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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깊어가는 5월, 프로야구 순위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절대 강자 SSG가 조금 주춤하는 사이 LG가 치고 올라가면서 2강 구도 복원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SSG는 불펜진의 문제가 점점 표면화되고 있고 LG는 부실한 선발 마운드에도 강점이 불펜진의 분전과 타선의 폭발이 더해지며 승률을 끌어올렸다. 

이런 두 팀이 앞서가는 사이 중위권은 5할 승률 언저리에서 6개 팀이 얽히고설켜있는 모습이다. 그 주의 대진표에 따라 순위가 요동치고 있다. 이런 중위권 경쟁에서 멀어진 NC와 한화는 최근 힘을 내고 있지만, 크게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아직은 2강 6중 2약의 구도가 5월의 프로야구를 특징하고 있다. 

6중에 속해 있는 롯데는 4월 돌풍이라 할 수 있는 호성적으로 거뒀다. 경기력도 기대 이상이었고 팀 컬러 변화도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는 모습이었다. 롯데가 중점을 두고 관리했던 마운드가 리그 상위권의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고 타선은 기동력 야구를 하겠다는 구상이 어긋났지만, 팀 홈런 1위를 오고 가는 장타력과 폭발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투. 타의 조화 속에 롯데는 최하위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무너뜨리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4월 롯데의 기세는 올 시즌 판도를 흔들 수 있는 전망도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5월 들어 롯데가 흔들리고 있다. 첫 주 1승 5패의 부진으로 4월에 벌어놓은 승부를 잃었던 롯데는 지난주 NC, 한화로 이어지는 하위권 팀들과의 6경기 4승 2패로 다시 상승 분위기를 만들었다. 롯데는 이번 주 중위권 경쟁팀인 KIA, 두산으로 이어지는 6경기에서 최소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대했다. 

이런 기대는 KIA와의 주중 3연전에서 2경기를 먼저 패하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결과도 문제였지만, 경기 내용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4월 상승세 기간 보이지 않았던 문제들이 확연히 드러나기도 했다. 팀의 강점인 마운드마저 흔들렸다. 수비는 여전히 불안하다. 위기의식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다. 

 



이상 징후는 주말 한화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이미 있었다. 그 경기에서 롯데는 에이스 박세웅이 무너지며 패했다. 롯데는 이전 2경기를 승리하며 시리즈 스윕의 가능성을 높였다. 긴 연패에 빠져있던 한화는 좀처럼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팀 사기도 크게 떨어져 있었다. 롯데가 집중한다면 연승이 가능해 보였다. 일요일 선발 투수로 박세웅이 나선다는 점도 롯데에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박세웅은 1회 말 선두 타자였던 한화 외국인 선수 터크먼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박세웅의 힘 있고 제구가 잘 된 직구를 터크먼은 가볍게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후 박세웅은 직구 구사 비율을 낮추고 변화구 구사 비율을 늘리며 이전과 달리 자신감이 떨어지는 투구를 했다. 박세웅은 지난 시즌 한화전에서 심각한 약점을 보였지만, 올 시즌 한화전 첫 등판에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투구로 악연을 끊는 듯 보였다. 

이런 박세웅에게 선두 타자 홈런 허용은 봉인된 듯한 한화전 악연을 되살려 놓은 듯 보였다. 한화는 박세웅에 강점이 있었던 타자들도 클린업을 구성하며 박세웅을 압박했다. 박세웅은 흐트러진 페이스를 회복하지 못했다. 타선의 지원으로 역전까지 이뤄냈지만, 박세웅은 만루 홈런까지 허용하며 올 시즌 한경기 최다 실점을 하는 등 최악의 하루를 보내며 패전 투수가 됐다. 매번 호투할 수 없는 선발 투수라 할 수 있지만, 박세웅의 경기 운영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롯데는 2번의 위닝 시리즈에도 뭔가 찜찜함을 안고 다음 주를 맞이해야 했다. 

주중 3연전 첫 경기, 롯데는 교체 위기에 놓은 외국인 투수 스파크맨이 수차례 위기를 극복하는 등 역투하며 팽팽한 대결을 했다. 롯데는 KIA 선발 투수 이의리의 투구에 꽁꽁 묶이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하지만 스파크맨이 1회 초 1실점 이후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버티면서 대등한 경기 흐름을 유지할 수 있었다. 롯데는 1 : 1 상황에서 김유영, 김원중, 구승민까지 필승 불펜진을 모두 마운드에 올리며 실점을 막으려 했다. 

