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일 롯데와 kt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는 초반 분위기를 롯데가 주도했다. 롯데는 전날 9 : 0 대승의 분위기를 이어가며 kt 에이스 피어밴드를 상대로 안타를 양산했고 4회까지 롯데의 팀 안타는 9개였다. 물론, 병살타 2개에 중간에 나오면서 안타에 비해 2득점에 그친 결과는 아쉬웠지만, 선발 투수 애디틴이 3회까지 거의 완벽한 투구를 한 탓에 롯데의 우세는 공고해 보였다.
롯데 팀 타선의 분위기라면 kt 선발 피어밴드는 더 버티기 힘들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전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 이상을 해냈던 피어밴드로서는 그 기록이 깨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4회 말 kt 공격에서 상황은 급변했고 경기는 순식간에 kt 우세로 반전했다. kt 타선은 4회 말을 기점으로 폭발했고 이후 득점행진을 이어갔다. 이를 기점으로 kt는 초반 불안했던 선발 투수 피어밴드마저 컨디션을 회복했고 불펜진 역시 단단한 못습을 보였다. 다. 결국, 경기는 kt의 8 : 2 승리로 마무리됐다.
초반 롯데 타선의 분위기와 선발 투수 애디튼의 투구내용을 고려하면 예상할 수 없었던 결과였다. 초반 위기를 수 없이 넘기며 실점을 최소화했던 kt 선발 피어밴드는 6이닝 10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또 한 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완성했다. 최근 경기에서 잘 던지고도 승수를 쌓지 못했던 피어밴드는 모처럼 승리 투수가 되며 시즌 4승을 기록했다. 피어밴드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엄상백, 심재민, 이상화 세 명의 kt 불펜진은 단 1안타로 롯데 타선을 막아내며 단단해진 kt 불펜진의 위용을 과시했다.
그동안 타선의 부진으로 고심했던 kt는 팀 12안타에 집중력을 보이며 대량 득점 경기를 만들어냈다. kt는 박경수가 3안타, 오정복, 장성우, 정현이 각각 2안타로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특히, 주전 유격수 박기혁을 대신해 선발 출전한 신예 정현은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며 인상적인 하루를 보냈다.
롯데는 4회 말 수비를 기점으로 선수들의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졌고 선발 투수 애디튼이 급격히 무너지며 초반 우세를 이어가지 못했고 결국 완패했다. 4회 말 문제의 장면은 1사 만루 kt 오태곤의 타석 때였다. 당시 롯데 선발 애디튼은 1사 후 연속 3안타를 허용하며 1실점했고 볼넷을 추가하며 난조를 보이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오태곤의 타구는 롯데 3루수 김동한의 정면으로 향했고 홈과 1루를 연결하는 병살타로 이닝을 끝날 것으로 보였다. 이는 경기의 중요한 승부처가 될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포수 강민호의 송구는 타자 주자 오태곤과 그 방향이 겹치면서 1루수 이대호가 잡을 수 없었다. 이대호는 오태곤의 수비 방해를 주장하며 아웃 판정을 기대했지만, 심판의 판정은 그렇지 않았다. 그 사이 2루 주자가 홈 득점하면서 경기는 2 : 2 동점이 됐다. 이닝이 끝나야 할 상황이 동점과 함께 1사 만루가 되고 말았다. 롯데는 심판진에 강하게 어필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비디오 판정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롯데는 더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오태곤은 주루 라인을 벗어나 1루로 향한 것으로 보였다. 이대호는 당연히 주자의 수비 방해 판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공을 놓친 후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 수비 방해 판정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심판 판정이 나오지 않았다면 다음 플레이를 해서 우선 추가 실점은 막았어야 했다. 하지만 판정에 어필하는 사이 상황은 롯데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고 말았다.
이후 롯데는 팀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았다. 애디튼은 2타점 적시 안타를 또다시 허용하며 4회 말 실점은 4점으로 늘었다. 애디튼은 5회 말에도 추가 실점하며 5이닝 7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5실점(4자책)을 기록하며 마운드를 물러났다. 이전 한화전과 마찬가지로 순간 집중타를 허용하는 단점이 또 다시 노출된 경기였다. 석연치않은 판정도 있었지만, 순간 대량 실점하는 장면이 반복됐다는 점에서 우려감을 높일 수 있는 투구 내용이었다. 구위가 뛰어나지 않은 애디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경기에서도 이런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은 롯데에 고민이 될 것으로 보인다.
4회 말 4실점 이후 롯데는 투.타에서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였다. 이후 등판한 불펜진은 연이어 실점했고 타선 역시 초반 뜨거웠던 방망이가 급격히 식었다. 심판의 판정이 경기 분위기를 좋지 않게 바꾸게 했지만, 너무 급격히 의욕을 잃은 듯한 경기를 한 건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롯데로서는 상대 에이스 투구를 무너뜨리면 에이스 박세웅이 등판하는 목요일까지 시리즈 스윕까지 기대할 수 있었지만, 그 기대를 접게 됐다. 주말 정규리그 1위 KIA와의 주말 3연전을 앞둔 롯데로서는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은 kt와의 주중 3연전에서 전력 소모를 줄이면서 좋은 결과를 얻어야 했다. 하지만, 5월 3일 경기 패배로 위닝 시리즈를 위한 총력전 후 부산으로의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심판 판정의 후폭풍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실속없는 공격을 한 타선과 순간 집중력을 잃은 수비, 여기에 선발 투수의 부진까지 겹친 롯데의 경기력을 고려하면 그 탓으로만 패배의 원인을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는 롯데의 경기 내용이었다. 롯데로서는 이 아쉬움을 빨리 털어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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