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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봄이 심상치 않다. 그동안 봄에만 야구를 잘한다고 해서 봄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던 롯데지만, 올봄에는 봄데 그 이상의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공격력이 폭발하면서 분위기를 타고 상승세를 이어가다 사그라드는 게 롯데의 패턴이었다면, 이번에는 안정적인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는 5할 승률을 넘어섰고 폭발적인 연승은 없지만, 연패를 당하지 않고 있다. 쉽게 팀이 무너지지 않는 모습이다. 시즌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한화와 함께 2약으로 분류되던 롯데였지만, 시즌 초반 롯데는 상위권에 당당히 자리하고 있다. 우승 후보 KT와 NC가 고전하는 것과는 크게 대조적이다. 이들 팀과 달리 롯데는 계획대로 팀이 움직여지는 느낌이다.

이런 롯데의 중심에는 마운드가 있다. 롯데가 팀 타율 1위에 있고 한동희가 타율과 홈런 1위를 달리며 이대호의 후계자로서 입지를 단단히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롯데는 이끄는 힘은 마운드다. 지난 시즌 유일하게 팀 방어율 5점대를 넘기며 고전했던 롯데 마운드는 올 시즌 완전히 달라졌다. 롯데는 팀 방어율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선발진과 불펜진도 조화를 이루고 있다. 팀 탈삼진은 압도적 1위다. 롯데에 부족했던 홀드 개수도 크게 늘었다. 마운드 강화에 상당한 역량을 집중한 롯데의 선택이 시즌 초반은 성공적이다. 

롯데는 팀 마운드를 보호하기 위해 타자 친화적인 홈구장을 과감히 투수 친화 환경으로 변화했다. 홈구장의 넓어진 외야와 높아진 펜스는 대표적인 투수 친화 구장인 잠실 야구장에 버금가도록 했다. 그동안 롯데 투수들은 잠실구장에서 강점이 있었다.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에서 홈 72경기 두산과 LG 원정에 나서는 잠실에서의 16경기 또 다른 투수 친화 구장인 고척돔 원정에서 8경기를 더하면 롯데 투수들은 훨씬 많은 경기를 투수 친화 구장에서 치를 수 있다. 여기에 올 시즌 강력히 시행 중인 스트라이크존 확대의 혜택도 더해졌다. 

 

롯데 에이스 반즈

 


롯데는 우월한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젊고 힘 있는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많다. 수년간 그런 유형의 투수들을 집중 육성하고 트레이드 등을 통해 영입하기도 했다. 이 투수들은 제구에 어려움이 있었다.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은 투수들의 부담을 덜었고 투수 친화 구장은 보다 과감한 승부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 투수들의 장점이 극대화됐다. 

이런 배경 속에 롯데 마운드는 선발과 불펜진에 큰 경쟁력을 가지게 됐다. 선발 마운드는 외국인 투수 반즈와 국내파 에이스 박세웅이 강력한 원투 펀치를 구성하고 있다. 반즈는 6경기 선발 등판에 5승 무패로 에이스 역할을 확실히 하고 있다. 좌완에 매우 까다로운 구질의 반즈는 좌타자에게는 저승사자와 같은 투구를 하고 있다.

반즈는 상대적으로 약세라 할 수 있는 우타자 상대로도 다양한 변화구와 과감한 몸 쪽 승부로 밀리지 않는 투수를 한다. 같은 투구폼에서 나오는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의 조합은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좀처럼 타이밍을 잡지 못하게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그의 직구 구속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편이었지만, KBO 리그에서 그의 140킬로 중반에 이르는 직구는 구종 가치가 상승했다. 그의 직구가 경쟁력을 가지면서 반즈는 한층 더 자신감 있고 적극적인 투구를 하고 있다. 그 결과는 리그를 평정할 기세로 이어지고 있다. 

4월 28일 1위 팀 SSG와의 경기에서 반즈는 그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8이닝 동안 반즈는 무려 11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1실점 호투를 했다. SSG는 좌타자를 대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며 우타자 위주의 라인업으로 맞섰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반즈의 호투를 바탕으로 롯데는 4 : 1로 승리했고 SSG와의 주중 3연전을 1승 1무 1패로 마치며 균형을 이룰 수 있었다.

