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위 경쟁의 희미한 불씨를 유지하고 있는 롯데가 10월 첫 경기에서 연장전 승리로 9월 막바지 상승세를 유지했다. 롯데는 10월 2일 SK와의 원정 경기에서 경기 초반 선발 투수 김원중의 부진으로 1 : 5까지 밀리는 경기를 했지만, 이를 반전시키며 8 : 6으로 승리했다. 롯데는 3연승과 함께 최근 10경기 8승 2패의 상승 분위기를 이어나갔고 같은 날 최하위 NC에 연장전 패배를 당한 5위 KIA에 2경기 차로 다가섰다.
결과는 롯데의 승리였지만, 경기 초반 분위기는 SK의 낙승이 예상됐다. 아직 2위를 확정하지 못한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여전했고 에이스 켈리가 선발 투수로 나섰다. 켈리는 후반기 지난 시즌의 위력을 되찾은 상황이었고 무엇보다 롯데전에 상당한 강점이 있었다. 예상대로 켈리는 150킬로를 넘나드는 직구와 강력한 싱커로 롯데 타자들을 힘으로 압도했다.
이런 켈리에 맞선 롯데 선발 김원중은 초반부터 SK 타선의 공세에 고전했다. 2회 말 김원중은 SK 정의윤, 최정에서 홈런을 허용하며 4실점했고 3회 말에도 추가 1실점하며 3회도 버티지 못하고 일찌감치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그동안 불펜 소모가 많았던 롯데로서는 김원중이 가능한 오랜 이닝을 던져줄 필요가 있었지만, 김원중은 7점대 방어율의 투수답게 초반 많은 실점으로 실망스러운 투구를 했다. 선발 투수의 초반 강판은 분명 경기에서 악재였지만, 롯데는 불펜 총력전으로 맞섰다. 비록 상대 투수가 SK 에이스 켈리였지만, 롯데는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불펜 가동으로 SK의 공세를 차단한 롯데는 최근 롯데 내야진에 새 바람을 불어넣어 주고 있는 신이 전병우의 솔로홈런 와 전준우의 2점 홈런으로 켈리는 공략하며 점수 차를 줄였다. 하지만 켈리는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고 6이닝 5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3실점의 퀄리티 스타트로 승리투수 요건을 채웠다. SK는 5회 말 추가 1득점으로 승리 가능성을 높였다.
롯데에게는 누가 봐도 어렵다고 느껴지는 경기였지만, 롯데는 7회 초 손아섭의 적시 안타로 4 : 6으로 다시 추격했고 9회 초 SK 마무리 신재웅을 상대로 극적 동점에 성공하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롯데는 1사 후 대타로 나선 정훈의 솔로 홈런과 민병헌의 볼넷, 이어진 손아섭, 전준우의 연속 안타로 6 : 6 동점에 성공했다.
SK로서는 다 잡았다고 여겼던 경기가 동점이 되면서 다소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분위기를 잡은 롯데는 연장 10회 초 채태인의 솔로 홈런과 이어진 2사 만루 득점 기회에서 나온 상대 투수의 폭투를 더해 2득점하며 경기 중 첫 리드를 잡았다. 롯데는 10회 말 마무리 손승락이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마무리했다. 손승락은 1사 1, 2루 위기에 몰리며 롯데 벤치를 긴장시켰지만, 무실점으로 상황을 정리하며 시즌 27세이브에 성공했다.
이 승리는 롯데에 큰 의미가 있었다.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점과 함께 그들의 5위 도전에 대한 의지가 살아있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포스트시즌 마지막 자리인 5위 경쟁은 KIA가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지만, 롯데는 무서운 상승세로 가장 많은 잔여 경기 일정을 장점으로 만들고 있다. 도저히 질것 같지 않은 롯데의 지금 분위기다.
하지만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 긴 원정 경기를 이어오고 있고 앞으로 대결은 상위권 팀 한화, 두산전이다. 한화와 두산은 여유 있는 경기 일정으로 최상의 전력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다. 한화는 롯데에 상대 전적에서 앞서 있고 2취 추격과 빠른 3위 확정을 위해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롯데는 SK와의 대결에서의 역전승이 팀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누적된 피로와 강한 상대와의 대결이라는 이중고를 극복해야 한다. 하지만 절망적인 순간에서도 이를 이겨내고 마지막까지 가능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롯데의 시즌을 뜨겁게 만들어주고 있다. 롯데의 막판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이번 주 KIA와의 간격을 좁혀 다음 주 KIA와의 정규 시즌 4경기를 최고의 빅 매치로 만들 수 있을지 롯데가 관심의 팀이 된 건 분명하다.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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