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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에서 신들린 듯한 경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우상혁이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한국 육상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우상혁은 우리 시각으로 7월 19일 오전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에서 자신의 실외 육상 최고 기록인 2미터 35를 성공시키며 2위, 은메달을 차지했다. 

세계육상선수권 메달은 사상 2번째다. 첫 번째는 남자 경보의 김현섭이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에서의 동메달이다. 당시 그는 6위로 결승선을 끊었지만, 이후 상위 입상 선수들이 다수 도핑에 적발되며 뒤늦게 동메달을 수상했다. 대회 당일 메달을 획득한 이는 우상혁이 처음이다. 

우상혁은 올 시즌 신내, 실외 육상대회에서 입상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수차례 우승 경험도 쌓았다. 도쿄 올림픽 공동 금메달리스트인 카타르의 바심과 이탈리아의 톰템베리를 누리고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었다. 우상혁은 20대 중반의 나이로 바심과 톰베리보다 젊고 기량이 계속 발전하는 과정에 있었다. 이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충분히 메달 그리고 우승도 기대할 수 있는 흐름이었다. 

우상혁은 착실히 대회를 준비했다. 대회 시간에 맞게 훈련 일정을 조정하고 국내 육상선수권 대회에 출전해 컨디션을 점검했다. 미국 현지에도 일찍 도착해 적응훈련을 했다. 그의 상승세와 노력의 결실은 값진 은메달로 연결됐다. 

우상혁은 출전 선수 전체 1번으로 경기를 치렀다. 부담이 될 수 있었지만, 우상혁은 2미터 30까지 모두 1차에 성공하면서 상승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는 성공 때마다 주문처럼 자신에게 결의를 다지는 말을 했고 활력 넘치는 세리모니로 몸속 에너지를 끌어오르도록 했다. 하지만 세계 챔피언 바심 역시 가볍게 1차 시기에 모든 높이는 성공시키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도쿄 올림픽 공동 금메달리스트 톰베리도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주어진 높이를 계속 성공시켰다. 

 

 

 



2미터 33에서 고비가 찾아왔다. 우상혁은 2번의 시기를 모두 실패했다. 기회는 한 번뿐이었다. 그가 실패하는 사이 바심과 톰베리 등 경쟁자들의 그 높이는 성공했다. 부담이 한층 더 가중될 수 있었다. 우상혁은 단 한 번의 기회에서 이를 성공시키며 환호했다. 우상혁은 더 높은 2미터 35를 2차 시기에 성공시키며 메달권에 자리했다. 경쟁자들이 하나 둘 탈락하면서 그는 바심과 함께 최후의 2인이 됐다. 우승의 희망이 생겼다. 

하지만 바심이 워낙 강했다. 바심은 가볍게 2미터 37을 1차 시기에 넘었다. 우상혁은 1차 시기에 실패했다. 우상혁이 크게 불리한 상황이었다. 여기에서 우상혁은 승부수를 던졌다. 그는 2미터 37을 넘기도 바심과 함께 2미 39에 도전했다. 우승을 위한 과감한 선택이었다. 대신 우상혁은 2미 39를 2차 시기부터 넘어야 했다. 우상혁은 우선 이 높이를 성공해야 했다. 

높이뛰기에서 통상적으로 한계 높이는 자신의 키에 50센티미터를 가산한다. 우상혁의 신장이 1미터 88임을 고려하면 우상혁은 자신의 한계는 물론이고 인간의 한계에도 도전하는 시도를 했다. 이 담대한 시도는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바심은 3연속 세계육상선수권 우승자로 확정됐다. 바심이 워낙 잘했고 우상혁은 최선을 다했다. 우상혁은 지난 도쿄 올림픽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인 2미터 35를 성공하고도 4위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털어내고 세계 남자 높이뛰기의 강자로 확실히 자리했다. 

