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경포대 바닷가 사진을 꺼내봅니다. 아주 추웠던 어느 날, 무작정 사진기를 들고 강릉으로 향했습니다. 겨울바다, 정말 낭만적인 말입니다. 하지만 매서운 바람은 그 낭만을 산산히 흩어지게 만들었습니다. 혼자만의 겨울 바닷가는 정말 외롭고 쓸쓸하더군요. 그래도 먼길을 왔는데 바다 사진이 있어야겠지요? 얼어버린 손을 호호 불면서 해변을 걸었습니다. 파도는 하얀 포말을 드러내면서 모래 사장을 부지런히 오가고 있었습니다. 파도는 사람의 발자국이 있으면 여지없이 지워나갑니다. 사람의 흔적이 있으면 큰일나는것 처럼 말이죠. 겨울 바다에서 만큼의 자신들이 주인 행세를 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이 작은 바위는 파도를 맨몸으로 받아내고 있습니다. 수백년의 시간을 이 자리에 있었을텐데 순간 안스러움이 느껴졌습니다. 작..
순천지역 출사 때 작은 어촌 마을을 찾았습니다. 최근에 각종 개발사업 등으로 개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는데요. 제가 방문한 마을 앞에서는 개펄이 넓게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전라남도의 어느 바닷가에서 본 개펄은 살아있었습니다. 농촌의 광할한 들판과 같이 바다의 들판이 이 곳에 있었습니다. 물이 빠진 개펄 사이로 작은 수로가 생겼습니다. 넓은 바다로 갈 수 있는 비밀의 길 같습니다. 이 길을 따라가면 어떤 곳으로 갈 수 있을까요? 지금은 썰물입니다. 어촌 마을은 조용합니다. 작은 고깃배 몇 척만이 정거장의 버스처럼 포구 한편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함께한 일행 중 몇 분이 개펄에 있던 뻘배에 도전했습니다. 예전에 농어촌 소개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장면을 한번 재현해 보았습니다. 마음은 앞서지만 앞으..
사진 찍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들러보고 싶은 순천만, 농림수산식품부 농어촌 출사 때 두번째 방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순천만은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날씨가 좋지 못해서 그 아름다움을 다 담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말이죠. 순천만 전망대 가는 길에 있는 작은 포구입니다. 이 곳에서 유람선이 출발하기도 하고 작은 섬을 이어주는 배가 나가기도 합니다. 햇살이 비치는 포구는 고요합니다. 용산 전망대 가는길은 갈대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잘 보존된 갈대들은 거대한 숲을 이루어 순천만 일대를 덮고 있었습니다. 갈대숲 사이로 만든 길을 따라 사람들은 순천만 걷기를 시작합니다. 차가운 바람이 불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밝았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직접 볼 수 있어 그렇겠지요. 부는 바람에 갈대들은 멋진 군무를 보여줍니..
늦 가을 해변은 너무나 조용하고 쓸쓸했습니다. 사람들이 발걸음이 뜸해진 탓이겠지요. 더운 여름 그렇게 해변을 귀찮게 하던 사람들인데 말이죠. 지금은 단풍을 찾아 산으로 산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저녁 일몰이 좋은 것 같아 을왕리 해변을 찾았습니다. 저녁 을왕리 해변은 잔잔합니다. 물이 빠진 해변은 그 속살을 드러냈습니다. 급하게 찾았지만 이미 해는 운무 속으로 모습을 감추고 말았습니다. 모습을 감춘 해가 남긴 여명속에서 몇몇 사람들은 추억을 남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있어 쓸쓸함을 덜어줍니다. 저 멀리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멀리서 그 모습을 담았습니다. 저들이 만들어갈 가을의 추억을 방해하고싶지 않았습니다. 이제 밤이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만들어낸 빛이 갯펄을 비추고 ..
얼마전 김포 대명항의 일몰을 포스팅했었는데요. 이날 구름이 만들어준 항구의 풍경도 아주 멋졌습니다. 구름들이 있어 일몰을 멋지게 했는지도 모릅니다. 저 멀리 김포와 강화를 이어주는 초지대교가 보입니다. 다리와 나란히 구름들이 자리를 했습니다. 조업을 마친 고깃배는 또 다른 작업을 위한 준비가 한창입니다. 저 멀리 구름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하늘을 모두 뒤 덮을듯 항구를 휘 감고 있습니다. 구름들은 길게 이어져 은하수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그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몰려들었던 구름이 걷히고 항구는 평온을 되찾는 듯 합니다. 불어오는 바람은 잔잔하던 물결을 일렁이게 하고 물결 소리로 항구를 채우게 합니다. 퇴역한 군함은 전시공간으로 꾸며지고 있었습니다. 석양에 비친 실루엣으로 옛 영화를 대변하고 ..
예전 사진을 정리하다가 나름 느낌이 좋아서 포스팅합니다. 벌써 2년이 된 사진이네요. 바람이 많이 부는 겨울이었던것 같습니다. 나홀로 출사로 경포대 해변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이때는 사진이 뭔지도 모르고 그저 찍기에만 열중하던 시절이었지요. 측광이 뭔지, 구도가 뭔지, 화이트 밸런스 뭔지, 신경쓰지 않았었지요. 이러던 저에게 작은 등대가 함께하는 풍경은 너무나 새로웠습니다. 추운 겨울바람을 뚫고 걷다가 발견한 이곳이 신 대륙처럼 느껴졌습니다. 경포대 해수욕장의 모래 사장을 걷다가 작은 포구를 만났습니다. 한 겨울 인적이 없는 모래사장을 하염없이 걷다가 하얀 등대를 보니 너무나 반갑더군요. 작지만 너무나 예쁜 등대 주변의 바다는 잔잔했습니다. 잔잔한 모습에서 잠시 평화로움을 느겼습니다. 맑고 푸른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