이어 모든 구단들이 육성을 팀 전력 강화의 중요한 수단으로 삼고 있다. 물론, 모든 구단이 노력한 만큼의 성과를 내는 건 아니다. 선수 육성은 그만큼 힘들고 어려운 일이고 긴 기다림도 필요하다.

몇몇 구단을 인위적인 방법으로 베테랑들을 전력에서 제외하고 젊은 팀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기도 하지만, 역효과를 내는 경우도 있다. 최근 한화에서 방출되어 키움에서 다시 기회를 잡아 반전에 성공한 이용규가 대표적 사례다. 한화는 외야에 특별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이용규를 방출하는 대범함을 보였다. 이용규는 전성기보다 기량이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공. 수에서 준수한 활약을 하는 중이었다.

구단과 포지션과 경기 출전과 관련해 마찰을 빚고 공개 트레이드를 스스로 요청하는 등 대립하기도 했다. 내부 징계로 한 시즌을 통째로 쉬어야 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이용규는 공백을 딛고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팀 선수들의 신망도 높아 선수들의 투표로 주장에 선임되기도 했다. 강력한 리빌딩을 시도하고 있는 한화에서 몇 안 되는 기량과 리더십을 두루 갖춘 선수였다. 한화는 이런 이용규를 방출했고 그 대안을 지난 시즌 내내  찾지 못했다. 한화의 외야진은 팀에서 중요한 약점이 됐다. 인위적인 리빌딩이 불러온 부작용이었다. 그만큼 선수 육성과 리빌딩, 팀 전력 유지는 균형을 맞추기 어려운 과제다. 

한화와 함께 롯데도 대표적인 리빌딩 구단이다. 롯데는 최근 3시즌 동안 젊은 선수들에게 1군 출전 기회를 제공하고 전력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 이와 동시에 팀 내 베테랑 선수들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견 선수들을 다수 방출하고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며 떠나보냈다.

 


그 결과 롯데는 리그 1위였던 팀 연봉을 대폭 줄였고 새로운 선수들이 다수 라인업에 포함되며 이름을 알렸다. 선수 육성과 관련한 시스템도 과학화하고 체계적으로 변화시켰다. 코치진과 프런트 구성도 학연과 지연을 배제하고 팀 시스템을 우선 고려했다. 서튼 감독을 포함해 다수의 외국인 코치진과 프런트 요원이 팀에 자리했다. 이를 두고  팀 정체성과 관련한 우려도 있었지만, 롯데는 변화를 지속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22 시즌 롯데는 변화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1군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전력화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모든 구단들이 여러 선수들이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젊은 선수들이 1군에서 자리 잡기를 소망하지만, 그 기대가 현실이 되는 사례는 많지 않다. 성공한다면 선수층을 두껍게 하고 장기간 강팀이 될 수 있는 기반이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자칫 긴 리빌딩을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리그의 상위권 팀들인 성공한 팀이고 그렇지 못한  팀들은 그 반대의 경우다.

현재 롯데는 후자에 가깝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시즌 결과를 가지고 일희일비하지 않고 리빌딩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분명 긍정적인 일이다. 그 결과 롯데는 내부 경쟁 구도를 곳곳에서 형성했고 희망적인 모습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롯데는 야수진에서 경쟁을 통한 전력 동반 상승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팀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손아섭의 자리에 대한 경쟁이 치열하다. 손아섭은 롯데는 대표하는 선수였다. 롯데는 롯에서만 두 번의 FA 자격을 얻었다. 한 번은 대형 계약을 했지만, 두 번째 FA 계약에는 이르지 못했다. 롯데는 시장가를 크게 웃도는 금액을 제시하지 않았다. 손아섭은 팀 레전드로서의 명예보다는 실리와 우승 가능성을 택했다. 손아섭은 NC와 손을 잡았다. 손아섭과 롯데의 이별은 상호 비즈니스적 판단에 따른 일이었다.

손아섭의 NC행은 롯데의 리빌딩을 가속화하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외야진의 약화를 메우기 위해 외국인 타자를 외야수 겸 파워히터 피터스로 선택했다. 그는 뛰어난 운동 신경에 근거한 외야 수비 능력, 롯데 타선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파워를 갖춘 타자이기도 하다. 그는 주전 중견수로 유력하다. 나머지 외야 자리는 내부 자원으로 채워야 한다. 

