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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낮 밤에 걸쳐 펼쳐진 극적 드라마의 주인공은 두산이었습니다. 두산은 승리의 희망 주고 받기를 반복하는, 그것도 11회 연장까지 가는 대 접전의 경기를 9 : 8 끝내기 승리로 장식하면서 코리안시리즈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습니다. 1차전 대 역전 패배 이후 쉽게 무너질 것이라는 평가를 비웃 듯 두산은 더 강해졌고 또 한번의 시리즈 승리를 눈앞에 두게 되었습니다.

반면 삼성은 다 잡은 경기를 막판 역전패로 놓치면서 벼랑끝에 몰린 것과 동시에 심리적으로 큰 타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극적인 동점과 역전을 이끌어 낸, 누가봐도 이길것 같은 경기였지만 두산의 마지막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면서 너무나도 아쉬운 패배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양팀 에이스가 등판하는 경기인 만큼 큰 점수가 오가는 접전보다는 3~4점 내외의 승부가 예상되는 경기였습니다. 두산의 김선우, 삼성의 장원삼 선수는 에이스라는 상징성과 함께 경기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되어있었습니다. 야간 경기를 이은 낮 경기라는 점도 타자들에게 유리한 조건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타자들의 감각이 최고조에 올라있는 두산과 충분히 힘이 비축된 삼성의 타선은 초반부터 양팀 선발을 난타하기 시작했고 경기는 타격전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오랜 이닝을 던져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던 김선우, 장원삼 선수는 조기 강판을 피할 수 없었고 불펜의 조기 투입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가을 드라마의 발단은 삼성의 페이스였습니다. 1, 2차전에서 타선의 아쉬움이 많았던 삼성이었지만 감각을 회복한 타선은 분명 달랐습니다. 1번 타자로 최고의 활약을 하고 있는 박한이 선수는 여전히 최고의 감각을 유지했고 부진하던 중심타선도 제 몫을 해 주면서 손쉽게 리드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두산 김선우 선수는 준플레이오프 두 경기를 치른 피로감을 극복하지 못한 듯 구위가 떨어져 보였고 날카로운 제구마저 실종되면서 힘있는 삼성 타선을 막기에 역부족이었습니다. 삼성은 박한이 선수가 연속 2루타로 타선을 이끌었고 착실한 작전과 몸 맞는 공도 피하지 않는 선수들의 투지, 끈질긴 카운트 승부가 함께 하면서 4 : 0 의 리드와 함께 상대 에이스를 2회초에 조기 강판시키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든든한 불펜이 뒤를 받치는 삼성에게 그들이 그토록 바랬던 선취 득점 후 리드라는 유리한 경기 흐름을 가져 올 수 있었습니다. 선발 장원삼 선수가 5이닝만 리드를 지켜준다면 불펜의 승리 공식이 재현될 것 처럼 보였습니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어려울수록 더 힘을 내던 두산은 4 : 0 으로 리드당한 상황에서 다시 저력을 발휘했습니다.

경기 초반 매회 선두타자가 출루하면서 잡은 찬스에서 아쉬운 득점력으로 애를 태우던 두산은 4회말 타선의 집중력으로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삼성 장원삼 선수는 4점의 리드를 등에 업고 경기에 임했지만 초반 부터 불안한 모습이었습니다. 매 이닝 위기는 이어졌고 어렵게 그 위기를 넘겼지만 4회 고비를 끝내 넘기지 못했습니다. 두산전 최강의 모습은 없었고 큰 경기에 대한 부담 탓인지 공에 힘이 실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장원삼 선수의 밋밋한 구질은 두산 타자들의 좋은 감각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삼성은 불펜 조기 투입이라는 강수로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지만 믿었던 불펜 3인방인 권오준, 정현욱, 권혁 선수가 불안한 투구를 하면서 두산에게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두산은 삼성의 필승조를 상대로 끈질긴 승부를 펼쳤고 정수빈 선수의 2차점 3루타, 이종욱 선수의 내야안타로 3득점 하면서 경기를 다시 5 : 4 뒤집는데 성공했습니다.



드라마의 발단에서 삼성이 주인공이었다면 이어진 전개는 두산이 주인공이었습니다. 두산은 6회말 고영민 선수의 희생타로 1점을 추가했고 김선우 선수를 이어던진 이현승, 왈론드 2명의 좌완 투수가 삼성 타선을 꽁꽁 묶으면서 승리의 기대를 높였습니다. 경기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던 삼성 타선은 두산의 좌완 불펜에 제대로 된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경기 주도권도 내주고 말았습니다.

