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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이루어지기 어려운 일이 이루어졌을 때 사람들은 이건 꿈일 거라는 말을 하곤 한다. 꿈속에서는 얼마든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불가능도 가능하게 만들 수 있지만, 현실로 돌아오면 꿈을 꿈일 뿐이이기 때문이다. 가끔은 그 꿈이 현실이 되기도 하지만, 그 확률은 극히 낮다. 

프로야구 롯데 역시 9월 중순까지 5위 경쟁은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는 아직 희망이 있다고 여겼지만, 누구도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아시안게임 휴식기 직후 7연패에 침체한 팀 분위기, 팬들의 비난 여론까지 겹치면서 롯데는 막대한 투자를 하고도 성과를 만들지 못하는 비효율 구단으로 한 시즌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절망감이 가득할 수 있었던 순간, 롯데는 되살아 났다. 롯데는 다시 승리를 쌓아갔고 9월 초 7연패의 충격을 상쇄했다. 그 상승세는 9월을 넘어 10월에도 이어졌고 롯데는 최근 10경기 8승 2패의 호성적으로 5위권 경쟁에 다시 뛰어들었다. 그 사이 롯데의 경쟁하던 LG는 8위로 추락하며 순위 경쟁에서 탈락했고 또 하나의 경쟁팀 삼성은 2경기에 불과한 잔여 경기수로는 경쟁을 더 이어가기 어렵게 되면서 사실상 5위 경쟁에서 탈락했다. 





마지막 남은 5위 경쟁팀 KIA는 달랐다. KIA 역시 9월 이후 꾸준히 승수를 쌓았고 5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지는 시즌 우승팀의 저력은 분명 존재했다. KIA는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지난 시즌보다 성적 지표가 떨어지고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가 떨어지는 와중에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의지를 놓지 않았고 5위 경쟁에서 가장 유리한 자리를 점했다. 

롯데는 5위 KIA를 따라잡기 위해 온 힘을 다했지만, KIA는 팀을 내주지 않았다. KIA 역시 롯데와 비슷하게 많은 잔여 경기 일정을 남겨둔 상황에서 스스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결정지을 수 있었고 그 목표를 위해 꾸준히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의지는 KIA와의 간격을 좁혔고 10월 7일 경기에서 승패가 엇갈리며 그 격차는 1경기 차로 줄었다. 

롯데는 10월 7일 NC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투타의 조화 속에 8 : 2로 승리했다. 롯데는 선발 김원준의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고 불펜진이 남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마운드의 호투에 롯데 타선은 NC의 좌완 선발 투수 왕웨이중을 겨냥해 선발 출전한 우타자 정훈의 2점 홈런과 하위 타선인 문규현의 홈런포를 포함한 팀 15안타로 화답했다. 

롯데가 완승으로 3연승을 완성하는 와중에 5위 KIA는 선두 두산과 팽팽한 대결을 했지만, 연장 10회 말 마무리 윤석민 끝내기 3점 홈런을 허용하며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KIA는 2연패로 주춤했고 롯데는 1경기 차로 KIA와의 간격을 좁혔다. 모두가 꿈이라 여겼던 롯데의 5위 경쟁이 실현 가능한 일이 되었다.

여전히 5위 경쟁은 KIA가 유리하다. KIA는 1경기를 앞서있고 남은 5경기 중 4승을 한다면 자력으로 5위를 확정할 수 있다. 3승만 해도 5위 수성의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에이스 양현종과 테이블 세터진에서 활약해야 할 외야수 이명기의 부상 공백이 크다. 이들은 정규 시즌 내 복귀기 불투명하다. 여기에 최근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도 부정적 요소다. KIA로서는 베테랑들의 경험이 필요한 시점이다. 

6위로 올라선 롯데는 최근 상승세가 큰 자산이다. 롯데는 식지 않는 타선의 힘과 불펜진의 분전,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의 근성이 더해지면서 좀처럼 패하지 않는 팀이 됐다. 초반 리드를 당해도 이를 극복하는 힘이 생겼고 구승민, 손승락 두 불펜 원투 펀치가 힘든 일정 속에서도 마운드의 최후 보루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야수진에는 신인 내야수 전병우가 마운드에는 베테랑 불펜 투수 윤길현이 새로운 활력소로 등장했다. 

롯데는 최근 태풍으로 인한 경기 우천순연이 쉼 없이 이어진 경기 일정 속에 고갈된 체력을 회복시키는 효과로 작용하면서 더 힘을 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또한, 5위 KIA와 4번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빡빡한 경기 일정 속에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극에 달해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롯데는 선발 마운드가 여전히 불안하고 불펜진도 지쳐있다. 여기에 앞으로 일정은 더블헤더를 포함해 쉼 없이 이어진다. 타선이 상. 하위 타선 할 것 없이 폭발하면서 마운드의 불안을 대신하고 있지만, 타선의 좋은 흐름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롯데로서는 선수들의 강한 의지에 기댈 수밖에 없다. 

롯데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걱정을 할만한 처지도 아니었다. 시즌을 접어야 할 위치였다. 하지만 10월의 롯데는 기적 같은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여전히 힘든 상황이지만, 남은 7경기에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롯데가 반전의 희망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지 찬 바람이 부는 가을에도 롯데의 10월은 여전히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74 (youlsim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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