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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에 진출할 5개 팀이 사실상 결정된 2022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하는 팀들은 내년 시즌 구상에 일찌감치 들어가야 할 시점이다. 최하위가 확정된 한화는 3시즌 연속 최하위와 그에 따라 받은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의 선물을 가지고 내년을 기약하고 있다. 왕조시대를 끝낸 9위 두산도 젊은 선수들의 기용폭을 넓히고 있다.

한때 5위 추격에 박차를 가했던 NC, 삼성, 롯데 역시 오늘보다 내일에 더 무게 중심이 가고 있다. NC와 삼성은 이미 시즌 도중 성적 부진으로 감독을 교체했다. NC는 오프시즌 기간 큰 투자를 했고 삼성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의 성과를 바탕으로 포스트시즌 진출 이상을 기대했지만,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롯데는 구단과 연고가 없는 젊은 단장과 외국인 감독 조합으로 반전의 시즌을 기대했지만, 객관적 평가의 틀을 끝내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그동안 추진해온 팀 체질 개선과 시스템, 선수단 구성 변화를 통한 리툴링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롯데는 현 체제의 변화보다는 성민규 단장과 서튼 감독 체제의 유지와 함께 이들에게 내년 시즌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구단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결정이라면 내년 시즌을 위한 가능성이 보여야 한다. 곳곳에서 전력에 약점이 해결되지 못했고 부정적 요소들이 가득하지만, 그 안에서 긍정 요소가 없었던 건 아니다. 특히, 롯데의 오랜 숙제였던 세대교체와 선수 뎁스의 확충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모습이 있었다. 이중 외야진에서 발견된 고승민과 황성빈은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고승민

 



고승민과 황성빈은 우투 좌타의 외야수로 모두 군필 선수로 병역 의무 이행 후 올 시즌 본격적으로 전력에 가세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시즌 전 공백기가 있었던 탓에 즉시 전력감으로 분류되지 않았고 다른 경쟁자들 보다 그 이름을 덜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이들은 롯데 1군 외야진에서 주전급 선수가 됐다. 두 선수는 후반기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서고 있고 성적에서도 경쟁자들보다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고승민은 올 시즌 전 FA 시장에서 NC와 계약하며 전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의 후계자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고승민은 2019 시즌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지명된 유망주였다. 그는 애초 내야수로 입단했지만, 타격 재능을 더 살리기 위해 외야로 전향했다. 고승민은 좌타자에 파워까지 겸비한 선수로 롯데에 필요한 스타일의 선수였다. 데뷔 시즌인 2019 시즌 고승민은 1군에서 30경기에 나서면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경기 외적인 문제가 발생했고 현역으로 입대하며 공백기를 가졌다. 

2022 시즌 팀에 복귀한 고승민은 외야의 치열한 엔트리 경쟁을 이겨내고 1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롯데는 그의 재능을 믿고 적극 그를 기용했지만, 고승민은 1할대 빈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종종 집중력이 떨어지는 수비로 아쉬움을 주기도 했다. 고승민은 프로야구 진기명기에 나올 실수를 수비에서 저지르며 그의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여기에 부상이 겹치면서 고승민은 6월부터 상당 기간 2군에서 조정기를 거쳤다. 

7월에 다시 1군 엔트리에 복귀한 고승민은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타격에서 자신감을 회복했고 투수들의 다양한 구질에 대한 대응력이 좋아졌다. 타격 시 힘을 싣는 능력도 향상됐다. 고승민은 타석에서 힘 있는 타구를 날려보내기 시작했다. 7월 월간 타율 3할을 넘어선 고승민은 8월에는 월간 타율 4할을 넘어섰다.

9월에도 그의 타격감은 그대로 유지됐다. 잠깐의 반등이 아니었다. 아직 지명도가 떨어지는 탓에 그 존재감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롯데에서 후반기 가장 뜨거운 타격감의 선수였다. 이에 그동안 좌타자인 고승민은 좌투수를 상대로 기용하지 않았던 롯데는 투수의 유형에 상관없이 중용하기 시작했고 타순도 하위 타순에서 테이블 세터로 올렸다. 그런 변화에도 고승민은 변함없는 활약을 하고 있다. 삼진 비율도 크게 줄었고 공을 보는 눈 야구도 가능해졌다. 타격에 대해 눈을 뜬 모습이다.

고승민은 떠나간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과 같은 우익수가 주 포지션이다. 내야에서 외야로 전향한 후 첫 시즌인 탓에 불안감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외야 수비도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과거 손아섭도 프로 데뷔 후 3년 차까지는 시행착오의 과정이 있었고 수비에 약점을 보였다.

