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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은 한국시리즈 승리의 높은 확률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접전이었다. 실제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을 매우 높았다. 마치 내일이 없는 듯 마운드 총력전으로 맞선 양 팀의 대결은 연장 10회까지 이어졌고 벤치 멤버 전병우의 경기 후반 3타점 활약을 앞세운 키움이 7 : 6으로 승리했다.

키움은 플레이오프 3연승의 시리즈 승리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갔다. SSG는 아쉬운 패배를 당했지만, 우려했던 타자들의 타격감이 정상임을 확인하는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홈에서의 1차전 패배는 SSG에게는 그들이 계획했던 한국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이 펼쳐졌다.  

경기는 초반 SSG가 우세했지만, 중반 이후 키움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반전이 일어났고 SSG가 경기 후반 정규리그 1위 팀을 저력을 발휘하며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런 상대 타선을 막아내기 위해 2차전 선발 등판이 예상됐던 요키시를 경기 초반 동점 상황에서 불펜 등판시키는 강수를 던졌고 SSG 역시 3차전 선발 등판 가능성이 높았던 모리만도를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마운드에 올려 승리의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이런 승부수는 결과적으로 모두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키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요키시는 1.1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고 9회 초 마운드에 오른 SSG 모리만도 역시 1.2이닝 1실점으로 기대만큼의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모리만도의 실점은 키움의 결승 득점이었다. 

이렇게 어긋난 마운드 운영의 결과를 경기를 더욱더 혼돈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키움은 경기 초반 안우진의 손가락 물집 부상으로 그를 일찍 마운드에서 내리는 변수가 발생했다. 안우진은 경기 초반부터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와는 다른 투구 내용이었다. 장점인 속구를 제대로 던지지 못하고 변화구 구사 비율이 높았다. 포스트시즌 거듭된 등판으로 구위가 떨어진 것으로 보였지만, 실상은 손가락 물집이 원인이었다.

 

 

 



안우진은 2.2이닝 2실점 후 마운드를 물러났다. 이후 키움은 비상 체제로 마운드를 운영했다. 포스트시즌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불펜을 조기에 가동했고 선발 원투 펀치 중 한 명인 요키시가 힘을 보탰다. 하지만 SSG 타선의 흐름을 완전히 끊지 못했다. 대량 실점은 없었지만, 1회와 6회를 제외하고 초반 실점이 이어졌다. SSG는 중심 타자 최정이 솔로 홈런 포함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였고 선발 2루수로 출전한 베테랑 김성현이 3안타 2타점 경기를 하며 하위 타선에서 큰 활약을 했다. 경기 공백이 있었지만, SSG 타자들의 타격감은 시즌과 다르지 않았다. 

활발한 타선과 함께 1차전 선발 투수 김광현의 호투는 SSG가 경기 흐름을 주도하도록 했다. 에이스 안우진의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빠르게 마운드를 물러난 상황에 승부수였던 요키시 카드도 성공하지 못한 키움으로서는 패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는 초반이었다. 

이런 키움의 분위기를 반전시킨 건 타선의 힘이었다. 키움은 김광현의 공에 적응을 마친 후 반격을 시작했다. 키움은 5회 초와 6회 초 각각 2득점하며 경기 주도권을 가져왔다. 김광현은 투구 수 80개를 넘긴 시점부터 공략을 당했고 5.2이닝 4실점 후 마운드를 물러났다. SSG의 계산보다 빠른 불펜 가동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SSG는 외야에서 거듭된 아쉬운 수비가 실점과 연결되며 에이스의 어깨를 더 무겁게 했다. 

불펜 대결로 이어진 경기는 극적인 장면이 연이어 연출되며 팬들을 흥분시켰다. SSG는 8회 말 오태곤의 희생플라이로 5 : 4 리드를 잡았고 그대로 승리하는 듯 보였다. SSG의 마운드에는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투수 노경은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극적인 승부 제조기 키움은 이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9회 초 1사 2루 기회에서 키움은 대타 전병우를 내세웠다. 타석에 있었던 김휘집의 타격감이 좋지 않기도 했지만, 좌타자 대타 카드가 있음에도 우타자 전병우 대타 카드를 선택한 건 의외의 결정이었다. 게다가 전병우는 정규 시즌 타격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주로 대수비로 나섰다. 하지만 전병우 대타 카드는 신의 한 수였다. 전병우는 노경은의 실투를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2점 홈런으로 만들었다. 일순간 SSG의 홈구장 관중석 대부분을 차지한 SSG 팬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키움의 극적인 승리가 완성되어가는 경기는 9회 말 SSG의 대타 카드가 적중하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SSG는 9회 말 1사 후 최지훈 타석에서 베테랑 김강민을 대타로 내세웠다. 최지훈이 경기에서 부진하기도 했고 수비 실수를 하는 등 부진한 경기력을 보인 점도 있었고 마운드에 있는 키움 마무리 투수 김재웅이 좌투수인 점도 고려한 대타 카드였다.

