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미디어

[리뷰] 기후 위기와 경제, 우리 일상과의 관계 조명한 'TBS 신박한 벙커'

jihuni74 2022. 7. 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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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반복되는 기상 이변과 갈수록 심각해지는 자연재해, 분명해지는 기후 변화까지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는 요즘이다.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 배출 감소와 환경 오염 방지를 위한 노력들에 대해 많은 이들이 공감하긴 하지만, 행동으로는 쉽게 연결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고 시간도 소요된다. 정부 그리고 국제적인 공조가 있어야 하고 그런 움직임도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탄소 중립이라는 거시적 목표에는 동의하지만, 각 나라별 상황에 이해관계로 그에 필요한 예산 투입이나 관계법령 정비, 국가적인 행동은 더디기만 하다. 그 사이 지구의 온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그에 따른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가 더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은 기후 위기가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하다. 당장 자신에 문제가 안되는 일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소요하는 게 효율적인지에 대한 회의적 의견도 있다. 심지어 기후 위기와 관련한 주장에 대해 이를 부정하는 의견도 있다. 기후 위기로 나라 전체가 수몰 위기에 처하고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분명해지고 있음에도 이를 외면하거나 평가 절하하기도 한다. 당장 자신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후 위기는 특별한 문제고 당대에는 문제가 안된다는 인식이 여전히 크게 작용하고 있다. 

TBS의 프로그램  '신박한 벙커'는 이런 주장과 사고가 틀렸고 기후 위기가 현재의 문제, 우리의 당면한 문제임을 알려주고 있다. '신박한 벙커'는 이를 위해 시즌 2부터 기후 위기와 환경문제를 주 주제로 정하고 있다. 다른 지상파와 여타 방송에서 환경과 기후 문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일회성에 그치곤 했다.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게 하기에는 지속력이 없었다. 사실 골치 아픈 문제에 대중들의 관심이 상대적을 덜하고 수익 측면에서 불리한 주제로 고정 프로그램을 만들고 유지하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TBS는 이런 일반 방송의 보편적 정서를 뒤로하고 '신박한 벙커'를 고정 편성하고 있다. '신박한 벙커'에서는 기후 위기의 단편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해 파생되는 문제도 심층적으로 다룬다. 그러면서도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가능한 쉽고 명확하게 정보를 전달한다. 최근 정치적 이슈로 방송국의 재정 상황에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이지만,  TBS는 과감히 공익성 강한 '신박한 벙커'를 유지하고 있다. 콘텐츠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본방을 놓친다 해도 유튜브를 통해서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기도 하다. 

시즌 2번째 방송에서는 기후 위기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닌 자신의 일이고 당면한 문제, 일상의 문제임을 전달했다. 특히, 식량안보, 물가 상승, 경제 문제와 기후 위기가 연결되어 있음을 분명히 했다. 기후 위기가 남태평양의 작은 섬들이나 북극의 북극곰이나 에스키모들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기후 위기와 잦은 기상 이변은 이제 전 세계 공통의 문제다. 세계 최대의 곡물 생산국가인 인도는 그 영향이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인도는 세계 2위 밀 생산지다. 워낙 많은 인구가 있는 탓에 수출 물량이 제한적이지만, 그들 내부 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면 전 세계 밀 공급망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그 일이 현실화되고 있다. 인도는 3월부터 시작한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인도는 원래 더운 나라이고 한 여름 섭씨 50도의 무더위가 찾아오는 나라지만, 최근에는 봄부터 그 더위가 시작되고 있다. 이는 인근 파키스탄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유럽에도 빠른 무더위가 큰 재앙이 되고 있다. 

이런 폭염을 인해 다수의 인도인들이 고통을 받고 있고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인도의 폭염은 기온과 습도를 동반 상승시켜 사람들이 이를 더 견디기 어렵게 하고 있다. 인간은 주기적인 계절 변화에 생체 리듬을 맞추고 있는데 인도의 때 이른 폭염은 인간이 기후변화가 적응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하다. 기후적으로도 인도의 폭염은 해수 온도 상승을 불러와 인근 국가와 멀게는 우리나라에도 기후적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다. 

