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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권력에 근거해 돌담병원을 흔들었던 변수들이 사라졌다. 돌담병원은 스스로 그들의 위기를 극복하고 더 단단하게 뭉쳤다. 돌담병원 구성원들과 대립하던 이들도 그들과 힘을 합쳤다. 돌담병원은 김사부 혼자만이 아닌 꿈과 희망 그리고 낭만을 함께 공유하는 병원이 됐다.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 2는 이렇게 훈훈한 결말로 이야기를 마감했다. 각각의 상처를 안고 떠밀리  돌담병원에몸담았던 두 명의 청춘 서우진과 차은재도 돌담병원에서 자신의 재능과 능력을 확인했고 참된 의사로 거듭났다. 김사부와 강하게 대립하던 박민국 원장 역시 돌담병원이 가야 할 길을 함께 하게 됐다. 

행복한 결말이었지만, 그 결말을 위한 과정은 쉽지 않았다. 박민국 원장의 VIP 환자가 수술 도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돌담병원에 큰 파란이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박민국 원장은 수술 중 사망 위험이 있음을 알고도 수술을 강했지만, 결과는 기대와 크게 달랐다. 박민국 원장은 그동안 쌓아왔던 명성과 경력을 모두 잃어버릴 위기에 몰렸다. 

이런 박민국에게 도윤완 이사장이 손을 내밀었다. 순수한 의도는 아니었다. 도윤완 이사장은 박민국 원장이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해주는 조건으로 돌담병원의 폐쇄를 시도했다. 도윤완 이사장은 돌담병원 시스템의 문제를 파고들어 병원 폐쇄를 명분을 찾으려 했다. 도윤완 이사장은 대규모 감사팀을 돌담병원에 보내 감사를 진행했다. 특별한 목적을 가진 일이었다. 이에 박민국 원장은 수술 전 환자로부터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수술에 대한 동의를 얻었음에도 이를 숨겼다. 그는 자신의 명예와 입지를 지키기 위해 돌담병원과 다신의 측근 의사가 희생되는 상황을 방관하려 했다. 

 



이를 지켜보던 김사부는 박민국을 마지막으로 설득했다. 하지만 박민국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사부는 과거 버스 전복 사고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그를 따뜻하게 감싸 안았고 박민국이 병원 내 정치와 명예와 명성에 얽매이지 않고 의사로서의 사명감과 본분에 충실한 의사로 돌아오기를 기대했다. 박민국은 김사부에 대한 열등감에서 오는 강한 경쟁심과 김사부를 넘을 수 없다는 절망감에 김사부의 손을 잡지 않았다. 대신 박민국은 마지막 양심을 저버리지 않았다. 그는 수술 전 환자의 동의서를 공개하며 도윤완 이사장의 의도를 실행하지 못하게 했다. 대신 그는 패배자의 마음을 안고 돌담병원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김사부는 박민국의 뛰어난 실력과 강한 추진력, 내면의 정의로운 본성을 되찾게 하고 싶었다. 김사부는 자신의 건강 이상으로 홀로 돌담병원의 현안들과 수술을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뜻을 공감하고 함께 할 의료진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마침 김사부는 자신의 지병에 대한 수술로 수술을 집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김사부는 마지막 진심을 담아 박민국과 함께 하기를 설득했다.

김사부의 진심을 통했다. 박민국은 병원을 떠나기 전 응급 환자를 외면하지 못했다. 그는 돌담병원의 응급환자를 향했고 잃어버렸던 열정 가득한 의사로 돌아왔다. 박민국은 자신의 소신을 지키면서 김사부와 경쟁과 협력을 함께 하는 또 다른 지원군이 됐다. 