이 상황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롯데는 7회 초 수비에서 한동희의 수비 실책으로 실점하며 1 : 2로 리드를 허용했다. 그동안 한동희의 3루 수비는 불안했지만, 결정적인 실책이 적었고 워낙 뛰어난 타격 능력으로 그 문제가 일정 감춰져 있었다. 이번에는 결정적인 순간 패배로 이어질 수 있는 실책이 그로부터 나왔다. 롯데에게는 반전의 기회가 있었다. 8회 말 롯데는 외국인 타자 피터스의 2타점 적시 안타로 3 : 2 역전에 성공했다. 말 그대로 극적인 경기였다. 이 경기를 그대로 승리한다면 한 주가 편안해질 수 있었다. 

여기서 또 한 번의 사고가 발생했다.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최준용이 첫 상대인 KIA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에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무심코 던진 변화구 실투가 문제였다. 최준용은 그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추가 실점했고 롯데는 3 : 4 재역전 패배를 당했다. 극적인 승부였지만, 그 주인공은 KIA였다. 

그 충격은 다음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5월 18일 경기에서 롯데와 KIA는 치열한 타격전을 펼쳤다. 초반부터 많은 득점이 오갔고 실책과 롯데 서튼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하는 등의 예상치 못한 경기 상황이 발생하는 등 혼전이 이어졌다. 이는 롯데에는 결코 반갑지 않았다. 

롯데 마운드에는 에이스 반즈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반즈는 초반부터 KIA 타선에 고전하며 힘겨운 투구를 했다. 결국, 그는 5회를 넘기지 못하고 4.1이닝 7실점(6자책)의 부진한 투구를 하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이후 롯데는 불펜진이 버티고 타선이 동점에 성공하며 대등한 경기 흐름을 만들었지만, 경기 후반 불펜이 무너지며 경기를 내줬다.

8회 초 롯데는 필승 카드로 김원중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김원중은 KIA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에 3점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5월 들어 최고의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소크라테스였다면 보다 신중한 투구가 필요했다. 김원중은 포수의 사인과 달리 한 가운데 치기 좋은 직구를 던졌고 그 공을 소크라테스가 놓치지 않았다. 경기는 거기서 사실상 끝났다. 9회 초 롯데 불펜진은 추가 5실점으로 완전히 무너졌고 롯데는 7 : 15로 패했다. 올 시즌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대량 실점이었다. 

 

한동희

 


그저 2번의 패배로 볼 수도 있다. 아무리 잘 던지는 투수들도 부진한 날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박세웅과 반즈의 연쇄 부진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박세웅은 한화전에 대한 징크스가 되살아날 가능성을 보였고 투구 패턴에 대한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박세웅은 올 시즌 강력한 직구를 바탕으로 한 투구가 장점이었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었다. 하지만 한화전 투구 내용은 이전과 너무 달랐다. 

반즈는 5일 등판 간격을 지키는 등판 일정이 과연 옳은 것인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롯데는 외국인 투수 반즈와 스파크맨의 선발 등판을 4일 휴식 후 등판으로 고정한다고 했다. 이를 통해 나머지 선발 투수들의 체력 부담을 덜고 보다 나은 투구를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수들의 동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즈는 최근 공략당하는 빈도가 늘었다. 화요일 KIA전에서는 구위나 제구 모두가 불안했다. 최근 KIA 타자들이 타격감이 워낙 뜨거운 이유도 있지만, 상대 타자들이 큰 부담을 가지는 투수가 아니었다. 그의 투구 패턴이 읽히고 대처법이 나온 것도 있지만, 빽빽한 등판 일정이 부담을 주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데이터 분석을 크게 활용하는 롯데라면 반즈의 투구 내용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또 다른 문제는 뜻하지 않게 마무리 쪽에서 나오고 있다. 롯데는 시즈 초반 최준용이 완벽하게 마무리 투수 역할을 하며 김원중의 부상 공백을 잘 메웠다. 김원중이 복귀한 이후에는 더 강해진 불펜진이 기대됐다. 실상은 그 반대의 모습이다. 최준용은 최근 홈런 허용이 늘었고 결정적인 블론 세이부를 하며 흔들리고 있다. 김원중의 마무리 투수 복귀도 첫 경기 블론 세이브로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김원중과, 최준용을 마무리로 함께 활용하는 전략으로 나서고 있지만,  KIA와의 경기에서 두 투수 모두 실점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김원중과 최준용은 지난 시즌 많은 투구이닝을 쌓았다. 김원중은 마무리 투수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후반기 많은 등판을 했고 총 등판 이닝이 60이닝을 넘었다. 풀 타임 마무리 2년 차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었다. 최준용도 부상으로 공백기가 있었지만, 후반기 많은 등판을 했다. 최준용이 어깨 부상에서 회복된 점을 고려하면 다음 시즌에 대한 여파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최준용은 올 시즌 시작 전 선발투수로의 전환을 준비했다. 롯데는 어쩌면 최준용이 불펜보다 선발 투수가 더 적합하다는 내부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의 모습이라면 등판 이닝을 누적될수록 최준용에서 실패의 기억이 더 많아질 수 있다. 회복이 생각보다 더디고 연투에도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올 시즌 큰 활약을 하고 있지만, 풀 타임 시즌이 처음인 김유영, 나균안 역시 향후 등판 관리가 필요하다. 물론, 올 시즌 불펜 투수들의 혹사 문제는 공통의 고민이긴 하다. 다만 롯데는 마운드가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를 위해 다수의 투수 자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제는 불펜 투수들의 선순환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됐다. 

