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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시즌의 반환점을 향하는 2024 프로야구지만 순위 경쟁은 혼전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예년이라면 어느 정도 판도가 정해지겠지만, 올 시즌은 선두 경쟁은 물론이고 중위권 경쟁도 더 치열해질 조짐이다. 이에 최하위권 팀들도 시즌에 대한 희망을 다시 가질 수 있는 분위기다.

시즌 초반부터 선두를 지켰던 KIA가 6할 승률이 무너지면서 6월 7일 선두 자리를 LG에 내줬다. 불안 요소 가득했던 시즌 초반 고비를 넘기고 선두권에 올라선 디팬딩 챔피언 LG는 강팀의 면모를 보여주곤 있지만, 지난 시즌만큼의 단단한 마운드가 아니다. 최근 각성 모드를 보이는 두 외국인 투수도 시즌을 완주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타선은 지난 시즌과 같은 장타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페이스 흔들리면 LG 역시 내림세가 길어질 수 있다. 

두산은 경기력에 기복이 있는 게 단점이지만, 베테랑들이 다시 힘을 내면서 팀 구심점이 되고 있고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외국인 투수 2명이 지난 시즌만큼의 투구를 하지 못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이 헐거워졌고 불펜진도 기복이 있다. 한 여름 베테랑들이 체력적인 문제가 생기면 대체할 자원도 넉넉하지 않다. 지난 두산은 후반기 뒷심 부족을 보이며 순위가 밀린 경험도 있다.

삼성은 팀 분위기가 침체할 수 있는 시점에 단행한 트레이드 효과로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박병호는 KT에서 삼성으로 트레이드 된 직후 홈런포를 가동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최근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무게감 있는 홈런왕 출신 타자가 선발 라인업에 가세한 효과가 분명하다.

삼성과 함께 중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SSG와 NC는 긴 연패로 상위권과 거리가 멀어지고 말았다. SSG는 마운드에 약점이 분명하고 베테랑들이 주축을 이루는 타선도 기복이 있다. NC는 시즌 초반 팀을 선두권으로 이끌었던 마운드가 흔들리면서 고전하고 있다. 현시점에서는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5할 승률 유지가 현실적인 목표로 보인다.

 

 

 

 




혼전 양상이 된 순위 경쟁 



하위권 팀들도 시즌 초반의 암울한 분위기를 일정 부분 벗어났다. 시즌 도준 감독 교체를 단행한 한화는 경험이 풍부한 김경문 체제로 팀을 개편했다. 김경문 감독은 그 명성에 더해 권위적이기보다는 따뜻한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팀과 함께 한 이후 한화의 경기력은 긍정적이다.

한화에 이어 롯데, KT, 키움까지 하위권 팀들은 모두 4할 이상의 승률이고 승차가 크지 않다. 연승을 하다면 단번에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 중위권도 충분히 추격할 수 있는 차이다. 하지만 이들 팀들은 모두 마운드에 대한 고민이 크다.

KT는 고영표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고 외국이 투수 벤자민이 부상 후유증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선발 마운드의 무게감이 현저히 떨어졌다. KT는 강력한 선발 마운드를 앞세워 매 시즌 후반기 대반전에 성공하곤 했다. 올 시즌은 그런 선발 마운드가 아니다.

키움은 젊은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지만, 팀 지향점이 리빌딩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정규 시즌을 완주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이 떨어진다. 투. 타 모든 면에서 객관적인 전력이 떨어지는 건 피할 수 없다. 시즌 초반 반짝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하위권 팀 중 반등 가능성이 가장 낮다고 할 수 있다. 

빅 네임 김태형 감독과 함께 새롭게 시즌을 시작한 롯데는 기대와 달리 부진을 거듭했다. 4월까지 롯데는 투. 타 모든 면에서 총체적 난국을 보이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시즌 계획이 완전히 어긋난 롯데는 시즌 초반 팀을 새롭게 개편하는 데 주력해야 했다.

그 결과 개막전 엔트리에서 팀 구성이 크게 변화했다.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5월 이후 롯데는 경기력이 확연히 달라졌다. 5월 성적만 본다면 상위권 팀이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 시즌 초반 너무나 많은 패전을 쌓았던 탓에 하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5월 상승세가 6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 상승세 발목잡는 불펜진


하지만 롯데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부분도 있다. 불펜 불안을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선발 투수진이 안정감을 되찾으며 팀 평균 방어율은 상당 부분 개선이 됐지만, 불펜 방어율은 리그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롯데보다 더 높은 불펜 방어율을 보이는 팀들도 있다. 그것으로 만족할 수는 없다. 롯데는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 불펜진의 문제는 6월 7일 SSG전에서 분명히 나타났다. 롯데는 그 경기에서 선발 투수 이민석이 제구가 크게 흔들리며 2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이런 변수에서 롯데는 타선이 SSG 선발 투수 시라카와를 초반부터 공략하며 대량 득점했고 경기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롯데는 2회까지 8 : 3의 넉넉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긴 이닝을 불펜진이 버터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여기서 롯데는 필승 불펜 김상수를 4회에 마운드에 올리는 초강수로 리드를 유지했다. 선발 투수의 빠른 강판이라는 이유가 있었지만, 경기 후반을 책임지는 투수를 초반에 활용하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는 경기 후반 불펜 운영의 공백을 불러올 수 있는 일이었다. 보통이라면 여유 있는 점수 차에 활용하는 투수들이 마운드에 올라야 하지만, 롯데 벤치는 그들을 신뢰하지 못했고 필승 불펜 카드로 급한 불을 먼저 끄는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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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증은 경기 후반 나타났다. 6회 초 롯데는 2사 후 전미르로 마운드를 이어갔지만, 전미르는 볼넷과 몸 맞는 공을 연달아 내주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롯데는 전미르가 6회를 정리하고 또 다른 필승 불펜 구승민에게 7, 8회를 맡길 예정이었지만, 그 구상이 어긋났다. 한 템포 빠르게 마운드에 오른 구승민은 준비가 부족했고 수비 실책까지 겹치며 롯데는 6회 초 3실점과 함께 8 : 7로 바싹 추격을 허용했다. 자칫 다 잡았다고 여겼던 경기를 역전당할 위기였다. 

