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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2022 시즌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 기간은 스프링 캠프가 시작됐다. 지난 시즌에 이에 전 세계적인 코로나 상황으로 해외 전지훈련은 없고 10개 구단 모두 국내에 캠프장을 차렸다. 이와 동시에 시즌을 함께 할 외국인 선수들도 속속 입국해 훈련에 합류하고 있다.

새 시즌을 위한 연봉 협상도 속속 마무리되고 그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최근에는 각 선수별 연봉협상 결과가 아니라 팀 연봉 협상이 완료되면 전체적으로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상당한 연봉 상승폭을 기록한 선수들도 눈에 보이고 지난 시즌 부족함이 있었던 선수들은 연봉이 삭감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최근 도입된 FA 자격 미취득 선수에 대한 장기계약이 적용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SSG가 국내 국내 선발 투수 원투펀치라 할 수 있는 박종훈, 문승원에 5년의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2022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좌타 거포 한유섬 역시 5년 계약으로 함께 하게 됐다. 이들은 모두 팀 프랜차이즈 스타로 FA 자격을 얻으면 시장의 큰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선수들이었다. SSG는 그 선수들을 미리 장기 계약으로 묶어두면서 전력 유출의 가능성을 없애고 안정된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올 시즌 후 FA 시장에서 외부 영입의 가능성을 더 키울 수 있게 됐다. 선수들은 장기계약으로 보다 안정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장기계약 리스트에 삼성 프랜차이즈 스타 구자욱이 이름을 올렸다. 삼성은 선수단의 연봉협상 결과를 발표하는 시점에 구자욱과 5년간 최대 120억원의 계약 합의를 더했다. 삼성은 이를 통해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구자욱을 장기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구자욱은 FA 선수가 아님에도 100억 클럽에 가입하며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 인정받았고 전성기를 삼성에서 보낼 수 있게 됐다. 삼성과 구자욱 모두에게 윈윈되는 계약이지만, FA 최대어로 예상될 정도로 그에게 상당한 관심을 보였을 타 구단으로서는 아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구자욱은 입단 당시부터 스타성과 실력을 겸비한 선수로 평가받았다. 연고지인 대구지역에서 고등학교까지 나온 프랜차이즈 선수였고 수려한 외모도 큰 장점이었다. 여기에 입단 후 어른 나이에 일찌감치 상무에 입단해 병역 의무를 이행하며 선수 생활의 큰 부담을 덜었다.

 


상무에서 제대한 이후 본격적으로 1군 전력에 가세한 구자욱은 1군에서 풀타임 시즌 첫 해인 2015 시즌 0.349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11개의 홈런으로 만만치 않은 장타력을 보였고 17개의 도루로 기동력도 갖춘 선수로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다재다능함과 함께 좌타자에 호리호리한 타격은 삼성은 물론이고 리그 최고 레전드 타자 중 한 명인 이승엽의 데뷔 시기를 보는 듯했다. 삼성팬들은 구자욱에게서 이승엽의 후계자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구자욱은 자신에 대한 관심을 부담이 아닌 영양분으로 삼아 발전을 거듭했다. 매 시즌 구자욱은 3할을 크게 상회하는 타율과 함께 홈런 20개 이상을 때려낼 수 있는 장타력을 겸비한 타자로 발전했다. 그와 함께 타점 생산력까지 크게 향상되며 팀 중심 타자로 자신의 입지를 강화했다. 삼성은 내야수였던 구자욱을 외야수로 전향시키며 그의 타격 재능을 더 살릴 수 있도록 했다. 

구자욱이 발전하면 할수록 그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 구자욱은 리그에서 최고 타자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홈런 생산력을 위해 벌크업을 시도하고 파워를 높이는 노력을 했다. 과거 이승엽이 벌크업에 성공하며 리그 최고 홈런 타자로 발전한 과정을 그도 따르고자 했다. 하지만 이 시도는 성공적이지 않았다. 벌크업은 구자욱의 큰 장점인 정교한 타격마저 흔들리게 했고 홈런 생산력의 상승효과도 크지 않았다. 2019 시즌 구자욱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3할에 미치지 못하는 타율을 기록했다. 홈런은 15개로 그전 시즌의 20개 보다 줄었고 타점 역시 다르지 않았다. 

