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극적인 역전승으로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에 성공했다. 롯데는 5월 22일 두산과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2 : 4로 패색이 짙었던 9회 초 고승민의 역전 3점 홈런과 함께 5 : 4로 역전승했다. 이 승리로 롯데는 7위까지 밀린 순위를 6위로 다시 끌어올렸고 5할 승패 마진에서 +2로 다소 여유를 가지게 됐다. 여기에 원정 경기 15승 7패의 강세도 유지했다.
주말을 기분 좋게 마무리하긴 했지만, 롯데는 지난주는 힘겨웠다. 롯데는 홈에서 열린 KIA와의 주중 3연전에서 3경기를 모두 내줬다. 스파크맨과 반즈 두 외국인 선발 투수가 모두 나선 시리즈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1차전은 마무리 최준용이 무너졌고 그 여파는 이어진 두 경기 불펜진의 부진으로 연결됐다. 뜨거웠던 타선도 시리즈를 거치면서 식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롯데를 고심하게 하고 있는 수비 실책도 패배에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롯데는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잠실로 향했다. 롯데는 주말 두산, 주중 SSG로 이어지는 원정 6연전을 시작했다. 어려운 일정이었다. 당장은 주말 두산과의 3연전이 중요했다. 다행스럽게도 두산의 최근 팀 분위기는 내림세에 있었고 연패 중이었다. 롯데는 연패를 끊고 상승 전환의 기회를 잡아야 했다.
금요일 경기는 올 시즌 첫 선발 등판하는 나균안의 호투를 발판 삼아 4 : 0으로 승리했다. 주중 3연전과 달리 투. 타의 조화의 잘 이루어졌다. 나균안은 선발 투수로서 신뢰를 쌓았고 앞으로 등판을 기대할 만한 투구를 했다. 불펜진도 주중 3연전의 충격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토요일 경기에서 롯데는 올 시즌 최악의 경기를 했다. 경기전 악재가 있었다. 팀 주력 타자인 한동희, 전준우의 부상 소식이 있었다. 롯데는 선발 라인업에서 두 선수를 제외했고 결국, 그들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롯데는 급히 라인업을 변경해야 했다. 2군에서 콜업된 선수들이 선발 출전 명단에 올랐다. 주전 2루수 안치홍은 선발 1루수로 경기를 시작해야 했고 이호연이 선발 3루수로 경기에 나섰다. 외야는 황성빈이 선발 좌익수 겸 1번 타자의 중책을 맡았다.
그동안 2군에 머물던 지난 시즌 주전 포수 안중열이 콜업되어 선발 출전했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는 경기력에 영향을 줬다. 야간 경기 후 주간 경기라는 점과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다수 포함된 점도 있었지만, 롯데는 그 경기에서 무려 5개의 실책을 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롯데는 또 한 명의 에이스 박세웅이 선발 등판했지만, 흔들리는 수비를 그도 어쩔 수 없었다. 수비에서 안정감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던 포수 안중열마저 실책 2개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시즌 초반 극강의 모습이 사라진 박세웅은 아직 자신의 공을 던지지 못했고 수비 도움마저 받지 못했다. 롯데는 경기 후반 타선에서 반전 가능성을 보였지만, 불펜진이 붕괴되면서 4 : 12의 대패를 당했다. 팀 분위기가 크게 내림세로 돌아설 수 있는 위기였다.
일요일 경기는 그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졌다. 롯데는 선발 투수 스파크맨이 초반 실점하며 경기 후반까지 밀리는 경기를 했다. 한동희, 전준우가 빠진 타선의 확실히 무게감이 떨어졌다. 롯데는 득점권에서도 집중력을 보이지 못했다. 외국이 타자 피터스의 홈런 외에는 공격에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롯데는 선발 투수 스파크맨이 초반 실점에도 끈기를 보이며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키고 서준원이 무실점 투수를 하며 추격의 가능성을 열었다. 8회 초에는 1점 차로 두산을 압박했다.
