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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KBO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은 단연 두산 베어스였다. 두산은 지난해까지 누구도 해내지 못한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냈고 수차례 우승의 기억도 만들어냈다. 두산이 대단했던 건 결코 풍족하지 않았던 재정 상황에서 오랜 세월 만들어진 선수 육성 시스템 속에서 다수의 유망주를 키워내고 그들이 팀이 주축이 되는 선순환 구조 속에서 성적까지 잡았다는 점이다. 

이에 두산 야구를 사람들은 옛이야기에서 마르지 않는 보물단지를 뜻하는 화수분에 빗대어 화수분 야구로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두산의 육성 시스템에서는 쉼 없이 새로운 선수가 등장했다. 매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다투는 상황에서 신인 드래프트 순위도 후순위에 있었던 두산이었다. 프로야구 초창기부터 2군 제도를 활성화하고 FA 등 외부 선수 영입보다는 내부 육성에 주력한 결과물이었다. 

여기에 두산은 외국인 선수 선발에 있어 거의 매 시즌 최고의 선택을 하면서 전력을 강화했다. 특히, 외국인 투수에 있어서 두산은 그들의 홈구장과 야수진의 단단한 수비 능력을 고려한 맞춤형 영입으로 큰 성공했다. 타 팀에 있다 두산에서 20승 투수로 올라선 린드블럼, 알칸타라의 사례는 두산의 외국인 선수를 보는 눈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대만 리그에서 활약하던 여러 우려에도 영입해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미란다는 지난 시즌 레전드 최동원이 가지고 있었던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깨는 등의 활약을 하며 최고 투수로 거듭났다. 

이렇게 선수 육성과 외국인 선수 선발의 성공과 함께 두산 특유의 끈끈하고 근성 넘치는 팀 컬러, 오랜 세월 두산을 이끌어온 김태형 감독의 리더십 등이 조화를 이루며 두산은 강자의 자리를 잃지 않았다. 가을이 되면 그들의 승리 DNA는 더 큰 힘을 발휘했고 포스트시즌에서의 두산은 정규 시즌 이상의 경기력을 보였다. 이런 두산에게 가을이면 미러클 두산이라는 또 다른 별명이 붙여지기도 했다. 

 

 

 



이렇게 성공의 기억을 쌓았던 두산이지만, 올 시즌 두산은 큰 추락을 경험하고 있다. 10월 1일 기준 두산은 정규리그 9위에 머물고 있다.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 탈락을 결정됐다. 8위와의 승차도 크다. 최근 10년간 두산에게 볼 수 없었던 최악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한 분석은 거의 비슷하게 나오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주력 선수들의 이탈과 이로 인한 전력 누수를 더는 메울 수 없는 두산이었다. 두산은 왕조 시대를 열었던 주역들이 FA 시장에서 하나 둘 팀을 떠났다. 두산은 재정 상황은 그들을 잡기에 역부족이었다. 물론, 허경민과 정수빈, 김재환 등을 과감한 투자로 FA 계약하며 잔류시키긴 했지만, 떠난 선수들의 빈자리를 메우긴 어려웠다. 

그동안 두산은 기가 막힌 보상 선수, 선택과 트레이드로 전력 누수를 막는 신공을 보였고 젊은 선수들의 지속적인 등장으로 버텨낼 수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떠난 자리가 유독 커 보이고 있다. 또한, FA 계약을 하며 잔류시킨 허경민, 정수빈, 김재환 등 주축 선수들이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는 활약을 하고 있다. 이들 외에 그동안 두산을 이끌었던 베테랑들의 노쇠화도 분명해졌다. 

내야의 핵심이었던 김재호는 잦은 부상 등으로 경기력 저하고 뚜렷하다. 이제는 주전 유격수 자리를 물려줘야 할 시점이 됐다.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와 허슬 플레이로 두산의 근성 야구를 대표하던 내야수 오재원도 올 시즌 전력 외로 분류됐고 최근 은퇴를 선언했다. 마운드에서는 두산 왕조 시절 마운드의 주축이었던 장원준과 이현승 등이 흐르는 세월을 실감하게 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포수 박세혁도 예비 FA 효과가 무색하게 공. 수에서 모두 부진했다. 포수 박세혁은 부진은 앞서 언급한 유격수 김재호와 중견수 정수빈의 동반 부진은 두산의 단단하던 센터 라인을 허약하게 했다.