이 경기 승리투수가 된 반즈는 시즌 5승과 함께 0.65의 0점대 방어율을 유지했다. 반즈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고 41.1이닝을 소화하면서 무려 45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탈삼진 능력도 발휘하고 있다. 단 8개의 볼넷으로 제구도 안정적이다. 선발 투수로서 이상적인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이 정도면 너무 잘해서 다음 시즌 그가 미국이나 일본 리그로 떠나는 게 걱정일 정도도 이미 롯데 팬들 사이에서는 그의 여권을 뺏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 

 

롯데 마운드의 신데렐라 나균안

 


반즈에 다소 가려졌지만, 우완 박세웅의 올 시즌도 눈부시다. 박세웅은 5경기 선발 등판해 4번의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그중 2번의 7이닝 투수였다. 박세웅은 3승에 1점대 방어율, 30.2이닝 동안 31개의 탈삼진으로 이닝당 1개 이상의 탈삼진 능력, 안정된 제구까지 에이스 투수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까지 약점이었던 기복 있는 투구 내용도  사라졌다. 수비 실책 등 뜻하지 않은 위기에서도 의연한 모습을 보이며 이를 이겨내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특히, 4월 27일 SSG 전에서는 SSG의 에이스 김광현과의 대결에서 전혀 밀리는 않는 투구를 했다. 그 경기에서 롯데 야수진은 수비가 흔들리며 박세웅을 수차례 어려움에 빠뜨렸지만, 박세웅은 6이닝 1실점으로 버티며 제 역할을 다했다. 박세웅의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인 경기였다. 

박세웅은 강력한 직구를 바탕으로 낙차 큰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적절히 조화시키며 공격적인 투구를 하고 있다. 이제는 자신의 구위에 대해 확신을 하고 있고 위기관리 능력도 한 단계 올라섰다. 부상 변수가 없다면 2017 시즌 시즌 12승 그 이상의 성적이 충분히 가능한 페이스다. 올해 열리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의 활약도 기대된다. 

이런 두 원투 펀치와 비교해 3, 4, 5 선발진은 다소 물음표가 남아있다. 부상으로 페이스를 빠르게 끌어올리지 못하고 등판 일정이 늦어진 외국인 투수 스파크맨은 3경기 1승 1패에 머물고 있다. 이닝 관리에 병행되면서 5이닝을 넘기는  투구를 하지 못했다. 150킬로 이상의 강속구를 바탕으로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보이고 있지만, 구종이 다소 단조로운 느낌이다.

롯데는 애초 그에게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지만, 현재까지 투구 내용은 기대치를 다소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구위가 뛰어나고 경험도 풍부한 투수인 만큼 경기를 치를수록 나아질 가능성이 남아있다. 만약, 스파크맨이 그의 이름처럼 파워피처로서 진가를 발휘한다면 롯데는 보다 강력한 1,2,3 선발 투수를 갖출 수 있는 이는 롯데의 레이스에 탄력을 받게 할 수 있다. 

4선발 투수로 시즌을 시작한 김진욱은 첫 경기 호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이후 등판에서 주춤하고 있다. 코로나 이슈로 공백기가 생긴 게 영향을 주고 있다.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로서의 장점은 확실하지만, 제구의 안정감면에서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보인다. 특히, 경기 초반 고전하면서 투구 수가 늘어나고 이닝 소화능력에 문제가 발생하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오히려 5선발 투수로 등판하는 이인복이 적극적인 승부와 땅볼 유도 능력을 더해 선발 투수로서 입지를 다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다른 선발 투수 후보 이승헌이 고질적인 제구 불안으로 1군에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진욱의 분전이 필요한 롯데다. 

 

진짜 에이스로 자리잡고 있는 박세웅

 


명암이 교차하는 선발진과 달리 불펜진은 이제 확실한 승리 방정식이 만들어진 롯데다. 롯데는 시즌 시작 전 이전 시즌에서 35세이브를 기록하며 롯데 마무리 투수의 계보를 이어가던 김원중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악재가 있었다. 지나 시즌 신인왕 이의리 못지않은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던 최준용이 임시 마무리 투수 역할에 부담을 느끼고 셋업맨 구승민의 페이스 올라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최준용이 첫 경기 패전 이후 안정감을 되찾고 구승민이 구위를 회복하며 필승 불펜진이 다시 안정됐다. 여기에 롯데가 목말라했던 확실한 좌완 불펜 투수로 김유영이 등장했다. 그동안 좌타자에 약한 좌완 불펜 투수라는 역설적 모습을 보였던 김유영은 올 시즌 완전히 달라졌다. 구속을 회복하면서 타자와의 승부에 자신감이 생겼고 주 무기 슬라이더의 위력이 배가됐다. 김유영은 좌타자 상대 원 포인트에서 승부처에서 1이닝을 책임지는 확실한 셋업맨으로 발돋움했다. 현재 롯데 불펜진은 김유영, 구승민, 최준용은 확실한 필승 불펜조가 형성됐다. 

