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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4개 팀이 확실한 상위권을 형성한 6월 프로야구에서 또 다른 관심사는 5위 경쟁이다. 현재 5위 권에는 두산, 삼성, KT가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8위로 쳐져 있지만, 롯데도 5위와 승차는 3경기에 불과하다. 당장 두산, 삼성, KT는 3연전 시리즈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혼전이다. 

지난 시즌 이들 세 팀의 성적을 고려하면 지금의 상황은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두산은 지난 시즌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낸 리그에서 손꼽히는 강팀이고 KT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삼성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를 기록하며 오랜 침체기를 벗어났다. 이들은 올 시즌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대할 수 있는 팀이었다. 

하지만 6월 중순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세 팀의 상황은 5할 승률을 지키기 버겁다. 시즌 준비 기간 두산과 삼성은 FA 선수들이 이탈로 전력 공백이 발생했고 주력 선수들의 부상까지 겹쳤다. KT는 FA 시장에서 전력 유출을 막았고 경험이 풍부한 거포 박병호를 영입해 타선을 강화했다. 외국인 선수 구성도 순조로웠다. 올 시는 KT는 또 한 번의 우승을 꿈꾸며 리그를 시작했다. 많은 이들도 KT를 우승후보로 전망했다. 

이런 기대와 전망과 달리 KT는 시즌 초반부터 고전했다. 부상이 문제였다. 박병호와 함께 타선을 이끌어야 할 간판타자 강백호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 기간도 길어졌다. 외국인 선수 쪽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시즌 팀의 정규리그, 한국 시리즈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에이스 쿠에바스가 부상으로 등판하지 못했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 라모스마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불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던 박시영마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강백호

 


KT는 시즈 초반 투. 타의 핵심 선수 없이 레이스를 해야 했다. 나름 두꺼운 선수층이 있고 백업 자원을 확보한 KT였지만, 중심 타자와 에이스 투수의 공백까지 메우기는 역부족이었다. 이는 성적과 연결됐다. KT는 하위권을 좀처럼 벗어날 수 없었다.

지난 2번의 시즌에서 KT는 시즌 초반 시작이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KT는 이를 극복하고 포스트시즌 진출과 우승의 결과를 만들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상황이 달랐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에 더해 주력 선수들도 부진했다. 선수 전반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 지난 시즌 KT는 우승의 영광을 안았지만, 많은 경기를 치렀다. 우승 후 찾아오는 후유증이 생길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심 타자와 에이스의 부재는 선수들의 부담을 더할 수 있었다. 

KT는 에이징 커브가 분명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뒤엎고 박병호가 리그 홈런 선수로 올라서며 타선을 이끌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오윤석, 김준태 등 백업 선수들의 활약으로 버티는 야구를 하며 견디고 또 견뎠다. 그 사이 KT는 과감한 결정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부상 재활이 길어지는 외국인 선수 쿠에바스와 라모스를 전격 교체했다.

특히, 쿠에바스는 KT에서 제2의 야구 인생을 열었다 할 정도로 기량이 발전했고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KT 팀 역사에서도 남을 수 있는 활약을 한 쿠에바스였지만, 올 시즌 성적을 위해 KT는 기약 없는 재활보다는 교체를 결정했다. 라모스 역시 부상전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하고 있었다. 부상 복귀 후 활약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KT는 빠르게 대안을 찾았다. 

시즌 중 외국인 선수 교체 성공 확률이 크지 않다는 점은 그동안의 예로 나와 있다. 프로야구 팀들이 쉽게 외국인 선수 교체를 단행하기 어려운 이유다. KT는 리스크보다 기회에 더 큰 비중을 두고 교체를 할 거라면 하루라도 더 외국인 선수를 활용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다. 그 결과  KT는 좌완 투수 벤자민과 호타 준족형의 외야수 자원인 알포드를 영입했다. 벤자민은 최근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고 알포드 역시 리그 적응기를 거치고 있다.

이런 외국인 선수 교체로 분위기를 바꾼 KT에 간판타자 강백호의 복귀 호재가 더해졌다. 애초 강백호는 전반기 팀 합류가 어렵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빠른 재활로 기다림의 시간을 줄였다. 아직 타격감을 완전히 되찾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이지만, 최근 경기에서 강백호는 멀티 안타 경기를 하는 등 기존의 호쾌한 타격을 재현하고 있다.

강백호의 복귀로 KT는 강백호, 박병호 신. 구 거포 라인에 외국인 타자 알포드가 더해지면서 강력한 중심 타 선을 다시 구축하게 됐다. 1루수와 4번 타자로 홀로 분전하던 박병호의 부담도 덜게 됐다. 강백호와 박병호는 지명타자와 1루수를 함께 맡으며 체력 부담도 덜게 됐다. 이런 타선의 강화는 다른 주력 타자인 황재균, 조용호, 배정대, 장성우가 더 나은 타격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다. 아직 완전체 타선은 아니지만, KT는 앞으로 경기에서 힘을 낼 수 있는 기초를 만들었다.

실제 최근 10경기 KT는 승률을 끌어올리며 5할에 근접했다. 5위권 경쟁을 하는 팀 중 가장 상승세 있다. 지난 시즌과 같이 극심한 부진 속에서 시작한 시즌 초반을 이겨내고 우승까지 했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KT다. 이런 KT의 모습은 상위권 4개 팀 팀에게는 매우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박병호

 


KT는 시즌 초반부터 이어진 힘든 시간 속에서 단단한 선발 마운드의 힘으로 팀 추락의 위험을 막아냈다. 든든한 1선발 고영표를 시작으로 소형준, 배제성에 대체 선발 투수 그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는 엄상백까지 국내 선발  투수들의 역량이 리그 최강이다. 지난 시즌보다 부족함이 있는 외국인 투수 데스파이네도 이닝 이터로서 꾸준함을 유지하고 있다.

KT의 선발 마운드는 팀이 어려운 시점에서 한결같았다. KT의 선발 투수진 평균 방어율은 리그 최강의 선발진이라는 SSG를 제치고 1위다. 불안했던 불펜진도 안정을 되찾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KT의 팀 방어율은 리그 1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마운드의 안정과 지속성은 KT를 버티게 했고 앞으로 레이스 전망을 긍정적으로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마운드에 타선이 확실히 정상을 되찾는다면 KT는 5위권 경쟁을 벗어나 상위권 경쟁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최근 프로야구 흐름은 시즌 초반 성적이 마지막 성적과 연결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KT는 그런 흐름을 역행하는 결과는 자주 만들었다. 올 시즌도 그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하고 강백호가 본래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그 가능성은 한층 커진다. 6월 흐름은 그 예상을 하기에 충분하다. 최근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벤자민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지는 악재가 있었지만, KT가 그들의 분위기를 바꾼 건 분명하다. 이것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중반을 넘어 후반기로 넘어가는 2022 시즌 여름, 디펜딩 챔피언 KT가 리그 순위 판도에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지 앞으로 다시 한번 그들 팀명처럼 반등의 마법을 올 시즌에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KT 위즈,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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