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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이 한창이지만, 프로야구의 소식은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 팀들의 소식들로 더 많이 채워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포스트시즌 탈락 팀들의 팀 개편이 급박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위권에서 최하위로 추락한 NC는 시즌 도중 퇴진한 김경문 감독 후임으로 감독 경험이 없는 40대의 젊은 감독 이동욱 감독으로 선임했다. 

이는 감독의 권한이 컸던 과거 김경문 감독 시절과 달리 프런트의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이에 뒤따라 대규모의 코치진 개편과 선수단 개편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 변화는 정규리그 9위로 시즌을 마무리한 KT도 예외는 아니었다. 

KT는 아직 계약 기간이 1년 더 남은 김진욱 감독이 퇴진했고 선수 출신인 이숭용 신임 단장을 새롭게 임명하는 파격을 선택했다. 젊은 단장의 등장과 함께 KT는 코치진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베테랑 선수 상당수도 팀을 떠날 것이 유력해졌다. 아직 공석인 감독 역시 기존 감독 후보군이 아닌 깜짝 선임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변화의 바람은 그치지 않았다. 올 시즌 정규리그 7위의 롯데도 변화를 택했다. 롯데는 올 시즌전 3년 재계약했던 조원우 감독을 퇴진시키고 그 자리를 양상문 전 LG 단장으로 채웠다. 양상문 신임 감독이 LG에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직후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일이었다. LG는 양상문 단장의 자리를 선수 출신 차명석 단장으로 바꾸는 또 다른 파격을 선택한 직후였다. 




이런 롯데의 신임 감독 선임을 두고 롯데 팬들의 반응은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다. 이미 올 시즌 LG에서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인물을 등용한다는 건 역시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재계약 1년 만에 퇴진한 조원우 감독의 자리를 대신할 카드로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롯데는 팀을 잘 알고 있고 LG에서 최근 2시즌을 감독과 단장으로 실패를 경험하긴 했지만, 그전 2시즌에서 포스트시즌 진출과 세대교체를 함께 이룬 양상문 감독의 성과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양상문 감독의 프로 데뷔를 롯데에서 했고 오랜 기간 롯데 투수로 활약했다. 선수 은퇴는 롯데에서 하지 못했지만, 이후 코치로서 롯데와 인연을 이어갔다. 2004년 2005년에는 감독으로 팀을 이끌기도 했다. 특히, 2005시즌에는 당시 만년 꼴찌팀이었던 롯데의 성적을 5위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은 재계약에 실패했고 타 팀과 국가대표팀에서 투수 코치로, 해설의원 등으로 다양한 경험을 두루 했다. 롯데가 암흑기를 벗어난 공격야구로 선풍을 일으킨 로이스터 감독 시절에는 투수 코치로 복귀해 힘을 보태기도 했다. 최근 LG의 감독과 단장으로 역할을 했지만, 양상문 신임 감독은 롯데가 전혀 낯설지 않다. 

과거 롯데 감독 시절 양상문 감독은 지금은 팀의 중심 선수가 된 이대호를 적극 중용하며 그가 리그 최고 타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었고 지금은 팀을 떠난 장원준과 강민호 역시 양상문 감독의 발탁과 적극 기용에 따른 경험 축적이 더 큰 발전을 이루는 밑바탕이 됐다. 이는 지금 롯데에 필요한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양상문 감독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롯데는 야수진은 물론이고 투수진에도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절실하다. 당장 포수진은 안중열이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그들 뒷받침할 나종덕, 나원탁 등의 기량 향상이 필요하다. 외국인 타자 번즈의 재계약이 불투명한 내야진 역시 이대호와 채태인이 지키고 있는 1루수를 제외하면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다. 개막전을 함께 한 한동희, 시즌 후반기 새롭게 등장한 신예 전병우가 존재감을 보였지만, 문규현, 신본기에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김동한, 황진수, 정훈 등은 30대 선수들이다. 

외야진은 최고의 시즌을 보낸 전준우에 FA로 영입한 민병헌, 팀 중심 타자 손아섭까지 최고의 라인업이지만, 이들을 위협할 젊은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백업 역할을 할 수 있는 이병규와 김문호 등의 베테랑급이 됐고 비교적 젊다고 할 수 있는 박헌도, 나경민은 공수를 겸비한 선수들의 아니다. 

마운드 역시 국내 선발 투수의 추가 발굴이 절실하다. 오랜 기간 선발 투수로 활약했던 송승준은 올 시즌 노쇠화가 뚜렷했고 박세웅, 김원중 두 영건은 부상과 기복이 심한 투구로 지난 시즌보다 더 퇴보한 모습을 보였다. 특급 신인이라 불렸던 윤성빈은 아직 1군에 자리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시즌 후반 가능성을 보인 정성종, 김건국은 좀 더 능력을 보여야 한다. 불펜진 역시 구승민이라는 새로운 필승 불펜 투수가 등장했지만,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마무리 손승락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그 연령대가 높다. 

양상문 감독의 선임은 젊은 선수의 성장이 필요한 롯데와 그가 젊은 선수들의 성장시키는 데 능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기대감도 가지게 한다. 하지만 롯데는 막대한 투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결과물로 고심하고 있는 팀이다. 당장의 성적이 필요하다. 

이에 롯데 팬들은 조원우 감독에 대한 퇴진과 함께 팀을 반짝 성적이 아닌 상위권 팀으로 만들 수 있는 경험 있는감독을 원했다. 실제 특정 감독의 이름이 강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그 바람과 달리 롯데는 예상하지 못한 선택을 했다. 물론, 양상문 신임 감독도 상당한 경험치가 있는 감독이다. 하지만 롯데 팬들의 눈높이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건 분명하다. 

롯데는 현장과 해설, 단장까지 역임했던 양상문 감독이 팀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변화와 성적을 함께 가져올 수 있는 카드로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 양상문 감독으로서는 롯데로의 귀환이 분명 반갑지만, 엄청난 부담도 함께 짊어질 수밖에 없다. 2년간의 계약 기간 상당한 성과가 필요한 양상문 감독이다. 만약, 2019시즌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양상문 감독은 안팎의 상당한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이렇게 양상문 감독 선임으로 내년 시즌 준비가 들어간 롯데지만, 성적 부진의 책임은 전임 조원우 감독에게만 지우는 것이 옳은 것인지는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롯데는 프런트에서 알게 모르게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이 사실이었고 감독들은 물론이고 선수들과의 마찰도 있었다. 

하지만 롯데가 프런트의 영향력 확대에 필요한 철저한 분석에 따른 데이터 야구 체계 구축 등 전문성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어떻게 보면 권한만 있고 책임은 피한 것이 아니었는지 반성이 필요하다. 신임 감독 선임으로 얼렁뚱땅 성적 부진의 책임을 벗어나서는 곤란하다. 양상문 신임 감독 선임과 함께 프런트의 자기 반성과 개편 등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롯데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74 (youlsim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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