최준용은 1점대 방어율에 벌써 8세이브를 수확했다. 알고서도 공략하기 어려운 빠른 직구를 앞세워 탈삼진 능력도 보여주고 있다. 이닝당 출루 허용은 0점대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여유가 생기도 위기에서 흔들림이 없다. 리드하는 경기에서 마지막 1이닝에 대한 걱정을 사라지게 한 최준용이다. 

구승민도 시즌 초반 불안했지만, 경기를 하면 할수록 위력적인 투구를 하고 있다. 직구 구속이 살아났고 주무기 포크볼은 여전히 타자들에 까다로운 구질이다. 이제는 그가 등판하는 이닝을 안심해도 된다. 김유영은 롯데의 오랜 기다림의 결실이라 할 정도로 눈부신 시즌 초반이다. 11경기 등판한 김유영은 벌써 7홀드를 기록했다. 고질적인 제구 불안정이 사라졌고 탈삼진 능력을 더해지며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있다. 1이닝 이상의 투구도 문제가 없다. 지금 페이스라면 리그 홀드왕 경쟁에도 충분히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필승 불펜진에 나균안이 더해졌다. 나균안은 올 시즌 선발투수 경쟁에서 밀려 불펜으로 시작했지만, 그 역할 비중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1군 엔트리 유지도 확실하지 않았던 그였지만, 이제는 불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나균안은 롯데에 필요한 멀티 이닝 소화가 가능한 불펜 투수다. 상황에 따라서는 선발 등판도 가능하다. 선발투수가 초반 무너진 상황과 연장 승부 시, 대체 선발이 필요할 때 나균안은 등판이 가능하다. 투구 내용도 매우 인상적이다. 

5경기 13이닝을 소화한 나균안은 1점대 짠물 투구를 지속하고 있다. 놀라운 건 무려 22개의 삼진을 잡아냈다는 점이다. 이닝당 탈삼진 능력을 롯데 마운드에서 최고 수준이다. 그러면서도 제구는 안정적이다. 직구의 구속과 위력이 몰라보게 향상됐고 힘 있게 떨어지는 포크볼도 인상적이다.

 

 



포수에서 투수로 전환한 이후 적응기를 거쳤던 나균안은 올 시즌 투수로 완전히 자리를 잡는 모습이다. 이제는 파워피처의 면모도 보인다. 나균안이 필승 카드로 추가되면서 롯데 불펜진은 6회부터 나균안, 김유영, 구승민, 최준용은 필승 방정식 적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부상 복귀가 임박한 마무리 김원중이 돌아온다면 선택의 폭은 한층 커진다. 좌완 불펜 김유영을 상대 좌타선 봉쇄를 위해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이런 필승 불펜진과 함께 추격조 불펜진도 0점대 방어율을 유지하고 있는 베테랑 김대우와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지난 시즌 불펜진의 핵심 투수였던 김도규, 최근 투구 내용이 좋아지고 있는 베테랑 문경찬 등으로 다양한 구성이 가능하다. 롯데가 기대했던 파이어볼러 최건, 이강준이 부진하면서 2군으로 내려간 점이 아쉽지만, 나균안에 이어 포수 출신 투수의 또 다른 성공 스토리를 꿈꾸는 나원탁이 기대를 모이고 있고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영건과 베테랑들이 다수 있다. 질적으로도 양적으로 장기 레이스에 대비가 된 롯데 불펜진이다. 

이렇게 롯데 마운드는 긍정 요소가 가득하다. 마운드의 강점은 장기 레이스에서 롯데가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다. 마무리 김원중만 지난 시즌의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마운드의 힘은 배가될 수 있다. 다만, 마운드에 부담이 되고 있는 야수진의 수비 불안정 문제는 분명 보완이 필요하다. 최근 롯데는 마차도가 빠진 내야는 물론이고 외야 수비에서도 약점을 보이고 있다. 이는 마운드에 큰 부담이다. 마운드를 중심으로 레이스를 이끌어가려 한다면 수비에 대한 불안감을 지워내야 한다. 이 부분만 해결된다면 롯데 마운드는 시즌 내내 롯데를 이끌고 가는 힘의 원천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올 시즌 롯데는 타격 중심의 야구에서 실리를 중시하는, 마운드를 바탕으로 하는 지키는 야구 스몰볼로의 전환을 확실히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긍정적이다. 이제는 경기에 대한 계산이 서고 경기 후반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져가고 있고 리드하는 경기에 대한 자신감도 커졌다. 롯데가 지금의 마운드 강세를 시즌 내내 유지할 수 있을지 이는 롯데의 올 시즌 성적과 직결되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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