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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KIA와의 승부를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에 마무리했던 롯데가 한껏 높였던 5위 희망을 하루 만에 접어야 할 위기에 몰렸다. 롯데가 10월 10일 KT와의 홈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내주면서 어렵게 줄였던 5위 KIA와의 승차가 다시 1.5경기 차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롯데는 앞으로 이어질 KIA와의 원정 3연전을 모두 승리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고 한화와의 홈경기에서 승리한 KIA는 그 3연전 중 한 경기만 승리하면 5위를 확정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길었던 5위 경쟁의 승자가 사실상 KIA로 굳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로서는 하루 사이에 너무 많은 것이 변했다. 10월 9일 모든 것을 다 건 5시간 가까운 접전을 승리할 때까지만 해도 롯데의 기적 같은 반전이 현실이 될 것으로 보였다. 많은 잔여 경기 일정을 소화하면서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었지만, 선수들의 승리 의지가 이를 극복하는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롯데로서는 이어지는 더블헤더가 분명 큰 부담이었지만, 상대가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절대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는 KT라는 점과 전날 끝내기 승리의 기운이 남아있는 홈에서의 더블헤더라는 점은 분명 롯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롯데는 총력전을 준비했음에도 2경기 모두 무기력한 경기 끝에 완패했다. 

선발 투수들의 초반 쉽게 무너졌고 1점을 실점하면 2점을 득점하는 롯데의 공격력은 KT의 젊은 선발 투수들에 꽁꽁 묶였다. 롯데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모습이었다. 마치 의지대로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 것 같았다. 전날 5점 차의 리드를 극복하고 끝내 승리했던 롯데의 모습이 아니었다. 

경기 내용 역시 실망스러웠다. 더블헤더 1차전은 선발 투수 박세웅이 초반 난타당하며 일찌감치 승부의 향방이 결정됐다. 올 시즌 내내 부상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박세웅은 팀에 너무나 중요한 경기에서 선발 등판의 기회를 잡았지만,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박세웅은 2회를 넘기지 못하고 5실점을 무너졌다. 오히려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정성종이 5이닝 3실점으로 역투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롯데는 박세웅을 마지막까지 믿었지만, 박세웅은 올 시즌 사실상 마지막 등판에서도 팀의 기대에 크게 어긋하는 투구를 했다. 

더블헤더 1차전을 내준 롯데는 2차전 승리가 절실했다. 롯데는 에이스 레일리를 내세워 승리를 기대했다. 하지만 레일리는 홈런포 4방에 무너지며 역시 패전의 멍에를 쓰고 말았다. 올 시즌 유독 우타자에 약점을 보였던 레일리는 이전 등판에서 투구폼까지 변화시키며 반전 가능성을 보였지만, KT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우타에게만 홈런포 4방을 허용했다. KT의 힘 있는 타자인 황재균, 정현, 윤석민은 레일리의 투구 궤적에 맞는 스윙으로 그의 공을 담장 밖으로 넘겼다. 

레일리는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나름 역투했지만, 그의 6실점의 팀 전체의 사기를 크게 떨어뜨렸다. 더블헤더 1차전에서 롯데전에 강점이 있었던 KT 선발투수 고영표에 무기력했던 롯데 타선은 2차전 KT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신예 김민에게도 고전했다. 김민은 7이닝 4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시즌 4승에 성공했다. 

이렇게 마운드의 선발 투수가 2경기 연속 부진하고 타선마저 2경기 동안 1득점에 그친 타선의 부진이 겹치면서 롯데는 허망하게 2경기를 모두 내줄 수밖에 없었다. 전날과 너무 다른 극과 극의 모습이었다. 롯데는 전날 대 접전의 후유증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롯데가 얻은 건 필승 불펜진들의 하루 휴식뿐이었다. 전날 극적인 승리로 목표가 눈앞에 다가온 순간, 모든 선수가 무기력증에 빠지는 역설이 발생하고 말았다. 이제 다 되었다는 생각이 오히려 선수들에게 좋지 않게 작용했다. 

이제 롯데는 다른 경우의 수를 생각할 수 없게 됐다. 롯데는 KIA와의 원정 3연전을 모두 승리해야 한다. 하지만 바닥난 체력과 더블헤더 2연패에 따른 상실감까지 겹친 상황에서 기적을 다시 만들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또한, KIA는 큰 위기를 10월 10일 경기 한화전 완승으로 극복하며 분위기를 다기 끌어올렸고 홈 3연전이라는 유함도 있다. 

9월 중순부터 기적의 레이스를 이어온 롯데였다. 하지만 KT와의  더블헤더 2경기 전패의 충격은 그 레이스를 이어온 동력을 잃게 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가 꿈꾸던 10월의 기적은 바람으로만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74 (youlsim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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