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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 전적 2승 2패,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 양 팀은 마지막 5차전에서 모든 것을 다 쏟아부었다. 승부는 그 끝을 알 수 없는 치열한 접전이었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고 승자는 SK였다. SK는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연장 10회 말 김강민, 한동민의 연속 타자 홈런으로 9 :10의 열세를 11 : 10으로 뒤집는 극적 끝내기 승리로 한국시리즈행은 확정했다. 

넥센은 9회 초 5득점으로 4 : 9의 리드를 9 : 9 동점으로 만드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는 투혼을 보였고 연장 10회 초 한 점 차 리드를 잡으며 극적 역전승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지만, 한계점에 다다른 마운드가 버티지 못하면서 그들의 포스트시즌 여전을 마무리해야 했다. 넥센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SK의 승리로 끝난 5차전이었지만, SK 역시 내상이 상당한 경기였다. 

경기 초반은 양 팀 에이스 투수인 SK 김광현, 넥센 브리검의 호투로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정상 로테이션으로 마운드에 선 두 선발 투수는 투구 수를 고려하지 않고 전력투구로 상대 타자들을 상대했다. 추위와 마지막 5차전이라는 긴장감 속에 몸과 마음이 움츠러든 탓인지 양 팀 타자들은 상대 에이스들을 상대로 좀처럼 득점을 하지 못했다. 






0 : 0의 균형은 6회 초 넥센 공격에서 깨졌다. 넥센은 6회 초 2사 2, 3루 기회에서 임병욱의 2타점 2루타와 상대 투수의 폭투를 묶어 3 : 0으로 앞서났다. 5회까지 위력적인 투구로 마운드를 지켰던 SK 에이스 김광현은 투구 수가 100개에 근접하면서 힘이 떨어졌고 6회를 넘기지 못하고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5.2이닝 5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2실점, 빛나는 호투였지만, 김광현은 패전의 위기를 안고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처지가 됐다.

넥센이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고 여긴 경기 흐름은 6회 말 SK의 반격으로 다시 균형을 이뤘다. 넥센 선발 투수 브리검은 6회 말 수비에서 SK 선두 타자 김강민에 안타를 내줬지만, 후속 타자를 2루 땅볼로 유도하며 병살타로 한숨을 돌리는 듯 보였다. 하지만 넥센 2루수 김혜성이 송구가 빗나가면서 2사에 주자가 없어야 할 상황이 무사 1, 2루 위기로 바뀌고 말았다. 

그 실책의 후폭풍은 상당했다. 넥센 선발 브리검은 무사 1, 2루에서 SK 최정을 삼진 처리했지만, 이어진 4번 타자 로맥에게 3점 홈런을 허용했고 경기는 다시 3 : 3 동점이 됐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넥센은 6회 말 2사후 마운드를 3차전 선발 투수 한현희로 교체하며 SK 공격을 흐름을 끊으려 했지만, 한현희는 자신감 잃은 승부로 볼넷 2개를 내주고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넥센은 불펜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 안우진을 예상보다 일찍 꺼내야 했다. 

넥센의 안우진 카드는 기대와 달리 실패였다. SK는 좌타자 최항을 대타로 내세웠고 안우진을 상대로 최항은 3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승부의 흐름은 SK로 급격히 기울었다. 이미 플레이오프에서 3번 마운드에 올랐던 안우진의 구위를 떨어져 있었고 제구도 정교하지 않았다. 결국, 안우진은 7회 말 추가 1실점 기록을 더하며 마운드를 물러나고 말았다. 넥센 필승카드 안우진을 무너뜨린 후 7 : 3 리드, SK의 승리는 분명해 보였다. SK는 7회부터 2차전 선발 투수였던 원투 펀치 켈리는 마운드에 올려 확실한 승리를 가져가려 했다. 켈리는 부상 우려에도 큰 문제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그 사이 SK는 7회와 8회 추가 3득점으로 9 : 4로까지 리드 폭을 더했다. 

9회 초 넥센은 2점을 만회하긴 했지만, 마무리 신재웅까지 등판을 준비하는 SK의 승리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2사 2루에서 나온 SK 2루수 강승호의 실책과 추가 1실점은 경기 분위기를 다시 뒤흔들었다. SK는 마무리 신재웅을 마운드에 올려 승리를 결정지으려 했지만, 박병호 변수가 SK의 의도를 무너뜨렸다. 2사 2루에서 타석에 선 박병호는 SK 마무리 신재웅의 공을 우중간 담장 너머로 보냈고 경기는 9 : 9 동점이 됐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전이었다. 시리즈 내내 타격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박병호가 정말 필요한 순간 중심 타자의 역할을 한순간이었다. 

기세가 오른 넥센은 이어진 연장 10회 초에서 끝내 역전에 성공하며 2연패 후 3연승의 기적을 현실로 만들어 갔다. 와일드카드 전부터 포스트시즌을 시작한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사상 최초의 역사를 넥센이 만들 것 같았다. 하지만 이 기적을 완성한 마운드의 힘이 없었다. 

넥센은 8회 2사부터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 투구를 하고 있었던 신재영을 그대로 마운드에 올렸다. 이미 안우진을 시작으로 오주원, 이보근, 마무리 김상수까지 필승 불펜진을 모두 소진한 넥센으로서는 최후의 카드였다. 젊은 불펜 투수들이 있었지만, 긴장감이 큰 승부에서 믿고 내보낼 수준은 아니었다. 넥센은 경기 경험이 풍부한 신재영을 믿었다. 하지만 신재영은 전력투구 후 투구 수 30개를 넘기는 시점이었다. 주무기 슬라이더의 각이 무디어질 시점이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SK는 10회 말 선두타자 김강민의 솔로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그 홈런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한동민의 솔로 홈런으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홈런의 팀 SK가 접전을 홈런으로 끝내는 순간이었다. 포스트시즌 내내 엄청난 집중력과 투지를 보여주었던 넥센으로서는 통한의 패배였고 SK는 천신만고 끝에 이룬 승리였다. 

SK 힐만 감독은 외국인 감독으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고 SK는 6년 만에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이렇게 승패를 엇갈렸지만, 플레이오프 5차전은 투수전과 타격전을 혼재하는 보기 드문 접전이었고 야구의 묘미를 그대로 느끼게 해주는 경기였다. 


사진 : SK와이번스 홈페이지, 글 : 지후니 74 (youlsim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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