 

 

 



인도 폭염은 대표적 농업 생산국인 인도의 농업 전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인도의 밀 수확량이 최근 감소했다. 유럽의 최대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장기간 전쟁 중이다. 또 다른 밀 생산국 이집트도 밀과 콩의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의 밀 생산량도 최근 기상 이변 등이 겹치며 감소했다. 세계 2위 인구 대국의 밀 생산량 감소는 국제 곡물가 인상을 부추겼다. 실제 우리가 마트 등에서 구입하는 밀가루 가격은 크게 상승했다. 전 세계적인 국제 곡물가 상승은 가뜩이나 심해진 인플레이션, 물가 상승 압력을 더 크게 했다. 

밀뿐만 아니라 쌀과 함께 3대 곡물 중 하나인 옥수수의 생산량도 감소했고 식품 재조에 많은 사용되는 팜유 역시 중요 생산지인 인도네시아의 수출 제한 등으로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 이는 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에는 재앙식이 되고 있다. 식량 수급의 불안정은 사회불안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한 가지 예로 2010년 아랍의 봄이라 불렸던 북아프리카 지역의 국민들의 민주화 시위는 밀 농사 부진에 따른 식량 수급 불안과 급속한 물가 상승, 민생 파탄이 중요한 원인이었다. 그 시기 러시아는 역대 최악의 폭염이 닥쳐왔고 북아프리카 국가들의 밀 수급처였던 러시아가 밀 수출을 중단하는 일이 있었다. 기후 위기가 아랍의 봄에 일정 영향을 주었다 할 수 있다. 

최근의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도 식량의 수급 불안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이미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침체된 소비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은 돈을 풀었다. 자금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은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여기에 농산물과 석유 등 원자재 공급망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고 있다. 물가 상승에 있어 대외적 변수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기후 위기는 이를 더 촉진했다. 

이는 식량 자급률이 크게 낮은 우리나라에도 큰 위기가 되고 있다. 최근 국제적 이슈가 되고 있는 밀은 우리의 자급율이 1%가 안된다. 사료의 주 재료인 옥수수 역시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곡물뿐만 아니라 식육 및 각종 식량 자원들의 수급이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인 기상 이변을 우리가 결코 남의 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당장 우리 농산물 생산에도 그 영향이 미치고 있다. 사료 가격의 상승은 축산업에 큰 비용 부담을 가져오고 있다. 비료값 상승은 농업의 생산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 이는 농산물 생산 단가를 상승하게 하고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방송에서는 마트에서 같은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는 식재료를 비교했다. 1년 사이 그 양이 크게 줄었다. 그만큼 물가는 크게 상승했고 우리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식량 자원의 수급 불안과 그에 파생되는 물가 상승이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점이다. 국제적인 수급 불안은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제 우리나라는 국제 곡물시장에서 수급을 하는 데 있어 다국적 농산물 메이저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식량 주권을 지키기 어려운 여건이다.

여기에 이런 식량, 원자재 상승의 영향은 국내 물가에 2~3개월 후 반영된다. 물가 상승은 이제 시작이라는 게 중론이다. 프로그램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코로나 거리 두기 제한이 대부분 완화된 상황에서 소비심리가 크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물가 상승은 소비를 둔화시키고 경기를 침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향후 경기 전망에 있어 불확실성은 높이고 이는 경제 전반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즉, 기후 위기는 경제 그 자체가 될 수 있다.

 

방송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LqMQA6-qFPM

 

 

 



문제는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의 여파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과 가난한 이들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준다는 점이다. 기후 위기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국가들 역시 상대적으로 저개발 국가들, 가난한 나라들이다. 상회 불안과 내전, 전쟁, 난민 발생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유럽은 시리아 내전 등 아프리카 지역의 불안정을 인한 다수 난민 유입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난민 문제는 또 하나의 사회 문제가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기후 위기는 누군가에는 작은 날갯짓의 바람일 수 있지만, 그 파동은 전 세계를 집어삼킬 수 있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될 수 있다. 이는 우리 일상마저 파괴할 수 있다. 실제 먹거리 문제에 있어 기후 위기는 여러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탄소 감축과 환경오염 방지 등 기후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요인들을 제거하는 게 필요하다. 이제는 누구가 알고 있고 공감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실천을 망설이는 일을 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 방송에서 보여준 식량위기에 대해서는 국가적인 차원의 연구와 대비도 병행돼야 한다.

'신박한 벙커'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관련 정보를 접하고 이를 자신의 커뮤니티가 소통의 수단을 통해 알리고 공론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각 개인들의 위기 극복을 위한 작은 날개깃이 기위 위기의 소용돌이에 맞서는 또 바람을 불어오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본 게시글은 TBS 서포터즈 '티끌러' 활동(자격)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사진 : 프로그램,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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