하지만 8회 말 승리를 위해 마운드에 올린 필승 불펜 김원중이 1실점하면서 어렵겠다는 분위기가 롯데 팬들 사이에서 퍼져나갈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반전이 일어났다. 롯데는 9회 초 공격에서 안타와 볼넷으로 2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두산은 부상에서 돌아온 마무리 김강률까지 마운드에 올렸다. 이런 김강률을 상대하는 타자 고승민은 유리한 볼 카운트에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들어온 직구를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으로 만들었다. 5 : 4 역전이었다.
극적인 승부였지만, 롯데는 마지막까지 마음 놓을 수 없었다. 9회 말 마운드에 오른 최준용은 유격수 이학주의 실책으로 무사 2루의 위기에 빠졌다. 그 위기는 1사 1, 3루로 발전했다. 5월 들어 실패의 경험이 다수 있었던 최준용에게는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최준용은 침착했다. 최준용은 후속 대타를 삼지 처리했고 허경민을 범타 처리하며 팀 승리를 지켰고 시즌 10세이브에 성공했다. 팬들에게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는 표현을 할 수 있는 롤러코스터 승부였다.
이렇게 승리했지만, 롯데는 실점과 직결되거나 연결될 수 있는 실책이 3개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수비 실수도 있었다. 급기야 서튼 감독은 어설픈 수비로 실점의 원인을 제공한 선발 2루수 김민수를 경기 중 문책성 교체를 하며 선수단에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외국인 감독들은 선수들의 실수에 대해 경기 중 질책하거나 하는 일이 거의 없다. 하지만 서튼 감독은 최근 롯데 경기를 어렵게 하는 실책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려 특단의 조치를 했다. 그럼에도 롯데는 9회 말 수비에서 또다시 실책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승리했지만, 마음 한편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롯데의 수비 문제는 시즌 전부터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화약고와 같았다. 마차도라는 걸출한 유격수가 빠진 공백을 롯데는 확실히 메울 수 없었다. 유망주들의 성장에는 시간이 필요했고 이학주, 박승욱을 외부에서 영입해 급한 불을 끄는 정도였다. 롯데는 대신 넓어진 외야 수비 보강을 함께 기대하며 장타력과 외야 수비 능력이 뛰어난 외국인 타자 피터스를 영입했다.
분명 리스크가 큰 일이었지만, 핵심 내야수 자리를 언제까지 외국인 선수에 의존할 수 없었고 베테랑들이 다수인 중심 타선에 힘을 더할 필요가 있었다. 이해할 수 있는 변화였다. 한때 천재 유격수라 불렸던 이학주의 반등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롯데 수비 문제는 롯데의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내야진은 주전 1루수 정훈을 제외하면 불안감을 지우지 못했다. 3루수 한동희는 팀 간판타자로 자리할 수 있는 타격 능력을 보였지만, 수비 실책에 대한 문제가 점점 커졌다. 뛰어난 타격 능력으로 이를 대신하긴 했지만, 송구에서 지속적인 문제를 보였다.
한동희는 5월 들어 실책 수를 급격히 쌓았다. 30실책 이상이 가능한 페이스였다. 수비 불안은 그에 타격에서 일정 영행을 주기 시작했다. 한동희는 5월 들어 상대의 견제와 수비에 대한 부담 등이 겹치며 타격 페이스가 내림세로 돌아섰다. 롯데는 이를 위해 한동희를 지명타자로 돌리거나 한 경기 정도 휴식을 주는 등의 관리를 했지만, 타격과 수비 모두 4월의 모습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급기야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되고 말았다.
유격수 이학주 역시 타격에서는 나름 역할을 하고 있지만, 수비가 불안하다. 급한 상황에서 이학주는 다수 실책이 있었다. 유격수로 수비를 하기에는 어깨가 약해 보였다. 롯데는 적극적으로 수비 시프트를 하고 유격수가 그 중심이다. 보다 넓은 수비 범위를 책임져야 하고 더 많은 움직임이 필요하다.