좌익수는 지난 시즌 최단 안타왕 전준우가 그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 다만, 30대 후반으로 향하는 나이가 부담이다. 한층 넓어진 홈구장 외야 환경을 고려하면 수비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전준우는 그동안 수비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공격력을 더 극대화하기 위해 1루수 전향도 추진했었다. 손아섭이 팀을 떠나고 주전 1루수 정훈이 FA 계약으로 잔류하면서 외야수 전준우의 부담이 커졌다. 

롯데는 우익수 한자리와 전준우의 체력 안배를 가능하게 할 외야 자원이 필요하다. 지난 시즌 1군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에게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재유, 추재현, 신용수 등이 그들이다. 김재유는 가장 많은 1군 경기 경험이 있고 추재현은 지난 시즌 눈에 띄는 기량 발전을 보였다. 신용수는 내야에서 외야로 전향했지만, 수비에서 빠른 적응력을 보였고 특히, 타격에서 좌투수 상대 확실한 강점을 보였다. 롯데는 이들 3명을 조합하면 우익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앞에 언급한 3명 모두 풀타임 주전의 경험이 없고 상대의 철저한 분석과 대응에 타격에서 고전할 가능성도 있다. 롯데는 이들 외에 군에서 제대한 유망주 고승민과 거포로서의 자질을 가지고 있는 신인 조세진에게도 가능성을 찾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고승민은 입단 당시부터 주목받았던 우투좌타의 유망주였고 그의 타격 재능을 위해 내야에서 외야로 전향했을 정도로 롯데가 기대하는 자원이다. 조세진은 고교 시절 기량을 인정받았고 롯데가 신인 2차 드래프트 1순위로 그를 지명했다. 조세진은 롯데 1군 스프링캠프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올 시즌 롯데 기동력 야구를 구현할 수 있는 히든카드 장두성도 차별화된 스피드를 바탕으로 외야 엔트리 경쟁을 할 수 있는 자원이다. 

롯데 내야진도 경쟁의 바람을 피할 수 없다. 지난 2년간 내야의 핵심이었던 외국인 선수 마차도와의 계약 무산이 아쉽지만, 외야진과 타선 강화를 위한 선택이었다. 누군가는 마차도의 유격수 자리를 메워야 한다. 롯데는 내부 자원과 내부 선수들의 경쟁을 해법으로 찾으려 하고 있다. 애초 롯데는 지난 시즌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김민수, 배성근에게 주전 유격수 기회를 줄 것으로 보였지만, 방출 선수 중 내야수 박승욱을 트레이드로 삼성 주전 유격수 출신 이학주를 영입해 즉시 전력감을 보강했다.

이학주는 현시점에서 주전 유격수 1순위다. 롯데를 그를 영입하기 위해 20대 군필 투수 유망주는 최하늘과 신인 3라운드 지명권을 내줬다. 이는 이학주를 주전으로 우선 기용할 가능성을 높인다. 롯데는 내부 경쟁을 말하고 있다. 이학주가 지난 2시즌 동안 이런저런 문제로 삼성 주전 유격수로서 입지를 크게 흔들렸다는 점은 고려할 부분이다. 이학주는 기량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선수로서의 자세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력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이학주는 해외파 선수로 트리플에이에서 상당한 기량을 과시한 유망주였다. 아직 30대 초반의 나이로 기량을 회복한 가능성이 있다. 삼성과 다른 롯데의 분위기에 잘 녹아들 수도 있다. 

물론, 이학주는 기량을 입증해야 한다. 내부 경쟁에서 비교 우위를 확실히 해야 주전 유격수로 개막전을 맞이할 수 있다. 이학주에 대한 도전도 만만치 않다. 롯데의 기존 유망주 김민수와 배성근도 주전 도약의 기회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김민수는 두자릿 수 이상의 홈런 생산 능력이 기대되는 유망주다. 배성근은 운동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두 선수 모두 군필 선수로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방출의 아픔을 딛고 롯데에 입단한 박승욱은 이학주와 같은 우투 좌타의 장점이 있다. 전 소속팀 KT에서 주전급 선수로 활약한 경력도 있다.

