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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시즌 봄 롯데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롯데는 4월을 2위로 마무리했다. 그동안 봄에만 야구를 잘해서 봄데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던 롯데였지만, 정규리그 2위는 낯선 자리다. 무엇보다 경기를 치를수록 팀이 단단해지고 경기력이 나아졌다. 강팀과의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이런 롯데의 선전에 그동안 응원하는 팀의 성적 부진에 숨죽였던 롯데 팬들이 깨어났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롯데 팬들이 다시 활발하게 활동하기 시작했고 그 열기는 경기장의 열기로 연결됐다. 4월 마지막 주말 잠실에서 열린 롯데와 LG의 3연전에서 롯데 팬들은 경기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롯데 팬들의 열기는 원정 경기임에도 홈팀 관중들을 능가했다. 롯데 팬들의 직관 열기는 모처럼 잠실 야구장을 많은 관중들로 채울 수 있었다. 코로나 여파와 최근 각종 악재들로 흥행에 빨간 불이 켜진 프로야구로서는 반가운 일이었다. 그에 보답하듯 롯데는 LG와의 주말 3연전을 모두 승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순위도 2위로 올라섰다. 

롯데의 상승세 원동력은 마운드다. 리그 최고 선발 투수로 떠오른 에이스 반즈를 시작으로 박세웅, 스파크맨, 이인복, 김진욱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이 탄탄하다. 선발 투수들은 모두 각각의 개성이 있다. 다양성 가득한 선발 투수진은 최근 안정감까지 갖추고 있다. 선발 투수들이 안정적인 투구에 불펜진이 이를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 김유영, 구승민, 최준용의 필승 불펜진은 리그 최상위급이다. 여기에 롯데 불펜진에 부족했던 멀티 이닝 소화가 가능한 확실한 불펜 투수 나균안이 더해졌다. 중반 이후 불펜 대결에서 롯데는 상대를 압도하는 힘을 보여주고 있다. 

 

 


마운드의 안정은 타자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시즌 초반 롯데 타선은 득점권에서 부진한 타격으로 수차례 아쉬움을 남기곤 했다. 하지만 팀 상승세 속에 타선이 생산력을 끌어올렸다. 롯데가 시즌 전 계획했던 기동력 야구와 정교한 스몰볼이 구현되지 못하고 있지만, 장타 생산력과 출루율로 득점력을 높였다. 

특히, 이대호의 후계자로 기대를 받으면서 틀을 깨지 못했던 한동희가 당당히 타선의 중심에 섰다. 4월 한 달 한동희는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였다. 홈런과 타율 등 타격 부분에서 한동희는 그 이름을 가장 높은 곳에 올려놓았다. 프로 5년 차에 접어들면서 한동희는 자신만의 타격관을 정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투수와의 승부에서 결코 서두르지 않고 유인구에 대한 대처 능력이 크게 좋아졌다. 거포의 숙명인 삼진 개수로 오히려 크게 줄었다. 변화구를 때려내는 능력에 더해 어떤 코스로 쳐낼 수 있는 능력을 보이고 있다. 투수로서는 한동희에게 던질 공이 마땅치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한동희의 선전에 베테랑들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롯데 타선은 마운드와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은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대호는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고 주장 전준우도 꾸준하다. 정훈, 안치홍의 베테랑들도 중심 타선에서 높은 생산력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시즌 초반 부진으로 교체 가능성을 키우던 외국이 타자 피터스마저 부진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터스는 최근 롯데가 기대하는 장타력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삼진수도 줄여가는 중이다. 자신의 약점을 파고드는 상대 배터리에 역으로 대응하기도 하고 유인구에 대한 인내심도 보여주고 있다. 맞으면 넘어가는 파워는 있지만, 콘택트 능력은 떨어지는 공갈포의 오명을 벗고 영양가 있는 타격을 하기 시작했다. 롯데는 그를 하위 타선에 배치하며 부담을 덜어주고 그의 능력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시즌 시작 전 타선의 약세를 전망했던 전문가들의 말이 무색하게 롯데 타선은 중심 선수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팀 타율은 물론이고 팀 홈런 역시 리그 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주전들의 활약에 더해 백업 선수들까지 활약을 더하면서 롯데 타선은 상. 하위  타선이 균형을 이루는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말 그대로 되는 집안의 전형이다. 이제 지난 FA 시장에서 떠나간 간판타자 손아섭에 대한 언급마저 사라졌다. 

이렇게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모습으로 가득했던 4월이 지나고 롯데는 5월을 맞이했다. 여전히 롯데의 상승세에 대한 의구심은 남아있다. 롯데는 시즌 시작 전 최하위 후보였다.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상위권 팀에 비해 밀린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뤘다. 기존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외국인 선수들의 분전, 새로운 얼굴의 등장이라는 불확실성에 기대야 했던 롯데였다. 

롯데는 그 불확실성이 현실이 됐다. 외국인 에이스가 등장했고 한동희가 몬스터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들의 투. 타의 중심이 되면서 팀 분위기를 이끌고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시즌 초반 레이스가 한해 농사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장기 레이스에서 롯데의 초반 상승세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KT와의 5월의 첫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롯데는 잠재된 불안 요소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우선, 에이스 반즈가 부진했다. 반즈는 시즌 초반부터 4일 휴식 후 등판 일정을 고정하고 있다. 분명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시즌 초반 반즈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구질과 구종 조합 등 낯섦이 큰 무기였다. 많은 등판은 그 무기를 희석시킬 수 있다.

