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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시즌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 차지한 두산은 올 시즌에도 우승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에이스 역할을 했던 외국인 투수 린드블럼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10승 이상이 충분히 가능한 검증된 외국인 투수 후랭코프 없이 시즌을 시작한다는 건 불안요소다. 

두산은 강속구 투수 프렉센과 알칸타라로 그들의 자리를 대신했다. 프렉센은 메이저리그 유망주 출신으로 젊고 힘 있는 공이 장점이다. 아직 성장 가능성이 크고 KBO 리그에서의 성공 후 메이저리그 복귀라는 동기부여 요소도 있다. 알칸타라는 지난 시즌 KT의 에이스였다.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지만, 후반기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재계약에 실패했다. 두산은 기량이 검증된 알칸타라에게 손을 내밀었다. 알칸타라는 KT와의 재계약 실패와 함께 이어진 기다림이 시간이 초조했겠지만, 리그 최강팀 두산행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두산은 두 외국인 투수가 린드블럼, 후랭코프 조합보다 더 많은 승수를 가져오지 못한다 해도 이영하, 이용찬, 유희관에 부상 재활 중인 장원준이라는 예비 전력이 있고 가능성 있는 젊은 투수들이 있어 걱정보다는 기대감이 크다. 파이어볼러 김강률의 부상 복귀로 불펜진도 강화됐다. 불확실성을 안고 있지만, 두산의 마운드가 약해졌다 할 수 없는 이유다. 

 


이런 마운드를 뒷받침하는 두산의 포수진은 양의지라는 거목이 떠났지만, 가용 선수 폭이 넓어지고 상호 경쟁으로 더 단단해진 느낌이다. 두산은 2019 시즌을 앞두고 팀 전력의 반이라고 여겼던 양의지가 FA 계약으로 팀을 떠나면서 큰 충격이 빠지기도 했다. FA 시장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두산은 양의지 잔류를 위해 상당한 금액을 제시할 정도로 양의지는 비중이 큰 선수였다. 당장 그가 팀을 떠나자 두산의 전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하지만 두산의 화수분 야구는 위기에서 빛났다. 두산은 주전 포수 박세혁을 중심으로 다시 포수진을 구성했다. 박세혁은 프로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이었지만, 137경기에 출전하며 시즌을 완주했다. 그는 2012시즌 입단 이후 긴 기다림 끝에 찾아온 주전 포수의 기회를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양의지의 백업으로 쌓아온 경험과 두산이라는 팀이 가지는 상승효과에 그의 성실함이 조화를 이루며 그를 더 발전시켰다. 박세혁은 시즌 한때 체력 부담으로 공수에서 페이스가 떨어지기도 했지만, 고비를 넘기며 우승 팀 포수의 영광까지 안았다. 시즌 후 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 12에서는 양의지와 함께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경기에 나서는 소중한 경험도 했다. 

박세혁은 성실함과 꾸준함의 장점에 우타 좌타라는 장점까지 있다. 지난 시즌 박세혁은 0.279의 타율에 123개의 안타, 4홈런 63타점으로 타격 능력도 보여주었다. 박세혁은 타격 능력을 두산의 하위 타선을 강하게 해주었다. 박세혁은 우승 팀 포수의 경험과 함께 30대 초반의 나이로 충분히 전성기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런 박세혁에 지난 시즌 백업 포수 장승현은 경쟁자로서 그를 더 긴장시킬 수 있는 후보다. 2013 시즌 입단 후 2군에서 경험을 쌓았고 군 복무도 마쳤다. 최근 2년간 1군에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수비가 안정되어 있고 경기 출전이 늘어나면 타격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잠재력이 있다. 올 시즌 출전 경기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군 제대 후 엔트리에 합류한 이흥련도 무시할 수 없는 포수 자원이다. 이흥련은 일반 사병으로 군 복무를 한 탓에 2년간의 공백이 있었지만, 지난 시즌 후반기 팀에 복귀해 1군 경기에서 공수 모두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경기 경험도 있고 무엇보다 야구에 대한 절실함이 그 누구보다 크다. 그 역시 주전 박세혁을 위협할 수 있는 후보다. 

이들과 함께 최근 팀에 영입된 베테랑 포수 정상호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정상호는 2001 시즌 SK에서 프로 데뷔 한 이후 말 그대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선수다. SK에서는 수차례 우승 경험을 했다. FA 계약으로 LG로 팀을 옮긴 이후 잦은 부상 탓에 아쉬움을 남겼다. LG는 그의 경험이 팀에 큰 도움이 될 거라 기대했지만, 정상호는 4년간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다. 기량 저하까지 보이며 주전 포수 자리를 내주고 2군에 머무는 기간이 더 길었다. LG에서의 부진과 40살을 넘어선 나이까지 정상호가  선수 커리어를 더 이어가기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두산은 정상호를 영입해 포수진을 보강했다. 두산은 정상호가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없지만, 2군에서 유망주 포수들의 멘토로서 역할과 함께 장기 레이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까지 대비하려 한 것을 보인다. 정상호 역시 대폭 삭감된 연봉을 받아들이며 현역 선수로서 마지막 불꽃을 태울 기회를 잡았다. 정상호는 또 한 명의 코치로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두산 포수진을 강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두산의 포수진은 여러 선수들이 상호 경쟁과 보완 관계를 유지하며 양의지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지난 시즌 두산은 양의지 없이 우승을 한 경험까지 더했다. 올 시즌에는 기존 포수진에 플러스 요인이 더해졌다. 이제 두산 포수진은 팀의 강점이 됐다. 기존 선수가 나가도 팀 내부에서 그 자리를 채우며 전력 누수를 막았던 두산의 흐름이 포수진에도 재현됐다. 이런 포수진이 있어 든든한 두산의 2020 시즌이다. 

사진 :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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