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 PO 롯데를 더 힘들게 할 김현수, 정수빈의 상승세

롯데와 두산의 준플레이오프가 다음주로 다가왔습니다. 그 대결이 비교적 이른 시기에 결정된 탓에 양팀은 포스트 시즌에 대한 대비 시간을 비교적 많이 가질 수 있었습니다. 두산은 2위 추격의 가능성이 사라진 9월부터 사실상 포스트 시즌 체제로 들어섰고 롯데 역시 4위 확정이후 선수 기용에 변화를 주면서 포스트 시즌을 대비했습니다.  

롯데는 작년과 달리 선수 기용이나 상대 분석에 있어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입니다. 이런 롯데에게 최근 두산의 팀 타격이 점점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사실은 달가운 일이 아닙니다. 그 중에서도 롯데에게 부족한 두산 좌타 라인의 힘이 강해진다는 점은 롯데 투수진에 위협 요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두산은 롯데에 비해 타선의 좌우 균형이 잘 잡혀있고 기동력에서 앞서 있습니다. 두 팀 모두 좌완 불펜에 약점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좌타 라인이 풍부한 두산이 타격에서 이점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두산의 좌타 라인의 중심이 될 김현수 선수와 새로은 활력소로 등장한 정수빈 선수의 최근 가파른 상승세는 롯데의 포스트 전략에 있어 큰 어려움이 될 전망입니다.

김현수 선수는 리그를 대표하는 좌타자이고 국가대표 부동의 외야요원입니다. 3할 타율은 당연히 칠 수 있는 선수로 항상 상대팀의 경계 대상이 될 수 있는 선수입니다. 이런 김현수 선수지만 올 시즌 그의 모습은 기대와 조금 거리가 있었습니다. 시즌 초반 장타자로의 변신이 성공하면서 정교함과 힘을 모두 겸비한 타자로 새롭게 진화하는 듯 했습니다. 로봇곰으로 팀 마스코트를 바꾼 두산의 상징으로 터이네이터 같은 타격을 선보였습니다.

이런 김현수 선수였지만 중반 이후 상대의 집중 견제에 페이스를 잃으면서 그의 장기인 정교함과 장타력 모두가 급격히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새롭게 두산의 장타자로 자리잡은 이성열 선수의 활약이 없었다면 두사 타선에 악영향을 줄 정도였습니다. 상대팀들은 김현수 선수의 약점인 몸쪽을 집유하게 공략했고 잦은 사구를 발생시켰습니다. 냉정한 김현수 선수였지만 분명 타격감에 영향을 받았고 4번타자로서는 부족함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여기에 거듭된 부상이 겹치면서 그의 활약도는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김현수 선수가 주춤하면서 두산 역시 더 이상 팀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했고 어정쩡한 3위로 시즌 후반기를 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김현수 선수가 부진한 틈을 타 미완의 거포 이성열 선수가 좌타 거포로 그 존재감을 높이는 기회를 얻었고 두산의 주력 선수로 성장했다는 것에서 두산은 큰 위안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찬 바람이 불면서 김현수 선수의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특유의 정교함이 살아난 것은 물론이고 주춤했던 장타력도 함께 시즌 초반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연일 장타를 폭발시키면서 생애 최고의 홈런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흔들렸던 타격 벨런스가 다시 자리 잡으면서 좌우 투수를 가리지 않는 타격 머신의 모습이 재현되는 인상입니다.

3번에 배치될 것으로 예상되는 김현수 선수의 스프레이 히트가 부활된다면 롯데 못지 않은 강타선 구축이 가능할 것입니다. 컨디션을 회복한 김현수-김동주-최준석 그리고 이성열로 이어지는 두산 중심타선은 롯데에게 큰 위협이 될 전망입니다.

중심타자인 김현수 선수의 부활과 함께 두산의 발야구를 더욱 더 강화시킬 정수빈 선수의 상승세 역시 롯데를 힘들게 할 것입니다. 정수빈 선수는 시즌 초반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습니다. 재활을 마치고 복귀한 이후에도 부상 후유증으로 큰 역할을 할 수 없었습니다. 빠른 발을 이용한 외야수비와 주자 플레이는 여전했지만 타격부진은 그의 활용도를 낮게 했습니다.

이종욱 선수의 거듭된 부상은 리그 후반 정수빈 선수에게 큰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종욱 선수가 부상 회복과 컨디션 조절을 위해 1번 타자 자리를 비우는 사이 정수빈 선수는 1번 타자로서 최고의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승부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점이 있지만 4할대에 이르는 9월 타율은 타격이 약하다는 평가를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어떤 투수와 상황을 가리지 않은 타격감은 포스트 시즌을 앞둔 두산에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정수빈 선수의 활약이 이어진다면 두산은 정수빈을 좌익수로 기용하는 외야진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이종욱 선수와 더불어 강력한 외야 수비진 구축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는 김현수 선수의 1루수 기용을 가능하게 하고 그의 타격을 더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두산 발야구의 한 축인 고영민 선수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종욱 선수와 정수빈 선수로 구성될 두산의 테이블 세터진은 노련미와 패기가 조화를 이룬 빠른 발로 롯데 베터리와 내야진을 끊임없이 괴롭힐 수 있습니다. 접전의 경기에서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고  다양한 작전을 구사할 수 있는 이들의 능력은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뜩이나 두산의 좌타라인이 신경쓰이는 롯데에게 이 두 선수가 쾌조의 컨디션을 보인다는 사실은 포스트 시즌을 앞둔 롯데에게 큰 고민을 안겨주었습니다. 장원준이라는 수준급 좌완 선발이 있지만 두산전에 큰 약점을 보이고 있는 올 시즌이고 허준혁, 강영식으로 이어지는 좌완 불펜도 상대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현수, 정수빈 선수가 중심을 이룰 두산의 좌타라인을 제어할 힘이 부족한 롯데입니다. 그만큼 상대의 약점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김현수, 정수빈 선수에 대한 약점은 분명 분석되어 있을 것입니다. 김현수 선수는 왼손 투수의 흐르는 변화구, 정수빈 선수는 몸쪽 직구와 변화구 대처에 약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결국 투수들의 정교한 제구력만이 이들을 막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포스트 시즌은 새로운 시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규리그 성적은 참고사항에 불과합니다. 경기 당일의 컨디션과 이어진 흐름이 경기력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상대팀 특정 선수가 좋은 타격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 경계해야 할 부분입니다. 김현수, 정수빈 선수의 상승세는 롯데가 염두에 두어야할 두산의 전력 상승요인이 될 것입니다.

포스트 시즌을 앞둔 롯데가 신경써야 할 부분이 더 늘어난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