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조선왕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단순한 묘가 아니라 학술적, 문화적 가치가 큰 탓입니다. 왕릉과 함께 잘 보전된 녹지는 멋진 경관과 함께 방문자들의 산책로로도 제격입니다. 콘크리트 숲으로 둘러쌓인 삭막한 도시 속 왕릉은 도시의 공기를 정화하는 허파와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하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소중한 쉼터이기도 합니다. 제가 사는 경기 김포에도 조선왕릉이 있습니다. 김포 시청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장릉이 그곳입니다.장릉은 재임했던 왕의 무덤은 아닙니다. 선조의 다섯 째 아들이자 인조의 아버지의 무덤입니다. 그는 인조가 반정으로 광해군을 몰아내고 왕위에 오른 이후 왕으로 추존되었습니다. 인조는 자신의 정통성을 공고히 하기위해 그의 부친은 사후 원종으..
늦가을 곳곳에서 떨어지는 낙엽이 양탄자같이 길을 덮고 있습니다. 가을의 정취를 즐기고 싶은 철없는(?) 이들에게는 이보다 멋진 길은 없겠지만, 청소하는 분들에게는 떨어진 낙엽이 정말 성가신 존재들이죠. 사고 위험도 높고요. 그 탓에 떨어지는 낙엽들은 보이는 족족 치워지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도심에서 낙엽길을 걷기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고궁이나 조선 시대 왕릉을 찾는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저는 늦가을에 강남 한복판에 자리한 선정릉을 찾았습니다.그곳에서는 낙엽길을 마음 놓고 걸을 수 있었습니다. 선정릉으로 가는 길,오래된 돌담길을 아니었지만, 돌담과 어울리는 단풍 그리고 가로수가 멋진 가을풍경을 만들어주고 있었습니다. 선정릉에 들어서서 산책로를 따라 걸었습니다.낙엽이 쌓인 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