2020 시즌 구자욱은 3할 타율을 넘겼지만, 타격 각 지표에서 2019 시즌에 비해 큰 반등을 보여주지 못했다. 성장에 정체가 온 것이 아닌가 하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잦은 부상으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하는 단점도 그에 대한 가치 평가에서 마이너스 요소로 자리했다. 보통의 선수라면 훌륭한 기록이었지만, 구자욱은 팀 간판타자로서 그 상징성이 커져있었다.

그에 대한 기대 수준은 그만큼 커져있었고 구자욱은 그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냉정한 평가가 뒤따랐다. 이는 연봉 협상에서도 구단과 갈등 관계를 형성하기도 했다. 최근 수년간 구자욱은 연봉 협상 과정이 쉽지 않았고 스프링 캠프 시작을 인접해 어렵게 계약에 합의하기도 했다. 삼성은 그들의 신 연봉 체제에서 구자욱에게 예외를 인정하지 않았다.

구자욱으로서는 이런 변화가 긍정의 자극제가 됐다. 목표를 달성할 경우 큰 폭의 연봉 상승이 가능한 삼성의 신 연봉 시스템은 그에게 도전 의식을 높이는 일이 됐다. 상대적으로 저평가 됐다는 인식이 있었던 그로서는 상황은 바꿀 기회였다. 

2022 시즌 구자욱은 펄펄 날았다. 팀 성적이 선두권을 유지하며 상승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도 구자욱에게 긍정적이었다. 팀이 수년간 하위권을 전전하는 상황에서 심화됐던 구자욱에 대한 견제도 상대적으로 약해졌고 구자욱에게 큰 도움이 됐다. 구자욱 스스로도 크게 발전한 경기력을 보였다. 

구자욱은 장타와 타점 생산력에서 중심 타자다운 면모를 회복했다. 타율은 3할을 넘었고 22개의 홈런과 88타점을 기록했다. 5할이 넘는 장타율에 출루율도 0.361로 준수했다. 구자욱은 주로 2번 타자로 기용되며 출루와 해결 능력을 두루 갖춘 힘 있는 2번 타자의 전형을 보였다. 구자욱은 테이블 세터로 나서며 107득점으로 이 부분 타이틀 홀더가 됐다. 27개의 도루로 기동력 야구에서도 한몫을 담당했다. 그 과정에서 도루 실패는 4개에 불과했다. 우익수로 수비까지 안정적이었다. 공. 수. 주를 두루 갖춘 다재다능한 선수로 돌아온 구자욱은 다시 한번 전성기를 열었다. 삼성이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에 올라설 수 있었던 이유 중 중요한 요소는 구자욱의 완벽한 부활이었다. 

 

 


이런 활약은 구자욱의 가치 평가를 달라지게 했다. 예비 FA 구자욱에 대한 이런저런 기대 섞인 기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이미 지난 FA 시장에서 다수의 100억원 계약이 나온 상황에서 구자욱이 그 흐름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컸다. 삼성은 이런 분위기를 분명 감지하고 있었다. 지난 FA 시장에서 삼성은 팀 프랜차이즈 스타인 박해민을 머니게임에서 밀리며 LG로 떠나보낸 아픔이 있었다.

구자욱은 1993년생으로 4~5년간 전성기를 유지할 수 있는 선수고 팀에 미치는 상징성이 매우 크다. 그가 FA 시장에 나선다면 그를 지킬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음을 삼성은 충분히 알고 있었다. 이는 삼성이 장기 계약 카드를 꺼내는 계기가 됐다. 삼성은 5년 장기계약으로 구자욱을 잔류시키는 선택을 했고 구자욱에게 손을 내밀었다. 구자욱은 그 손을 잡았고 사실상 삼성의 영원한 스타가 되는 길을 걷기로 했다. 

삼성은 구자욱과 5년 계약을 하면서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중심 타선의 핵심 선수를 걱정 없이 보유할 수 있게 됐다. 구자욱은 삼성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프라이드를 유지하면서 커리어를 쌓을 기회를 잡았다. 그동안 연봉 협상 과정에서 있었던 갈등을 더 이상 겪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구자욱에게 긍정적이다. 

구자욱의 이번 연봉 계약은 앞으로 프로야구에서 FA 미 자격 선수들에 대한 장기 계약이 중요한 트렌드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도 팀 프랜차이즈 스타들에 대한 장기 계약 체결이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 규모 역시 FA 계약 못지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런 계약이 지속적으로 나오기 위해서는 계약 대상 선수들이 기대했던 결과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구자욱은 성공의 사례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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