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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프로야구 순위 경쟁이 1강 7중 2약의 구도로 정리되고 있다. SSG는 최근 그 페이스가 떨어지는 모습도 있지만, 여전히 1강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투. 타의 조화가 잘 이루어지고 있고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비교적 준수하다. 후반기 문승원과 박종훈, 두 자릿수 승수가 가능한 선발 투수들의 복귀도 예정되어 있다. 

이런 SSG를 추격하는 팀들은 혼전 양상이다. 잠실 라이벌 LG와 두산이 SSG를 추격하고 있지만, 전력의 약점을 안고 있다. LG는 국내 선발 투수들의 활약이 부족하다. 두산은 마운드가 예상외로 선전하고 있지만, 타선의 생산력에 고민이 있다. LG, 두산과 함께 중위권에 자리한 롯데는 강해진 마운드와 타격 생산력을 앞세워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상위권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지난 시즌 챔피언 KT가 주력 선수들의 부상 공백에서 5할 가까운 승률로 저력을 보여주고 있고 삼성 역시 주려 선수 부상 등 악재에도 강력한 선발 마운드와 외국인 타자 피렐라의 활약 등을 더해 중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적극적인 FA 영입과 트레이드로 전력을 강화한 KIA는 이길 수 있는 전력을 만들었다. 이런 중위권 구도는 연전과 연패로 인해 변동될 가능성을 항시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이런 순위 경쟁에서 소외된 두 팀이 있다. 3할 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진으로 최하위권에 쳐진 NC와 한화가 그들이다. 두 팀은 시즌 초반부터 극심한 부진에 빠졌고 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같은 부진이지만, 두 팀의 상황은 다소 차이가 있다.

NC는 현재 전력 구성 등을 고려할 때 지금의 성적이 그들의 성적이라 믿는 이들은 별로 없다. NC는 리그 최고 포수이자 타자인 양의지가 있고 최고 외야수 박건우, 손아섭이 있다. 지난 시즌 불미스러운 일로 출전 징계를 받았던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 등 주력 야수들도 팀에 복귀했다. 마운드도 에이스 루친스키가 여전히 건재하고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파슨스도 준수한 투구를 하고 있다. 이들 외 국내 선발 투수진과 불펜진이 불안하지만, 긴 연패에 빠질 전력아 아니다. 성적 부진으로 이동욱 감독을 전격 경질하는 등 팀 분위기 쇄신에 나선 만큼 주력 선수들이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반등할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한화는 상황이 다르다. 앞으로 시즌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투. 타에서 모두 지난 시즌보다 전력이 퇴보됐고 새 얼굴들도 보이지 않는다. 2020 시즌 최하 성적 이후 줄기차게 진행하고 있는 과감한 리빌딩의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한화는 지난 2년간 팀 내 베테랑 선수들의 대거 방출하고 젊은 선수들 중심으로 선수단을 재편했다. FA 시장에서도 선수 영입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내부 자원 육성에 온 힘을 다했다. 이를 위해 메이저리그에서 리빌딩에 경험이 있는 수베로 감독을 영입했고 그의 외국이 코치 사단을 중용했다. 하위권 성적을 감수하면서 팀을 바꾸려 했다. 그 반대급부로 신인 지명권을 통해 다수의 유망주들도 확보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나오는 탱킹, 정규리그에서 사실상 고의로 성적을 떨어뜨린다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2022 시즌 한화는 이런 강력한 리빌딩의 성과를 기대했다. 최소한 지난 시즌 이상의 승리와 승률이 필요했다. 전력 면에서 더 나아질 수 있는 희망적인 요소도 있었다. 지난 시즌 어려운 팀 상황에서도 시즌을 완주하며 많은 이닝을 소화해 준 검증된 외국인 투수 카펜터, 킹험과 재계약했다. 이들과 함께 국내 에이스로 큰 활약을 했던 김민우까지 1, 2, 3 선발 투수진은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 구성이었다. 선발 투수만 놓고 본다면 쉽게 연패를 당하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불펜진은 나이에 따른 기량 저하가 보였지만, 베테랑 정우람에 특급 불펜으로 활약한 강재민 등 필승 불펜조만큼은 경쟁력이 있었다. 이기는 경기를 지킬 수 있는 힘이 생긴 한화였다. 지난 시즌 신인 지명에서 최대어로 손꼽히던 150킬로의 강속구를 던지는 문동주의 가세도 기대되는 요소였다. 

