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물거품된 에이스의 역투. 7월 20일 롯데VS한화

롯데는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앞두고 깜짝 트레이드를 성사시켰습니다. 오랜 기간 원했던 완성형 3루수에 대한 갈망을 이룬 것입니다. 넥센 황재균 선수에 대한 오랜 구애가 결실을 맺었습니다. 황재균 선수는 롯데로 김민성, 김수화 선수는 넥센으로 팀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트레이드에 대한 이런 저런 말들이 많지만 롯데로서는 검증된 내야 요원을 얻어 전력에 큰 보탬이 된 것만은 사실입니다.

팀이 어려울때 내야 이곳저곳을 메워주면서 소금같은 역할을 한 김민성 선수의 이적과 롯데에서 그 잠재력을 끝내 터뜨리지 못한 김수화 선수에 대한 아쉬움도 많지만 말이죠.

갑작스런 트레이드가 팀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가 주목되는 화요일 경기였습니다. KBO의 승인이 늦어지면서 황재균 선수가 곧바로 팀에 가세하지 못한 가운데 롯데는 김민성 선수자리에 문규현 선수가 나섰고 큰 틀의 변화없이 경기에 임했습니다. 지난주 부진한 성적은 거둔 탓에 승리가 절실한 경기였습니다. 에이스 사도스키 선수가 나선 경기였기에 그 비중은 더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선발 사도스키 선수는 기대대로 최선을 피칭을 했습니다. 솔로홈런과 와일드 피칭에 의한 실점이 있었지만 7.1이닝 2실점의 준수한 투구를 선보였습니다. 긴 이닝과 최소한의 실점이라는 선발 투수의 덕목을 그대로 이행했습니다. 그가 나오면 어떤 흐름의 경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할만큼 믿음을 주는 투구가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도 이어졌습니다. 비로 경기가 연기되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것도 도움이 된 것으로 보였습니다.

 

사도스키 선수는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그 뒤를 받치는 선수들의 지원이 부족했습니다. 타선의 부진 현상은 여전했습니다. 지난주와 달리 더 많은 안타를 기록했지만 그 안타들은 하나로 모이지 못하고 산발 처리되었습니다. 한화 선발 최영필 선수의 초반 공략에 성공하면서 조기 강판시켰지만 이후 등판한 불펜투수들에게 이렇다할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중반이후 추가 실점에 실패한 롯데는 3 : 2 살얼음 승부를 이어가야 했고 경기 막판 역전패의 빌미가 되었습니다. 쉽지 않았지만 8회까지 롯데는 좋은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1점차의 리드였지만 사도스키 선수의 투구 내용이 좋았고 수비의 뒷받침도 있었습니다. 8회말 결정적인 위기는 잘맞은 타구가 정면으로 가면서 병살타로 연결되는 행운도 있었습니다. 승운은 롯데편이었습니다.

사건은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 발생했습니다. 안정된 수비를 보이던 문규현 선수의 실책이 시작이었습니다. 박기혁 선수의 부상, 김민성 선수의 트레이드로 유격수 자리는 문규현 선수외에 대안이 없었습니다. 문규현 선수는 그런 부담에도 경기내내 좋은 수비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한번의 실책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어려운 타구였지만 아쉬움이 남는 수비였습니다.

마무리 임경완 선수는 8회 위기를 잘 넘겼고 실책으로 발생한 9회 위기도 잘 헤쳐나갔습니다. 무사 1루가 2사 2루가 되면서 승리가 눈앞에 보였습니다. 하지만 2사 이후 한화 선수들의 집중력은 여전했고 연속되는 안타로 연결되었고 빗맞은 타구의 행운까지 겹치면서 경기는 순식간에 4 : 3 끝내기 역전승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승리의 여신은 9회 한화의 마지막 공격에서 한화로 향하고 말았습니다. 임경완 선수는 긴 휴식으로 구위가 좋아보였고 자신감도 있었지만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패전의 멍에를 쓰고 말았습니다.

또 한번의 불펜진의 구원실패와 역전패, 팀과 잘 던진 사도스키 선수 모두에게 아쉬움을 큰 경기였습니다. 사도스키 선수는 무더위 속에서도 혼신의 역투를 했지만 그의 손에 쥐어진 것은 없었습니다. 팀 역시 승수를 추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서 살얼음 4위 자리를 유지해야 했습니다. 두산이 막판 역전극으로 LG를 잡아주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화요일 경기 패배로 롯데는 전반기 마무리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에이스를 투입하고도 역전패 당했다는 점은 1패 이상의 아픔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여기에 류현진, 유원상이라는 한화 원투펀치를 연이어 상대하는 것도 부담입니다. 이에 맞서는 이재곤, 김수완 선수의 선발진으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기도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예상밖의 역전패로 타격을 입은 롯데지만 중심 타자인 이대호, 홍성흔 선수가 다시 타격 페이스를 찾고 있고 김주찬 선수도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인것은 패배속에서 발견한 위안거리였습니다. 여기에 황재균이라는 중량감 있는 내야수의 영입은 큰 힘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전반기 남은 경기는 2경기 뿐입니다. 강한 선발진이 강점이었던 롯데가 도리이 선발 대결의 열세를 안고 남은 경기를 치뤄내야 할 상황입니다. 수요일 경기에서 류현진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야 하는 것도 큰 부담입니다. 조금씩 살아날 기미를 보이는 타선이 류현진 선수를 상대로 어떤 공격력을 보여줄지 이재곤 선수가 류현진 선수와의 맞대결에서 또 한번의 호투를 보여줄 수 있을지가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롯데가 화요일 역전패의 악몽을 떨쳐내고 주중 3연전을 기분좋게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