이들 경쟁은 롯데 내야진의 뎁스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주전 경쟁에서 탈락한다 해도 주전 3루수와 2루수의 한동희, 안치홍의 백업 내야수로 활약할 수 있다. 상무 입단 문제가 남아있는 특급 신인 나승엽도 경쟁에 포함될 수 있다. 나승엽은 1군  스프링 캠프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캠프에서 성과가 있다면 올봄 상무 입단에 도전하지 않고 시즌을 완주할 수도 있다.

나승엽은 같은 유망주라 해도 롯데가 우선 출전을 고려할 수 있는 자원이다. 주전 1루수 정훈이 30대 후반의 나이인 만큼 그의 자리를 대신할 수도 있다. 3루수 한동희 자리도 나승엽이 대신할 수 있다. 롯데는 미래 3루수 한동희와 1루수 나승엽이 함께 나서는 그림을 그릴지도 모른다. 문제는 두 선수도 모두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내야의 가용 선수가 많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점에서 이학주와 박승욱이라는 외적 전력 보강은 의미가 있다. 

포수 부분은 안중열, 지시완의 1군 주전 경쟁에 정보근, 강태율이 그 틈을 노리는 구도가 시즌 내내 이어질 수 있다. 포수 자원이 늘어나면서 롯데는 한때 1군 주전 포수로 활약했던 김준태를 과감히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수 있었다. 스토브리그 내내 포수 보강에 대한 목소리가 있었지만, 롯데는 이들 4명을 믿기로 결정한 모양새다. 4명의 선수는 나란히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보다 많은 1군 경험과 공. 수의 균형이 장점인 안중열이 1번 포수로 유력하지만, 타격에서 지시완이 잠재력을 폭발시킨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수비력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정보근은 타격 능력 향상이 필요하고 강태율은 주어진 기회에서 존재감을 보여야 한다. 현재로서는 이들이 경험치를 쌓으면서 발전한다면 최상의 시나리오다. 

마운드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4, 5번 선발 투수 자리를 놓고 이인복, 이승헌, 서준원 등이 경쟁을 해야 한다. 포수에서 투수로 전환한 이후 가능성을 보인 나균안도 선발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지난 시즌 선발 투수 경험이 있는 최영환은 30살이 넘은 나이에 역할 비중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불펜진은 상황은 다소 복잡하다. 마무리 김원중과 필승 불펜 최준용, 구승민, 좌완 불펜 김진욱과 강윤구의 자리를 비교적 튼튼하지만, 나머지 불펜 엔트리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전천후 불펜 투수로 지난 시즌 존재감을 보인 김도규가 한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사이드암 이강준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우완 강속구 투수 정성종과 FA 보상 선수로 영입된 마무리  투수 경력의 문경찬, 베테랑급 투수가 된 진명호, 롯데가 기대하는 유망주 군에  포함된 최건, 포수에서 투수로 전환한 이후 투. 타 겸업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나원탁, 좌완 불펜진의 한자리를 기대하고 있는 김유영도 경쟁에 나설 수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지난 시즌 1군에서 경기 경험이 있다. 요행수를 바라기보다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는 영건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 희망적이다. 올 시즌 마운드가 팀 성적에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롯데로서는 양적으로 크게 늘어난 자원을 극대화 하기 위한 노력이 스프링 캠프 내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런 경쟁의 면면한 보면 분명 희망적인 시나리오가 만들어질 수 있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다 보면 곳곳에서 부상 등 여러 변수가 발생하고 선수들이 기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모든 팀들이 기대와 현실의 괴리를 경험한다. 그 괴리가 적을수록 성적은 나아진다. 롯데는 2년간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들의 다수 확보했다. 주전들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1군에서 볼 수 있는 선수가 제한적이었던 모습과는 분명 다르다. 남은 건 넓어진 선수풀을 어떻게 전력화하는 일이 될 수 있다. 이는 젊은 팀으로서의 변신과 성적을 함께 잡으려는 롯데에게는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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