외국인 타자는 메이저리그 경험을 두루 갖춘 공경과 수비 능력을 겸비한 터크먼을 새롭게 영입했다. 그는 한화의 약점인 외야진을 강화할 카드로 호평을 받았다. 내야진은 지난 시즌 경쟁력을 확인한 노시환, 정은원, 하주석 트리오에 FA 포수 최재훈이 있어 든든했다. 한 번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팀 내에서 가득했을 한화였다. 수베로 감독 체제가 완전히 자리를 잡으면서 그가 추구하는 야구로 제대로 구현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그 기대는 현재까지 산산이 부서졌다. 한화는 3할 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에 연패를 거듭하고 있다. 연패 후 어렵게 그 연패를 끊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NC와 함께 승률 인플레를 초래하는 원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당장 외국인 투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카펜터와 킹험 두 외국인 투수는 한 달 가까이 부상으로 재활에만 집중하고 있다. 두 외국인 투수는 한화 마운드의 핵심이었다. 이들이 없는 한 달여 기간 한화는 국내 선수들로 5인 로테이션을 구성했다. 불펜 자원을 당겨 활용하기도 했고 2군에서 가능성 있는 투수들을 마운드에 올리기도 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국내 에이스 김민우가 깊은 부진에 빠져있다. 그는 8경기 8점대 방어율이다. 지난 시즌 14승에 국가대표로도 선발됐던 투수의 끝 모를 추락이 현재 진행형이다. 마운드의 구심점이 사라지거나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다른 선발 투수들 역시 5회를 버티기 버거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선발 투수로 준비가 덜 된 투수들을 당겨쓴 문제와 함께 기대했던 선발 투수들의 부진이 겹쳤다. 이는 당연히 불펜진의 과부하로 이어졌다. 문제는 불펜진 상황도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새로운 마무리 투수로 기대됐던 강재민이 부상으로 페이스를 빠르게 끌어올리지 못했다. 이제서야 지난 시즌의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불펜진의 구심점이 되어야 할 베테랑 정우람은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2군으로 내려갔다. 이제 3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인 정우람은 지난 시즌부터 내림세가 분명하다. 그나마 임시 마무리 투수로 기용했던 또 다른 베테랑 장시환이 기대 이상의 투구를 하면서 한숨을 돌렸지만, 시즌 전 구상이 완전히 무너진 불펜진이다. 불펜 투수로 1군 전력에 가세한 대형 신인 문동주도 아직 프로에 적응이 필요해 보인다. 이런 마운드의 난맥상은 한화 마운드의 평균 자책점을 5점대로 끌어올렸다. 투고타저 시대가 된 올 시즌 분위기에 크게 역행하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타선이 제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다. 한화가 자랑하는 내야 트리오 중 노시환을 제외하고 하주석, 정은원이 긴 부진에 빠져있다. 특히, 새로운 출루 머신으로 지난 시즌 새 바람을 몰고 왔던 정은원은 그의 장점을 완전히 잃었고 평범 이하의 선수가 됐다. 투. 타를 겸비한 유격수 하주석 역시 지난 시즌과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공수를 겸비한 유격수, 2루수로 한화 센터라인의 중심을 잡았던 하주석과 정은원은 모두 평균에도 크게 못 미치는 타격에 수비까지 불안한 모습으로 지난 시즌의 활약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FA 포수 최재훈 역시 2할대 초반의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한화는 최재훈에게 포수로서는 쉽지 않은 2번 타자 역할을 맡기고 있다. 지난 시즌 최재훈은 훌륭히 그 역할을 했다. 이는 그가 FA 계약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이유였다. 올 시즌은 2번 타자 역할이 버거워 보인다. 일정 출루 능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타격 생산력이 상위 타선에 걸맞지 않다. 하지만 한화는 그의 2번 타수 기용을 고집하고 있다. 물론, 다른 대안도 보이지 않는다.