이렇게 새롭게 함께 하는 이가 생겨난 돌담병원이었지만, 이별의 순간도 있었다. 돌담병원의 정신적 지주와 같았던 여운영 전 원장이 폐암 말기의 상태로 병원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는 일체의 연명 치료를 거부할 것을 사전에 알렸지만, 김사부와 돌담병원 구성원들은 그를 떠나보낼 수 없었다. 심정지 상태의 여운영 원장을 김사부는 심페소생술로 살려냈지만, 두 번째 연명 치료를 여운영 원장은 완곡히 거부했다. 그는 연명치료로 생을 연장하기보다는 편안하게 생을 마감하기를 희망했다. 그는 돌담병원 구성원들의 배웅 속에 결국 눈을 감았다. 대신 그는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돌담병원에서 생의 마지막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진짜 의사로 돌아온 박민국과 생을 마감한 여운영 원장의 삶의 교차하는 가운데 돌담병원은 김사부가 중심이 되어 추진하는 프로젝트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도윤왕 원장은 내부 공모자를 통해 알아낸 김사부의 병증을 근거로 김사부를 돌담병원에서 배제하려 했지만, 김사부에는 숨겨둔 카드를 꺼내들며 그의 시도를 무력화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병원 이사장의 유언이 그것이었다. 

전 이사장은 돌담병원이 독립적인 법인으로 운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본원이 돌담병원의 경영에 이레 간섭할 수 없도록 했다. 자신의 권력과 힘으로 돌담병원을 폐쇄하고 VIP를 위한 요양 병원을 만들려던 도윤완원장의 계획 역시 더는 진행할 수 없게 됐다. 김사부는  토대 위에 돌담병원이 지역의 외상 센터로 거듭날 수 있도록 준비해 왔었다. 김사부는 그 계획을 더 구체화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됐다. 

김사부에 대한 개인적 원한과 자신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돌담병원을 흔들었던 도윤완 이사장의 분노의 외침을 뒤로하고 돌담병원은 대형 사고에 따른 대규모 응급환자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면서 그들의 바쁜 일상 속으로다시 빠져들었다. 돌담병원에서는 더는 반목과 갈등이 없고 구성원 모두가 다치고 아픈 환자들을 위해 온 힘을 다한다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힘을 합치게 됐다. 시즌 1에서 김사부의 돌담병원이었다면 시즌 2에서는 돌담병원의 김사부가 되었음을 느끼게 했다. 

이렇게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 2는 돌담병원이 그 가치를 지키고 더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시청자들이 가지도록 했다. 물론, 현실에서 돌담병원을 만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드라마에서도 언급됐지만, 수익성을 무시할 수 없는 병원 경영에 있어 만성 적자 구조가 불가피한 돌담병원이 지속 생존하기 어렵다. 또한 응급 환자들을 다수 치료해야 하는 외상 센터가 유지되는 건 더 힘든 일이다. 

최근 큰 이슈가 되었던 이국종 교수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국종 교수는 지역 외상 센터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야 했고 그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병원 정치 속에 빠져들어야 했고 방송 출연과 정치권 인사들과의 교류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외상 센터를 유지했지만, 계속되는 병원과의 다툼과 그에 대한 견제와 의사 본연의 일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 속에 이국종 교수는 자신의 자리를 내려놓고 말았다. 그의 좌절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이었고 외상 센터의 실상은 국민들에게 안타까움으로 다가왔다. 

돌담병원의 김사부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은 건 이국종 교수의 사례가 함께 오버랩 되었기 때문일 수 있다 그만큼 사람들은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병원에 대한 갈망이 크다. 하지만 현실은 과도한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이는 희망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수도권에 대형 병원이 집중된 현실에서 최첨단 의료 서비스에서 소외던 이들이 많다. 돌담병원은 보통의 사람들이 원하는 이상향이라 할 수 있다. 그 병원을 이끄는 김사부가 스스로 낭만 닥터라 하는 것도 그 때문일지 모른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는 아픈 현실이 있지만, 이 드라마는 의료계 그리고 우리 사회의 여러 부조리에 대해 고발하고 이를 생각하게 해주었다. 그 한편으로 외압과 권력, 돈에 굴하지 않고 의사로서 그리고 의료인으로서 소명을 묵묵히 다하고 있는 이들이 있을 거라는 희망도 가지게 한다. 또한, 정의롭고 착한 이들이 함께 하는 돌담병원의 또 다른 스토리, 그들의 꿈을 향한 여정을 다시 볼 수 있었으면 하는 기대 또한 쉽게 버릴 수 없다.  

사진 : 드라마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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