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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경기 손에 땀을 쥐게하는 접전을 이어온 두산과 삼성의 플레이오프는 11회말 삼성의 끝내기 승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어느 드라마보다도 짜릿했던 가을의 승부는 내야를 벗어나지 않은 짧은 타구로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양팀은 약속이나 한 듯 쉬운 승부를 하지 못하고 매 경기 한 점차의 피말리는 승부를 이어갔고 마지막 5차전 승부 역시 끝을 알 수 없는 안개 속 승부를 펼쳤습니다.

결국, 마지막 순간 승리의 여신은 삼성에게 미소를 보냈고 국가대표 유격수 손시헌 선수의 실책성 수비가 겹친 내야땅볼로 삼성은 6 : 5의 짜릿한 승부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치열한 타격전으로 일관한 시리즈 였지만 승패를 가른 타구는 내야를 벗어나지 못하는 짧은 타구였다는 것이 너무나도 아이러니 한 순간이었습니다.  양팀 모두 지칠대로 지친 승부였지만 삼성에게는 승리의 환호가 그 피곤함을 잊게 할 것이고 두산은 패배의 아쉬움을 가지고 그들의 가을야구 여정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5차전 초반 분위기는 두산의 완승을 예고하는 듯 했습니다. 삼성이 기대했던 차우찬 선수에 대한 초반 공략이 성공하면서 5점을 선취한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롯데와의 5차전을 재현하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에이스 히메네즈 선수는 안정된 제구로 쉽게 쉽게 아웃카운트를 잡았고 투구수 역시 이상적으로 조절되었습니다. 이러한 히메네즈 선수에게 5점은 승리를 예약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반면 삼성은 믿었던 차우찬 선수의 선발 기용이 실패하면서 경기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최후의 보루로 여겼던 배영수 선수까지 조기 투입했지만 배영수 선수 역시 김동주 선수에게 2타점 안타를 허용했고 2회초 두산의 득점은 5점으로 늘어나고 말았습니다. 상대 선발의 호투를 감안하면 힘이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두산의 일방적 리드의 분위기는 예치치 못한 돌발상황으로 큰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잘 던지던 히메네즈 선수의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면서 삼성 타선은 반격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히메네즈 선수는 혼신을 다한 피칭으로 선전했지만 그의 호투를 뒷받침 하던 싱킹 페스트볼의 잦은 사용이 화를 불러오고 말았습니다.

물집이 잡힌 그의 손가락은 완벽한 제구를 방해했고 낮게 깔리던 공은 높게 제구되고 말았습니다. 힘이 실리지 않은 히메네즈 선수의 구질은 최형우 선수의 2점 홈런과 연이은 장타로 이어졌고 두산 역시 에이스 투수를 4회에 내릴 수 밖에 없었스비다.

문제는 히메네즈 선수를 대신할 불펜투수들이 너무 지쳐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히메네즈 선수를 구원한 왈론드 선수는 갑작스런 등판에 몸이 풀리지 않은 탓도 있지만 주무기인 각도큰 변화구가 밋밋하게 제구되면서 살아난 삼성 타선을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삼성은 4회말 공격에서 두산의 두 외국인 투수에게 4득점하면서 경기를 다시 접전의 양상으로 돌릴 수 있었습니다.

이후 경기는 불펜진의 호투속에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갔습니다. 초반 대량 득점을 주고 받았던 양팀 타선은 함께 침묵하면서 더 이상 득점하지 못했습니다. 불펜 투수들의 혼신의 역투가 가장 큰 원인이었지만 거듭된 접전으로 체력이 떨어진 타자들의 배트 스피트가 떨어진 것도 투수전의 요인이었습니다. 잘맞은 타구들은 뻗어가지 못하고 외야수들에게 걸려들었고 안타에 의한 출루가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지난 4번의 경기와 같이 또 한번의 한 점차 승부가 이어졌습니다.

1점의 무게가 점점 커져가던 6회말 공격에서 삼성은 진갑용 선수의 안타로 만든 찬스에서 대주자 기용과 기습적인 작전이 성공하면서 5 : 5 동점에 성공했습니다. 타격에서 큰 활약을 하지 못하면서 테이블 세터진에서 하위타선으로 내려간 이영욱 선수는 보내기 자세에게 기습적인 공격을 했고 이것이 적중하면서 대주자 강명구 선수가 홈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무리한 베이스 런닝으로 이영욱 선수는 3루에서 아웃됬지만 5 : 0 으로 리드 당하던 경기는 동점으로 만든 삼성은 이후 경기 흐름을 주도할 수 있었습니다.