이전 같으면 이런 주전들을 대신할 젊은 선수들이 등장하며 두산에 활력소가 됐지만, 최근 들어 그런 선수가 잘 보이지 않는다. 주전들을 위협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들을 대신할 수 있는 선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는 기존 주전들에 대한 의존도를 높였고 그들이 부진하면서 팀 경기력 전체가 저하되고 말았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도 두산에 아프게 다가왔다. 올 시즌 두산은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가장 떨어진다. 지난 시즌 최고 투수로 활약했던 미란다는 거액에 재계약했지만, 지난 시즌 후반기 어깨 부상을 떨쳐내지 못했고 결국, 시즌 중 방출됐다. 

올 시즌 두산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스탁은 강속구를 앞세워 시즌 초반 인상적인 투구를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제구의 문제와 함께 체력적인 어려움을 보이며 페이스가 떨어졌다. 교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된 브랜든도 팀 분위기를 바꿔낼 정도의 구위나 능력은 아니었다. 

두산과 4시즌 째 함께 하고 있는 외국인 타자 페르난데스는 3할의 타율에 나름 타격에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전에 비해 장타 생산능력이 현저히 떨어졌고 30개가 넘은 병살타를 때려내는 등 외국인 타자로서의 위압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팀 타선의 중심이 되어야 할 외국인 타자로서는 부족함이 보이는 페르난데스의 올 시즌이다. 이는 타선의 무게감 저하로 이어졌다. 

이렇게 두산은 올 시즌 전력 약화 요소들이 가득했다. 한층 얇아진 선수층에 중간중간 주전들이 부상이 이어지면서 전력의 불균형이 지속 발생했다. 신예들의 성장은 빠르지 않았고 전력에 큰 비중을 차지했던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타 구단과 비교해 앞서지 않았다. 

 

 

 



두산은 관성처럼 작용하던 시즌 후반기 크게 달라지는 경기력에 큰 기대를 했지만, 허약해진 체력으로는 기대를 현실로 바꿀 수 없었다. 두산의 올 시즌 부진은 지속된 영광의 기억 이면에 있었던 전력 누수와 매 시즌 포스트시즌 가장 끝자리에 오르면서 누적된 힘의 소진, 이로 인한 선수들의 피로 누적 등이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일이 아니다. 

시즌 막바지 두산은 젊은 선수들에 출전 기회를 기회를 제공하며 내년 시즌을 대비하고 있다.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두산은 시즌 마무리다. 이는 시즌 후 선수단의 큰 변화를 예고하는 일이기도 하다. 우선, 두산을 강팀으로 이끌었던 김태형 감독의 계약 기간이 만료된다. 이미 김태형 감독에 대한 거취는 큰 관심하다.

그는 두산에서 이룰 수 있는 모든 이룬 상황이다. 상징성이 매우 큰 감독이지만, 새로운 도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올 시즌 후 리빌딩이 필요한 두산으로서는 우승 감독에게 그 역할을 맡기기 부담이 될 수 있다. 새로운 인사를 영입해 팀 분위기를 바꿀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팀과 오랜 세월 함께 했던 베테랑들과의 이별이 찾아올 수 있다. 시즌 중 발표된 오재원의 은퇴 소식은 또 다른 이별을 예고하는 일이다. 이 이별에는 4시즌 두산과 함께 했던 외국인 타자 페르난데스와의 이별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통해 두산은 한층 더 젊은 팀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변화의 폭이 예상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어떤 형식이든 두산의 변화는 시즌 후 큰 관심사가 될 수 있다. 

모든 건 영원할 수 없다. 정상의 자리도 영원히 지킬 수 없다. 두산은 정말 오랜 기간 가장 높은 자리에 있었다. 충분히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업적이다. 올 시즌 부진은 언젠가는 찾아올 일이었다. 이제 두산은 다시 팀을 재건해야 하는 과제를 받게 됐다. 시즌 후 두산이 어떻게 팀을 추스르고 다시 만들어 갈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사진 : 두산 베어스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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