우상혁은 등장은 우리 육상에는 큰 자극제가 될 수 있다. 그동안 한국 육상은 비인기 종목이라는 아픔에 국제 경쟁력에 면에서 크게 뒤져 있었다. 선수 저변도 크게 부족했다. 다수의 스포츠 유망주들은 인기 스포츠인 야구나 축구, 농구, 배구 등 구기 종목에 몰렸고 육상 선수 자원이 부족했다. 육상에서 국제 경쟁력을 유지했던 마라톤 역시 이봉주 이후 더는 국제경기에서 입상하지 못하고 있다. 기록도 정체되어 있다. 아시아권에서도 한국 육상은 중국이나 일본, 중동 국가 등에 밀려 메달 획득이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육상 선수들은 외로운 싸움을 지속할 수밖에 없었다. 우상혁은 그 외로운 싸움에서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는 혜택을 받지 못한 군에 입대하고 상무 소속을 선수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그 상무에서 우상혁은 오히려 기량이 더 발전했다. 소리 없이 조용히 실력을 키워오던 우상혁은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서 말 그대로 사고를 쳤다.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에 오른 것만으로도 큰 성과였지만, 결승전에서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며 메달 경쟁을 했다. 그의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은 육상 경기로는 이례적으로 전국에 생중계됐고 국민들은 함께 그를 응원했다. 중압감이 큰 경기였지만, 우상혁은 웃음 가득한 얼굴로 스스로의 긴장을 풀고 활력 넘치는 경기를 했다. 메달에는 아쉽게 실패했지만, 남자 높이뛰기 선수 우상혁이라는 이름이 확실히 대중들에 각인됐다. 

올림픽 이후 우상혁은 흔들림 없이 다음 목표를 위해 준비를 지속했다. 체중을 최상의 컨디션에 맞게 조절하고 극한의 훈련을 이어갔다. 그는 SNS를 통해 자신의 훈련 과정을 공유하는 등 대중들과도 적극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전 선수들과 다른 신세대의 모습이었다. 이를 통해 그는 육상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과 자신에 대한 응원을 이끌어냈다. 그 응원의 힘을 우상혁은 경기력으로 승화했다. 그는 어릴 적 사고로 육상 선수에게는 절대 불리한 조건인 양 발이 짝 발이 되는 장애를 안고 있기도 하다. 우상혁은 이런 한계도 넘어섰고 기량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 도쿄 올림픽의 활약이 결코 우연이 아니고 실력이었음을 우상혁은 결과로 증명하고 있다. 

우상혁은 세계육상선수권 2위 입상은 끝이 아니다. 그는 아직 젊고 앞으로 더 해야 할 일이 많다. 그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대부분 30대 선수로 내림세에 들어설 나이임을 고려하면 앞으로 있는 아시안게임과 파리 올림픽에서 우상혁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물론, 끊임없는 노력이 함께 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동안 우리는 깜짝 스타가 된 스포츠 선수들이 그 유명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부진에 빠지거나 일탈을 일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우상혁은 육상의 스타 선수라는 희소성에 독특한 캐릭터의 선수다. 언론과 미디어의 관심을 크게 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당장 방송 출연이나 CF 의뢰가 쇄도할 수 있다. 이런 변화가 감당이 안 될 수도 있다.

그는 현재 상무 소속으로 대외 활동이 제약이 있다. 이런 상황은 그가 보다 훈련과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하지만 제대 후 그는 상당한 변화를 몸소 느낄 수밖에 없다. 얼마나 자제력을 발휘하고 목표를 위해 정진할 수 있을지가 높이뛰기 선수 우상혁의 앞날을 결정할 수 있다.

주변에서도 그의 유명세에 편승해 이익을 취하려는 등의 잘못된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전문적인 에이전트의 조력을 받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힘겹게 오른 자리인 만큼 이를 지키고 스스로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의 SNS의 제목에는 woo-238이라 적혀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그가 도전할 수 있는 최고 높이 2미터 38을 상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2미터 35는 언제든 넘을 수 있음을 입증했다. 그 이상의 기록을 세울 수 있다면 챔피언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아직 그에게는 이뤄야 할 목표가 있다. 이는 그가 더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척박한 우리 육상 환경에서 어렵게 피어난 꽃 우상혁이 잠깐 피었다 지는 꽃이 아닌 오랫동안 그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우리 육상 전반의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길 기원해 본다. 우상혁에 대한 대중들이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고 육상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앞으로 그의 계속된 도전을 응원한다. 


사진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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