두산은 이영욱 선수의 타구 비거리를 감안한 외야 전진 수비를 펼쳤지만 큰 외야 타구가 장타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마침 그 좌익수 자리에 정수빈 선수가 아닌 교체 투입된 김현수 선수가 자리한 것도 두산에게는 불운으로 작용했습니다.

이후 양팀은 히어로즈 출신의 두산 이현승, 삼성 장원삼 선수의 호투 대결이 이어지면서 숨막히는 승부를 이어갔습니다. 이현승 선수는 시즌 중의 부진을 만회하려는 듯 최선을 다한 피칭을 했고 3. 2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아내는 최고의 피칭을 했습니다. 두산이 기대했던 그의 진가가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이에 맞선 장원삼 선수 역시 3차전의 부진을 잊게하는 최고의 피칭을 했습니다. 6회부터 마운드를 지킨 장원삼 선수는 11회까지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습니다. 플레이오프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기대했던 삼성 벤치의 기대를 100% 충족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배영수 카드를 미리 써버린 삼성에게 장원삼 선수가 무너지는 것은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었기에 그의 호투는 정말 가치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좌완 투수들의 맞대결 속에 승부는 무득점의 경기가 이어졌고 11회 연장까지 팽팽하게 전개되었습니다. 타자들의 힘은 떨어졌고 투수들과 수비의 집중력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1점을 얻어내는 것은 힘겨워 보였습니다. 자칫 무승부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예상되는 흐름이었습니다.

하지만 11회말 삼성은 그들에게 급격히 기운 승리기운을 놓치지 않았고 긴 승부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김상수 선수의 안타로 시작된 찬스는 2사 만루까지 이어졌고 박석민 선수의 끝내기 내야안타로 그토록 내기 어렵던 1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내야안타로 기록되었지만 두산 유격수 손시헌 선수의 수비력을 감안하면 처리 가능성이 높은 타구였기에 삼성의 기쁨은 더할 수 밖에 없었고 두산은 아쉬움 속에 그라온드를 떠나야 했습니다.

두산의 마지막 투수 임태훈 선수는 플레이오프 무실점 행진이 이어가면서 정재훈 선수를 대신한 막강 마무리의 위력을 보여주었지만 불운의 실점으로 5차전 패전투수의 멍에를 써야 했습니다. 반면 결승타의 주인공 박석민 선수는 거듭된 부진으로 선발에서도 제외되었지만 마지막 순간 결승타의 주인공이 되면서 크게 웃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희비가 교차한 5차전 승부였지만 양팀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고 야구가 이렇게 재미있고 짜리할 수 있음을 입증해 주었습니다. 중간중간 수비 실책과 잦은 볼넷 허용, 수 많은 잔루 등으로 경기 수준에 대한 비판도 있었지만 선수들의 보여준 승리에 대한 의지와 투혼은 그런 비판을 잊게 할만큼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롯데와의 5차전 승부로 지칠대로 지친 두산은 물리적인 힘을 뛰어넘는 정신력으로 승리 일보직전까지 갔지만 불펜의 극심한 소모에 따른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했고 경기 운마저 따르지 않으면서 기적의 여정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로 확율의 2연패 후 3연승의 준플레이오트 기록을 만들어냈고 3, 4 차전에서 보여준 엄청난 뒷심은 그들의 가을을 기억하기에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마무리 이용찬 선수의 부재중에 이뤄냈다는 사실이 두산의 선전을 더욱 더 빛나게 했습니다.

반면 삼성은 우세할 것이라는 대부분의 전망이 무색하게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어렵게 시리즈를 이어갔고 3차전 대역전패로 좌절할 수 있었지만 두산 못지 않은 뚝심으로 5차전의 시리즈를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극심한 소모전이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그들에게 큰 어려움을 주겠지만 불리한 시리즈를 뒤집은 기세는 분명 삼성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치열했던 2010년 프로야구 플레이오프는 삼성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기록은 이들의 승과 패를 남겨 놓긴 하겠지만 야구팬들은 두 팀의 보여준 멋진 승부와 함께 이긴 삼성과 패한 두산 모두를 승자로 기억할 것입니다. 그만큼 양팀은 최선을 다했고 멋진 승부를 보여주었습니다. 야구의 재미와 숨겨진 매력을 일깨워 준 양팀 모두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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