지난 시즌까지 마차도는 훌륭히 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학주는 마차도가 아니었다. 불안한 송구는 이학주 스스로를 흔들리게 하고 있다. 이는 역시 수비 범위가 크지 않은 2루수 안치홍의 부담으로 연결되고 있다. 안치홍은 올 시즌 타격에서는 롯데 입단 후 최고의 시즌을 만들 기세지만, 수비에서는 평균 이하의 모습이다. 주전 1루수 정훈의 부상 등 이유도 있지만, 롯데는 안치홍을 1루수 기용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비 능력이 뛰어난 백업 야수들의 존재가 필요하지만, 현재 롯데 엔트리에 수비 능력을 뛰어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수비에서 나름 역할을 하던 박승욱이 부상으로 장기 결장하는 상황이 롯데에는 아쉽다. 다양한 내야 포지션 소화능력이 있는 김민수는 타격에서는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수비 불안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멀티 수비 능력은 김민수에게 더 많은 출전 기회로 이어지고 있지만, 수비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유격수와 2루수 수비는 김민수가 소화하기 버거운 모습이다. 롯데는 김민수의 수비 포지션을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최근 2군에서 콜업된 이호연은 좌타자로 만만치 않은 타격 능력을 선보이고 있지만, 안정감 있는 수비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새롭게 콜업된 유망주 한태양도 경험이 부족하다. 현재 롯데 1군 라인업에서 내야 수비에서 그나마 믿음을 주는 선수는 배성근 정도다. 현재 롯데 내야진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가 같다.
외야진도 상황이 아주 긍정적이지 않다. 주전 좌익수 전준우는 수비 범위가 넓지 못하다. 경험으로 이를 대신했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우익수 자리는 다수의 선수가 주전 경쟁을 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공. 수에서 확실히 주전으로 도약하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이는 수비의 안정감 측면에서 결코 도움이 안 된다.
포수 부분도 이전보다 크게 나아졌지만, 도루 저지 능력과 보다 섬세하고 적극적인 투구 리드에서는 아쉬움이 있다. 수비에 강점이 있는 포수 정보근이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인해 2군으로 내려간 상황에서 지난 시즌 롯데 1군 포수진의 주축이었던 지시완, 안중열 조합이 더 나은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현재로서는 수비 문제를 해결할 묘책은 없다. 선수들이 보다 집중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 벤치에서도 거듭된 실책에는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는 것도 좋지만, 행동으로 선수들에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도 있다.
몇 가지 희망적인 요소도 있다. 외야의 새로운 주전으로 떠오른 황성빈은 롯데가 그토록 원하던 원하는 발에 상대를 까다롭게 하는 타격에 넓은 수비 범위가 있다. 아직 경험 부족으로 수비에서 가끔 어려움이 발생하지만, 앞으로 중견수로서 활약이 기대된다. 지난 일요일 경기 역전 3점 홈런의 주인공 고승민은 내야에서 외야수로 전향했지만, 수비에서 점점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내야에서는 배성근이 타격에서는 아쉬움이 있지만, 다양한 내야 포지션에서 수비를 안정시킬 대안으로 활약이 기대된다. 김민수는 그의 수비를 3루와 1루 코너 내야수로 한정한다면 더 나은 수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수들의 각성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코치진 역시 가장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선발 라인업 구성을 고민해야 한다. 프런트에서도 외부로부터의 선수 보강 등 다각도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당장은 주전 선수인, 한동희, 정훈, 전준우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롯데가 수년간 공을 들여온 선수단의 뎁스가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해 보인다.
한동희가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그에게 계속 3루수 자리를 맡게 할 것인지 주전 1루수 정훈의 부상 복귀 이후 1루수 포지션 정리도 과제가 될 수 있다. 여기에 배성근 외에 유격수와 2루수에서 수비 능력이 뛰어난 백업 자원 확보로 고려할만하다. 이제는 하늘에서 우박이 떨어지듯 실책이 발생하는 경기는 지양해야 한다. 이틀 사이 8개의 실책은 프로라고 하기 부끄러운 일이다. 프로선수라면 기본적인 수비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주 롯데는 프로라고 하기에도 부끄러운 수비가 많았다. 그로 인해 마운드의 투수들일 힘 빠지게 하는 일도 많았다. 롯데는 우려와 달리 타선이 힘을 내면서 공격력을 기대 이상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투수들이 이에 조화를 이루며 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수비 불안이 문제가 되면서 패한 경기가 많았고 상위권 도약의 갈림길에서 어긋나고 말았다. 수비 안정은 롯데가 더 높은 도약을 위한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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