김강민은 김재웅의 가운데 몰린 공을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넘겼다. 다시 경기는 6 : 6 동점이 됐다. 키움은 주력 불펜 투수를 모두 소진한 상황으로 연장전이 큰 부담이 될 수 있었다. SSG는 아직 가용 불펜에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연장 10회 초 경기 MVP로 선정된 전병우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전병우는 2사 후 SSG 투수 모리만도의 공을 1타점 적시 안타로 만들었고 키움은 다시 7 : 6 리드를 잡았다.

이 리드를 마무리 김재웅이 지켜내며 키움은 극적인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플레이오프를 승리하는 데 결정적이었던 3차전 대타 임지열의 홈런에 이어 한국시리즈 흐름을 좌우할 1차전에서도 대타 전병우의 홈런이 다시 한번 큰 변수가 됐다. 두 선수 모두 정규 시즌에서는 백업으로 주로 나섰고 포스트시즌에서도 한정된 타석 기회만 주어졌지만, 그 기회를 그들은 스스로를 영웅으로 만들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포스트시즌에서 왠지 모를 기운이 키움에게 힘을 주는 느낌이다. 

SSG는 키움의 변칙 마운드 운영에 변칙으로 맞대응했지만,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았다. 불펜의 필승 카드로 여겨지던 노경은이 무너졌고 선발 투수 모리만도의 불펜 기용도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1차전 선발  투수 김광현도 키움 타선을 완벽히 압도하지 못했다. 애초 충분히 힘을 비축하고 경기에 나서는 SSG의 투수력이 키움 타자들을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1차전 경기 양상은 그렇지 않았다.

특히, SSG 전력의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는 불펜 불안이 1차전에서 드러났다는 점이 SSG를 불안하게 할 수 있다. 앞으로 시리즈에서 팽팽한 경기 흐름에서 SSG의 불펜 운영은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승리하긴 했지만, 키움 역시 마운드 운영에 고민이 커졌다. 불펜 투수 요키시 카드가 실패하면서 불펜 소모가 많았다. 키움은 불펜 투수들을 짧게 이어 던지게 하면서 부담을 덜어주고 있지만, 이미 9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가능하면 1차전 불펜 소모를 줄일 필요가 있었다.

이 점에서 요키시의 불펜 기용은 그가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사실상의 선발 투수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 결정이었지만, 결과는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았다. 여기에 마무리 김재웅이 1차전부터 2이닝 투구를 하면서 다음 경기 등판에 부담이 커졌다.

앞으로 시리즈에서 키움은 변칙적인 마운드 운영이 불가피해 보인다. 안우진의 손가락 물집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고 이는 그가 많은 이닝을 투수할 수 없게 하는 제한 사항이 될 수 있다. 애초 키움은 안우진에서 1, 4, 7차전 선발 등판을 기대했지만, 그의 역할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그의 손가락 상태에 따라 그를 매 경기 승부처에서 기용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키움은 2차전 선발 등판 예정인 애플러와 요키시 두 외국인 투수를 선발 투수로 기용하고 그 외 경기에서는 선발 투수가 먼저 나오는 투수 개념으로 운영될 수 있다. 키움은 정교한 불펜 운영과 함께 안우진의 부상 관리와 그의 효과적인 활용이 키움의 시리즈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SSG는 우려했던 불펜 문제가 1차전에서 다시 불거지며 앞으로 경기에서 불펜 운영이 그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변수로 떠올랐다. 선발 마운드는 선발 투수 모리만도를 불펜으로 기용하긴 했지만, 2차전 선발 투수 폰트를 시작으로 오원석, 이태양 등 자원이 있다. 다만 중반 이후 접전의 상황에서 상대 타선을 막아낼 필승 불펜 운영은 SSG 벤치를 고심하게 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1차전 선발 투수 김광현의 마무리 투수 기용 등의 변칙을 활용할 수도 있다. 

한국시리즈 1차전의 분위기는 양 팀 타선이 상대 마운드를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매 경기 많은 투수들이 마운드를 들락날락하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 역대 어떤 한국시리즈 이상의 치열한 타격전과 난전이 전개될 가능성도 보인다. 이 점에서 어느 팀이 상대 타선을 잘 제어할 수 있을지가 시리즈 결과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사진 : KBO,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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