실제 반즈는 5월 3일 경기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와 두 번째 상대하는 KT 타자들은 상당한 인내심을 가지고 공을 골라냈다. 그러면서 그의 투구 수를 늘렸다. 여기에 이전과 달리 타이트한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도 반즈를 어렵게 했다. 타자들의 방망이 쉽게 나오지 않자 반주는 고전했다. 그동안 누적된 피로는 구위마저 떨어뜨렸다. 결국, 반즈는 3이닝 4자책점의 투구로 아쉬움을 남겼다. 앞으로 상대팀들은 반즈와의 대결에서 이런 형태로 그를 흔들려 할 수 있다. 새로운 투구 패턴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이어 더해 수비 불안이 경기를 지배했다. 반즈가 초반 무너진 것도 수비의 실책성 플레이가 중요한 원인이었다. 반즈는 3회 말 4실점했다. 제구가 흔들리며 출루를 거듭 허용하긴 했지만, 2사 후 높은 플라이를 유도하며 이닝을 끝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공은 내야와 외야 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됐다. 애매한 타구였지만, 기민하게 움직였다면 처리가 가능해 보였다. 그 실점으로 반즈는 급격히 흔들렸고 KT 박병호에게 2점 홈런을 추가로 허용하면서 마운드를 물러났다. 이전 경기에서 반즈는 수비 실책 후 흔들리는 경기가 있었다. 구위로 타자들을 상대하는 투수가 아닌 만큼 수비의 뒷받침은 반즈에 중요하다. 그 부부에서 분명 아쉬움이 있었다. 

롯데 수비의 문제는 이후에도 불거졌다. 롯데는 홈런포로 밀리던 경기 흐름을 반전시켰다. 하지만 팽팽한 승부에서 유격수 쪽에 문제가 발생했다. 4 : 4 동점이던 6회 말 유격수 이학주가 2개의 송구 실책을 했고 2실점으로 연결됐다. 결국,  롯데의 6회까지 실점은 실책으로 발생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내준 경기 흐름을 롯데는 가져오지 못했고 경기 후반 추격조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롯데는 5 : 10으로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경기 중반 이후 역전 분위기에서 스스로 무너진 경기였다. 수비에서 패배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은 아픈 부분이었다. 

이런 수비 문제는 시즌 내내 롯데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롯데는 외야 수비와 장타력 보강을 위해 외국인 타자를 새롭게 영입했다. 대신 유격수 자리에 이학주와 박승욱 두 베테랑을 보강했다. 이학주는 주전 유격수로 롯데가 상당한 기대를 했다. 이학주는 과거 삼성 시절과 달리 성실한 자세로 훈련에 임하고 경기에서도 허슬플레이를 하며 투지 있는 경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유격수의 최고 덕목인 수비가 흔들리고 있다. 23경기 출전에 실책 5개는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과거 삼성 시절에도 이학주는 수비에서 불안감을 노출했다. 쉬운 타구에서 실책이 이어지며 신뢰를 잃었다. 5월 3일 KT 전에서 이학주는 아쉬움을 남겼다. 

롯데는 유격수 자리에 이학주, 박승욱, 김민수 등의 카드가 있지만, 수비에서 완벽한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박승욱은 2루수가 주 포지션으로 유격수 수비에 부담이 있다. 김민수는 파워 있는 타격이 매력적이지만, 수비는 높은 점수를 얻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대안 배성근은 경쟁에서 밀려 2군에 머물고 있다. 

 


유격수의 불안은 3루와 2루의 수비 불안으로 연결된다. 3루수 한동희와 2루수 안치홍은 타격 능력이 매력적이지만, 수비에서는 평균 이하의 능력치다. 한동희는 송구에서 불안함이 여전하고 안치홍은 좁은 수비폭이 문제다. 지난 시즌에는 유격수 마차도가 이들의 수비 부담을 덜어줬지만, 올 시즌 롯데 유격수들에게 그런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동희, 안치홍이 극복해야 할 문제지만, 체력 부담이 커지고 이는 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롯데 내야는 주전 1루수 정훈은 제외하면 불안감을 안고 있다.

외야 역시 전준우의 좌익수 자리와 고승민 등의 우익수 자리가 결코 안정적이라 할 수 없다. 공이 뜨면 롯데 팬들은 불안한 시선으로 외야를 봐야 한다. 이런 수비 불안이 패배로 연결되는 경기가 늘어날수록 팀 사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마운드 투수들의 야수들에 대한 신뢰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롯데 투수들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탈삼진을 기록하는 등 파워 넘치는 투구를 하고 있지만, 장기 레이스에 그런 힘을 계속 유지하기 힘들다. 마운드가 올 시즌 롯데 성적의 키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할 수비 안정은 롯데에 큰 과제가 될 수 있다. 

이런저런 아쉬움이 있지만, 시즌 초반 롯데의 모습은 긍정적이다. 팀이 더 강해지고 내실이 다져졌다. 특정 선수들에 의존하는 야구가 아닌 엔트리 모든 선수들이 함께 하는 토털 야구가 자리를 잡았다. 팀 내에서 밀어주고 끌어주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롯데의 변화 프로세스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다만, 이에 비례해 높아지는 기대치가 부담이 될 수도 있고 선수들의 오버 페이스로 연결될 수 있다. 특히, 롯데 상승세의 중요 요소인 필승 불펜진이 최근 과부하 조짐을 보이는 건 살펴볼 부분이다. 롯데 필승 불펜진 투수 중 상당수는 풀타임 시즌을 경험하지 못했다. 그들의 페이스를 조절해 줄 필요가 있다. 이 시점에 마무리 김원중의 부상 복귀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4월 한 달 이전에 없었던 신바람을 낸 롯데다. 5월에도 그 신바람을 계속 낼 수 있을지 이는 2017 시즌 이후 하지 했던 포스트시즌 진출, 가을야구로 가는 길을 열 수 있게 할 수 있다. 롯데의 5월이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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