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강해진 삼성, 제국의 역습 가능한가?



삼성 라이온즈, 프로야구 초창기부터 강팀의 이미지를 계속 유지해오는 팀입니다. 제가 좋아는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팀명이 바뀌지 않은 팀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들에게는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었습니다. 항상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하는 가을야구 징크스는 강팀의 이미지를 퇴색하고 있었습니다. 모 그룹이 항상 최고를 지향했기에 구단은 초조했고 언제 부터인가 삼성은 감독들의 무덤이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우승을 향한 그들의 노력은 계속 되었고 순혈주의를 버린 김응룡 감독과 선동렬 감독의 영입으로 우승의 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어렵게 이룬 우승이었지만 그 이면의 비판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FA 초창기 삼성은 막대한 자금력으로 자유계약 선수를 싹쓸이 했고 이는 선수들의 몸값을 크게 올리는데 기여(?)했습니다. 야구팬 뿐만 아니라 타 팀의 반반을 사면서도 전력 보강에 열을 올린 결과 염원하던 한국시리즈 우승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돈성이라는 달갑지 않은 타팀 팬들의 비난도 있었지만 말이죠.

하지만 2번의 우승 이후 삼성은 강력한 제국의 모습을 잃고 말았습니다. 주전들의 노쇠화와 FA 영입 선수들의 부진이 겹치면서 전력은 점점 떨어졌고 선발진의 붕괴와 타선도 약화되면서 예전의 강력한 삼성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자랑하던 불펜은 가을야구 초대장은 안겨주었지만 포스트 시즌에서 삼성의 승리를 지켜주지는 못했습니다. 가을만 되면 살아나는 삼성의 저력도 작년 시즌은 마지막에 사그라들고 말았습니다. 이대로 삼성은 계속 가을야구의 방관자가 되고 마는 것일까요?

최근 몇 년간 삼성은 팀에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화려함을 버리고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FA 시장에서 그들의 모습은 없었고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은 개편되었습니다. 2009년 주전들의 부상 도미노는 부진한 성적으로 이어졌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라는 반대 급부를 얻어냈습니다. 삼성의 중심타선은 채태인, 박석민, 최형우 선수 등 젊은 사자들이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오랜 기간 삼성의 테이블 세터진을 책임지던 박한이 선수마저 주전 자리를 위협받을 정도로 세대 교체의 속도는 빨랐습니다. 이 젊은 선수들은 거북이 팀 삼성을 변모시켰고 활기차고 스피드있는 팀으로 변화되었습니다.

투수진에 있어서도 에이스 배영수 선수가 수술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윤성환이라는 에이스를 얻었고 정현욱, 권혁 두명의 강력한 불펜 에이스들의 건재함은 여전합니다. 부동의 마무리 오승환 선수의 부상 이탈로 불펜진의 무게감이 떨어졌고 정현욱, 권혁 선수의 과부화가 2009년 시즌 막판 그들을 좌절시켰지만 투수진에서도 세대 교체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09년 가능성을 확인한 삼성이 조용한 전력 보강으로 다시 강해지고 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영입한 장원삼 선수는 두가지 고민을 해결해줄 카드가 될 것입니다. 좌완, 그리고 병역 면제를 받은 젊은 투수의 영입은 삼성의 선발진의 무게감을 더해주고 좌우 균형을 맞쳐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재 계약한 나이트, 크루세타 용병 선발에 윤성환, 장원삼 국내파 원투펀치가 함께하면서 선발투수가 없어 전전 긍긍하던 모습을 사라질 듯 합니다. 여기에 2009년 가능성을 확인한 차우찬, 안지만 선수등이 완전히 자리를 잡는다면 투수진은 질과 양 모두에서 크게 강화될 수 있습니다.

장원삼 선수 개인적으로도 트레이드 파동으로 어수선했던 분위기 WBC 참가 후유증으로 부진했던 2009년의 기억을 잊고 새 출발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그가 10승 투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삼성의 가을야구 진출은 한결 수월해질 것입니다.

젊은 에이스의 영입과 함께 부상 선수들의 복귀는 타팀과 비교할 수 없는 전력 강화 요소입니다. 생애 최초로 연봉 삭감을 받아들인 양준혁 선수는 팀의 기둥으로 돌아올 듯 하고요. 부상전까지 삼성 타자중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였기에 노장이 다시 회복한다면 젊은 선수들과 조화를 이룬 강력한 타선 구축이 가능할 듯 합니다. 국가대표 안방을 책임졌던 진갑용 선수도 오랜 부상 터널을 빠져나와 삼성의 센터 라인을 강화시켜줄 것이고요. 우여곡절끝에 재 계약한 박한이 선수도 남다른 각오로 맞이할 2010년 시즌에서 전력의 또 다른 알파 요인으로 큰 몫을 담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투수진에서 마무리 오승환 선수의 부활은 삼성 전력 강화의 활용정점이 될 것입니다. 아직은 예전의 기량을 완전히 회복했을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구위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도 구원부분 수위를 다투던 선수였기에 건강하게만 복귀한다면 삼성의 불펜은 황금 방패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구원진의 오승환 선수와 더불어 오랜 기간 삼성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배영수 선수마저 부상의 악령을 떨쳐낸다면 선발, 구원 모두에서 위협적인 전력 구축이 가능합니다. 여기에 군에서 재대하는 선수들도 내, 외야, 투수진 모두에 골고루 포진되면서 전력의 두께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비 시즌 동안 각 팀들은 여러 뉴스들을 쏟아내면서 떠들썩한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은 조용히 2010년 시즌을 준비했습니다. 여러 뉴스들에 묻혀 장원삼 선수의 현금 트레이드는 조용히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마무리 훈련도 강도높고 진행했고 가을야구 탈락의 충격을 더 높은 도약으로 만들려 하고있습니다. 그들의 무서운 것은 알게 모르게 전력 상승 요소가 많다는 것입니다. 복귀하는 선수들의 면면은 타팀의 선수들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이고 선동렬 감독이 구축한 팀웍은 더욱 더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젊은 선수들이 가능성의 틀을 깨고 나온것이 2009년 이었다면 더 강력해진 모습으로 변모할 수 있는 2010년입니다. 

2000년 들어 삼성의 야구는 과거의 공격지향적인 호쾌한 야구에서 투수력 중심의 지키는 야구로 변모했습니다. 과거 삼성을 추억하는 팬들에게 그 모습은 실망스럽게 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외부전력 수혈없이 자체적으로 선수들을 키워 전력을 강화하는 모습은 돈성이라는 달갑지 않은 비아냥을 없애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2010년 시즌 삼성은 축적된 힘을 폭발시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생각대로 전력 상승 요인이 모두 합쳐진다면 상위권 판도에 큰 변수가 될것입니다. 치열한 순위 싸움으로 프로야구판을 달아오르게 할지도 모릅니다. 또 다른 제국의 신화를 꿈꾸는 삼성 라이온즈의 행보에 관심이 가는 올해 프로야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