두산의 승리가 조심스럽게 점쳐지던 8회, 1, 2차전과 같은 반전이 일어났고 경기는 최고의 절정으로 치닫았습니다. 그리고 그 절정의 주인공은 다시 삼성이었습니다. 삼성은 두산의 믿을맨 정재훈, 고창성 선수를 상대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어냈습니다. 포스트 시즌 홈런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 정재훈 선수는 8회 대타 조영훈 선수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면서 그 악몽을 재현하고 말았습니다. 정재훈 선수는 구원한 고창성 선수마저 박한이 선수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경기 흐름은 다시 삼성쪽으로 향했습니다

동점에서 양팀은 임태훈, 안지만이라는 최고의 불펜 카드로 승부를 걸었고 양 투수들은 절대 절명의 위기를 멋지게 벗어나면서 기대에 부응했습니다. 두산은 9회말 1사 만루의 결정적 찬스를 후속타 불발로 놓쳤고 삼성은 연장에 돌입한 10회초 무사 2루 찬스를 놓치면서 승부를 결정지을 기회을 놓쳤습니다. 임태훈, 안지만 두 투수의 대담함과 위력적인 구위가 돋보이는 장면이었습니다. 

숨막히는 연장 승부로 전개된 경기는 삼성의 11회초 2득점으로 드라마의 주인공이 갈리는 듯 했습니다. 두산은 임태훈 선수의 투구수가 늘어나자 성영훈, 김창훈, 김성배 선수를 차례대로 등판시켰지만 접전의 경기를 이겨내기에 이들의 심적 부담이 너무 컸습니다. 삼성은 흔들리는 두산 불펜을 상대로 밀어내기 몸 맞는 공과 김상수 선수의 재치넘치는 기습번트 안타를 묶어 2득점 성공했고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 가을 드라마를 멋지게 마무리하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삼성의 8 : 6 리드는 두산의 대반전 드라마를 위한 복선에 불가했습니다. 두산은 11회말 공격에서 이종욱 선수의 안타로 시작된 찬스에서 손시헌 선수의 끝내기 안타까지 3득점 하면서 9 : 8 로 경기를 뒤집었고 드라마 결말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삼성은 일찍 가동된 불펜 탓에 정인욱이라는 신인 투수에게 경기 마무리를 맡겨야 했고 정인욱 선수는 그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정인욱 선수는 승리는 지켜야 한다는 중압감속에 제구가 크게 흔들였고 스트라이크는 모두 가운데로 몰렸습니다. 흔들리는 신인투수로는 승리 의지로 불타는 두산 타선을 막기에 무리가 있었습니다. 크루세타 선수 정도가 남은 불펜 카드가 믿음을 주지 못한점도 있지만 신인투수를 밀어붙인 결과는 너무나 참혹했습니다. 에이스의 조기 강판이 끝내 삼성에게 큰 짐이 되고 말았습니다.  

삼성은 기대했던 에이스 장원삼 선수가 조기 강판당했고 불펜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벼랑끝 승부를 펼치게 되었습니다. 타선은  그 힘을 회복했지만 불펜진의 연쇄 부진은 앞으로의 경기 운영도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반면 두산은 절망적이었던 경기를 극적으로 잡아내면서 미러클 두산의 신화 재현을 꿈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4 : 0 으로 뒤진 상황에서 조기에 불펜을 투입하면서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고 이현승, 완론드 두 투수의 완벽투가 추가 실점을 막아내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경기 후반 되풀이된 삼성의 무서운 뒷심에 재 역전을 허용한 상황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재 재 역전에 성공한 선수들의 높은 집중력 또한 승리의 큰 요인이 되었습니다. 특히, 특정 선수가 아닌 상하위 타선의 모든 선수가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입니다.

예상치 못한 승부가 연속되는 플레이오프 승부는 4차전으로 이어집니다. 불리하다는 예상을 깨고 극적 승리 행진을 이어가는 두산은 역전승의 여세를 몰아 4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려 할 것입니다. 4차전의 승리는 3일간의 달콤한 휴식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삼성은 도전자의 입장으로 남은 2경기를 치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역전패로 흐트러진 팀 분위기를 빠른 시긴내에 추스릴 필요가 있습니다.

투수력이 사실상 바닥난 양팀은 4차전에서도 3차전과 같은 타격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선발 투수에 대한 의미는 무의미하고 불펜진이 조기 투입되는 대 혼전이 예상됩니다. 결국 어느팀이 더 큰 집중력으로 경기 마지막까지 임할 수 있을지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입니다.

플레이오프 3차전은 삼성 - 두산 - 삼성 - 두산으로 발단, 전개, 절정, 결말이 이어진 경기였습니다. 과연 4차전에서 어떤 드라마가 펼쳐지고 어떤 결말을 볼 수 있을지, 너무나 흥미진진한 2010년 플레이오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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