한화는 노시환이 3할이 넘는 타율에 높은 출루율, 높은 타점 생산력을 보여주며 지난 시즌 활약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고 외국인 타자 터크먼이 3할대 타율과 함께 공. 수에서 분전하며 팀에 활력소가 되고 있지만, 여타 선수들의 타격 부진으로 팀  타선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팀 타율 역시 한화는 최하위권이다. 이 외에도 타격 각종 지표가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팀을 지탱하는 힘인 수비마저 최하위의 팀 수비율에 최다 실책으로 팀에 짐이 되고 있다.

투. 타에서 긍정 요소를 발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화는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다. 트레이드로 새로운 선수를 보강했지만,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고 2군에서 누군가가 올라와 폭발하는 모습도 없다. 그동안 많은 기회를 줬던 유망주들 중 1군에 안착한 이들은 거의 없다. 리빌딩의 성과는 초라하기만 하고 외부 영입마저 이루어지지 못한 한화의 전력을 동네북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부상 중인 외국인 선수들이 복귀한다 해도 나아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이렇게 패배에 익숙해진 선수들이 의욕마저 잃는다면 한화의 부진 탈출 가능성은 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야심 차게 시도했던 수베로 감독 체제 자체를 흔들 수 있다. 지금의 성적과 경기력이라면 수베로 감독 체제를 유지할 명분이 점점 줄어든다. 또한, 이를 주도한 정민철 단장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타선에서 나홀로 분전 노시환

 


한화로서는 방향성을 다시 정립할 필요가 있다. 또다시 리빌딩을 더 강력히 추진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서도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 부상 장기화로 전력에 보탬이 안되는 선수들과 계속 함께 하는 건 팀에도 큰 부담이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한화는 그 어떤 해법도 상황을 크게 변화시킬 수 없다는 점이 고민이다.

한화는 리빌딩을 위해 수많은 선수들에 과감히 기회를 제공했다. 타 구단에서는 1군 엔트리에 들어오기 어려운 선수들 다수가 기회를 잡았다. 그들에게는 소중한 기회였지만, 이를 자기 것으로 만든 이들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쉽게 주어지는 기회가 오히려 선수들을 타성에 젖게 하는 느낌도 있다. 이를 위해 한화는 많은 패배를 감수했지만, 그 패배 속에서 팀이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한화 팬들의 인내심도 바닥을 보일 수 있는 상황이다. 

한화는 프로야구 대표적인 약 팀이다.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레전드들을 다수 배출했던 기억은 희미해졌고 매 시즌 최하위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같은 최하위 후보 롯데가 달라진 경기력으로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다. 두 팀은 모두 만년 하위 팀의 오명을 벗기 위해 리빌딩에 나섰다. 같은 선상에서 출발한 리빌딩은 지금 너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롯데는 리빌딩을 하면서도 베테랑들을 적절히 조화시켰지만, 한화는 베테랑들을 대부분 배제했다. 처음에는 과감한 시도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경기력은 리빌딩의 명분을 잃게 하고 있다.

과연 한화는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지 한화는 올 시즌 후 FA 시장에 많은 선수들이 풀린다는 점에 기대를 할 수 있지만, 전력의 뿌리가 튼튼하지 않는 상황에서 외부 영입의 성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그전에 최하위가 유력한 올 시즌 상황에 대한 개선과 이를 한화 팬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을지는 고민해야 한다. 참 길고 험난한 한화 리빌딩의 길이다. 



사진 : 한화 이글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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