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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 시작전의 에상과 달리 그 입장이 뒤 바뀐 두산과 삼성의 4차전은 3차전 못지 않은 반전 드라마였습니다.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던 삼성은 포스트 시즌 최고 명승부의 도우미가 되면서 벼랑끝에 몰려있었고 팀이 어려울수록 선수들의 더 힘을 내는 두산은 한국시리즈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었습니다. 도전자였던 두산이 삼성의 도전을 받는 듯한 경기였습니다. 

결국, 승부는 초반부터 두산을 거세게 밀어붙인 삼성의 8 : 7 승리로 끝났습니다. 경기 초반 두산 투수진의 난조와 살아난 득점력으로 7 : 2 의 여유있는 리드를 잡았던 삼성이었지만 3차전과 마찬가지로 두산의 거센 추격에 진땀을 빼야했습니다. 불펜 최후의 보루인 안지만 선수가 7 : 7 동점을 허용했을 때만 해도 연장 역전패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했지만 박한이 선수의 결승 희생타와 노련한 배영수 선수의 긴급 투입으로 힘겹게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었습니다.

두산와 삼성 모두 바닥난 투수진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고 살아난 타자들의 감각은 어느 투수가 나와도 거칠것이 없는 타격을 선보였습니다. 이날도 양팀은 가용한 불펜 자원을 대부분 활용했지만 불붙은 타선의 힘을 당할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투수진의 불안은 잠실에서의 두 경기를 치열한 타격전으로 만들었고 포스트 시즌에서 보기 드문 반전 드라마를 연속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삼성은 여유있는 리드를 잡으면서 초반에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었습니다. 두산은 홍상삼 선수가 기대에 못 미치는 투구를 하면서 조기 강판당했고 김선우 선수까지 구원 등판하는 초 강수로 승부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였습니다. 아마도 4차전에 끝내지 못한다면 한국시리즈 승부가 어렵다는 것을 인식한 투수 기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잦은 등판에 컨디션이 떨어진 김선우 선수는 폭투가 연발되면서 한 타자도 잡지 못하고 마운드를 물러났고 삼성은 5회까지 7득점하면서 여유있게 경기를 이끌어나갔습니다. 3번 타순에 기용된 박한이 선수는 변함없이 날카로운 타격감을 유지했고 두산에게 큰 위협이 되었습니다. 부상중인 채태인, 박진만 선수를 대신한 조영훈, 신명철 선수 역시 타격에 보탬이 되면서 삼성은 모처럼 상 하위 타선이 고른 역할을 했고 선수 용병술이 적중하면서 승리에 먼저 다가섰습니다.

비록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김상수 선수를 1번에 배치하는 등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상위 타선에 묶는 변화된 라인업이 성공을 거두는 듯 했습니다. 투수진에서도 선발 레딩 선수가 2실점 하기는 했지만 4회까지 마운드를 지켜주면서 초반 분위기를 좋게 이끌어 주었고 차우찬 선수가 5회를 깔끔하게 막아내면서 5차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뻔한 스토리를 거부하는 포스트 시즌의 반전 드라마는 경기 후반 다시 경기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습니다. 리드를 당한 이후 2진급 투수들을 기용하면서 사실상 5차전에 대비하던 두산은 7회말 믿기지 않은 타선의 집중력으로 동점에 성공했습니다. 삼성은 여유있는 리드 상황에서 차우찬 선수를 아끼려 다른 불펜진을 가동했지만 한번 난타당한 경험이 있는 불펜 투수들의 공은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삼성 투수들의 구위가 타자들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두산은 대 반격을 할 수 있었습니다. 7회말 2사 이후 이종욱 선수의 출루로 시작된 기회는 삼성 불펜 에이스 안지만 선수의 조기 등판을 이끌어 냈고 전날 전력 투구한 안지만 선수는 한번 터진 두산 타선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7회말 수비를 7 : 2 로 시작한 삼성은 7 : 7 동점으로 수비를 마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대 역전패의 그림자가 드리울 때 삼성은 두산 불펜의 거듭된 볼넷과 사구로 맞이한 찬스에서 박한이 선수의 희생타로 다시 한번 리드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두산은 고창성, 왈론드 승리 불펜을 다시 가동했지만 실점을 막진 못했습니다. 비록 다시 리드를  당했지만 1점차는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구위가 급격히 떨어진 안지만 선수에게 더 8, 9회는 너무나 부담스러웠습니다.

벼랑끝에서 삼성이 마지막으로 꺼낸 카드를 배영수 선수였습니다. 2차전에서의 좋은 투구 내용도 있었지만 삼성 투수 중 가장 많은 포스트 시즌 경험을 가지고 있는 그의 어깨에 시리즈 운명을 맡긴 삼성이었습니다. 부담감이 큰 등판이었지만 배영수 선수는 자신감 있는 투구로 팀의 기대에 100% 부응했습니다. 좋은 제구와 함께 상대 타자를 유인하는 변화구 구사가 좋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이런 배영수 선수의 만점 마무리로 삼성은 또 한번의 재 역전 위기를 넘기고 대구 홈에서 마지막 승부를 펼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랜 부상 공백을 딛고 포스트 시즌 마운드에 오른 베테랑의 힘이 삼성을 구해낸 것입니다.

반면 두산은 4차전에서 임태훈 선수를 마지막에 올리면서 승부를 걸었지만 끝내 그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타자들은 5점의 리드를 당하면전혀 위축되지 않았고 7회 한번의 찬스에서 5득점하는 저력을 발휘했습니다. 안타수는 16개로 삼성을 크게 압도했고 상하위 타선 모두 좋은 타격감으로 삼성 투수진을 끝까지 괴롭히며 역전승 일보 직전까지 경기를 이끌어 냈습니다. 하지만 좀 더 집중되지 못한 공격력과 베이스 런닝의 아쉬움이 있었고 배영수 선수의 벽을 끝내 넘지 못하면서 또 한번의 마지막 승부를 펼치게 되었습니다.

이제 두산과 삼성은 물러설곳이 없는 5차전 승부만 남겨두었습니다. 투수력은 모두 바닥이 난 상태고 선수들은 거듭된 접전에 지쳐있습니다. 10경기를 연달아 하고 있는 두산의 피로감은 더할 것입니다. 두산 보다 덜하지만 포스트 시즌 경험이 적은 삼성의 젊은 선수들이 받는 중압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더 이상의 전력 분석이나 라인업 구성의 유 불리가 의미없어진 진 상황에서 어느 팀이 더 끈질기에 승부에 임하고 마지막 까지 집중력을 유지할지가 한국시리즈 티켓의 주인공을 가르는 열쇠갈 될 것 같습니다.

쉬운 길을 나두고 어려운 길을 찾는 수도사들 처럼 두산, 삼성 양팀은 어려운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올 가을 최고의 드라마는 어느 방송의 주말 연속극이 아닌 두산과 삼성, 삼성과 두산의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 그 드라마는 마지막 회만 남기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해피엔딩이 누군가에게는 너무나도 슬픈 결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과연 누가 2010년 가을 대반전 드라마의 해피엔딩을 장식할 최종 주인공이 될지 마지막 승부가 너무나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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