이미 전날 KIA전에서도 롯데는 선발 투수 김진욱의 호투를 발판으로 앞서가는 경기를 했지만, 경기 후반 불펜진이 난조를 보이며 아쉬운 역전패를 당한 기억이 있었다. 만약, 그 경기를 승리했다면 롯데는 2번 연속 KIA와의 시리즈를 스윕 할 수 있었다. 얼마 전까지 KIA전에 유독 약점을 보이며 호랑이 공포증이라는 말을 들었던 롯데로서는 KIA에서 거인 공포증을 안겨줄 기회였지만, 아쉽게 무산되고 말았다. 

분명 선수단 내부에서도 불안감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타선이 추가 득점을 더하며 부담을 덜었고 마무리 김원중을 8회부터 마운드에 올려 2이닝 세이브에 나서는 강수로 리드를 지켜냈다. 롯데는 SSG에 11 : 7로 승리했다. 하지만 롯데의 불펜 운영은 마치 한국시리즈를 방불케 할 정도로 파격에 파격을 더했다. 승리했지만, 불펜 소모가 컸다. 

 

 

전미르

 




커지는 불펜 과부하 


문제는 내일이 없는 불펜 운영을 지속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선발 투수가 조기에 강판당했다는 특수성이 있지만, 상식 파괴의 불펜 운영은 가뜩이나 필승 불펜조에 과부하가 큰 상황이 더 심화될 수 있다. 이미 시즌 초반 롯데 불펜진의 희망으로 떠올랐던 선인 전미르는 잦은 등판에 구위가 떨어지고 공략 당하는 빈도가 크게 늘었다.

전미르는 신인임에도 연투에도 자주 나서야 했다. 또한, 매 경기 등판이 경기 후반 승부처나 작은 리드 상황인 탓에 에너지 소모가 컸다. 전미르를 강력한 속구와 낙차 큰 커브가 주무기다. 커브의 위력을 더하기 위해서는 속구가 뒷받침돼야 한다.

최근 전미르의 속구는 위력이 감소했다. 이에 타자들은 그의 커브에도 잘 대응하고 있다. 이전에는 정면 승부를 즐겼던 전미르였지만, 자신의 공이 맞아나가면서 보다 제구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지만, 도리어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현시점에서 일정 기간 휴식을 주거나 역할을 변경시키는 게 필요하지만, 롯데 불펜에 그럴 여유가 없다.

필승 불펜진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할 구승민은 아직 이전의 투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필승 불펜 최준용은 구위 저하와 함께 자신감마저 떨어지면 1군에서 버티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유일하게 필승 불펜진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김상수는 멀티 이닝 투구에 연투가 많아지면서 체력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필승 불펜진의 부담을 덜어줘야 하는 다른 불펜 투수들은 대부분 1이닝을 버티기 어렵다. 최이준이 불펜진에 새로운 힘이 되고 있지만, 기복이 있어 완전한 신뢰를 주기 어렵다. 불펜진에서 활약했던 한현희는 구멍 난 선발 로테이션 한자리를 메워야 한다. 롯데로서는 전미르를 계속 활용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실패의 기억이 쌓인다면 강심장의 전미르라 해도 자신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원중

 




짊어지고 가야 할 짐 


이런 불펜진의 어려움에도 마무리 김원중이 제 역할을 하면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6월 7일 경기와 같이 2이닝 세이브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고, 마무리까지 가는 과정은 여전히 험난하다. 이런 불펜진이라면 순위 상승이 필요한 롯데에 어려움을 더할 수밖에 없다.

이기는 경기에서 불펜진 난조로 경기를 역전패한다면 그 패배의 후유증은 다른 패배보다 몇 배는 더 크다. 다행히 타선 재편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서 타선이 생산력이 시즌 초반에 비해 크게 향상되고 많은 득점이 이루어지고 있는 롯데지만, 타선이 마르지 않는 셈처럼 매 경기 폭발하긴 힘들다. 마운드가 지켜야 할 경기를 지키고 승리하는 경기가 늘어야 승률을 더 높여갈 수 있다. 

아직 롯데는 포스트시즌에 대한 희망을 버리긴 이르다. 프로야구 순위 경쟁이 혼전 양상을 보이면서 순위 상승 가능성도 남아있다. 올 시즌은 유독 연승과 연패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누구든 연승 분위기를 탄다면 반등할 수 있다. 롯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금 불펜진으로는 한계가 있다. 아직은 빡빡한 불펜 운영으로 버티고 있지만, 후반기까지 이를 지속할 수 없다. 그렇다고 마땅한 대안도 없다. 그저 기존 불펜 투수들이 더 나은 투구를 하길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남은 시즌에도 롯데는 불펜 투수들을 계속 불안한 시선으로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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