하지만 적응기를 거친 이후 손아섭은 롯데를 대표하는 타자로 거듭났고 수비력도 크게 발전했다. 고승민은 이런 손아섭의 과정을 밟고 있다. 성적 표본에서 차이가 나지만, 후반기 성적만 본다면 고승민은 손아섭을 크게 능가하고 있다. 고승민이 지금의 모습을 유지한다면 롯데가 올 시즌 전 FA 시장에서 손아섭을 잡지 않은 건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성공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고승민과 함께 롯데 외야의 새 얼굴로 떠오른 황성빈은 이전까지 롯데에서 볼 수 없었던 유형의 타자로 주목받고 있다. 황성빈은 롯데가 고대하던 빠른 발에 도루 능력 등 활발한 주루가 가능하고 상대 타수를 괴롭힐 수 있는 재간 있는 타격을 할 수 있는 선수다. 

황성빈의 빠른 발은 롯데의 새로운 공격 옵션이 되고 있다. 조금만 깊은 코스의 내야 땅볼이나 느린 내야 땅볼에도 황성빈은 안타를 만들 수 있는 스피드가 있다. 수차례 번트 안타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가 타석에 서면 상대팀 수비는 긴장을 할 수밖에 없다. 이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선 황성빈을 통한 다양한 작전 수행도 가능하게 한다. 롯데에게는 여러 가지로 유용한 타자다. 

황성빈의 선수로서 스토리는 극적인 면이 있다. 그는 2020 시즌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대졸 선수에 신인 드래프트 순위도 후 순위로 그에 대한 기대치는 낮았다. 황성빈은 입단 후 바로 현역으로 군 입대를 선택했다. 병역 의무를 빨리 이행하고 야구에 전념하기 위한 과감한 결정이었다. 군에도 돌아온 황성빈은 빠르게 경기 감각을 되찾았고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자신만의 야구로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황성빈은 시즌 개막을 1군에서 하지 못했지만, 5월부터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자신의 장점을 살려내며 여러 선수들이 콜업과 2군행을 반복하는 속에서도 1군 엔트리에서 생존했다. 이제는 당당한 주전급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성적도 준수하다. 

 

 

황성빈

 



황성빈은 후반기 들어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시즌 3할에 가까운 타율로 올라섰다. 시즌 초반에는 번트 등 잔기술에 의존하는 경향도 있었지만, 이제는 타격에 자신감이 생겼고 정교한 타격을 하고 있다. 후반기 황성빈은 상대 팀에 부담을 주는 타자가 됐다. 여기에 빠른 발을 활용한 넓은 수비폭은 외야 수비에도 플러스 요소가 되고 있다. 

다만, 아직 경험이 부족한 탓에 도루 성공률이 떨어지고 수비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발전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올 시즌 활약으로 황성빈은 신인왕 후보로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황성빈은 최근 프로에서 성공하지 어렵다는 대졸 선수의 성공 스토리로 자신의 야구 인생을 열어가고 있다. 

고승민과 황성빈의 등장은 롯데에 너무나 반가운 일이다. 롯데는 내년 시즌 외야진 개편이 필요하다. 주전 외야수 전준우는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수비에서 큰 역할을 하기 어렵다. 이미 그는 1루수 전환을 위한 준비를 지속적으로 했다. 이대호가 은퇴하는 내년 시즌에는 지명타자로 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외야에 새로운 주전이 절실하다. 외국인 타자 렉스가 교체 외국인 선수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지만, 그가 내년 시즌에도 롯데와 함께 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외국인 타자는 국내 선수들의 능력치 이상의 플러스 요소로 작용해야 팀을 강해질 수 있다. 

만약, 황성빈이 중견수, 고승민이 우익수 주전으로 그에 맞은 공. 수 활약을 하다면 전준우의 포지션 변동과 외국인 타자의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 있다. 후반기 성적은 그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두 명이 주전으로 자리한다면 롯데는 좌투수 전문 선수인 신용수, 1차 지명 신인 조세진 등을 활용해 외야 선수층을 두껍게 할 수 있다. 두 선수에게도 주전 도약은 프로야구 선수로서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2022 시즌 롯데 야수진에서 고승민과 황성빈은 소중한 발견이다. 팀 육성 시스템의 성공작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두 선수가 주전 외야수로 자리를 잡는다면 세대교체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점에서도 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남은 시즌 고승민과 황성빈의 활약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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