최근 롯데는 가장 고민하게 하는 또 다른 문제는 3루수 한동희다. 한동희는 올 시즌 타격에서 눈을 뜬 모습을 보이며 타선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이대호와 함께 중심 타선에서 활약하는 모습은 롯데 팬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3루수 수비만 놓고 본다면 한동희는 매우 불안하다.

 

김원중

 


시즌 초반이지만 한동희의 수비 실책은 이미 10개를 넘어섰다. 올 시즌 30개 이상의 홈런이 기대되는 한동희지만, 그보다 30실책 달성이 먼저 이루어질 수 있는 페이스다. 한동희의 3루 수비는 그동안 수차례 불안함을 보였다. 하지만 연차가 쌓이면서 안정감을 찾아가는 모습도 있었다. 한동희 역시 수비력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이런 노력에도 3루수 한동희에게 공만 가면 롯데 팬들은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그를 바라봐야 한다. 특히, 송구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과거 이대호가 거구의 몸으로 3루 수비를 하면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의 송구는 아주 정확했다. 수비 범위가 넓지 않았지만, 자신의 책임구역에서만큼은 안정감을 보였다. 한동희는 근본적으로 송구에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자신감 상실로 연결될 수 있고 타격에도 영향을 준다. 5월 들어 한동희의 타격은 4월의 폭발적인 모습과 거리가 있다. 상대의 견제와 체력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수비 불안도 타격 페이스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롯데는 한동희의 1루수 전환도 고려할 수 있지만, 1루수 자리는 다수의 베테랑이 자리를 잡고 있고 포화상태다. 지명타자 활용은 라인업의 효율적 운영 측면에서 실행하기 어렵다. 정훈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 상황에서 1루수 한동희, 3루수 김민수 라인업도 고려할 수 있지만, 김민수의 3루 수비가 한동희보다 확실한 우위에 있다고 하기도 어렵다. 또한, 지난 시즌처럼 유격수 마차도가 넓은 수비 범위로 한동희의 수비 부담을 덜어줄 수도 없다. 주전 유격수 이학주는 점점 수비 안정을 찾아가도 있지만, 지금보다 넓은 범위를 책임질 정도의 역량은 아니다. 

롯데는 한동희의 타격을 살리면서 수비를 강화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지만, 올 시즌만큼은 변화를 주기 어렵다. 당장은 한동희가 수비에서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이길 바라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불안한 3루 수비는 앞으로 롯데에 큰 고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5월 들어 롯데는 곳곳에서 잠재된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에 대한 해법이 필요하고 이는 프런트와 감독의 역량이 중요하다. 롯데가 리빌딩에 여전히 큰 비중을 둔다면 지금의 문제를 내부에서 해결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긴 침체를 이겨내고 포스트시즌 진출의 기회를 잡은 상황에서 다음을 기약하는 팀 운영을 하는 것도 부담이 있다. 기회가 왔다면 잡아야 한다. 결국, 선택의 문제가 될 수 있다. 롯데의 선택은 무엇일지 이러한 균열이 롯데는 송두리째 흔들리게 할 것인지 내부에서 큰 위기가 찾아온 롯데의 모습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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