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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시작되면서 2014프로야구가 긴 레이스에 사실상 돌입했다. 시범경기 동안 각 팀은 겨우내 훈련했던 성과를 점검하는 것은 물론이고 포지션별 내부 경쟁의 승자를 결정해야 한다. 개막전 엔트리를 확정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팀 간 전력 차가 줄어들어 시즌 초반 분위기를 잡는 것이 중요한 만큼, 시범경기 결과에도 결코 무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 영남 라이벌로 자리한 롯데와 NC가 첫 경기에서 만났다. 두 팀은 NC의 창단과 1군 리그 참가에 이르는 과정에서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했다. 이러한 배경은 신생팀 NC가 롯데와의 대결에서 더 힘을 내는 계기가 되었다. 실제 롯데는 지난해 NC와의 경기가 쉽지 않았다. 올 시즌 NC가 전력을 더 알차게 보강하면서 두 팀의 대결은 더 흥미진진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런 배경으로 시범경기였지만, 두 팀의 대결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두 팀은 주전급 선수를 대부분 선발 라인업에 포함하면서 승리 의지를 보였다. 그리고 첫 만남의 결과는 롯데의 5 : 1 승리였다. 같은 10안타를 기록했지만, 롯데 타선의 집중력이 앞선 결과였다. 롯데는 상.하위 타선 주전 백업 선수들의 조화를 이루면서 득점력을 높였고 NC는 득점 기회에서 한방이 아쉬웠다.

 

 

(2타점 적시안타, 베테랑의 힘이 보여준 조성환)

 

 

경기 초반 선발 투수 대결에서는 NC가 앞섰다. NC는 지난해 방어율 1위 찰리를 롯데는 옥스프링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찰리는 4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잡아내는 위력투를 선보이며 1실점 했다. 투구 수 조절도 잘 이루어졌다. 제구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떨어지는 변화구가 롯데 타자들을 힘들게 했다. 이에 맞선 옥스프링은 6안타를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이었다.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실점을 막았지만, 4이닝을 다 채우지 못하고 4회 말 2사 상황에서 심수창에 마운드를 넘겼다. 아직은 구위나 제구가 더 올라와야 할 것으로 보였다.

 

선발 투수대결은 NC의 우위였지만, 선취 득점은 롯데의 몫이었다. 롯데는 3회 초 하위 타선에 배치된 황재균, 이승화의 2루타로 1 : 0 리드를 잡았다. NC 선발 찰리가 잠시 방심한 틈을 파고들었다. 가운데 몰린 공을 두 선수가 놓치지 않았다. 롯데가 하위 타순에서 선취득점을 만들어낸 것과 달리 NC는 초반 계속된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리드를 빼앗겼다.

 

NC의 반격은 5회 말 이루어졌다. NC는 롯데 2번째 투수 심수창을 상대로 테임즈가 1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1 : 1 동점에 성공했다. 이미 첫 타석에 안타를 때려냈던 테임즈는 몸쪽에 비교적 제구가 잘 된 공을 빠른 스윙으로 걷어내며 장타를 만들어냈다. 테임즈는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우리 프로야구 첫 공식경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빠른 스윙스피드가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1 : 1 동점이 된 경기는 이후 불펜 싸움으로 이어졌다. 불펜의 힘에서 롯데가 앞섰고 경기는 롯데 쪽으로 기울었다. 롯데는 6회 초 1득점, 7회 초 3득점 하며 승기를 잡았다. 6회 초 롯데는 선두 손아섭의 중전안타와 최준석의 볼넷, 장성호의 적시 안타로 2 : 1로 앞서 갔다. 올 시즌 주전 경쟁에서 어려운 위치에 있던 장성호는 박종윤을 대신해 들어선 타석에서 NC 좌완 불펜 이혜천을 상대로 적시 안타를 때려내며 베테랑 타자의 존재감을 보였다.

 

롯데의 득점은 7회에도 이어졌다. 롯데는 NC의 불펜투수 고창성을 상대로 황재균과 문규현의 연속 볼넷으로 잡은 기회에서 이승화의 보내기 번트로 2, 3루 득점 기회를 더 키웠고 대타로 기용된 조성환의 2타점 적시타가 더해지며 리드폭을 더 넓혔다. 손아섭은 NC가 기대하는 유망주 투수 윤형배를 상대로 3루 선상을 흐르는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고 롯데는 5 : 1로 편안한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롯데는 득점기회에서 짜임새 있는 공격을 보여주었지만, NC는 위기에서 불펜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큰 대조를 보였다. 올 시즌 대타 요원으로 기대되는 조성환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멋지게 살려냈다. 손아섭 역시 6회와 7회 안타와 1득점, 1타점을 연속으로 기록하며 중심 타자의 역할을 확실해 해주었다.

 

이후 롯데는 불펜진이 NC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5 : 1 리드를 끝까지 유지했다. 롯데 불펜진은 아직 제구에서 완벽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구위가 많이 올라온 모습을 보이며 초반 상승세에 있던 NC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비록 1실점 하긴 했지만, 두 번째 투수로 나온 심수창은 2.1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아내며 안정된 투수를 선보였다. 날카롭게 떨어지는 포크볼이 좋았다. 우완 오버핸드 투수가 부족한 롯데 불펜진에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어나온 강영식, 김승회, 마무리 김성배까지 롯데 불펜진은 벤치 의도대로 결과물을 만들었다.

 

 

(2안타 1타점, 성공적인 첫 경기 NC 테임즈)

 

 

NC는 승부처에서 등판시킨 불펜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기대했던 베테랑 이혜천, 고창성의 부진이 아쉬웠다. 마지막 2이닝을 책임진 신예 원종현이 삼진 3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호투를 한 것이 불펜진의 부진 속에서 찾은 희망이었다. 선발 투수 찰리의 호투도 긍정적인 부분이이었다. 타선에서는 테임즈, 나성범, 손시헌이 2안타씩 때려내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1번 타자로 나선 이종욱도 안타 1개를 기록하며 좋은 타격감을 선보였다. 하지만 4번 이호준이 득점 기회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며 무안타로 부진했고 타선의 응집력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롯데는 비교적 수월하게 경기를 이끌며 낙승했다. 마운드가 생각대로 역할을 해주었고 타선도 필요한 득점을 해주었다. 투.타 조화가 잘 이루어졌다. 하지만 중심 타선에 배치될 최준석, 히메네스가 삼진 2개씩을 당하며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모습을 보였고 1번 타자 후보 김문호도 무안타로 부진했다. 특히 경기 중 강민호가 홈 질주과정에서 포수와 충돌하며 가슴 철렁한 순간을 만들기도 했다.

 

이렇게 롯데와 NC의 첫 만남은 롯데의 완승이었다. 하지만 시범경기 첫 경기일 뿐이다. 승패에 관계없이 두 팀 모두 희망적인 부분과 아쉬운 부분이 교차했다. 일요일 경기에서 NC는 시범경기지만 홈에서 연패를 당하지 않으려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이고 롯데는 지역 라이벌과의 대결에서 확실히 기선 제압을 하고싶은 마음이 강할 것으로 보인다. 일요일 경기가 더 뜨거워질 수도 있게 됐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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